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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태창 2개-123화 (123/240)

<내 상태창 2개 - 123화>

123 봉인지 공격 (1)

로키는 연막을 제거하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사라졌다.

스쿨드가 숙청당하고 오딘이 제우스에게 당했다는 예언이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봉인지를 완전 개방하라고 할 줄은 몰랐네.

폴룩스와의 전투라.

스쿨드 때와는 다른 상황이다.

완전히 제압당해서 사형당할 준비를 하고 있던 스쿨드.

그에 반해 전신의 계열에 속해 있으며 그 힘은 중급신에 달한다는 폴룩스.

흠…… 이길 수 있을까?

아버지한테 연락해 봐야겠군.

아버지에게 연락해서 로키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고, 그가 오히려 봉인지를 개방하라고 제안했다고 전해 주었다.

[묘한 상황이구나.]

“저는 그 예언 가지고는 알쏭달쏭한데, 로키는 뭔가 확신하는 느낌이었어요.”

[그가 그럴 정도면 확실히 무게추가 올림푸스에 기울었을지도 모르지. 제우스가 창조신의 직위에 오르기 전에 빨리 그를 막아야겠구나.]

“예, 그래서 폴룩스를 죽이고 신들의 봉인을 모두 풀려고 합니다. 아수라는 준비되었답니까?”

[흠…… 우리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싶은데 아수라가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기를 못 믿냐고, 그깟 하급신 때문에 이렇게 지체할 필요가 있냐고 할 정도지……. 아마 네가 도와주지 않았어도 곧 폴룩스와 싸웠을 것 같다.]

“그래요? 그래도 조심해야 할 거 같은데…… 아수라가 가진 SP는 아직 부족하지 않나요?”

[그 정도는 대신과 하급신의 차이로 커버할 수 있다고 하는구나. 그의 말도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 우리 중에서는 이제 그만 액션을 취하자는 신들이 늘고 있어.]

“흠, 알겠습니다. 그럼 빨리 날을 잡죠.”

[내일 가능하겠느냐?]

내일?

엄청 빠르네.

아수라가 엄청 보채는 건가?

“흠. 일단 제가 한 가지만 알아보고 바로 연락드릴게요.”

[알겠다.]

통신을 끊고 생각에 잠겼다.

내일 바로 폴룩스에게 덤비기에는 가진 SP가 너무 적은데.

SP 거래소에서 어떻게 수익을 땡겨 올 방법 없을까?

매니저부터 소환해 봐야겠다.

“소환, 황금 돼지.”

그러자 눈앞에서 황금 돼지가 뿅 튀어나왔다.

“꿀꿀, 주인님! 부르셨습니까!”

“어, 물어볼 게 있어서 말이야. SP 거래소는 뭐로 SP를 버는 거야?”

“그거야 물론 SP를 빌려주고 얻는 이자를 통해서 SP를 법니다. 꿀꿀.”

“그래, 그럼 우리는 얼마를 빌려주고 있는 거지? 내 SP 수익은 언제 들어와?”

“꿀꿀, 저희 지급 준비율은 현재 80%입니다. 그래서 예금으로 들어온 50조 중 20%만 운용할 수 있지요. 즉, 10조를 대출과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쓸 수 있습니다. 꿀꿀.”

지급준비율을 휴대폰으로 검색해 봤다.

은행 전체 예금액 중 일정 이상은 현금으로 보관해야 하는 비율.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7%라고 하네.

아니, 근데 왜 나한텐 80%나 뜯어가는 거야?

현금, 아니 SP를 뭘 80%나 저장해 놓고 있어. 대출로 뿌려 줘야 하는데. 쩝.

50조 중 20%인 10조면 엄청나긴 하다만……

“꿀꿀. 지금까지는 SP 거래소의 업그레이드 비용이 총 예금의 10%라 업그레이드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10조가 들어서 불가능하지요.”

“그렇지.”

“지금까지는 업그레이드 때문에 자산의 10%는 무조건 업그레이드에 투자했습니다만…… 이제 저희 거래소가 흑자를 내기 위해서는 10% 이상을 운용해야 합니다, 꿀꿀.”

“왜지?”

“예금 이자가 있으니까요. 50조의 1%와 5조의 10%는 동일하지요.”

아, 그렇게 되는구나.

흠…….

그럼 5조를 당장 어디서 땡겨 올 게 아니면 지금은 10조를 모조리 다 투자해서 수익을 모아야겠네.

예금 이자 때문에 5조 수익은 뺀다고 치면, 나머지 5조의 수익 10%만 남는다.

“그렇게 따지면 저희 SP 거래소의 1년 기대수익은 5,000억입죠. 꿀꿀.”

“5,000억 SP…… 많은 거냐?”

“어마어마한 겁니다. 겨우 20년이면 업그레이드도 가능하겠습니다. 꿀꿀.”

“20년? 너무 긴데…… 그리고 그동안은 내가 SP를 한 푼도 쓰지 말아야겠네?”

“SP 거래소는 주인님 겁니다, 꿀꿀. 그런데 흠…… 수익의 2%만 반출이 가능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반출도 레벨에 비례한다고 합니다요. 기본 1%에 레벨 비례로 1%네요. 꿀꿀.”

갑자기 허공에서 무슨 책을 꺼내더니 읽기 시작하는 황금 돼지.

책 표지는 한글로 ‘SP 거래소에 대하여’라고 적혀 있었다.

“그 책은 뭐냐?”

“매니저에게만 내려오는 비급입니다, 꿀꿀. 주인님도 보시겠습니까?”

그러면서 나에게 책을 펼쳐서 보여 준다.

어마어마한 글자와 각 조항이 어지러이 얽혀 있다.

아오, 이놈의 레벨은 사람 발목을 끝까지 붙잡네.

2%…… 엄청 낮아 보여.

흠, 따져 볼까.

1년 수익 5천억.

이 중 2%면 1백억.

지금 하루 중개수익이 500만이란 말이지.

20일 동안 벌어야 1억이고, 2,000일을 벌어 줘야 1백억이네.

2,000일이면 어디 보자, 6년…….

SP 중개로 6년 벌 걸 1년에 버는 거구나.

“그럼 1년에 백억 가져갈 수 있는 거야?”

“꿀꿀. 그렇습니다요.”

“많기는 한데, 2%만 가져가는 게 마음에 안 드네.”

“100억도 엄청난 SP입니다. 꿀꿀. 이 수익도 일단 대출이 꽉 차야 가능합니다만.”

“흠…… 그건 그러네. 대출 신청 많지 않아?”

“꿀꿀. 다들 신청이 폭주하고 있습니다요. 하지만 10조를 채워야 하는데 SP 거래소가 미치는 범위가 아직도 부족합니다.”

아니, 무슨 세계 무슨 세계에서 엄청나게 신청했는데 범위가 부족하다니 무슨 소리냐.

“꿀꿀, 우주는 드넓습니다요. 주인님의 영력과 SP 중개 레벨에 비례하여 범위를 더 확장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래? SP 중개 레벨도 계속 확장을 해야겠네.”

“꿀꿀, 예. 그리고 SP 중개 레벨이 일정 이상에 이르면 저희 SP 거래소도 중개가 가능하다고 합니다요. 빨리 레벨을 올려 주셔서 거래소의 효율을 높여 주십시오, 꿀꿀. 주인님도 수익을 더 가져가실 수 있을 겁니다.”

업그레이드할 게 많구만.

뭐 벌어도 벌어도 끝이 없냐.

흠…… SP 거래소는 좀 장기적으로 보고, 일단 나를 강화해야겠어.

SP 거래소만 믿고 있다가 여기서 폴룩스한테 봉인당하면 무슨 소용이야?

“이자 수익은 언제 나와?”

“원칙적으로는 1년이 지난 후 결산합니다만……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매달 나눠서 드릴 수 있습니다. 꿀꿀.”

“아직 대출이 다 안 됐는데?”

“주인님이 최대 지분을 가지고 계신데 그 정도는 가능합니다요. 다만 수익의 90%를 12개월에 나눠드립니다. 나머지 4%는 마지막 달에 같이 나올 겁니다. 꿀꿀.”

내 지분이 94%니까 수익도 94%만 가져가는 거구만.

그럼 94억에 또 나누고…….

아오, 이놈의 수학.

수능 볼 때 수학 등급도 제일 낮게 나왔는데 머리 터지네.

다행히 매니저가 괜히 있는 게 아닌지, 후딱 계산해서 나에게 줬다.

“이번 달은 7.5억이군요. 바로 드리겠습니다요, 꿀꿀.”

“오, 좋아.”

“원래 하급신은 5억 정도까지 SP를 보관할 수 있지만, 주인님은 영혼신이라 한계가 매우 크시군요. 바로 드려도 무리 없겠습니다. 꿀꿀.”

황금 돼지가 빛을 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뜨는 메시지 창.

[SP 거래소 매니저로부터 이번 달의 배당을 받았습니다.]

[7.5억 SP가 들어옵니다.]

“와…….”

“이제 시작입니다요, 주인님. 꿀꿀꿀.”

“그래, 이 정도면 하급신 상대하는 데 문제없겠지.”

하급신이 SP 5억 정도를 저장한다고 했으니까.

SP로 싸움 나면 결국 내가 이기지 않겠어?

하나 이런 내 예상에 황금 돼지는 찬물을 끼얹었다.

“꿀꿀…… 일반적인 하급신은 5억이 상한입니다. 하지만 중급신이 될 정도로 영격을 올린 하급신은 20억까지도 상한이 넓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흠, 그래.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 어쨌든 땡큐. 이제 가 봐도 돼.”

그러자 고개를 푹 숙이더니 사라지는 황금 돼지.

황금 돼지가 사라지자 7억5천의 뽕에 잠시 취했다.

한 달에 이렇게 들어오기 시작하면…… 뭐, 금방 다 쓸어버리겠네.

일단 7.5억을 가지게 되었으니 봉인지 공격에 거리낌이 없어졌다.

아버지에게 통신을 연결했다.

[준비는 됐느냐?]

“예, 내일 어디로 가면 되죠?”

[내가 포탈을 열겠다.]

“알겠습니다.”

하루…….

그동안 무슨 준비를 해야 할까.

스킬을 한번 쭉 둘러본다.

전투 스킬은 헤라클레스를 통해서 싸게 50까지 올렸지.

영기발출, 소울 배리어 등…….

여기서 레벨 51로 올리려고 하니까 SP가 1억씩 든다.

왠지 이 녀석들을 더 업그레이드하기는 너무 아깝단 말이지.

그렇다고 전투를 앞두고 영혼 중개를 올리긴 너무 방심하는 거 같아.

그래, 영력을 올리자.

1포인트 올릴 때마다 50만씩 드는 영력.

지금은 1,010이었다.

7억5천에 기존에 있던 SP를 더하니 7억7천.

5억만 남겨 두고 영력에 투자하자.

영력이 두두두두 능력치를 투자하니 1550에서 5억이 딱 되었다.

이러니 뭔가 능력치가 깔끔하지 않은 거 같아 2,500만을 더 투여해서 1,600으로 딱 맞춰 놓았다.

흠, 딱 좋아.

남은 SP는 47,500만.

이 정도는 남겨 두자.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니 몸이 튕기듯이 날아간다.

영력이 힘, 민첩, 마력을 모두 통합한다고 하더니 신체능력도 강해진 건가?

천장에 머리가 닿기 전 재빨리 영체화를 한다.

그러자 휭 올라서 아파트를 몇 층이고 뛰어오르다가 멈추는 내 영체.

흠, 보진 않았겠지?

하긴, 사람도 안 살지.

망한 유령 아파트니까 말이야.

“헤임달의 귀환.”

집으로 다시 돌아와서 힘을 사용해 본다.

영기발출도 검뿐만이 아니라 마법에도 구현해 보고, 소울 배리어도 늘려 본다.

완벽하게 익숙해지기 위해서 하루 동안 이리저리 실험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졌다가 다시 떠오르고 있었다.

저벅. 저벅.

[내가 포탈을 염과 동시에 아수라가 봉인지에서 나올 거다.]

아버지가 연 붉은색의 포탈.

가면을 쓴 채 그 안으로 들어서자 새로운 풍경이 드러난다.

밝고 새하얀 공간.

발밑에는 구름이 떠 있다.

밟아보니 바닥처럼 나를 지탱해 주는 구름.

은은한 황금빛이 성스러이 깔린 이 공간.

천상의 세계에 온 것 같다.

봉인지 하니까 막연히 지하를 상상했는데 의외군.

[봉인지에 들어서면 전방으로 쭉 가서 아수라를 도와야 한다.]

쾅!

앞에서 커다란 충돌 소리가 들린다.

벌써 시작인가?

전방으로 쭉쭉 나아간다.

한 걸음, 한 걸음 온 힘을 다하니 몸이 마치 총알처럼 날아간다.

꽤 멀다고 생각한 거리도 단 한 걸음에 닿는다.

네 발자국을 걷자 한 무리가 보였다.

“침입자다!”

“막아라!”

예전에 흔히 보았던 그리스식 군장을 한 병사들.

나를 경계하여 금방 부대를 정비하고 창을 겨눈다.

그들의 모습, 딱 봐도 A급.

반신의 경지로 보인다.

예전이라면 발걸음을 멈출 녀석들이었겠지만…….

“사라져라.”

그 한마디에 새하얀 화염에 뒤덮이는 반신의 병사들.

비명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소멸한다.

SP가 소모되었다는 메시지창은 가볍게 무시하고 계속 전진한다.

“벌써 전방이 뚫렸단 말인가?”

“신…… 신이다! S급이다!”

“아니, 이 정도면…… 중급신 이상이야. 빨리 폴룩스 님께 알려야……!”

화르르르.

등을 돌리자마자 불타오르는 병사.

병사들이 아직도 여럿 있군.

그리스 군장만 하면 그냥 싹 다 태우며 쭉쭉 지나갔다.

발걸음을 20번 옮기고, 열 부대를 소멸시켰다.

그렇게 나아가자 구름 속 위가 아닌 새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보랏빛의 문.

구름으로 이루어져 있던 봉인지의 모습을 완전히 단절할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다.

천국 같았던 모습과는 다르게 문이 빛내는 보랏빛이 이질적이다.

마치 여기보다는 땅이나 지옥에 있어야 할 거 같은 문.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인영, 눈에 익숙하다.

전신이 금색 털로 뒤덮인 남자.

방어구는 입지 않고, 오히려 반팔에 반바지로 간단한 복장이다.

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육신에 탄탄한 근육질.

폴룩스다.

그의 발밑에는 삼두육비의 붉은 거인이 쓰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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