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상태창 2개-112화 (112/240)

<내 상태창 2개 - 112화>

112 투자자가 늘어나다.

“엥? 당신도 투자한다고?”

“어, 들어 보니까 괜찮아 보이는데? 거기에 내가 끼면 저들도 장난질을 못 치지 않겠어?”

헤라클레스가 끼면 확실히 나을 거 같기는 하다.

“근데 SP 거래소는 혼돈의 SP 상점이랑 시장이 겹치는 거 아니야? 도우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딱히 그런 건 없어. 구멍가게 수준을 경계할 것도 아니고. 거기에 SP 거래소랑 SP 상점이 꼭 겹친다고 할 순 없지.”

헤라클레스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말을 이어 갔다.

“SP 거래소가 어떻게 변해 갈지는 우리도 몰라. 상점이 아니라 다른 업종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거지.”

“꼭 상점은 아니라는 거지?”

“그래, 거래소라고 하는 걸 보면 상점이라기보다는 은행 같은 느낌이 나는군.”

“하데스는 SP 대출도 하는 거 같은데 그럼 상점에서도 다 할 수 있는 거 아냐?”

“그건 하데스 아저씨가 SP 상점 매니저라서 좀 이상하게 비틀어서 하는 건데, 규모를 엄청 크게는 못할걸? 어쨌든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나도 투자하고 싶네.”

“그래, 원하는 지분과 대가는?”

“뭐, 많을수록 좋지만 최소한 5%. 대가는 흠…… SP 상점만 아니면 혼돈 쪽 판로를 내가 뚫어 보지.”

SP 거래소가 생기지도 않았는데 뭔 판로 이야기까지 하냐.

너무 김칫국부터 마시는 느낌인데…….

거기에 말이야.

“판로야 지분 가져가는데 당연한 거고, SP 쓰는 게 너무 없는 거 아니야?”

“흠, 그럼 1억 주지. 저들도 2억에 10% 가져가니까 1억에 5% 어떠냐?”

“흠, 그래. 계약 재계약도 똑같이 진행하고?”

“어, 그리고 아스가르드에 내가 낀 것도 알려. 그래야지 저들이 경거망동하진 않겠지.”

확실히 헤라클레스도 끼면 저들이 뭔 짓을 하려고 해도 한 번 두 번 더 생각하게 되겠지.

흠, 그럼 안전판이 될 수 있으려나?

“알겠다. 그럼 계약하자.”

[혼돈의 군주 홀로 서는 거신과 계약했습니다.]

[계약 미이행 시 강제 집행됩니다.]

헤라클레스의 말에 동의하자 그가 말했다.

“그럼 영혼 거래를 열어라. 한 번에 주지.”

오, 화끈하셔.

그냥 일시불로 긁으시네.

“근데 1억 SP면 대신한테는 얼마 안 되는 액수야? 다들 턱턱 쏘네.”

“절대 그렇지 않다. 나야 영혼 약탈로 SP를 벌어들이고, 운영하는 세계가 없으니 내 몸만 유지하면 그만이라 SP가 나갈 곳도 별로 없지. 하지만 일반 대신이라면 쉽게 주기 어려운 액수야. 아스가르드에서 한 번에 SP를 안 줬다며?”

“어.”

“그만큼 1억은 바로 주기 쉬운 액수가 아니지.”

그렇군.

헤라클레스는 영혼 약탈자라 버는 게 많아서 이렇게 쏴주는 거구나.

“어. 야, 근데 아직 1억 거래 단번에는 안 되는데.”

“그럼 5천만씩 주지.”

“오케이. 땡큐.”

두 번의 SP 거래를 통해 1억을 받았다.

단번에 1억 넘게 쌓이는 SP.

뭐냐, 이렇게 SP 벌기가 쉬웠나?

나는 바로 영혼 중개 스킬을 올렸다.

[영혼 중개 스킬이 레벨 10이 되었습니다. 스킬의 효율이 크게 상승합니다.]

[이제부터 중복 중개가 가능합니다. 중복의 최대 가능 숫자는 2자리입니다.]

[현재 등급에서는 이 이상 스킬 레벨을 올릴 수 없습니다.]

영혼 약탈자 스킬은 계속해서 레벨업이 되는데, 영혼 중개는 이제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여기서 멈춰 있었다.

[영혼 중개 LV.10.]

[신들의 영혼 흡수를 중개합니다. 200%의 효율을 창출하며 사용자는 개중 최대 50%를 수수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최대 30명의 수호신과 중개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영혼 밀수가 가능합니다. 중복 중개가 가능합니다.]

빈자리는 4자리.

그러고 보면 헤라클레스와 엘프리안, 드라키아에게 영혼 중개를 중복해 주겠다고 약속했었지.

셋을 추가하자 빈 자리는 1개만 남았다.

1개 정도는 빈 채 남겨 둘까?

아, 혹시 지구 같은 행성도 중복이 가능한가?

지구를 선택하자 중복 중개가 된다고 뜨며 지구가 추가 중개되었다.

와, 이러면 행성들부터 추가하는 게 낫겠는데?

혹시 밀수하던 게 취소되나 눌러 보니 취소가 가능했다.

SP 중개 대상 중 엘프리안 밀수하던 걸 취소하고 행성 케브리안과 에슈타르 행성을 중개 추가했다.

그러자 든든하게 꽉 찬 SP 중개창.

“아, 그러고 보니 괜히 빈자리를 남겨 뒀었네.”

밀수가 취소되는 줄 알았으면 꽉꽉 채워 놨다가 필요할 때 취소하면 되는데…….

빈자리를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저런 간단한 생각을 못했네.

“오, 중복 중개가 가능한가 보지? 시스템 창이 뜨는군.”

“응, 받은 SP로 바로 레벨업 했지. 근데 영혼 중개는 A등급에서 레벨 10이 한계인가 봐?”

“뭐, 네가 특이한 경우라 그렇지 일반 영혼 중개자였으면 10까지 올리기도 힘들었을 거다. 워낙 SP가 많이 드니까.”

그건 그렇지.

스킬 스톤이 아니었으면 9에서 10레벨 가는데 1억 SP가 들었을 테니까.

“오케이, 그럼 이제 A급 던전 돌아야겠다.”

“그래. 거기에 할 말이 있는데, 네 드래곤 친구는 다른 세계로 간 거 같은데 저거 한 개는 치워 버릴까?”

헤라클레스가 손으로 A급 던전 포탈을 가리켰다.

흠, 혹시 디아나가 클리어하면 쓸 만하려나?

“디아나 소환.”

디아나를 소환해 물어보았다.

“디아나, 던전 클리어하면 더 강해져?”

“네, 레벨은 더 이상 오르지 않아도 SP는 올라요.”

“그럼 디아나도 나랑 같이 A급 던전 클리어나 할까?”

그러자 이를 반기는 디아나.

“좋아요. 저도 S급에 도전하고 싶어요.”

“그러고 보면 디아나도 A급인데, 승급 조건이 뭐야?”

그러자 슬쩍 헤라클레스를 바라보는 디아나.

흠, 외부자가 있으니 말하기가 그런 건가?

헤라클레스는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더니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럼 두 개씩 소환해 놓으마. 대충 이야기하고 빨랑 던전에 들어가. 이제 곧 에슈타르 멸망시킬 거니까.”

“알았어.”

그러고 휙 사라지는 헤라클레스.

흠, 진짜 도움을 참 많이 준단 말이야…….

제일 믿음이 가.

그가 사라지니까 디아나는 말문을 열었다.

“저는 능력치를 1,000씩 최대로 맞추고 신위의 자격을 얻으라고 나왔어요.”

“그건 나랑 같네.”

“거기에 정령신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네요.”

“정령신?”

“네, 이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능력 강화에 힘쓰려고요. 혹시 엘프리안 님을 만나게 되면 여쭤 볼게요.”

그래, 일단은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니까.

그러고 보면 SP 회수 조절, 디아나는 중간 정도였지.

이걸 제일 낮은 단계로 바꾸자 디아나의 회수 가능 SP가 3만 대에서 2천으로 대폭 줄었다.

그러자 화들짝 놀라는 디아나.

“지호 님, SP 회수를 조절하시다니. 저 정말 괜찮은데…….”

“아냐, 믿을 만한 사람이 후딱 크는 게 낫지. 어차피 나 SP 많이 벌어.”

영혼 중개가 레벨 10까지 되니까 사실 디아나의 3만 대 SP도 그까짓 SP나 다름없었다.

“아……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꼭 보답해 드릴게요.”

내 여유에 미소를 짓는 디아나.

진짜 외모는 탑이네.

그녀와 더 대화하려고 했으나 산이 울릴 정도로 거대한 포효가 들려왔다.

[빨리 들어가라.]

어느덧 거인의 본체로 돌아간 헤라클레스가 에룬달을 쪼개려 하고 있었다.

“그럼 들어갈까요?”

“음, 아니. 디아나, 이번엔 역소환하고 다음 던전 들어가. 던전에 있다가 이 세계가 멸망하면 지구로 간다니까 엄청 눈에 띌 거야.”

“네, 그럴게요.”

부른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역소환하게 되었군.

디아나를 역소환하고 A급 던전에 들어섰다.

얼음이 깔린 세계.

후딱 깨고 나가려고 바로 여의를 꺼냈는데, 갑자기 메시지창이 떴다.

[부서진 세계, ‘에슈타르’가 멸망했습니다.]

[원래의 세계로 역소환됩니다.]

빛이 번쩍하더니 던전의 세계가 허물어지고 어느덧 협회에 서 있었다.

“아…… 클리어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벌써 멸망하는 줄 몰랐네.”

사람이 아주 바글바글했다.

역시 디아나를 역소환하기를 잘했어.

이 시장바닥 같은 동네에 디아나가 나왔으면 바로 시선 집중이었겠지.

빨리 집에 가자.

그렇게 인파를 헤치며 지나가고 있자니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어, 저 사람들……?

눈에 익는데.

아, 그래. 대현길드 사람들이네.

저번에 봤던 다섯에 또 여럿이 추가되어 있었다.

다른 데로 이적하려고 해서 쫓겨난 두 사람이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강시아 쪽을 향해 항의하고 있는 상황.

“아니, 우리가 이적한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너무하네.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대현 길드를 위해 헌신해 왔는데……!”

“아, 진짜. 형, 그만 징징대고 이적이나 빨리 해요.”

“아, 무슨 이적이야! 그런 소리를 한 적도 없구만! 그것보다 이 톡은 뭐야? 강해질 수 있다는 톡!”

“진짜 서운해. 저번 세계부터 대현 길드에 얼마나 헌신을 바쳐왔는데…….”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하는 커플 중 여자.

햐, 연기 잘하네.

근데 이거 기억을 지워도 문자는 남아 있구나.

아니, 이 사람들. 그렇게 데이터를 남기면 안 되지.

일 처리가 어설프네.

그때 같이 있지 않았던 길드원들은 반신반의하면서 쫓겨난 두 사람과 강시아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흠.

자꾸 강해지는 거 떠들면 귀찮아질 거 같네.

용언으로 좀 개입할까.

일단 주위에 사람이 많으니까…….

“투명화.”

그러자 몸이 투명해졌다.

주위 사람들은 갑자기 내가 투명해지니 놀란 기색이었다.

하나 마법사 중에 투명 마법 쓰는 사람이 없진 않던 터라 곧 그러려니 하고 지나갔다.

“진실만을 말해라.”

내가 용언을 내뱉자 몸을 부르르 떨던 둘이 전혀 다른 논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야, 빨리 말해 봐. 강해지는 게 대체 뭐야? 이적하기 전에 한탕 해야 한다고!”

“빨리 줄 거 있으면 줘! 받고 옮겨야 한다고!”

그렇게 말하기 시작한 둘은 서로를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주변 길드원들도 쟤네 왜 저러나 하고 깜짝 놀랐다.

“아 씨 뭐야! 왜 거짓말이 안 나와!”

“이거…… 이거 마법인가? 누가 마법 쓴 거야? 강시아 너네 이렇게 치졸하게 나올래?”

흠, 자기가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걸 알게 되자 계속 마법 썼냐고 추궁하는 거로 논조가 바뀌었다.

놀라서 추궁하는 마음도 진실이긴 하지.

그럼 내용을 좀 바꿀까?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말하되 스스로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렇게 용언을 내뱉자 눈동자가 떨리던 둘이 다시 말을 시작한다.

“미국 길드도 이 정보 알아오면 보너스 주기로 했단 말이야. 빨리 말해! 말하라고!”

“아, 참. 연기하기도 귀찮네. 호성 오빠는 그깟 보너스에 왜 이렇게 집착을 하는 거야? 대현 길드에서 기껏 해 봤자 무기 임대나 해 주겠지. 그런 정보가 무슨 돈이 된다고. 그것보다 빨리 미국 가야 해. 가서 제이스 만나야 해!”

“제이스? 너, 너 그 새끼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며? 야, 씨발! 너 바람피우고 있었냐?”

“뭐! 너도 바람폈잖아! 니가 먼저 시작한 거거든?”

뭐지, 이 미친 커플은…….

강해지는 방법은 어느새 뒷전이 된 채 서로 네가 잘못했니 하면서 머리끄덩이를 잡고 쌈박질을 하고 있었다.

뭐, 저 정도면 자멸로 해결되겠네.

다음부터 기억 지울 때는 아예 한 달 치 정도를 삭제해 버려야겠다.

내가 쓱 지나가 집으로 돌아오자 이진성에게서 사도 메시지가 와있었다.

[야, 네가 한 거냐?]

[어, 웬 문자로 내용이 남냐. 앞으론 조심해.]

[그래. 강시아 님이 엄청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전해 달래.]

[그래, 추가할 사람 있으면 알려 주고.]

[오케이, 땡큐. 이번 일을 계기로 조심해서 사람을 모집해야겠어.]

[그래그래.]

뭐, 생각해 보면 SP 거래소 때문이라도 아스가르드가 크게 문제 삼을 거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왕 하는 거 조심하는 게 낫겠지.

집에서 좀 쉬고 있자니, 로키에게서 통신이 떴다.

언제나와 같은 웃는 얼굴로 날 바라보는 로키.

[오늘치 SP를 주지.]

이에 거래창을 열어 SP를 받았다.

또다시 1억이 넘어가는 SP.

모은 SP로 영혼 거래를 싹 다 지르자 영혼 거래의 레벨이 9가 되었다.

8,750만을 사용해서 SP는 2천만 정도 있는 상황.

8일만 있으면 영혼 거래도 레벨이 10이 되겠네.

[뭐, 별일은 없지?]

“흠, 헤라클레스도 SP 거래소에 투자하기로 했어.”

[뭐? 헤라클레스? 녀석이랑 자주 붙어 다닌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래도 혼돈의 군주에게 투자받는 건 그렇지 않냐? 그들은 지구를 멸망시킬 존재라고.]

지들도 마찬가지면서 왜 저런대.

저러니 헤라클레스의 투자를 오히려 더 잘 받은 거 같아.

[재고할 생각은 없나?]

“그에게 신세를 진 게 많아서 어쩔 수 없어.”

[큼…… 알겠다. 거래소 주인이 그런다는데. 그건 그렇고, 신살을 할 대상이 결정되었다.]

“아니, 벌써?”

[그래. 마음 같아서는 대신급을 가져다 대령하고 싶은데 A급의 힘으로는 아무리 봉인된 대신이라고 해도 소멸하기 쉽지 않을 거야.]

그래서 적당히 힘 빠진 S급을 찾는 게 더 힘들었다고 투덜거리는 로키.

그러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협회로 와라. 발키리들이 널 안내할 거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