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태창 2개 - 94화>
94 급속 성장
“크으으윽…….”
배리어가 뚫린 채, 여의에 가슴이 뚫린 하얀 로브의 마법사.
허망한 눈을 한 채 그대로 쓰러진다.
“오늘은 좀 쉬웠네.”
헤라클레스가 소환한 A급 던전.
에슈타르에서 소환된 A급 던전에서는 주로 마법사들이 많이 나왔다.
무슨무슨 마탑이라고 하면서 튀어나오는 마법사들.
마법도시가 있는 동네라 그런가?
하지만 드래곤 하트를 얻고, 용언 마법으로 사라져라 해도 웬만한 마법은 다 파훼되는 상태.
상대하기가 쉬웠다.
마법사의 등 뒤에 있는 던전핵을 부수니 눈에 익숙한 풍경이 드러났다.
마법도시 에룬달 근방의 산 정상.
헤라클레스가 A급 던전을 소환해 주는 지점이다.
“36번 돌았군.”
지금 레벨은 195.
190이 될 때까지는 A급 던전 하나 돌 때마다 레벨이 적어도 1은 올랐다.
그 이후에는 두 번 돌아야 1 올랐으나, 그래도 이제 곧 200이 다가온다.
다만 오늘은 에슈타르가 초기화되는 멸망의 때.
A급 던전을 하나 클리어할 때마다 10일씩 지나는 건 에슈타르도 똑같았다.
36번 돌았으니 금방 1년이 지나 있었다.
오랜만에 지구로 돌아가겠군.
SP를 보니 1290만이다.
이제 드디어…… 영혼 중개 레벨 7을 만들 수 있는 건가?
헤----!!
“귀환.”
헤라클레스의 고함이 들리자 바로 귀환했다.
망하면 또 와야지.
“이번에는 오래 있으셨군요.”
내가 돌아오자 날 반기는 발키리 아리아.
이 여자는 발키리 대장이라더니 안 바쁜가?
“예. 좋은 기회가 있어서요.”
“프레이야님에게 들었습니다.”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아리아.
헤라클레스를 만나러 갔을 때, 프레이야가 귀환의 축복을 내린 게 생각났다.
소울 배리어 때문에 내용은 못 들었어도, 산 정상에 나를 배려한 듯 A급 던전을 계속 소환하는 걸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겠지.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냐고 추궁 같은 건 딱히 없었다.
묵인하는 건가?
“에슈타르의 관리자는 프레이야님이신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 분한테 무슨 말씀을 들으셨나요?”
“앞으로 김지호님을 좀 더 신경 써서 모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더 신경 써서 모시라고?
정말인가?
가만히 아리아를 쳐다보았지만 그저 생글생글 웃기만 하는 그녀.
전혀 속을 읽을 수 없는 얼굴이다.
에이, ‘감히 혼돈과 결탁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안 나오는 게 어디냐.
그냥 내 할 일이나 해야겠다.
“예. 그럼 오늘은 쉬고 내일 또 오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편히 들어가시길…….”
나에게 90도로 인사하는 아리아.
주변 발키리들이 ‘아니 아리아님이……!’ 하면서 당황하는 게 눈에 보인다.
급이 높은가?
나도 그냥 같이 고개를 숙여 인사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이네.”
너무 넓어 황량한 느낌의 집.
먼지가 좀 쌓여 있지만 생각보다 심하진 않다.
에슈타르 시간으로는 일 년이지만, 지구 시간으로는 36일이니까.
그러면 드디어…….
영혼 중개를 올릴 때가 왔어.
SP는 1290만.
정말…… 모으느라 빡셌다.
그래도 이게 빠른 편이다.
헤라클레스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몇 달 더 뼈빠지게 모으고 있었겠지.
A급 던전에서도 많이 얻었고, 헤라클레스의 중개창 팁을 듣고 나자 수입이 어마어마했으니까.
지구에서 하루에 1만 5천을 주고, 에슈타르에서는 700을 줬다.
근데 에슈타르는 10일을 보내니까 결국 따져 보면 지구 시간 1일으로는 7천을 주는 셈.
거기에 헤라클레스도 지구 시간으로 5천 정도를 줘서, 36일간 SP를 1250만까지 모을 수 있었다.
아니, 실은 더 모았지만 그 SP로 영혼 약탈과 특성 흡수, 영기 발출 스킬을 올리느라 바빴지.
멘토링 시간 때 팍팍 올려야 하니까.
[영혼 약탈 LV.10]
[특성 흡수 LV.10]
두 스킬은 흡수 효율만 좋아질 뿐, 별다른 조항은 없었다.
더 올리고 싶었지만 B등급 하에선 스킬 레벨이 10에서 끝이라 여기서 만족했다.
빨리 등급 업해서, 레벨 더 올려야지.
[영기발출 LV.10]
[SP를 소모하여 영기를 형성합니다. 사용자의 신체와 신체에 닿는 병장기에 영기를 담을 수 있습니다. SP 소모량의 19배만큼 적의 SP를 소멸시킵니다. 레벨이 상승하면 비율이 상승하며, 원거리에서도 영기발출이 가능해집니다.]
영기발출은 원래 10배였는데, 1레벨 씩 올릴 때마다 비율이 1배씩 올랐다.
원거리 영기발출은 언제 되는 거냐고 헤라클레스에게 물어봤는데, 20은 넘어야 할 거라고 했다.
어쨌든 영혼 약탈자 스킬을 현재 등급 하에서 MAX를 찍으니 아주 기분이 좋았다.
영혼 중개 때문에 SP 소모가 너무 심해서 이쪽은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멘토링 1%의 위력은 굉장했다.
영혼 약탈자 스킬들은 레벨 8부터 SP 소모가 천만씩 들었는데, 1%라서 10만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영혼 중개랑은 달리 좀 쌌지.
하긴 영혼 중개가 올라가는 비율이 워낙 사기적이니 그럴 법도 하다.
한차례 심호흡을 했다.
“좋아. 업그레이드다.”
스킬창을 열어 영혼 중개 스킬을 업그레이드 했다.
1250만 SP가 일제히 빠져나가며, 드디어 고대하던 영혼 중개 스킬을 올릴 수 있었다.
[영혼 중개 LV.7]
[신들의 영혼 흡수를 중개합니다. 140%의 효율을 창출하며, 사용자는 개중 최대 40%를 수수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최대 16명의 수호신과 중개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영혼 밀수가 가능합니다.]
[영혼 밀수 : 영혼 밀수를 할 신을 지목합니다. 해당 신 몰래 영혼 중개를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발생한 이득은 모두 영혼 중개자가 얻습니다. 영혼 중개 자리가 2개 필요합니다. SSS 등급의 신까지만 적용됩니다.]
[영혼 중개 스킬이 레벨 9에 도달할 경우, 중복 중개가 가능합니다.]
오오. 드디어……!
이게 가능하구나.
지금은 레벨이 7이니까, 140%의 효율 창출한 걸 내가 다 먹는 거다.
크. 그럼 어디 누구 걸 밀수해야 하나?
영혼 중개창을 보았다.
제우스 헤르메스 아테나.
아스가르드의 6신.
엘프리안 드라키아.
거기에 지구, 에슈타르, 헤라클레스까지…….
14자리가 꽉 찼다.
남은 자리는 2자리.
밀수할 자리가 딱 한 군데밖에 없네.
누구한테 할까?
신들 중 가장 많은 SP를 주는 건 단연 오딘이었다.
아무래도 지금 지구를 장악한 건 아스가르드니, 최고 주신이 제일 많이 먹겠지.
하루에 6천 정도를 주는 오딘.
이게 근데 6레벨 때였으니까, 7레벨 땐 더 주겠지.
이게 비율만 상승하는 게 아니라, 중개하는 범위도 늘어나서 얼마 오를 진 감이 안와.
그럼…… 좋아.
오딘한테 밀수 가자.
영혼 중개창에 추가된 영혼 밀수 버튼을 클릭하니 신을 지정하라고 나왔다.
지구 버튼은 없어 아쉬웠지만, 애초에 전제가 신을 지목하는 거였으니깐.
그래도 혹시…….
헤라클레스에게 시스템 창을 통해 통신을 연결해 보았다.
[왜.]
“혹시 영혼 밀수에도 숨겨 둔 거 있어?”
[영혼 밀수? 그게 뭐지?]
오히려 반문하는 헤라클레스.
7스킬 되면 나오는 거라고 하며 스킬 설명을 하자, 실망스러운 대답이 나왔다.
[그 이후는 내 영역이 아니야. 올림푸스는 영혼 계열 클래스의 기초만 제공한 거니까. 그 이후는 시스템이 자율 조정할 거다.]
“쩝…… 오케이.”
[그럼 끊는다.]
아깝네.
미련이 남아서 중개창 때처럼 밀수 버튼 두들겨보기도 했지만 결국 뭐 나오진 않았다.
그냥 얌전히 오딘을 지정하기로 했다.
[영혼 밀수 대상으로 주신 오딘을 선택하셨습니다.]
오딘을 지정하자 금방 두 자리가 차며, [밀수 중 : 오딘] 이 떴다.
이거로 중개창은 완전 꽉 찼네.
좋아. 그럼 얼마나 주는지 하루 정도는 지켜봐야겠어.
“와. 대박.”
이 소리가 절로 나왔다.
내가 6레벨 때 얻었던 SP 수익은 1일에 6만 7천에서 7만.
행성까지 모조리 포함한 게 그 정도였다.
한데 이번엔 단번에 2만으로 뛰었다.
오딘이 주는 SP는 1만이었는데, 이게 밀수로 2.5만이 된 거였다.
와 좋은데?
어…….
잠깐. 근데…….
“나름 2자리 쓴 건데 엄청난 효율은 아니네?”
물론 가장 SP많이 주는 신이 2.5배 나에게 더 주니까 좋긴 한데…….
지금 지구가 2만 넘게 벌어오는 걸 보니 행성이 짱인 거 같았다.
밀수는 몰래 하는 거에 의의를 둬야겠네.
뭐, 언제 써먹을지는 모르겠다만…….
“1일 수익 15만 SP…….”
2일이면 S급 스킬 하나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소득이다.
나쁘지 않네.
그럼 지금까지 모아 둔 SP로 능력치치나 다 찍어 버려?
B등급의 능력치 MAX는 질서 진영은 스탯 200.
중립 진영은 A 꽉 채우는 거였다.
근데 영혼 약탈과 특성 흡수가 레벨 10이 되니까 효율이 너무 좋아져서 이미 능력치는 거의 대부분이 한계치에 해당하고 있었다.
거기에 중간에 드래곤 하트로 스탯이 확 오르기도 했지.
상태창을 보았다.
[이름 - 김지호
클래스 - 영혼 중개자
수호신 - 전령의 신 헤르메스
칭호 - 지구인 일인자
레벨 - 195
힘 - 197
민첩 - 194
마력 - 200
SP - 451120
추가 능력치 + 155]
[이름 - 김지호
클래스 - 영혼 약탈자
수호신 - 사기의 신 로키
칭호 - 지구의 선구자-전설등급
레벨 - 195
신체 - A
마력 - A
기예 - A
행운 - A
SP - 105084
추가 능력치 + 129]
추가 능력치도 그냥 남겨 두니까 엄청나게 쌓인 상황.
흠…….
5레벨 올릴 동안 A급 던전 또 돌 텐데 그냥 놔둬야겠다.
그동안 특성 흡수로 능력치가 저절로 오를 수도 있잖아?
199레벨쯤에 그냥 능력치 맥스로 만들기로 다짐하고, 스킬을 쭉 둘러보았다.
영혼 중개는 업그레이드 하려니 2500만 SP가 필요했다.
진짜 자비 없네…….
SP 55만이 있는데 다른 스킬이나 올려 줘 볼까?
뇌신?
헤르메스의 가속?
아이기스의 방패?
다 둘러보는데 뭔가 선뜻 올릴 생각이 안 났다.
이제 곧 A급이 되면 다른 S급 스킬도 얻을 수 있는데, 그때 투자할까란 생각이 든 것이다.
이게 참 영혼 중개 스킬 업그레이드하려고 뼈 빠지게 SP 모으다 보니, 막상 여유자금이 남아서 소비 좀 하려니까 못 쓰네.
그래도 S급 스킬은 하나 올려 보자 해서 아이기스의 방패에 투자하자 25만이 남았다.
그리고 인벤토리도 쭉 둘러보던 중, 엘프리안의 인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면 사도의 정원에 SP 투자가 가능했지…….
얼마 드는 지나 볼까?
[사도의 정원을 확장하시겠습니까? SP가 1만 소요됩니다.]
1만? 얼마 안하네.
하지만 지금도 3자리나 있는데 뭔 확장이야.
그래서 그냥 재끼려고 하는데, 시스템 메시지가 또 떴다.
[사도의 정원이 7자리가 될 경우, ‘축복’칸이 활성화됩니다. 소속 사도에게 축복을 내릴 수 있습니다.]
축복? 이런 게 있었어?
축복까지 내리면 진짜 수호신 느낌 나겠네.
흠. 1만이니 질러봐야지.
두 번 지르고 나니까 인벤토리 안의 엘프리안의 인장이 빛나더니 그 빛이 내 몸을 감쌌다.
[사도의 정원 LV.2]
[임시 사도가 된 이가 머무르는 공간입니다. 세계와 완전히 분리되어 존재하는 아공간입니다. SP를 투자하여 더 확장할 수 있습니다. 사도의 정원에 속한 사도에게 축복을 내릴 수 있습니다. 현재 2자리가 사용 중이며, 남은 공간은 5자리입니다.]
[사용 가능한 축복]
[수호신의 능력부여]
[사도에게 수호신의 능력치 일부를 부여합니다. 이 수치는 수호신의 능력치 1%를 초과하지 않습니다.]
심플한 설명이군.
내 능력치의 1%까지 축복을 내리는 건가?
여러 대신들이 막 능력치 30% 50% 뻥튀기 해 주는 거에 비하면 별거 아닌 거 같긴 하다만…….
사도의 정원을 둘러보니 디아나 쪽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고 드라키나는 평소처럼 얼굴이 드러난 게 아니라 알 모양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름 - 드라키나
클래스 - 레드 드래곤 (용인화) (진화중)
수호신 - 김지호
칭호 -
레벨 - 100
신체 - A
마력 - S
기예 - C
행운 - E
회수가능 SP - 1481]
진화중이라서 그런 건가?
얘는 언제 또 진화 중이래?
그녀에게 지시할 수 있는 아이콘에 축복이 추가되었기에 힘내라고 지금 받은 축복을 내렸다.
[사도 드라키나에게 ‘수호신의 능력부여’ 축복을 내립니다.]
[사도 드라키나의 스탯이 오릅니다.]
그러고 능력치창을 보니 다른 건 그대론데 행운만 D로 바뀌어 있는 드라키나.
진짜 행운 딸렸구나.
능력치 오르는 걸 보고 그러려니 하면서 사도의 정원 창을 닫으려고 할 때, 드라키나의 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어…… 축복 받자마자?
[사도 드라키나의 등급이 오릅니다.]
[클래스가 ‘레드 드래곤 해츨링’으로 변경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