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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살아있다-270화 (270/313)

# 270

2부 67화 나는 아직 살아있다.

생존자들의 전멸이 예상되었던 교전 양상은 탄약과 중화기를 가득 싣고 나타난 노인으로 인해 순식간에 뒤집혀버렸다.

수색 과정에서 북쪽으로 도망치고 있는 채연이네를 발견하고 보급기지에 충분한 탄약과 중화기를 요청했던 광신도 놈들, 하지만 본의 아니게 국유림에 들어선 나와 노인은 놈들에게 탄약을 가져다줄 보급기지를 습격했고 이쪽 광신도 부대로 와야 할 중화기마저 가로채버리고 만 것이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총을 난사하다, 노인이 등장한 시점으로 탄약이 바닥을 드러낸 광신도 놈들은 적들이 아닌 자신에게 쏟아지는 중기관총 세례에 이만 전의를 잃어버리고 총구를 내렸다.

생존자들의 사기를 다시 한 번 끌어올리는 노인의 등장과 함께 거침없이 엄폐물 안쪽으로 달려온 트럭은 생존자들에게 탄약을 신속히 배분했다.

그리고 트럭 짐칸에서 중기관총을 잡은 노인은 숨을 고를 틈도 없이 방아쇠를 당기며 마치 거대한 불개미처럼 놈들의 대열을 파먹기 시작했다.

웬만한 엄폐물은 모두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는 중기관총의 위력, 그렇게 노인이 나타나고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광신도들은 사방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 - - - - -.”

그리고 나는 그 전장의 한가운데 있었다. 부상의 후유증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미쳐 날뛰는 근육과 모든 감각을 100% 활용하고 있는 변종의 힘.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고 대검은 던지는 무아지경의 광경이 눈앞을 휙휙 지나갔고 나는 미쳐 날뛰는 본능에 모든 것을 맡겼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자 얼마 남지 않은 광신도 놈들이 두려움의 질린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이 보였고 나는 그 뒤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추격하기 시작했다.

[어디까지 들어가려고? 나도 갈까?]

“아뇨, 뒷수습 좀 해주세요.”

그리고 혼자 숲속으로 달려가는 나를 발견했는지, 조금 지쳐 보이는 목소리의 노인이 무전을 보내왔다.

하지만 패잔병 처리 정도는 혼자 할 수 있었던 나는 숨 좀 돌리라는 말과 함께 앞주머니에 볼륨을 줄인 무전기를 꽂아두었고 이내 잠시 멈췄던 뜀박질을 다시 시작한다.

감각을 넓게 펼치며 사방으로 도망치는 광신도 놈들의 기척을 읽는다.

그리고 나는 모든 것이 유리한 환경요소에서 한 마리, 한 마리 도망치는 놈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놈들이 사냥감에게 그랬듯, 인과응보의 피라미드는 부메랑처럼 다시 되돌아온 것이다.

“살, 살려줘……. 제발 살려줘!”

약과 믿음에 취한 놈들은 초장에 전부 죽어버렸는지, 후퇴하는 패잔병들은 대부분 맨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풋내기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목숨을 구걸하는 녀석들에게 다가가 망설임 없이 멱을 뜯어내었고 죄를 지은 만큼 흘려야 할 핏물을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며 쓰레기들이 하나 둘 죽음의 신을 볼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정제되어있기에 치명적인 분노와 자비 없는 칼날만큼이나 날카로운 냉정.

놈들이 지옥으로 만들어버린 이곳은 다시 놈들에게로 향했다.

“……후.”

그리고 약 10분가량은 미친 듯이 돌아다니며 감각에 잡히는 놈들을 모두 처리한 나는 끈적끈적한 피가 묻은 대검 손잡이를 잠시 때놓으며 이미 흙먼지와 피로 범벅이 된 손을 바지에 닦았다.

온몸에서 피어오르는 열기와 폐부에 가득 차오르는 거친 숨.

고개를 들어 올리자 저 멀리 뜬 햇빛은 어느새 주황빛 황혼으로 변해있었고 나는 피로 샤워를 한 듯 모든 것이 붉은 인간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저 산등선 너머로 여운의 메아리가 들려오는 그 순간 내 귓가를 간지럽히는 더러움의 잡음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 - - - - - -.”

다섯? 여덟? 후퇴하는 광신도 놈들은 대열을 이루기는커녕 혼자 혼비백산 도망치는 놈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넓은 숲속에 마지막으로 잡힌 놈들의 기척은 분명 다수였고 자신들의 동료들이 추격당하고 있는 동안에도 열심히 도망치고 있는지 여실히 흔적을 남겨주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숨을 정제한 나는 잠시 떼어 놓았던 대검을 검집에 꽂아 넣으며 놈들의 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을 향해 조심스럽게 뛰어가기 시작했다.

전혀 구애가 되지 않는 빽빽한 나무들과 마치 한 마리의 변종처럼 장애물을 가로지르는 나, 얼마 있지 않아 저 멀리서 허겁지겁 도망치고 있는 8명의 광신도 놈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 - 더 빨리! 빨리 쳐 오라고 느려터진 새끼들아!”

“헉, 컥, 허억…….”

얼마나 미친 듯이 도망쳤길래 선두에 선 남자를 제외하면 제대로 숨을 쉬는 놈이 한 마리도 없었다.

그리고 놈들 대부분은 등에 무언가가 한가득 든 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었는데, 운동은커녕 사람만 죽여봤을 놈들은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지 계속해서 비틀거렸다.

하지만 선두에 선 남자는 그런 광신도들에게 윽박지르며 연신 발걸음을 재촉했고 그 모습은 나무 위에 올라와 있는 내 시야에 어김없이 잡혔다. 그리고 나무를 잡은 손에 힘을 풀자, 내 몸은 마치 팔랑거리는 나뭇잎처럼 바닥에 가볍게 착지했다.

“아직 멀었어?! 통신 멀었냐고!”

“응, 응답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믿지를 못하는 거 같은데…….”

“전멸! 전멸했다고 몇 번을 말해!”

그래, 보아하니 선두에서 이동하는 저 노년의 광신도가 이 공격조를 이끄는 간부로 보였다.

그리고 그놈은 부하들이 총에 맞아 죽을 동안 이곳까지 열심히 도망쳤는지, 다른 곳에 있는 본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고 무전병으로 보이는 광신도는 땀을 뻘뻘 흘리며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지만 무전기에서 들려오는 대답은 잡음뿐, 운명의 여신마저 저들을 져버렸는지 황혼이 스며드는 숲속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권총을 뽑아 들어 정신없이 도망치고 있는 놈들의 뒤통수를 향해 사선을 정렬한다.

“조장님, 아무래도 통신이- - -.”

탕-!

묵직한 45구경 탄에 반동이 권총의 슬라이드를 뒤로 당기며 그립을 감고 있는 손바닥을 짜르르 울린다.

그리고 그 순간 점멸하는 총구와 함께 무전병의 뒤통수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버린다.

지쳐 쓰러지기 직전인 광신도들은 멍청한 표정으로 줄줄 흘러내리는 뇌수를 바라봤고 얼굴에 붉은 피가 튀긴 광신도 간부는 비명과 같은 고함을 지르기 위해 입을 쩍 벌렸다.

하지만 뇌관을 때리는 해머는 그 찰나의 여지조차 주지 않은 채 남은 잔탄을 쏟아내게 했다.

탕, 탕, 탕, 탕! 탕탕!

총알 소모가 너무 많다는 상부에 징징거림에 침착한 사격이 버릇된 나는 마치 움직이는 과녁을 맞히듯 조준선의 이동과 방아쇠에 당김을 동시에 해결했다.

하지만 그 침착함과 변종의 시야가 만나자 6발이 남아있는 잔탄은 순식간에 비워졌고 엄폐물에 숨기 위해 사방으로 흩어지던 놈들은 머리나 왼쪽 가슴에 권총탄을 맞아 바닥에 나자빠져 버렸다.

뒤로 젖혀지는 슬라이드와 총구에서 흘러나오는 한 줄기 연기, 나는 그대로 빈 탄창을 빼내며 풀숲을 빠져 나왔고 5초도 지나지 않아 죽어버린 놈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렀다.

“- - - - -살, 살…. 살……!”

필사적인 도망치고는 너무나 허무한 결과였다.

그리고 혼자 남게 된 간부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허망한 눈으로 입술을 떨었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바지에 누렇게 흘러내리는 냄새나는 오줌과 멀어지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의미 없는 저항.

나는 놈들에게서 노획한 마지막 탄창을 끼워 넣었다.

하지만 탄창을 장전하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전의를 잃은 한 놈을 위해 탄약을 하나 소비하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곧 익숙한 손짓으로 콕앤록을 기억하며 안전장치를 걸어버렸다.

그러나 총의 안전장치를 거는 모습을 본 간부는 내 의도를 오해하기라도 했는지, 양쪽 손과 고개를 미친 듯이 흔들며 협상을 시도했다.

“그, 그래! 우리 협상하자고. 협상 알지? 내가 다 알려줄게! 본부 위치고 작전내용이고 다 말할 테니까, 당신네 대장한테 데려다 줘. 응?”

나는 홀더에 권총을 집어넣으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것은 놈과 목숨을 가지고 협상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빨리 현장을 정리하고 돌아가야겠다는 후련함에서 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놈은 내가 자신의 말을 알아들었다고 확신했는지,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나 재수 없는 웃음을 희미하게 머금었다.

그리고 돌아갈 준비를 끝낸 나는 여유로운 척하는 놈에게 그만 헛웃음을 머금고 말았다.

꼭 전쟁에 패배했음에도 죽지 않고 몸값을 기다리는 늙은 귀족 같지 않은가? 나는 가죽장갑을 벗으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빡-!

웬만하면 깨끗하게 처리하고 가겠는데, 이 모든 전장과 학살의 당사자가 이놈이라고 생각해보니까 손이 가만히 있지를 못하겠다.

나는 그대로 주먹을 쥐며 오만한 놈의 얼굴에 주먹을 박아넣었고 턱뼈와 이빨이 부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공격조 간부는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털썩,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던 금발 머리는 흙먼지에 더럽혀졌고 재수 없는 웃음은 으스러진 턱뼈 때문에 깨진 거울처럼 일그러져버린다.

그리고 놈은 비명인지 울음인지 모를 괴성을 터트리며 몸을 꿈틀거렸고 나는 허벅지에 그대로 대검을 꽂아 넣었다.

온몸에 피가 천천히 빠지는 것을 느끼며 죽어가야 할 놈.

두려움에 도망치며 죽어가야만 했던 생존자들을 생각한다면 내 기준에선 적절한 처형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 - - - -.”

그리고 나는 마지막으로 처리한 간부를 마지막으로 주변에 도망치는 광신도 놈들이 더 없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러자 입에선 피곤이 섞여 있는 숨이 저절로 흘러내렸고 무리한 움직임의 여파는 마치 뒤늦게 찾아오는 반동처럼 온몸을 엄습했다.

당장 바닥에 뻗어 잠이 들고 싶은 탈력감과 서서히 흐릿해지는 눈동자.

나는 얼굴을 조용히 쓸어내리며 일행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죽어버린 놈들의 몸을 뒤져 무거운 가방에 내용물을 챙겨 들었다.

- -삐리리리! - - -삐리리!

“?”

하지만 그 순간 조용하기만 하던 현장은 갑자기 울려 퍼진 전화벨 소리에 불현듯 멈춰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깜짝 놀란 나는 이 현장과 어울리지 않은 이질감에 고개를 돌렸고 출혈로 죽어버린 간부와 놈의 손에서 미친 듯이 울리고 있는 위성 전화기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죽기 직전 누구와 통화를 하려고 했는지 위성 전화기를 꾹 잡은 간부와 피범벅이 된 유리 사이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액정.

나는 어디선가 전화가 온 그 위성 전화기를 넋 놓고 바라보다 이내 뚜벅뚜벅 걸음을 옮겨 간부의 손에서 전화기를 뺏어 들었다.

삐리리리!

놈들에게는 분명 무전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 공격대에 책임자인 간부는 누군가와 따로 연락할 수단을 소유하고 있었는지, 최후의 순간이 와서야 이것을 꺼내 들었고 정말 운이 나쁘게도 목숨을 잃고 나서야 상대 쪽에서 연락을 보내왔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전화기를 뺏어 든 나는 액정에 묻은 흙먼지와 피를 닦아내며 상대편의 이름을 읽어냈다.

Father, 그 짧은 한 문장의 여파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불어오는 바람은 한순간 멎어버리게 했고 위성 전화기를 꾹 잡은 내 손가락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 - - - -.”

놈에게 전화를 건 것은 이들의 아버지인 교주였다.

그쪽까지 이미 공격보고가 가버린 것인지 아니면 놈들이 전멸했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절묘한 타이밍에 전화를 건 교주.

하지만 이 전화기의 소유자인 간부는 이미 죽어버린 지 오래였고 덧없는 전화벨 소리만이 숲속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멍하니 전화기를 든 채 깊은 고민에 빠진 나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입술을 핥았다.

받을까, 말까. 받을까, 말까. 내 검지는 금방이라도 버튼을 누를 듯 움찔거렸지만 어디선가 몰려오는 불쾌함은 내 검지를 틀어막으며 받지 말라고 속삭이고 있었다.

겨우 전화 한 통일뿐인데, 잠시 주저앉아있던 위험본능이 맹렬히 휘몰아치고 있었다.

뚝.

그리고 그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위성 전화기는 너무나 허무하게 꺼져버렸고 정적이 머물던 숲속은 다시 조용해지고 말았다.

어둑어둑해진 하늘과 싸늘하게 불어오는 찬 바람.

분명 주변에는 개미 한 마리조차 지나가고 있지 않지만, 무형의 존재가 내 옆에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몰려왔다.

그리고 천천히 손과 함께 전화기를 내린 나는 맹렬한 돌풍이 불어오는 저 멀리 서쪽의 국유림과 눈을 마주쳤다.

어디선가 느껴지는 시선과 원인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위험본능.

하지만 내가 능선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마자 그 불쾌함은 귀신처럼 사라져버렸고 오직 나뭇가지를 관통하는 바람 소리만이 시끄럽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       *       *

“동윤아!”

넋이 빠져 걸음을 옮긴 지 20분, 나는 내 이름을 부르는 노인의 목소리에 문득 정신이 돌아왔다.

그리고 흐릿한 눈을 번쩍 뜨며 고개를 들자 내가 어느새 일행들이 모여 있는 공터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곳곳에 널린 시체들과 사방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 광기와 총알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에는 오직 슬픔과 절망만이 남아 하늘에 재를 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현장을 최대한 수습하고 있던 노인은 이마에 흘러내린 땀을 닦아내며 나에게 달려왔다.

“치료 무사히 끝냈고 일어나는 것만 기다리면 돼. 그리고 생존자들이 생각보다 잘 숨어있어서 사람들도 많이 수습했다. 일단 급한 대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해지기 전에 여기를 벗어날 수 있을…. 무슨 일 있어?”

클로에 병장과 뒤늦게 도착한 릴리 덕에 다친 채연이와 강수련의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리고 노인은 내가 놈들을 추격하는 동안 현장을 수습하고 이미 떠날 준비를 맞췄는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보고를 신속하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노인은 말하다 말고 어두운 내 얼굴을 발견했는지, 괜찮냐는 물음과 함께 걱정스레 다가왔고 문득 정신을 차린 나는 황급히 고개를 흔들며 괜찮다고 대답했다.

무언가 찜찜해 보이는 노인의 얼굴.

하지만 이런 거로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었기에 노인은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현장을 둘러보며 나에게 물었다.

“자, 그래서……, 어디로 갈까?”

시기적절하게 도착해 일행들에게 닥친 위험을 걷어낼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근본적인 위협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아직도 남아있는 놈들의 본대와 화마에 휩싸이고 있는 국유림.

더 이상 싸울 여력이 없는 우리는 당연히 도망쳐야 했고 막막한 얼굴로 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노인은 나에게 다음 계획이 있냐고 물어봤다.

많이 지친 일행들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채연이와 강수련.

그리고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저 멀리 황혼이 지기 시작한 하늘을 바라봤다.

“……동쪽으로, 시더빌로 갑시다.”

지옥에서 빠져나온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저 동쪽에 있는 도시, 시더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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