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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살아있다-280화 (280/313)

# 280

2부 77화 나는 아직 살아있다.

쾅-!

모든 혈관이 폭발하면 아마 이런 기분일 것이다.

문을 박차고 여는 순간 정면에서 불어오는 감각의 물결에 나는 두 눈을 크게 떴고 손의 연장선인 권총을 들어 올렸다.

미친 듯이 흔들리는 흑백의 러프와 마치 방안에 회색 비가 내리듯 수없이 머리를 떠도는 위험신호.

눈가는 미세하게 떨려왔고 권총의 조준선과 감각의 폭풍이 뒤섞인 눈앞에는 자신의 존재감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뿜어내고 있는 교주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조각을 깎아 놓은 듯 인위적인 얼굴을 한 채 하얀색 정장을 입고 있는 교주는 그날과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괴물이 사람의 탈을 쓰고 있는 그 이질감만큼은 그때보다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교주는 묘한 시선과 함께 와인 잔을 입으로 가져가며 여유로운 시선을 나에게 던졌다.

“- - - - - -”

심장이 폭발한다. 근육이 팽창한다. 긴장의 터널 속을 표류하던 시간은 멈췄고 오직 인외의 존재만이 헤엄치는 시간대가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교주의 희미한 웃음과 와인 잔에서 찰랑거리는 붉은색 액체.

고풍스럽게 꾸며진 교주의 방에는 박살 난 문에서 떨어져 나간 경첩과 먼지가 허공을 수놓았고 나는 온 힘을 다해 멈춰진 시간 속에서 총구를 옮겼다.

감각이 넘치다 못해 터질 것만 같다. 이대로 이 공간에 몸을 던진다면 나 스스로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움직이면 놈의 머리로 사선이 연결된다.

“- - - - - -!!!”

탕- 탕 탕탕! 탕탕탕!

그리고 이 모든 컷신은 방아쇠라는 슬라이드를 내리자 다시 재생되기 시작했다.

폭발하는 심장 소리에 맞춰 움직이는 검지와 충실하게 밀려나는 방아쇠.

총구에서는 화염이 터져 나왔고 놈을 향한 총알은 대기를 가로질렀다.

첫발에 놈이 들고 있는 와인 잔이 터지고 두 번째 발부터는 재수 없이 웃고 있는 얼굴과 머리통으로 향했다.

하지만 나와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교주는 진화된 변종이라는 이름답게 총구의 방향을 보고 최소한의 회피 이동을 했다.

아슬아슬하게 귀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궤적과 어깨와 가슴팍에 박히는 총알.

하지만 저지력이라는 것 자체가 통하지 않는 교주는 그러거나 말거나 머리로 날아오는 총알만을 피한 채 나와 눈을 마주했다.

그리고 나와 눈을 마주친 교주는……. 분명 입이 찢어져라, 히죽 웃고 있었다.

“- - - - - -.”

어이가 없었다. 순간 인지 부조화가 온 정신은 도대체 저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고 있는 것인지 묻고 있었다.

무기도 없이, 거기다 치명타만을 피하고 다른 공격은 그대로 맞는 기민한 움직임.

나는 한순간 교주가 미친놈처럼 보이며 좋지 않은 상황에 혹시 포기하지 않았나, 라는 안일한 생각까지 할 수밖에 없었다.

그간 미국에서 겪었던 위기로 변종의 능력이 더 극대화된 나다.

그리고 처음 만났던 교주의 존재감과 승률을 저울질해본 나는 충분히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이 자리에 선 것이고 지금 이 순간도 목숨을 걸 각오로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지원군이 없는 이상 교주는 여기서 죽는다. 죽는다? 정말로? 하지만 나는 의문을 가짐과 동시에 놈을 죽여야 한다는 본능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시간이 느리다. 한발, 두 발, 세 발. 마치 타임아웃처럼 총알의 개수가 떨어져 간다.

하지만 교주는 여전히 태도를 고수하고 있었고 드디어 공이는 허공을 때리며 총알이 떨어졌음을 알려주었다.

스릉-!

하지만 의문 속에서도 야속한 시간은 흘렀고 도망치지도, 싸우지도 않는 교주 덕에 하얀색 정장이 걸레짝이 될 만큼 충분한 피해를 줄 수 있었다.

물론 놈의 목숨을 뺏을 만큼 치명타는 아니었기에 나는 광신도들이 이쪽으로 몰려오기 전에 완전히 죽여야겠다는 판단을 했다.

허리춤에 손을 뻗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나오는 군용대검.

어젯밤 냉정함을 삼키며 갈고 갈았던 그 대검은 칼집에서 빠져 나와 사나운 비명을 지른다.

여기서 끝을 보자. 모든 일의 원흉과 내 가족을 괴롭혔던 늪의 근원은 뛰쳐나간 내 몸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마치 블랙홀처럼 끝없는 존재감을 풍기는 교주에게 쏟아지는 감각과 사선. 대검은 분명 놈을 향했다.

“인간은 희망 때문에 살고…….”

“- - - - - - -?”

두 쿵, 두 쿵, 두 쿵.

하지만 그 순간 내 대검은 교주의 목이 아닌 멈춰진 시간을 찌르고 있었다.

도망치지도 그렇다고 반격하지도 않고 달려드는 나와 눈을 마주치는 교주. 그리고 교주의 입에서는 처음으로 나온 육성은 분명 인간의 희망을 논하고 있었다.

밖에서 연신 타오르는 폭발과 모든 것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위태한 요소.

그러나 나와 눈을 마주친 교주는 너무나 고요한 눈빛과 목소리로 나를 비웃고 있었다.

마치 기차가 귀 옆을 지나가듯 심장이 미치도록 뛴다.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살 기회를 주기라도 한 듯 시간은 교주의 말을 끝으로 아예 멈춰버렸다.

“희망 때문에 죽지.”

도망쳐!

도망치라고!

순조롭게 나아가는 돛단배에 순간 폭풍이 멈춘 줄 알았다.

하지만 뒤늦게 위기를 알아챈 변종의 감각은 나에게 빨리 도망치라고 뒤에 숨어있던 거대한 파도에 반응하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차가운 피에 심장이 완전히 멈춘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리고 나와 눈을 마주친 교주의 눈동자에선 이 모든 비극을 상영하듯 거울처럼 내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소름이 돋는다. 목덜미가 서늘하다.

왜냐하면 반쯤 몸을 날리다시피 한 내 등 뒤로 트리니티강에 처박혀 죽은 줄로만 알았던 하얀색 변종이 섬뜩한 웃음을 매단 채 기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 - - - 끼익, 킥 -.”

환각이 아니다. 죽였다고 생각한 변종 놈은 가슴팍을 명중시켰던 작살의 흉터를 그대로 매달고 원수를 대하는 증오를 품은 채 나에게 손을 뻗고 있었다.

왜 나는 변종에서 가장 진화된 개체인 교주가 인간만을 부린다고 단정 지어버린 것일까? 마치 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거대한 존재감으로 변종의 기척을 감춰버렸던 교주.

교주는 포기한 것이 아닌, 내가 자신에게 모든 신경을 쏟아붓는 그 순간만을 기다린 것이다.

그래, 이곳은 작전의 격전지가 아닌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 개미지옥의 늪이었다.

‘선택해라.’

그리고 멈춘 공간 속에서 나는 교주의 미소가 무슨 의미인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이대로 손을 뻗어 대검을 찔러넣는다면 교주를 죽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바로 내 뒤까지 따라온 변종의 공격으로 인해 나는 그대로 죽거나 죽을 만큼 상처를 입을 것이 분명했다.

모든 후환을 제거하기 위해 동귀어진할 것이냐. 아니면 이기적인 삶을 살기 위해 방어를 할 것이냐.

희망 때문에 살고 희망 때문에 죽는다는 교주의 읊조림을 전혀 틀리지 않았고 나는 이 공간이 인간을 개미처럼 보는 교주가 유희를 즐기기 위한 공간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밑바닥을 보여라.’

시시각각 감각의 유리창을 깨부수고 들어오는 정상의 흐름에서 나는 강철을 품었다.

그리고 방황이 단념으로 바뀌는 시간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모든 신경과 본능이 보내오는 위험을 덧없이 외면했고 갈팡질팡 나아갈 방향을 잃을 뻔했던 대검을 앞으로 내질렀다.

그러자 흑백 러프였던 절망의 공간은 한순간 내가 가로지르는 한줄기 날빛으로 갈라져 버린다.

목숨을 버린 일격, 망설임 없는 나아가는 대검과 손은 내가 해봤던 그 어떤 몸부림보다 힘찼고 한낱 개미 같은 인간의 연약함을 즐기려 했던 교주는 얼굴에 미소를 지웠다.

내가 스스로 살기 위해 방어하고 그대로 도망칠 거라는 확신.

하지만 그 확신은 산산조각 부서져 버렸다.

“- - - - - -!!”

자신이 아는 인간은 죽음의 순간이 오면 그 누구보다 겁쟁이가 된다.

그리고 죽음을 외면하기로 작정한 인간은 누군가를 미끼로 삼아 살아남기도 하고 아니면 스스로 주저앉아 버리는 너무나 연약한 존재였다.

짐승과 다를 게 없다. 그들이 입 모아 말하는 영웅은 없었다.

하지만 항상 인간의 밑바닥만을 봐왔던 교주는 오늘 처음 ‘인간’ 곽동윤을 마주하고 경악이라는 표정을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땅 위에 나타나 처음으로 마주한 죽음의 위기.

교주는 내가 설마 동귀어진을 선택할 줄 몰랐다는 듯 황급히 몸을 움직여 공격을 막아내려고 했지만, 몸 안에 모든 것을 폭발시켜 이동시킨 내 움직임은 그보다 빨랐다.

푹. 끄그극!

“- - -끄아아아아아악!!!!!!!”

다른 피부는 질기다. 뇌를 파괴할 수 있는 부위는 이곳뿐이었다.

나는 생각과 사고가 잠시 멈춘 그 순간에도 용케 교주 오른쪽 눈에 대검을 쑤셔 넣었고 손잡이를 한 바퀴 돌려 안쪽에 존재하는 살덩이를 헤집어 놓았다.

그리고 한순간 공격을 허용한 교주는 두 개의 목소리가 겹치는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온몸을 버둥거렸고 깊숙이 박힌 대검을 빼내기 위해 발버둥 쳤다.

상상을 초월하는 생명력에 즉사는 하지 않았지만, 묵직하고 진득한 존재감에 박힌 거대한 바늘은 안쪽에서 젤리처럼 일렁이는 내용물을 쭉 쭉 빼내기 시작했다.

먹혀들었다. 강대한 적이라고 생각했던 교주는 날붙이 한 짝에 온몸을 덜덜 떨고 진창을 뱉어낸다.

힘이 빠진다.

됐다.

“- - - - 컥!”

그리고 0. 2초가 지나 먹물로 만들어진 해일이 몸을 덮쳐오는 느낌을 받는다.

내 입에선 처절한 단말마가 터져 나왔고 붉게 변하는 시야와 동시에 엄습하는 목숨의 대가는 자비가 없었다.

등에서 몰려오는 불로 지진 듯한 고통. 귓가로는 살을 뚫은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으며 흐릿한 시야 사이로 내 등을 관통해 앞으로 삐져나온 변종의 발톱이 보이기 시작했다.

입에서는 피가 터져 나왔다. 도대체 왜 그랬냐고, 왜 몸을 날렸냐고 비명을 지르는 감각은 축 늘어져 버린다.

그리고 내가 그 발톱을 잡고 반격을 시도하기도 전에 분노로 가득한 변종 놈은 나를 들어 올려 그대로 바닥에 찍어 눌렀다.

쿵, 쿵! 쿵!!

치명타를 허용한 대가는 너무나 컸다.

급소를 그대로 찔린 나는 놈의 강력한 힘 앞에 어찌 반격할 기회조차 가진지 못한 채 무자비한 공격을 당했고 마치 작살에 걸린 생선처럼 온몸을 퍼덕거리며 벽과 바닥에 미친 듯이 처박혔다.

이제는 단말마조차 나오지 않는 고통과 아예 빛이 꺼져버린 눈앞.

그리고 한참 동안 분풀이를 한 놈은 나를 마치 쓰레기처럼 허공에 휙 던져버렸고 온몸을 버둥거리고 있는 교주를 향해 재빨리 뛰어갔다.

쾅! 그리고 허공에 힘없이 던져진 나는 나무 벽에 그대로 처박히며 피를 울컥 뱉어냈다.

- - - - 삐이이이이.

[동윤아! 곽동윤, 이놈아!]

그리고 온몸이 걸레짝이 된 순간에도 앞주머니에 꽂혀있는 무전기는 무사했는지 숨을 헐떡거리는 노인의 목소리가 잡음과 함께 들려왔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마치 청각이 녹아버리듯 소리를 잡아먹는 이명에 잡아먹혔고 나는 입에서 피를 그르륵 거리는 대답밖에 낼 수 없었다.

구멍이 뚫린 명치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피와 차가워지는 온몸.

나는 서서히 멈추기 시작하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무거운 고개를 들었다.

“- - -낑, 낑낑 - -.”

그리고 고개를 들어 마지막으로 바라본 시야에는 마치 개처럼 끙끙거리며 바닥에 쓰러진 교주를 끌어안는 변종이 있었다.

그 섬뜩한 얼굴과 기세는 어디 갔는지, 안면에 대검이 꽂힌 교주를 들고 강아지처럼 낑낑거리는 하얀색 변종.

놈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죽어가는 교주를 어찌할 바 모르며 발을 동동 굴렀고 나에게 쏟아부은 분노가 어색할 정도로 애처롭게 울었다.

그리고 나를 처절하게 부르는 노인의 목소리와 어느새 산장 밖에서 솟아오르는 불꽃.

나는 폐부에 가득 차버린 피를 다시 한 번 뱉어내며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아빠!’

채연이는 눈을 정말 좋아했다. 그리고 하얗게 내린 눈은 하얀 마음을 가진 아이와 너무나 닮아있었다.

환한 웃음,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작은 손. 계절은 돌고 돌아 첫눈이 오는데, 바뀐 것은 더러운 피로 범벅이 된 나밖에 없었다.

왜 이리 아플까, 언제쯤 쉴 수 있을까.

붉은색 액체는 눈가와 이마를 타고 흘렀고 무색의 액체는 멈춰버린 심장을 따라 흘렀다.

그리고 나는 분노와 일말의 두려움이 섞인 괴음을 내지르며 이쪽을 향해 증오를 쏟아내는 변종을 힘겹게 뜬 한쪽 눈으로 마주했다.

치명상을 입은 교주를 데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처로운 모습.

그토록 두렵고 크게만 보이던 변종이 오늘따라 너무나 작게 보였다

스릉.

나는 몸에 남아있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고 또 쥐어짜 문드러진 손가락으로 바닥을 박박 긁었다.

그리고 꼭 나무통처럼 딱딱해진 양쪽 다리에 죽어가는 피를 불어넣으며 타오르기 직전 가장 밝은 촛불을 심장에 심는다.

숨이 더는 쉬어지지 않는 목구멍과 이미 보이지 않는 앞. 하지만 혈관을 타고 흐르는 마지막 피는 죽어버린 몸을 억지로 일으켰고 차갑게 식은 내 오른쪽 손은 노인이 대신 달아준 대검의 위치를 정확하게 기억해냈다.

무의식, 무감각, 심연, 어둠, 아픔. 모든 것이 느껴지지 않는데, 몸은 알아서 움직인다.

그리고 오직 실타래밖에 느껴지지 않는 세상에서 나는 울타리가 되어 있었다.

쨍그랑-!

그리고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또 한 번 싸울 준비를 마치자, 끝없이 고민하던 변종 놈은 결국 교주를 데리고 창문 밖으로 도망치는 것을 선택했다.

점점 멀어지기 시작하는 놈의 기운과 불리한 상황을 뒤집고 이겼다는 안도감.

머릿속에는 마치 필라멘트가 펑 하고 터지듯 검은색으로 변했고 저 멀리서 무언가 어두운 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마치 동상처럼 그 자리에 굳건하게 서서 눈꺼풀이라는 걸 닫았다.

‘내 친구 내 가족.’

‘내 연인 내 아이.’

‘내……. 집.’

채연이가 나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텐데,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나 걱정된다.

결혼하자는 소리에 펑펑 눈물을 흘리던 수련 씨의 마지막 모습도 눈앞에서 아른거렸고 내가 너무나 서툴러 진심을 전해주지 못했던 부끄러움이 또 후회로 남는다.

춥다. 몸이 너무 춥다. 용팔이는? 노인은 무사할까? 그래, 저 멀리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보아하니 아직 창창하시다.

아, 모든 게 끝나면 곧 봄이 올 텐데 서울에 내린 눈은 다 녹았나 걱정이 들었다.

따뜻한 봄이 오면 새로 시작할 게 아주 많다. 약속한 것도 많으니 아마 나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 - - - - -아.”

집으로 가고 싶다.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가고 싶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옥상에 옹기종기 모여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시간이 나에게 허락한 만큼 아이가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서로에게 인사하고 해가 지면 서로를 끌어안은 채 잠이 들고….

그 무엇보다 포근했던 사람의 체온을 나누며……. 그래, 따뜻한 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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