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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태창 2개-6화 (6/240)

<내 상태창 2개 - 6화>

5. 각성자 등급 E(1)

2배 경험치는 생각보다 상당히 쏠쏠했다.

던전 안 임프 10마리를 잡자 레벨 업을 했으며, 던전 클리어 보상으로 경험치를 100을 또 줘서 지금 레벨은 2.5.

질서 진영의 상태창에서는 민첩을 찍고, 중립 진영의 상태창에서는 행운을 다시 찍었다.

협회 직원 덕에 편하게 집에 도착해서 씻고는 공략집을 한번 펼쳐 보았다.

별 추가된 내용은 없었다. 아마 레벨 5까지는 별 내용이 안 나오지 않을까?

각성자 등급이 E급으로 업그레이드되어야 새 내용이 나올 것 같다.

인터넷에서도 별 내용은 없었다.

“F급 각성자 이야기는 역시 별로 없긴 하네.”

그냥 겁먹지 말고 제대로 싸우면 이길 수 있으니까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대부분이었다.

간혹 ‘임프 약점이 뿔이니까 뿔을 노리세요.’ 등등 나도 몰랐던 괜찮은 팁도 있었지만.

F급 이야기에는 마음가짐에 대해 말하는 글이 제일 많았다.

솔직히 현대인이 싸울 일이 얼마나 되겠는가.

힘과 덩치가 임프보다 우위더라도 전의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겠지.

뭐, 별 내용 없네. 빨리 자고 협회에 다시 출근해야겠다.

던전도 경험치 버프일 때 많이 가 보고…….

협회 건물 안에는 트레이닝 센터도 있다는데, 각성자는 공짜로 가르쳐 준다고 했다.

거기서 수련을 받으면 기예 능력치를 올릴 수 있을까?

무술도 가르쳐 준다니까. 신체는 올릴 수 있을 것 같고.

마력은 어떻게 수련하지?

“마력 방출.”

펑!

침대에 누워 있는 채로 그랬다가 몸이 침대 위로 살짝 붕 떴다.

침대가 망가졌나 놀라서 보니 침대에는 이상이 없었다. 어휴.

파이어 볼트 말고 다른 마법이었으면 마력을 다 소모할 텐데, 이건 불날까 봐 못 쓰겠네.

에이. 그냥 자자. 협회에서 수련하지 뭐.

F급 던전을 처음 클리어한 지 열흘이 지났다.

다음 날에도 던전을 간다고 하니까 나름 주목을 받았지만, 세상에 열심히 사는 건 나만 있는 게 아니다.

나 말고도 여러 명이 매일같이 던전을 가고, 협회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이제는 얼굴이 익숙해져서 가볍게 인사를 하고 지나갈 사이.

그러면서 던전 안의 엘프에게 마법도 하나씩 챙겨 배우면서 스킬도 얻었다.

파이어 볼트, 윈드, 아이스 애로우, 라이트, 실드.

[마법 1레벨]

[마나를 다루는 이적, 마법 스킬을 얻으셨습니다. 지구의 인간에게는 생소한 분야입니다. 언령을 통해서만 마법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마법의 위력이 본래에 비해 오십 퍼센트 감소합니다. 1서클 마법만 사용 가능합니다.]

2서클 마법은 F등급에서는 터득할 수 없다고 엘프들이 가르쳐 주지 않았다. 쩝.

지금 퍼 줄 때 배워야 하는데.

어쨌든 열흘간 2배 버프와 함께 열심히 몸을 혹사한 결과, 어느덧 레벨도 5를 찍고 스테이터스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름 - 김지호

클래스 - NOVICE

수호신 - 쌍둥이자리의 신 폴룩스

칭호 - 박쥐 각성자

레벨 - 5

힘 ? 7, 민첩 ? 7, 마력 ? 6]

[이름 - 김지호

클래스 - 초보자

수호신 - 화산의 신 아우렐리아

칭호 - 없음

레벨 - 5

신체 ? F+, 마력 ? F+, 기예 ? F, 행운 ? E+]

질서 진영 능력치는 그냥 균등하게 올리고 있고, 중립 진영 능력치는 행운에 몰빵한 나머지 F-에서 5등급이 올라가는 바람에 E+까지 되었다.

이쯤 되니 너무 행운 독주인 거 같은데, 기예같이 아직 F인 능력치를 올려야 하나 슬슬 고민이었다.

“벌써 레벨 5라고 하셨습니까?”

“아니 어떻게…… 경험치 계산을 해 봐도 최소 이십 일은 걸리는데요.”

5레벨을 찍은 김에 등급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협회 직원에게 문의하자 모두들 경악했다.

“튜토리얼 때 오 분 만에 클리어하니까 경험치 두 배 버프를 주더라고요. 인터넷에 나와 있길래 도전해 봤는데.”

“아! 그런 사실이…….”

“이거 빨리 공식적으로 보고를 올려야겠군요.”

역시 이 정도는 인터넷 핑계가 잘 먹히는군. 협회 직원 하나가 어디론가 뛰어가자 내가 남은 직원에게 물었다.

“근데 등급 업은 어떻게 하나요?”

“아.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 선다.

건물 안에서 등급 업그레이드를 하는 건가?

뭐, 예전 마니아 시절 때 대충 들은 거 같긴 한데.

F가 E로 가는 거엔 별 관심이 없어서 기억을 안 했지.

[각성자 E급 승급실.]

그리 커 보이지 않은 방에 들어서자 드워프 셋이 라운드 테이블을 둘러싸고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아주아주 커다란 머그형 맥주잔에 참이슬을 벌컥벌컥 부어 버리는 게 인상 깊었다.

“여기 인간들 맥주는 너무 도수가 낮아.”

“그래도 소맥이라는 좋은 문화를 배웠어.”

“오. 란드로프. 내가 이 지구에 와서 제일 마음에 드는 게 바로 소맥이야.”

“1:1 비율 정말 맛있어. 사랑해요, 소맥. 사랑해요, 김치.”

흠…… 1:1이라니. 미친놈들이야.

쩝쩝. 짭짭. 벌컥벌컥.

술안주로 김치 삼겹살을 손으로 잡아 우걱우걱 먹는다.

신기한 게 저렇게 야만적으로 먹는데 바닥에 하나도 안 튀네.

수염이 다 가려 준다. 앞치마냐.

“저…… 이번에 E급으로 승급하실 각성자 분을 데리고 왔습니다.”

“12기 각성자인가? 사십일 만이면 그래도 빠른 편이구먼.”

“그래. 지구 인간들치고는 빠르지.”

“읍…… 읍…… 캬! 쩝. 쩝. 내 잔 좀 채워 줘, 칸돌프. 내가 크리스탈 작동시키고 올게.”

맥주랑 김치 삼겹살을 흡입한 드워프 하나가 일어나더니 방 안쪽으로 뒤뚱뒤뚱 걸어갔다.

나는 그가 비운 술잔을 잠시 바라보다 그 뒤를 따랐다.

아, 2배 버프 끝나면 한잔해야겠어.

“그래. 인간, 별자리는 황소자린가? 12기가 황소자리잖아.”

“아. 저 13기입니다. 쌍둥이자리요.”

“쌍둥이자리? 엑. 그럼 열흘밖에 안 되었을 텐데. 그게 가능한가?”

“경험치 두 배 버프를 받아서요.”

“아하! 그러고 보니 우리 동료들한테 들은 거 같군. 설명도 안 듣고 방패 들고 바로 돌진한 미친놈이 있었다고.”

“그 미친놈이 바로 접니다.”

“하하하! 이거 재밌는 친구구먼. D급 되면 우리 테이블에 한번 초대하지. 자네는 D급이 금방 될 거 같아. E급은 소주 스무 병도 못 견디더라고.”

D급은 견뎌지냐?

웬만하면 마주치지 말자고 생각하며 드워프가 크리스탈을 매만지는 걸 구경했다.

던전핵처럼 생겼네.

“자. 세팅 다 됐네. 13기로는 첫 번째로 승급하는군.”

“뭐 하면 됩니까?”

“가서 그냥 만지면 되네. 아, 전직할 클래스도 나올 테니 신경 써서 골라 봐.”

엄청 간단한데.

E급부터가 진짜 각성자라더니, 여기까진 그냥 초보자 탈출이라 그런가.

뭐, 편하면 좋은 거지.

크리스탈을 만지자 반투명 메시지 창이 떴다.

[각성자 김지호.

레벨 5 확인.

능력치 적성 확인 중…….

선택 가능 클래스 - 전사, 마법사, 암살자.

클래스를 선택해 주십시오.]

전사, 마법사, 암살자, NOVICE.

지호야.

너만 믿는다. 지호야.

그래도 니 덕에 상태창 한 개 더 얻어서 꿀 빨면서 승급하는 거니까.

니 공략집이 맞겠지.

D급에서 전직하면 되는 거 맞겠지……!

[경고. NOVICE 클래스를 선택하셨습니다.

이번 기회에 클래스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다음 승급 때까지 클래스 선택이 불가합니다.

정말 NOVICE 클래스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예스!”

[경고. NOVICE 클래스는 아무런 특전이 없는 초심자 클래스입니다.

정말로 선택하시겠습니까?]

아, 자꾸 사람 마음 약해지게 경고 메시지가 뜨네.

괜찮아. 괜찮다고!

예를 클릭하고 또 클릭했다.

무려 네 번의 경고 메시지를 넘기고 나서야 난 노비스를 사수할 수 있었다.

아…… 잘하는 짓일까.

[E등급 각성자로 승급하셨습니다.]

[스킬 레벨 제한이 +2 오릅니다.]

[스킬창이 확장됩니다.]

[스탯 포인트를 2를 얻습니다.]

[NOVICE 클래스를 유지하셨습니다. 추가 보너스 능력치를 얻지 못합니다.]

[수호신과의 제한적인 교신이 가능합니다.]

온몸에서 샛노란 빛이 퍼졌다.

한번 번쩍하더니 존재감 없이 희미해지는 노란빛.

날 지켜보던 드워프가 떨떠름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어…… 이상하네. 술을 너무 먹었나? 노란빛은 노비스일 때 나오는 건데.”

“잘 보셨습니다.”

“뭐, 뭣. 노비스를 선택했다고? 잘못 눌렀나? 아니, 경고를 그렇게 줬는데도?”

“아뇨. D등급 때 전직하려고요.”

“어허. 이 친구 미쳤다 미쳤다 하니까 진짜 미쳐 버렸구먼?! E등급에서 D등급 가는 게 쉬운 줄 알아? E등급 던전부터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드워프는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더니 술 마시던 테이블로 뛰어가 자기 맥주잔의 소맥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어후. 이런 미친놈을 봤나. 또라이 보니 술맛 나네.”

“아까 니가 말하던 거 진짜야?”

“그래. 저놈 노비스 골랐대!”

“와. 재 진짜 미쳤구나? 노비스면 술 같이 못 먹겠네. 쯧쯧. 그래도 미친놈이랑 한잔해 보고 싶었는데.”

이미 드워프들의 머릿속에 나 김지호는 D급으로 승급 불가능하다고 결론이 난 상태인 거 같았다.

아. 반응이 왜 저래.

내가 정말 미친 짓 한 거 같잖아.

“지호 씨. 아니죠? 노비스 아니죠?”

“맞는데요.”

“아아아아! 왜 그랬어요! 무슨 생각으로!”

협회 직원은 자기가 죽을 듯이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아, 씨. 그러지 마. 제발.

다 큰 뜻이 있다니깐…….

[폴룩스가 흔치 않은 선택을 한 각성자를 흥미롭게 주시합니다.]

[아우렐리아가 이런 멍청이의 수호신이 된 것에 대해 깊이 후회합니다.]

화산의 여신은 처음부터 맘에 안 들어 하더니.

뭘 후회까지야.

앞으로 잘할 테니 상태창만 뺏어 가지 말아 주세요.

[폴룩스가 남자임에도 자신의 관심을 끈 김지호 각성자에게 자신이 아끼는 특별한 스킬을 내립니다.]

오. 특별한 스킬?

[A급 스킬 ‘무한 정력’을 터득했습니다.]

야이 씨X…….

아니. 정력이 꼭 그런 의미는 아니잖아.

심신의 활동력이란 의미도 있다고.

A급 스킬이면 엄청난 거야. 그래. 설명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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