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상태창 2개-61화 (61/240)

<내 상태창 2개 - 61화>

60. 올림포스의 정원(1)

오호.

[의식하지 마세요. 들킬 수 있습니다. 제가 드래곤 하트에 몰래 주입하겠습니다.]

죽어라, 언데드들!

“불사조. 최대 화력 가자!”

[응? 갑자기 왜…….]

“빨리, 빨리! 달려!”

[알겠다.]

고개를 갸웃하더니 하늘을 나는 불사조. 크게 몸을 부풀리더니 그대로 화염의 파도를 언데드들에게 뿌린다.

“죽어라. 사악한 언데드들! 뇌신!”

나도 그대로 서서 번개를 뿌렸다.

어두운 구름이 낀 하늘에서 번개가 몰아치며 언데드가 그대로 먼지로 산화한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지.

마력 총동원 간다.

“집중 강화. 뇌신.”

콰르르르르.

전장을 가득 메우는 벼락.

하늘에서 떨어진 누런 번개는 바닥에 닿자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2차 피해를 입힌다.

해가 지고 먹구름이 껴 어둑어둑했던 전장이 순식간에 밝아진다.

[레벨 업하였습니다.]

레벨은 벌써 87.

3일 밤낮을 싸우고 경험치도 사도 지휘자로 저절로 얻으니 오르는 속도가 아주 미쳤다.

그에 반해 SP는 쥐꼬리만큼 얻었고, 능력 흡수도 제로에 가까운 상태.

같은 종류의 몬스터에게 얻는 SP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하나당 0.001까지 떨어질 줄은 몰랐다.

능력 흡수도 제로에 가까운 상태.

오로지 경험치에 특화된 녀석들이다.

레벨 업이나 하자!

[크로노스의 파편을 받았습니다.]

[엘리시움을 인지합니다.]

[시간을 다루는 크로노스와 올림포스의 천국인 엘리시움은 분명 관련이 있을 겁니다. 거기에 하나 더 발견한 것이 있는데…….]

[우르드의 파편을 받았습니다.]

[발할라를 인지합니다.]

발할……?

아. 언데드 잡자!

[우르드는 중립 진영 아스가르드의 과거의 여신입니다. 그녀 역시 시간을 다루죠. 세계수 안에 중립 진영의 파편까지 있다니…… 당신에게 너무 많은 짐을 주는 건 아닌지 염려되는군요.]

으아아. 이 짐덩이 언데드들이 너무 많아!

[이 파편, 양 진영에서 분명히 의도가 있어 세계수에 설치를 한 것입니다. 지금 당장 모두 빼면 저들이 알아차릴 수 있으니, 일부만 드리고 나머지는 좀 더 알아본 후 넘겨드리겠습니다. 두 핵을 설치하면서 드래곤 하트를 조절했습니다. 이제 생각을 자유롭게 하시지요.]

그러면서 뿌리가 내 발을 풀고 사라진다.

아휴.

생각 읽히는 거 너무 싫다.

SP가 이제 한 14만 있는데…….

빨리 100 찍고 생각의 자유를 얻어야겠어.

“하압!”

가볍게 검을 베어 언데드를 학살하며 생각했다.

크로노스, 우르드…….

시간을 담당하는 신의 파편에 이 둘은 동맹 관계라 이거지…….

거기에 우르드는 과거의 여신이라.

케브리안이 부서진 행성이라고 하면서 시간을 계속 원점으로 돌리는데, 그거랑 연관이 있는 건가?

아직은 정보가 더 필요하군.

엘리시움이랑 발할라 인지는 했는데 뭐 어쩌라는 건지.

짜증 나서 언데드를 학살했다.

레벨이 90이 될 때까지 계속 적을 없애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적의 추가 부대가 오질 않았다.

하나 먹구름은 아직도 그대로 있었으며, 해가 완전히 지는 상황.

밤이 되면 언데드가 더 강한데 오질 않는다?

“뭔가 불안한데.”

“그러게. 계속 들이치던 애들이 안 오니까…….”

쿵. 쿵. 쿵.

갑자기 땅이 울린다.

풀이 사라진 황무지 저 너머에서 새하얀 안개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저거…… 예전에 봤던 유령인가?

그리고 그 가운데에 거대한 무언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검은색 스켈레톤……?”

“크기가 너무 큰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땅을 흔들 정도로 거대한 존재감.

유령 부대와 함께 다가오는 해골 거인은 총 3기.

“하늘에……!”

하늘에는 예전에 보았던 언데드 마법사 리치가 부대를 이루어 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호위하듯 지키고 있는 데스나이트.

검은 갑주를 입은 해골 기사는 연회색의 유령마를 타고 리치와 함께 이동해 왔다.

[지구 여러분. 드디어 제가 먹을 만한 양식이 되었군요.]

먹구름 속에서 크게 비춰지는 사령대제의 얼굴.

그는 화면 속에서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D급이라니, 지구의 신들은 뭐 하기에 이 오랜 시간 동안 능력이 그것밖에 안 된단 말입니까? C급 정도는 잡아먹어야 저도 간신히 흑자라고요. 삼 일 동안 제가 잘 키워 놨으니, 이제 수확을 해야겠어요. 시간도 없고.]

그는 쩝쩝거리다 씩 웃었다. 눈이 아주 해맑게 번들거리는 게 소름이 끼쳤다.

[맛있게 먹혀 주세요!]

짝.

그가 손뼉을 짝 치자 일제히 적이 돌진해 오기 시작했다.

[사령대제가 드디어 나섰군. 나도 전투에 참여하겠다. 하늘은 내가 맡지.]

우리 쪽 방면을 맡은 천사가 하늘 위에서 날개를 펼치자 빛이 사방으로 퍼진다.

그리고 생기는 순백의 전사들.

마치 정령처럼 반투명한데 모습은 인간 같다.

천사가 검을 뽑아 들자 일제히 허공을 달리며 리치 쪽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한다.

하늘은 됐고…….

“저희도 막죠.”

“알겠습니다.”

쿵. 쾅. 쿵. 쾅.

해골 거인들이 갑자기 속도를 낸다.

같이 발맞추던 유령은 뒤따라오는 격이 되어 버렸다.

“뇌신!”

전격을 발출했지만 해골 거인의 몸에 닿나 싶더니 그대로 흡수된다.

허. 뭐야.

데미지 제로?

가까워지니 그 크기가 더욱 압도적이었는데, 하반신까지밖에 보이질 않았다.

“쏴라!”

신성력이 깃든 화살이 일제히 날아가고, 이동을 방해하는 마법이 펼쳐진다.

돌벽이 올라오고 땅이 질퍽질퍽한 늪처럼 변형된다.

하지만 모든 게 소용이 없다.

“집중 강화!”

집중 강화 후 여의를 확장한다.

신성력과 절삭력을 우선으로.

휘황찬란한 빛과 함께 뻗어 나가는 여의.

이를 들고 화염 전차를 이끌어 그대로 날아오른다.

“하앗!”

해골 거인의 허리를 그대로 반으로 쪼갠다.

캉. 하는 느낌과 함께 검이 튕겨 나가려고 한다.

양손으로 검을 쥐며, 다시 한번 힘을 내 본다.

서서히 타오르는 해골 거인의 허리.

하나 그런 나를 잡겠다는 듯, 거대한 팔이 무시무시하게 날아온다.

인간한테 잡히는 모기의 느낌이 이런 건가?

검을 축소한 채 화염 전차를 급히 하강시켰다.

휘잉.

공격을 피한 자리에 바람이 불었다.

한 대 맞으면 골로 가지 않았을까?

아까 공격한 허리뼈 쪽을 보니 신성한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효과가 없지는 않군.

계속해서 타오르던 허리뼈는 어느 순간 뚝 끊어졌다.

그리고 서서히 낙하하는 해골 거인의 상반신.

내 쪽으로 떨어지기에 화염 전차를 재촉하며 자리를 피한다.

쾅!

땅이 그대로 움푹 파인다.

대체 상반신이 얼마나 무거운 거야.

저놈도 언데드인데 상반신만으로 움직이려나?

“어?”

쓰러진 거인의 몸이 서서히 분해되기 시작한다.

입자 하나하나씩 땅에 스며들더니, 시커멓게 물드는 대지.

그리고 거기서 검은 해골이 하나둘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검은 거인의 인간형 크기라 보면 될까.

그들은 몸을 잠시 삐걱거리더니, 곧바로 각성자 부대를 향해 나는 듯이 달려갔다.

그리고 학살당하는 각성자들.

“으아아악!”

“공격이 안 먹혀!”

요 3일간 C급으로 오른 각성자도 많았고, 다들 강화 언데드에 공격이 먹혀 사기충천한 상태였는데…….

이번 검은 해골은 차원이 달랐다.

“불사조. 자율 전투다. 힘 팍팍 써!”

[그래. 나도 저 거대 해골 거인에게는 큰 피해를 못 입히니, 작은 해골을 상대하겠다.]

그러며 날아가는 불사조.

날갯짓으로 불의 파도를 크게 날린다.

다행히 녀석의 공격은 먹히는지 검은 해골이 타올랐지만, 단번에 소멸하지 않아 불난 채로 각성자에게 덤벼들었다.

으으…… 오합지졸처럼 무너지는 각성자 부대.

3일 동안 나름 열과 성을 다해 레벨 업을 시켰는데 가슴이 아프다.

쾅!

다른 두 해골 거인은 각성자들을 개미처럼 짓밟고 있었다.

다들 진형 따위 의미 없는 걸 알기에 산개해서 도망치고 있지만, 크고 빠른 해골 거인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거인을 일단 해체해야겠어!

“뇌신!”

집중 강화가 끝나 여의에 뇌신을 담고 해골 거인에게 돌진한다.

아까 뚫어 버렸던 척추뼈를 이 녀석한테도 노린다.

휭. 휭.

해골 거인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고 허리로 파고든다.

그대로 검을 찌르지만, 집중 강화가 풀린 탓인지 전혀 들어가질 않았다.

“큭…….”

캉! 캉!

계속 휘둘러도 척추뼈가 지랄같이 단단하다.

손아귀는 이미 찢어지고 어깨도 작살이 났다.

그때마다 회복되는 세계수의 축복이 아니었다면, 이미 몸을 뺐겠지.

하지만 부서지고 회복하고, 부서지고 회복한다.

해골 거인이 한 걸음 더 걷기 전에, 수십 번을 한 군데만을 노리며 검을 찍어 내렸다.

화르르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즈음.

허리뼈가 살짝 금이 가며 신성한 불꽃이 피어오른다.

좋아. 여긴 됐어.

바로 장소를 이동해 다른 해골 거인 쪽으로 가 동일한 패턴을 반복했다.

“하아…… 하아…….”

무한 정력의 힘으로 인해 쉽게 지치진 않았지만, 찰나의 시간에 온몸의 힘을 다 써서 극도로 피로했다.

화염 전차 위에서 몸이 튕기지 않도록 조절하며 검을 내리찍는 게 너무 힘든 컨트롤이다.

기예와 민첩이 받쳐 주지 않았으면 역부족이었겠지.

“으아아악!”

“살려 줘!”

“뜯긴다…… 뜯어 먹혀…….”

하나 두 거인을 분해시켰다지만, 전장 상황은 암담했다.

진형은 완전히 무너졌고, 검은 해골은 전장을 휩쓸고 있었다.

하늘 위의 상황이 괜찮은가 보니 그쪽도 딱히 누가 유리하다 할 거 없이 백중세.

불사조 혼자서 열심히 마력을 쓰고 있지만, 이번 적은 강했다.

다 쓸어 버리긴 도무지 역부족.

나도 빨리 합류해야겠어.

땅으로 내려가, 화염 전차를 자유롭게 달리게 한다.

최근 이동 수단으로만 썼지만, 지금은 이 녀석도 공격 수단으로 써야 할 때다.

미친 듯이 달리며 주위를 불태우는 화염 전차.

다행히 검은 해골도 그 불길을 피하지는 못한다.

[레벨 업하였습니다.]

레벨을 확인하니 어느새 93.

언제 이렇게 올랐대?

이거 여기서 싸우다 보면 레벨 100 될지도 모르겠다.

SP도 충분하니…… 괜찮아.

불사조도 화염 전차도 내보내고 땅에 발을 디딘다.

나를 보자마자 검은 해골의 입가가 씩 올라간다.

해골의 턱뼈가 덜덜 떨리며,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여기서 얌전히 잡혀 주셔야겠습니다.”

“킬킬킬.”

“당신의 동료는 제 소중한 SP로 쓰도록 하죠.”

“킬킬킬.”

사방에서 날 포위한 채 웃어 젖히는 검은 해골.

일제히 뛰어오르며 나에게 다가온다.

여의를 확대하며 하늘을 그대로 벤다.

일제히 타오르는 검은 해골.

“뇌신, 아이스 스톰.”

한 손으로는 번개를 발출하고, 한 손으로는 마법을 사용한다.

얼어붙고, 감전되며 서서히 사라지는 검은 해골.

적들이 다가오면 마법을 멈추고 검을 다시 휘두르면서 적을 학살한다.

나만이 이들을 제압할 수 있다.

다만…… 이 녀석들. 숫자가 끝이 없다.

[레벨 업하였습니다.]

퇴로를 확보하기 위해 뒤로 빠지며 사방에 마법과 뇌신을 퍼붓는다.

100을 찍었던 마나지만 화염 전차에 불사조에 마법에 뇌신까지 다 사용하니 금방 텅텅 비려고 한다.

“언제까지 그렇게 마나를 쓸 수 있겠습니까?”

“킬킬킬.”

“얌전히 잡히시죠.”

아오! 뭐, 이리 많이 튀어나와!

일단 뒤로 빠져야겠는데…….

어느새 전장은 징글맞은 검은 해골과 유령이 전부다.

화염 전차 역소환하고 다시 소환.

그리고 불사조도 빼려는 순간, 갑자기 남은 마나가 쭈우욱 빠진다.

그리고 어두웠던 전장이 크게 빛을 발하며 삽시간에 불바다가 된다.

동시에 두 번이나 오르는 레벨.

[주인. 난 잠시 쉬도록 하지…….]

이마가 따끔하더니 불사조가 저번에 들어왔을 때와 같은 느낌이 난다.

그리고, 내 마나도 싹 다 사라졌다.

[드래곤 하트의 마나 재생이 발동합니다.]

예비 마나통이 발동하자 가슴 결에서 금방 채워지는 마나.

와! 이거 기똥찬데?

보조 배터리가 배터리 단번에 충전해 주네.

“아니!”

“마나가 재생했다!”

“이상한 기운이 느껴진다!”

“뭔가 있다.”

“뭔가 있어!”

“잡아라!”

갑자기 킬킬 웃던 해골들이 웃음기 싹 뺀 채 광분하며 달려온다.

원래보다도 두세 배는 더 강해진 채 달려오는 모습에 광기마저 느껴졌다.

번개를 갈겨도 여의를 휘둘러도 단번에 사라지지 않고 불꽃을 묻힌 채 무섭게 달려오는 검은 해골.

유령도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음. 이건 일단 튀어야 해.

화염 전차를 소환해서 그대로 도망쳤다.

“잡아야 한다!”

“잡아야 한다!”

해골과 유령이 동시에 외치는데 소름이 돋는다.

뒤로 빠져도 어느새 퇴로가 장악되어 있고 사방은 적 천지다.

아오! 이 지구인 아군은 언제 다 쓸려 버린 거야?

땅에서 세계수의 뿌리가 나와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하늘 위로 튀자!

“잡는다!”

“잡는다!”

하늘 위로 올라가자 데스나이트가 유령마를 이끌고 미친 듯이 돌진해 왔다.

천사가 소환한 이들이 그들을 공격했지만, 그대로 공격에 맞으면서도 미친 듯이 이리로 온다.

“큭.”

2차는 공중전인가.

여긴 그래도 아군이 많긴 하네.

데스나이트의 돌진에 대비하며 번개를 쏘려 할 때, 갑자기 메시지 창이 떴다.

[폴룩스가 사용자의 위험을 감지했습니다. 그가 페널티를 감수하고 자신의 힘을 직접 사용하여 당신을 소환합니다.]

엑?

별로 안 위험한데?

하늘로 잘 튀었구먼?

하나 내 몸은 순식간에 하늘에서 내려온 빛에 의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SP는 충분하고 레벨은 96.

4레벨 남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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