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태창 2개 - 87화>
87 드래곤 하트를 완성하다
[힘이 11 증가합니다.]
[민첩이 8 증가합니다.]
[마력이 23 증가합니다.]
드래곤 하트 한 조각을 먹자 뜨는 능력치 업.
여기에 중립진영의 능력치도 대폭 늘었다는 메시지가 덧붙여졌다.
와…….
어마어마한데?
예전에 흑룡 아카르디안이 줬던 조각보다 더 오른다.
그때 나보고 용족화 될까 봐 조금 준다더니 진짜 조금 줬구만.
그리고…….
[드래곤 하트의 마나재생 스킬이 Lv.3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드래곤 하트 조각을 더 흡수할 시, ‘드래곤 하트’ 스킬로 변화합니다.]
한 개 가지고는 드래곤 하트 스킬이 되지 않나보네.
좋아, 한 개 더 먹는다.
[힘이 7 증가합니다.]
[민첩이 6 증가합니다.]
[마력이 15 증가합니다.]
그러자 아까보다 확연히 낮아지는 스탯 증가.
중립진영 A게이지도 아까보다 조금 찼다.
뭐야 벌써 물리니?
아깝게스리…….
드래곤 하트의 마나재생 스킬도 Lv.4.
아직도 더 흡수하라고 나온다.
6조각 중 3개를 먹고 4개째를 먹자 힘과 민첩은 오르지 않고 마력만 증가하는 상황.
마력도 4밖에 안 오른다.
거기에 드래곤 하트 스킬로 업그레이드는 멀었고.
이거 다섯 번째에서도 스킬이 업그레이드 안 되면, 드라키나 주지 말고 마지막도 내가 먹어야겠네.
그렇게 생각하고 다섯 개째를 먹는 순간.
[마력이 1 증가합니다.]
마력 상승은 이제 기대할 수가 없게 되었다.
아쉬워하던 차에 드디어 기대했던 메시지가 떠올랐다.
[드래곤 하트의 마나재생 스킬이 ‘드래곤 하트’ 스킬로 변화합니다.]
[드래곤 하트]
[스킬 등급 S]
[마나의 주인, 드래곤의 심장. 마나 친화력, 마나 회복력이 크게 늘어나며 마력 능력치의 효율을 5배 늘려줍니다. 현재 ‘용족’ 클래스가 아니기에 드래곤 하트는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사용자의 클래스가 ‘용족’일 경우, 드래곤 하트가 사용자의 심장을 완전히 대체하며 마나에 관련된 모든 효율이 10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이제부터 마나를 소모하여 힘과 민첩 등 신체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강화할 수 있습니다.]
[‘용언’ 마법을 사용 가능합니다.
마나에 명해 이적을 구현합니다. ‘용족’ 클래스가 아니기에 6서클에 해당하는 위력만 구현할 수 있습니다.]
[‘용의 힘’을 온전히 사용 가능합니다. 용의 힘을 사용하여 용신의 불꽃을 일으킬 시, 드래곤 하트의 마력이 1/2 소모됩니다. 마력이 부족할 시 생명력으로 대신합니다.]
주르르르륵 뜨는 메시지창.
그와 함께 마력수준이 그야말로 차원이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
마력 능력치 효율 자체가 5배 증가라, 마력 운용, 회복, 출력, 마나 한계 등 마력에 관련된 모든 능력이 환골탈태수준으로 바뀌었다.
이 마력을 소모해서 힘과 민첩 강화하면 엄청나겠는데?
거기에 용언에 용의 힘에.
부가적인 효과가 엄청나게 많다.
지금까지 얻은 스킬 중에 영혼 관련을 제외하면 가장 좋은 거 같은데?
타고 있는 화염전차도 드래곤 하트로 스킬이 업그레이드되자 갑자기 부쩍 더 커졌다.
이젠 뭐 말로 이끄는 전차가 아니라 거대 탱크 수준.
기분이 너무 좋아 히죽 웃음이 나오는데 갑자기 나온 메시지창이 급 기분을 다운시켰다.
[S급 스킬이 3개입니다. 사용자의 등급이 낮아 스킬 하나를 봉인해야 합니다.]
[스킬을 봉인하지 않을 시 10일 후 스킬이 랜덤으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S급 스킬을 봉인하시겠습니까? SP가 1만 소모됩니다.]
뭔 스킬 삭제야?
거기에 SP 소모까지…… 진짜 너무하네.
지금 가진 S급 스킬은 3개.
드래곤 하트.
아이기스의 방패.
헤임달의 귀환.
드래곤 하트는 부가 효과로 파생되는 게 많아서 꼭 가지고 싶다.
아이기스의 방패냐 헤임달의 귀환이냐를 따져야 하는데…….
일단 레벨업 좀만 더 하면 A급에 갈테고, 그럼 S급 스킬 제한이 풀리겠지.
그동안 귀환 쓸 일 없지 않을까?
후딱 레벨업 하면 되지.
여기서 용사 잡다보면 레벨 업 팍팍 될 거 같은데.
그래.
귀환 스킬 봉인하자.
[S급 스킬을 봉인하시겠습니까?] 메시지에서 예를 누르고 헤임달의 귀환 스킬을 골랐다.
그러자 스킬 설명이 어두워지며 [봉인중] 글씨가 그 위를 덮었다.
후딱 레벨 업하고 봉인 풀어야지.
[야. 제발. 다 먹은 거 아니지? 사도로 임명했으면 수호신께서 뭐 하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제발. 제발 나 회복 좀 하자.]
갑자기 떠오르는 메시지.
드라키나에게서 온 메시지다.
큼. 나도 수호신한테 딱히 받은 거 없는데.
아하. 나를 엿 먹인 폴룩스가 준 무한정력이 있긴 했구나.
이거 준 건 결국 날 종마역할로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만…….
어쨌든 지금 드래곤 하트 조각 하나 남은 거.
먹어도 마력도 이젠 1,2 정도밖에 안 오를 거 같지만 막상 주자니 아까웠다.
[어차피 임시 사도인데 뭔 수호신이냐? 대가를 달라.]
[대가? 지금 나 용신께 심장과 몸까지 다 바치고 개털된 거 안보여? 용인에서 해츨링으로라도 좀 넘어가자 제발. 응? 수호신님?]
[그건 니 사정이고…… 잘 생각해 보면 분명 대가를 줄 게 있을 거야. 어차피 칼바인에선 소환하기도 그러니까 정원 안에서 머리 좀 굴려 봐.]
[으으으…… 수호신이나 됐는데 진짜 치사하네.]
[공짜로 먹는 게 더 치사하단다. 사도야.]
그러자 답 메시지가 오질 않았다.
자식. 어디서 꽁으로 먹으려고 그래?
줘도 내가 디아나를 주지 임시 사도인 드래곤을 왜 주겠냐.
C급 용인에게 받을 게 뭐 있을지 딱히 떠오르진 않았지만, 목마른 놈이 우물 파는 거지 뭐.
인벤토리에 드래곤 하트 조각을 고이 보관하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끝도 없이 펼쳐진 붉은색의 대지.
어디로 가야 할지 답도 없다.
빨리 레벨 업을 해 줘서 A급이 되야 헤임달의 귀환도 봉인 풀고 인벤토리에 고이 잠자고 있는 S급 랜덤 스킬 상자도 써먹는데.
“지도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게임에서 써먹던 레어더 형 지도.”
그렇게 혼잣말을 하니 갑자기 처음보는 인터페이스 창이 떴다.
[용언] 창이었다.
[말에 사용자의 의지가 담깁니다. 6서클 내에 실현가능한 이적입니다. 용언을 발동하시겠습니까?]
이거 아까 지도 이야기해서 나온 건가?
오 용언.
말만하면 다 마법이 되는 건가.
기똥차구먼…….
이거 아테나의 마법총서는 필요가 없겠는데.
어떻게 작동하나 호기심에 예를 눌러보았다.
[맵 마법이 활성화됩니다.]
[용언이 6서클로 제한됩니다. 지도의 범위와 기능이 일부 제한됩니다.]
그러면서 시야 왼쪽에 시스템창처럼 반투명하게 뜨는 지도.
화염전차가 달리는 와중에도 내 몸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왼쪽에 작게 지도로 나온 걸 쥐어 보니 쓱 늘어나며 확대가 된다.
오호.
양 사각을 크게 늘려 보니 곧 커다래지는 지도.
‘용의 대지’가 표시된 지역이 눈에 보인다.
처음 봤을 땐 딱 러시아 지도랑 흡사했다.
북쪽에 거대하게 퍼진 땅.
그중에서도 내가 있는 위치는 남쪽이었다.
남쪽에는 신성제국이라는 글씨와 함께 국경선을 맞닿은 땅이 있었는데, 지도가 일부만 보였다.
6서클로 제한돼서, 지도의 범위가 제한되나보네.
그래도 위치가 대충 어딘지 아니까 좋다.
지도를 이리저리 눌러보니 확대, 축소도 되고 생명체 표시 기능도 있었다.
한데 이 생명체 표시 기능도 불완전해서, C,B,A급 생명체만 표시 가능했다.
윗등급은 세니까 그렇다 치고, 아랫 등급은 너무 많아서 표시를 못하는 건가?
일단 C,B,A급 생명체 표시에 다 체크를 하자 마력이 쭉 빠져나갔다.
그러더니 붉은 점으로 되어 있는 지도 중앙, 나를 뜻하는 지점에서 파란색으로 원이 생겨났다.
이 지점 안에 들어와야지 포착이 되는 것 같았다.
“크기가 작긴 하네.”
뭐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지금 내 주변에는 생명체가 아무도 없군.
흠…… 국경선으로 가 볼까?
계속 남쪽으로 달리면 될 거 같은데.
용신은 왠지 안 잡힐 거 같고, 그럼 신성제국의 황제는 드래곤과 전쟁을 시작하겠지.
그렇게 되면 남쪽 국경선에 적들이 모일 것이다.
그때 메인 퀘스트라도 나오면 그거 따라서 신성제국 병사들이랑 싸워야지…….
그렇게 하염없이 남쪽을 달리며 용언 마법을 이리저리 실험한 지 열흘째.
국경선 근처까지는 왔는데 메인 퀘스트는 여전히 조용했다.
대신 국경선 근처에 오니 레이더에 슬슬 존재들이 뜨기 시작했다.
남쪽 지역에 C급을 뜻하는 초록색 점이 밀집해 있었으며, B급을 뜻하는 파란색 점도 C급과 함께 같이 있었다.
A급을 뜻하는 남색 점은 없는 걸 보니 용사는 아직 국경선에 당도하지 않은 듯했다.
“화염전차와 같이 은폐한다.”
그러자 용언을 사용하겠냐는 메시지가 떴다.
이를 수락하자 서서히 투명해지는 나와 화염전차.
그 상태로 하늘 위로 높게 날아 접근했다.
붉은 대지가 칼로 자르듯이 끝나고, 커다란 성벽이 지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꽤 커다란 군사도시가 형성되어 있었으며, 성벽 밖에는 순백의 깃발을 든 병사들이 사열 중이었다.
그리고 B급인 파란색 점들이 성벽 밖에 대부분 포진해 있었다.
출진 준비를 하는 건가?
“소리를 확대한다.”
마나가 한차례 빠져나가며 저들의 소리가 증폭되기 시작한다.
“3군단이여. 우리가 할 일은 단순하다. 저 성벽 너머의 용의 대지를 조사하는 일! 이름만 용의 대지지 지금까지 드래곤이 발견된 적은 없었다…….”
그러며 안심하고 조사를 하라는 취지의 연설을 하는 성기사들.
B급인 거 보면 용사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강한 이들.
신성제국에서 꽤 신경을 써서 부대를 보낸 느낌이 들었다.
저들이 조사하러 오는 거 그냥 놔둬야 하나?
그때 잠잠하던 퀘스트 창이 떴다.
[서브 퀘스트]
[신성제국의 황제 에른하르트 5세는 혼돈에 귀의했습니다. 그는 애초에 목표로 하던 드라키나의 드래곤 하트를 얻지 못하자, 용의 대지를 조사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선회했습니다. 신성제국이 북방 용의 대지를 조사하지 못하도록, 조사하는 신성제국부대를 타격하십시오.]
[신성제국의 3군단 소속 정찰대를 궤멸시켜라.]
[퀘스트 보상]
SP 10000
추가능력치 +3
3군단이면 저 적들을 말하는 거지?
정찰대만 궤멸시키라는 건가.
가만히 지켜보니 부대 전체가 진군하지 않고 일부 기병대가 다시 편제되고 있었다.
보상은…… 짜군.
서브 퀘스트치고는 많은 편인가?
사실 드라키나의 드래곤 하트를 부수라는 퀘스트가 보상이 좋긴 했지.
용신각성을 막기 위해서인지 아낌없이 보상을 풀었으니까.
원래는 이 정도 수준이긴 했어.
아쉽지만 그래도 일단 수락은 눌렀다.
수락 누른 김에 용신각성 퀘스트를 보니 퀘스트 진행률이 15%정도.
발키리들이 추격하는데 오히려 하루에 1% 꼴로 빠르게 회복 중이었다.
이거 용신 금방 회복하겠는데?
이대로라면 막대한 용신각성 퀘스트 보상을 받을 생각에 흐뭇해 하고 있자니 갑자기 메시지가 떴다.
[보상 준비해 봤어. 소환해 줘.]
열흘 만에 드라키나에서 온 메시지.
응? 벌써 보상이 준비되었다고?
C급 때는 뭐 줄 거도 없을 거 같은데.
“귀환.”
칼바인에서 소환하기는 좀 그래서 일단 지구로 귀환하기로 했다.
지구로 온 나는 집으로 돌아가 사도의 정원 창을 열었다.
드라키나가 있는 쪽을 향해 [소환]을 눌렀다.
[C급 사도 드라키나를 소환하시겠습니까? 한 등급 낮은 사도를 소환할 시, 일일 SP가 500 소모됩니다.]
한등급 낮은데도 SP가 소모되냐?
500밖에 안 되긴 하다만 쩝…….
예를 누르자 내 앞에서 푸른색의 포탈 게이트가 열렸다.
그리고 거기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드라키나.
날씬하게 쭉 뻗은 다리에 볼륨감 있는 몸매.
피부는 새하얗고 붉은 머리에 붉은 눈이 인상적인 서구적 느낌의 미인이다.
몸매에 비해 얼굴은 좀 어려 보였는데, 아직 성인은 아닌 느낌이랄까.
키는 나보다 살짝 작은 정도로 175은 넘어 보인다.
외모는 정말 디아나랑 비슷한 급인 거 같은데, 입고 온 옷이 참 눈에 거슬렸다.
오크 아릭 시절 입던 누더기.
저 사기적인 얼굴 때문에 누더기가 빈티지로 보이는 거지, 안 그랬으면 영락없는 거지 패션이다.
군데군데 비치는 속살이 새하얗지만, 아릭 시절 옷을 보니 오크 모습이 생각나서 여자로 잘 안 느껴졌다.
“옷이 그게 뭐냐?”
“이게 얼마나 편한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하는 드라키나.
“그거 입느니 그냥 벗고 다녀라.”
“옷 벗으라고? 인간은 그럼 생식활동 하는 거 아냐? 그거로 보상하면 돼?”
오케이하면 바로 옷을 벗을 듯이 누더기를 벗어던지려는 드라키나.
잠시 끌렸지만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번 하려고 드래곤 하트 조각을 날릴 순 없지…….
“……아니. 생각한 거 말해 봐.”
“이 얼굴 인간 취향이 아닌가? 역시 아릭 스타일로 했어야…….”
“아릭 스타일로 하면 사도의 정원에서 확 쫓아낸다.”
끔찍한 소리를 중간에 차단했다.
그러자 입을 삐죽이던 드라키나가 말문을 열었다.
“나 태워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