소설리스트

내 상태창 2개-132화 (132/240)

<내 상태창 2개 - 132화>

완전한 S등급 (2)

[영혼 약탈자 업그레이드 조건을 모두 만족하셨습니다.]

[영혼 약탈자 등급을 업그레이드하시겠습니까?]

예를 누르자 몸이 투명해진다.

의식하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영체화되는 몸.

[영체를 재구성합니다.]

그러더니 손과 발끝부터 서서히 사라져 먼지가 되어 간다.

어느덧 사지가 모두 사라지고, 몸통도 날아가 머리만 남은 상황.

입가의 감각도 사라지고, 곧이어 눈도 사라지는지 앞이 보이지 않게 됐다.

곧이어 내 육체가 전부 흩어지자, 억눌려 있던 모든 감각이 폭발적으로 증폭되었다.

엘프리안의 은신처, 하데스의 영역.

케브리안의 모두가 갑자기 한 번에 나에게 들어온다.

그 공간의 모든 이가 누리는 모든 감각, 인식이 나에게로 흐른다.

그 모든 게 나를 거쳐 어디론가 흘러갔다.

아니, 나를 거친 게 맞을까?

영체란 것도 사라졌다.

이제 정말 나랄 게 없다.

세상의 일부분으로 화한 느낌.

의식은 확고하나, 머무를 곳이 없다.

시간이 점점 지나면 세상에 완전히 흡수, 융화될 것 같다.

으음…….

이래서는 안 되는데.

내 영체를 만들어야 해.

시스템 놈, 재구성한다더니 왜 안 만들고 있냐?

이거, 내가 만들 방법은 없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만들기를 원하자, 그 순간 대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어떻게 하는지를.

창조한다.

창조의 의지를 발한다.

그러자 나를 둘러싼 세계가 사라진다.

그러고 나타난 공간은, 빛 한 점 없이 어두웠다.

그 어둠 속에서 빛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시작은 미약하나, 점차 팽창하기 시작하는 빛의 구.

내 주먹만 한 크기로 확장을 마쳤다.

완벽한 원형을 유지한 상태.

[사용자의 혼을 강화하고, 재구성하십시오.]

빛의 구 옆에 뜨는 시스템 메시지.

이게 나의 혼이란 말인가?

강화라니…….

[사용자가 흡수한 영혼을 로드합니다.]

[사용자가 중개한 영혼을 로드합니다.]

그러자 주변에서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하는 빛의 구.

다들 나의 혼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크다.

내 것이 주먹 크기라면, 다른 혼은 머리 크기, 어떤 건 어지간한 바위 크기까지 있다.

내가 흡수하거나 중개한 영혼 중 가장 뛰어난 자질들만 모은 건가.

자질은 다양했다.

질서 진영의 힘, 민첩, 마력처럼 세 개만 있는 게 아니었다.

마력의 영역만 해도 수많은 속성이 있기 마련.

각자가 비슷하지만, 살짝살짝 모양이 다르다.

그래서 그런지 소환된 혼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이들에 비하면 초라한 크기인 나의 혼.

하지만 이들과는 다르게 완벽한 구형을 이루고 있었다.

이 자질 덕분에, 영혼 계열의 각성자가 될 수 있었던 건가?

나의 혼을 강화, 재구성한다고 해도 완벽한 구형을 포기하면 안 되겠어.

그러려면…… 먼저 소환된 혼을 한데 합치자.

그렇게 의식하자, 쭉 배열되어 있던 혼이 한군데로 모이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융합하기 시작하는 혼.

합치고, 합쳐서 나온 모양은 기괴하기 이를 데 없었다.

가시처럼 삐쭉삐쭉 튀어나온 자질이 여섯 방향 위주로 튀어나와 있었다.

크기는 엄청나게 불지 않았다.

합쳐도 자질이 모두 더해지는 게 아니라, 가장 뛰어난 자질이 남아 그런 거 같았다.

어쨌든, 빈약한 나의 자질에 비하면 커다란 자질들.

아쉽다.

특출하게 뛰어난 여섯 자질.

그게 무엇인가 살펴보니 그 정체를 저절로 파악할 수 있었다.

힘, 민첩, 마력, 기예, 영력, 시간 계열.

이걸 그대로 흡수하면 어마어마하게 강력해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쉽다, 아쉬워.

하나 금방 미련을 버렸다.

뛰어난 자질보다, 영혼 계열에 걸맞는 능력이 중요해.

완벽한 구로 만들자.

그런 의지를 발하자, 순식간에 깎이기 시작하는 영혼.

뛰어난 자질이 뭉텅이로 잘려 나가고, 구형으로 모양이 변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시간 개념도 희미해진 채, 그저 깎고 깎았다.

처음에는 뭉텅이로 쉽게 잘려 나간 자질이었지만, 완벽한 구형 모양을 만드는 건 갈수록 쉽지 않았다.

뭔가, 줄어들수록 깎이는 속도도 느려졌다.

무아지경으로 계속 혼의 자질을 다듬는 걸 반복했다.

계속해서 하다 보니, 서서히 윤곽이 보이고 있었다.

완벽한 구형으로.

됐다 싶을 때쯤에는, 내 혼보다 조금 더 큰 구가 나타나 있었다.

한때 바위만 하던 게 겨우 이 정도라니.

쩝.

아쉬워지기 전에 합쳐 버리자.

[혼을 강화합니다.]

[완전한 평형 상태를 이룹니다. 영혼신으로 완전히 승급합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커진 구.

다행히 최고의 자질로 바뀐 게 아니라, 서로 합쳐져 부피를 불린 상태였다.

백색으로 빛나던 혼이 황금빛으로 물들며,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이전의 몸이 사라질 때와는 완전히 역순의 모습.

머리부터 생성되며, 몸통과 팔다리가 나중에 만들어진다.

황금빛을 내던 영체는 인간형으로 변하자, 빛이 사그라졌다.

그리고 그 안으로 내가 들어섰다.

[영체가 재구성되었습니다.]

[완전한 영혼신으로 승급하였습니다.]

[질서, 중립으로 나뉘어 있던 상태창이 통합됩니다.]

[중립 진영의 스탯이 영력으로 통합됩니다.]

[영력이 대폭 오르고 효율이 크게 증가합니다.]

[이제부터 영력에 새로운 효과가 추가됩니다. 영력 수치 2000당 영혼 계열 스킬 효율을 1배씩 올려 줍니다. 현재 2배의 효율을 올립니다.]

모든 능력치가 영력으로 변하고, 새로운 효과가 추가되었다.

스킬 효율을 1배씩 올려주다니…….

엄청나네.

[완전한 영혼신이 되었습니다. 진영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단독으로 존재합니다.]

이제 질서 진영도, 중립 진영도 아닌 채 완전히 독립했다.

거기에 상태창도 합치다니…….

이제 2개가 아닌가?

“상태창.”

[이름 ? 김지호.

클래스 ? 영혼신

칭호 ? 신살자

영력靈力 - 4554

SP ? 9억 100만]

심플하게 통합된 클래스.

SP는 어느새 9억이 넘게 있었다.

어, 한 달쯤 지난 건가?

SP 거래소에서 받는 7.5억에 중개로 받는 걸 포함하면 그쯤 될 테니…….

[이제부터 사도에게 영기발출, 소울 배리어 스킬이 기본적으로 부여됩니다.]

[스킬 레벨은 사도의 등급에 따라 달라집니다. 최대 수치는 사용자 스킬 레벨의 20%입니다.]

[‘신의 권역’ 스킬을 터득했습니다.]

[신의 권역 ? SP를 크게 소모하여 하급신 이상의 신에게 영기발출, 소울 배리어 스킬을 일시적으로 부여합니다.

스킬 레벨은 신의 등급에 따라 달라집니다. 최대 수치는 사용자 스킬 레벨의 20%입니다.]

[영기발출, 소울 배리어 스킬 레벨이 100에 도달할 경우, 새로운 스킬을 습득합니다.]

SP를 크게 소모해서 내 주위의 신에게 영혼 약탈자 스킬을 부여하는 스킬.

일종의 버프 스킬로 보면 되나?

음, 영혼 중개자는 S급이 되니까 SP 거래소 개설이 생겨 꿀을 빨았는데, 영혼 약탈자는 뭔가 확 하고 와닿는 스킬이 없네.

스킬 레벨 100 찍어야 준다는 소리나 하고, 쩝.

뭐, 영력이 강화되기는 했지만…….

한 번 실험해 보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고 하니, 마지막으로 뜨는 메시지.

[영혼신으로서 중개, 약탈의 권능을 얻었습니다.]

[융합의 권능을 터득하십시오. 한 단계 더 높은 등급으로 사용자를 인도할 것입니다.]

융합의 권능?

이건 혹시 SS의 조건인가.

흠…… 이건 어디서 구해야 하지?

그러고 보면 중개는 질서 진영에서, 약탈은 중립 진영에서 얻었지.

남은 건 혼돈.

그쪽으로 가면 얻을 수 있는 거 아닐까?

실험해 볼 가치는 있겠어.

일단은 몸을 움직여 보자.

대폭 오른 영력.

또 몸을 움직이면 확 튀어나가나 싶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완벽하게 제어가 되는 느낌이었다.

나의 능력 한계를 확실히 알고, 이에 맞추어 움직일 수가 있다.

한번 최대의 힘을 발휘해 볼까.

영체 상태에서 점프하자 하늘 위로 단번에 날아간다.

“유후.”

눈 깜짝할 사이에 구름 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땅으로 낙하하자 또 금방 내려왔다.

이 정도면 폴룩스 때 일방적으로 밀리던 굴욕은 갚아 줄 수 있겠네.

완전한 S급일 때와 아닌 게 차이가 심하구나.

스킬을 한 번씩 점검한다.

일단 가장 많이 쓰는 스킬 위주로 보았다.

영혼 중개자의 스킬은 겉으론 그다지 변한 게 없었다.

이건 수입 들어와 봐야 알겠고…….

영기발출.

소울 배리어.

50레벨에 달한 이 두 스킬은 기존에 효율이 100배였다.

여기에 신살자 칭호로 인해서 2배로 뻥튀기되어 있었는데…….

이게 1000배가 되어 있었다.

그러며 이 이상은 스킬 레벨이 올라야 효율이 오른다고 나타나 있었다.

1000배.

폴룩스랑 싸울 때에 비해 5배 올랐네.

영력 스탯 2천당 스킬 효율이 1배씩 오른다고 했는데, 이외에도 등급 업 때문인지 스킬 효율이 엄청나게 올라 있었다.

여기에 영력 수치가 크게 상승했으니, 이 정도면 하급신 한둘은 가볍게 소멸시킬 수 있겠어.

그게 올림푸스의 하급신이라고 해도 말이지.

“김지호 님. 어마어마한 영력이 휘몰아치던데, 대체 무슨…… 아.”

땅에서 솟아오르는 엘프리안.

그녀가 날 보더니 크게 감탄한다.

“벌써 중급신에 오르셨군요!”

그렇게 보이나?

이제 와서 진정한 영혼신이 되었다고 이야기하기도 애매해서, 그냥 긍정했다.

“뭐, 비슷합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한 달 사이에 기세가 완전히 달라지셨네요. 예전에는 덜 완성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영체의 존재감이 대신 못지않으세요.”

예상대로 한 달이 지났군.

승급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예. 이제는 좀 제우스네랑 싸울 수 있겠어요. 한 달간 올림푸스 쪽 소식은 별 거 없었나요?”

“예.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고 해요.”

흠. 이 한 달이 가장 강할 타이밍인데, 안 쳐들어오고 뭐 하는 거지?

시간을 주면 나야 좋지만…….

꽤 강해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S등급.

융합의 권능까지 얻어야 돼.

혼돈 진영 상태창을 받으면 영혼 융합자? 이런 게 되려나?

“하데스랑 연락 가능한가요?”

“통신해 볼까요?”

“예. 제가 용무가 있다고 좀 전해 주세요.”

그러자 엘프리안이 통신을 해보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연락을 안 받네요. ‘취미 생활’을 할 때는 절대 연락을 안 받는다고 했는데, 그 시기인가 봐요.”

취미 생활…… 또 뭔 짓거리를 하는 거야.

참 도움이 안 되네.

그럼 헤라클레스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엘프리안과 작별했다.

“이 아바타 또 부탁드립니다.”

“네. 잘 지키고 있을게요.”

200일의 쿨타임이 남긴 했지만, 그래도 미리 아바타도 하나 구입해서 맡겨 두었다.

1억이 나갔지만 목숨 값이라 생각하면 싸다.

“헤임달의 귀환.”

목표는 에슈타르의 산 정상.

헤라클레스에게 혼돈 진영 부여 가능하냐고 물어봐야지.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공간 이동을 했는데…….

쾅!

뭔가와 부딪치며 영체의 이동이 멈춘다.

뭐지. 결계인가?

지지지지직.

하늘에서 번개가 내리친다.

헤라클레스가 있는 산을 완전하게 포위하는 번개.

음. 원래 본체는 바다 쪽에 있는 거인일 텐데?

근데 그쪽이 아니라 산을 물 샐 틈 없이 둘러싸고 있었다.

“이놈들! 감히 내 스킬을……!”

거대한 포효가 들린다.

분노한 헤라클레스의 목소리.

올림푸스 놈들, 한 달간 조용하다 싶더니 헤라클레스를 잡으러 온 건가?

혼돈과 불가침 조약을 맺었다고 하더니, 이제 그런 것도 없나 보다.

음. 여기서 헤라클레스가 잡히면 저놈들 스킬 레벨이 오르겠지?

그럼 피곤해질 터.

현재 가진 SP는 8억.

이 정도면 한 번 싸워볼 만하다.

“영기발출.”

영검을 꺼내고 영력을 부여한다.

삽시간에 피어오르는 새하얀 불꽃.

평소와는 달리 한데 뭉쳐 갈무리되더니, 깔끔한 빛의 검이 된다.

지지지직.

가볍게 영검을 아래에서 위로 휘둘렀다.

단숨에 찢기는 뇌전 결계.

벌려진 공간을 통해 몸을 집어넣었다.

쾅!

산 정상에서 들리는 폭발음.

가볍게 몸을 움직이니, 몸이 금방 정상에 도착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