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아직 살아있다-260화 (260/313)

# 260

2부 57화 나는 아직 살아있다.

“- - -나가면 위험해요!!”

“뭐해, 거기 팔 붙잡아!”

가야 한다. 일행들에게 가야 한다. 눈앞이 하얗게 변한 내 머리에는 그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노인의 다급한 목소리와 대기를 찢던 총소리, 그리고 마치 모든 것을 경고하듯 내 머리가 보여 주었던 불길한 꿈은 타오르는 조급함에 장작을 던져 주었다.

좁아진 시야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고 목적지를 잃은 분노가 피를 팔팔 끓인다. 그리고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려던 순간 온몸에 느껴지는 압박감은 내 속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자책만이 가득하다. 멍청이, 바보, 병신. 아무것도 못하고 또 일행들에게 들이닥친 위험을 지켜만 봐야 한다.

나는 속으로 고함을 지르며 온몸을 옥좨 오는 압박에 버둥거렸다.

“정신 차려, 이놈아!”

영감님?

그 순간 나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벼락같은 고함이 터져 나와 내 고막에 내리꽂혔다.

내가 이성을 잃을 때마다 항상 옆으로 달려와 정신 차리라고 말해 주던 노인.

나는 그 익숙한 느낌에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봤고 그곳에서 노인이 아닌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파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자 옹이구멍처럼 좁아졌던 시야는 탁 트이고 이명과 자책으로 가득한 귀는 사방에 가득한 숨소리로 바뀐다.

땀이 뻘뻘 흐른 얼굴로 내 온몸을 부여잡은 제이콥과 얼굴이 하얗게 변한 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릴리.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새벽이었지만, 내가 벌인 소란으로 인해 잠들어있던 사람들은 전부 이곳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노파는 내가 진정이 되자, 저 뒤에서 불안한 얼굴로 서 있는 소년에게 일에 자초지종을 물었다.

“나바호어, 도대체 무슨 일이냐!”

“전, 전화벨 소리가 들렸어요! 그리고서 Mr 곽이…….”

이른 새벽에 걸려 온 전화는 내 옆방에서 곤히 자고 있던 소년도 깨우게 했다.

내가 지르던 비명 같은 대답과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던 다급한 노인의 목소리. 소년은 비몽사몽 일어나 자기 방의 문을 열었고 그와 동시에 나는 방을 뛰쳐나와 복도를 달려갔다.

당연히 건물 밖을 경계하고 있던 불침번들은 내 돌발 행동에 깜짝 놀라 온몸으로 나를 막았고 소란에 일어난 제이콥 부부도 어느새 이곳까지 달려온 것이다. 그리고 소년의 짧은 대답을 통해 모든 것을 유추해 낸 노파는 주름진 눈을 꾹 감으며 앓는 소리를 내었다.

“……그쪽에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야.”

광신도 놈들의 습격인지, 아니면 변종과 놈들의 습격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행들이 있는 캠프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이다.

내 목소리를 듣고 반가워함과 동시에 무언가에 쫓기듯 달리고 있었던 노인의 음성.

분명 위성 전화기가 고장 났는지, 좋지 못한 통신 상태는 캠프 상황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를 말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앓는 신음을 내던 노파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은 내 얼굴을 바라보다 무언가 큰 결심이라도 했는지 저 뒤에서 급히 달려오는 가택 남자들에게 외쳤다.

“쳰! 밖에 나가서 광신도들 용태 좀 살피고 와! 오함! 자는 사람들 전부 다 깨워서 형제들을 전부 불러 모으라고 전해다오!”

조용하던 가택에 묵직한 단호함이 묻어 있는 노파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자 이른 새벽에 일어난 내 소란으로 정신이 없었던 사람들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노파가 정해준 일을 처리하기 위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지시가 떨어진지 채 1분이 지나지 않아 복도에는 나와 제이콥 부부 그리고 저 앞의 노파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흥분으로 인해 거칠게 달아오른 내 숨과 진정하라는 듯 어깨를 다독여 주는 제이콥 부부.

한 번의 폭풍우가 지나간 가택에는 사람들의 뜀박질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고 주저앉은 나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노파는 호수만큼이나 깊은 눈동자를 빛내며 절뚝절뚝 나에게 다가왔다.

“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건 아니야.”

노파는 내 어깨 위에 조용히 손을 올려 두며 그렇게 말했다. 그것은 다급하게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던 나를 이해한다는 위로이자 성급히 행한 움직임에 대한 질책이었다.

그래, 나도 알고 있다. 나와 일행들의 거리는 적어도 수백 마일이 넘었고 도보로 이동하면 이틀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였다. 그나마 차가 있다면 빠르게 갈 수 있겠지만, 이 근방에 깔린 광신도들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

결국, 내가 이렇게 뛰쳐나간다 한들 위기를 맞은 일행들에게 닿기는 힘든 것이다.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는 멍청한 짓을 했다.

나는 힘없이 고개를 숙이며 아직도 팔팔 끓어오르고 있는 정신에 무릎을 꿇었다.

“……아침 일찍 빠져나갈 수 있게 차를 빌려주마. 형제들이 분명 도와줄 거야.”

“- - - - -!”

하지만 내 어깨 위에 손을 올려 둔 노파는 아직 절망하긴 이르다는 듯 희망의 불씨를 조용히 읊조렸다.

이곳에서부터 국유림까지는 총 140마일, 아침 일찍 차를 타고 출발한다면 3시간이면 도착할 거리였다.

물론 중간 중간 검문을 피해야 하겠지만, 걸어서 가는 것보다는 훨씬 빠른 속도였으며 타이밍만 잘 맞는다면 위기에 빠진 일행들과 절묘하게 만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나는 기쁨의 환호성보다 이렇게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이들에게 의문이 먼저 몰려왔고 자신이 아닌 생판 모르는 남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노파에게 물었다.

“저는 해 드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빈털터리인 내가 가진 재산이라곤 두 팔다리와 권총 한 자루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받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를 위해 두 팔 걷어 열심히 뛰어다녔고 노파는 수배자를 숨겨 주는 것과 차원이 다른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나를 도시 밖으로 빼내 주려고 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이들도 위험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만난 지 겨우 이틀도 되지 않은 나에게 자신들의 목숨을 걸어서까지 이럴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내 떨리는 목소리에 희미한 미소를 지은 노파는 품속에 있는 차 열쇠를 쿨하게 던져 주며 말했다.

“네가 쓴 일기 한 글자 한 글자에서 스스로를 영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이상하게 그걸 읽은 먼 타국의 사람들은 희망을 얻었지. 두려워하고 고통받고…. 그래, 어쩌면 너처럼 평범한 사람은 없을 거야.”

내 일기가 책으로 만들어졌단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뿌듯함이 아닌 부끄러움이었다.

내 위선의 과거가, 사람들의 목숨을 대가로 살아남은 내 현재가 남들에게 보인 것 같아 너무 부끄러웠다.

”하지만 평범하기에 우리는 공감했다. 넘어져도 일어나고 스스로 이겨 내며 인간이 되는 네가 저 만화책에 나오는 영웅이 아니라 우리 바로 옆에 있는 누군가인 걸 말이야.”

하지만 노파의 말을 들은 나는 살아생전 처음으로……. 일기를 써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 어깨를 천천히 두드려 준 노파는 불편한 몸을 이끌며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나를 다시 일으켜 주었다.

“봐, 지금도 다시 일어났잖아.”

황혼이 지듯 누구나 넘어진다. 그리고 여명이 뜨듯 누구나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나는 잠시 잊고 있었던 두 개의 신념을 하나는 제이콥 부부에게서 또 하나는 노파에게서 되찾았다.

이제 마지막 여정이다. 열린 문에서는 선선한 새벽바람과 함께 뜨기 시작한 여명이 보이기 시작했고 나는 노파가 건네준 차 열쇠를 꾹 잡으며 목적지를 잃은 흥분을 삼켜 낸다.

팔팔 끓은 용기가 차가운 머리와 만나 심장 위로 뚝 뚝 떨어진다.

나는 다리에 힘을 주고 몸을 곧게 세웠다.

*       *       *

“교주가 보이지를 않는답니다.”

“본대는?”

“역시 보이지 않고요. 지금 시더빌에는 경계 인원 말고는 아무도 없어요.”

광신도 놈들의 용태를 살피러 갔던 남자들이 복귀하며 도시의 소식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그 소식을 전해 들은 노파는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침통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들이 한참 세력 확장에 힘쓰고 있다는 소년의 말을 기억해 내며 주먹을 꽉 쥐었다.

내가 국유림에 도착했을 당시 한참 전진기지를 세우고 물자를 뺏어 가던 놈들이었다.

비록 전진기지를 불태움으로써 놈들의 야욕을 한번 저지하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광신도 놈들이 절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하필 내가 낙오된 사이 펼쳐진 놈들의 전면전에 뒤를 밟힌 채연이네 캠프도 공격을 받고 만 것이다.

그리고 눈을 뜬 노파는 남자에게 다시 물었다.

“그래도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야. 오함, 사람들은?”

“다들 우리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 이게 한두 번 오는 기회는 아니지.”

세력 확장을 위한 본대의 이동은 우리 일행들에게 비극적인 소식이었지만, 시더빌에 숨어 살며 세력을 이루고 있는 이들에게 희소식이었다. 하지만 이 차고에 모여 있는 누구 하나 기쁜 내색을 하지 않았고 제이콥 부부는 내 옆에 찰싹 붙어 표정이 어두운 나를 조심스럽게 살펴본다.

눅눅한 차고의 공기처럼 무겁게 가라앉는 주변 대기.

모두의 시선은 입을 다물고 있는 노파에게로 향했고 나는 저 지평선에 띠를 이룬 여명을 보며 결정할 시간이 다가왔음을 직감했다.

“형제들을 모아. 싸울 때가 왔다.”

놈들에게 시더빌은 어찌 보면 안전한 후방지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최소한의 경계 인원만 남겨도 큰 걱정이 없다는 소리였는데, 아쉽게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저항 세력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숨어 살고 있던 이들이 없는 경우일 때였다.

이들의 존재를 일찍이 눈치채지 못하고 도시를 비운 것은 놈들이 한 가장 큰 실책 중 하나. 그리고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는 노파는 차고에 모인 사람들에게 드디어 주사위를 던질 때가 왔음을 알렸다.

그러자 차고에 모인 노파의 일가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사방을 흩어졌고 지친 얼굴로 의자에 털썩 앉은 노파는 제이콥 부부에게 물었다.

“그래, 결국 따라갈 생각이지?”

어디를 가든 피가 흐르는 전쟁터일 것이다. 그래도 나는 그나마 안전한 이 건물에 부부가 남기를 원했지만, 제이콥과 릴리는 다시 재회했을 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국유림으로 향하는 여행길을 함께 하기로 했다.

총과 피가 난무할지도 모르는 험난한 여행길, 하지만 제이콥은 나와 노파의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릴리와 아이의 손을 꼭 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같이 갈 겁니다.”

“짧은 여행길에 좋은 친구를 만들었구먼.”

그리고 그런 제이콥 부부가 미련해 보이면서도 싫지는 않은지, 노파는 얼굴에 주름진 웃음을 매달고 끌끌 웃었다.

사람들이 나가자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움과 건물을 향해 몰려들기 시작하는 주민들.

놈들의 활동이 그나마 적은 시간이 새벽부터 아침까지였기에 노파의 일가와 사람들은 서둘러 움직이며 싸울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걱정스러운 한숨을 내쉰 노파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나에게 당부했다.

“형제들이 후문을 먼저 점거할 거야. 그리고 우리가 신호하면 차를 타고 빠져나가.”

“……제가 돕고 나가도 괜찮습니다.”

교주와 본대가 빠져나간 지금이 이들에게 어쩌다 한 번 오는 절호의 기회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아 있는 놈들을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고 나는 왠지 우리를 내보내기 위해 공격을 서두르는 것 같아 죄책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 말에 피식 웃은 노파는 자신이 그 정도로 약해 보이냐는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늦게 도착하면 죽도 밥도 안 돼. 고집부리지 말고 먼저 나가.”

노인과의 연락이 끊기고 2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그리고 앞으로 1시간 뒤면 서둘러 모인 시더빌의 주민들이 약에 취한 난민들 사이에서 광신도들을 공격할 것이고 후문에서 출발한 우리가 최대한 속도를 낸다고 해도 국유림까지 걸리는 시간은 3시간.

아마 내가 도착할 때쯤이면 일행들이 공격받은 시점으로부터 반나절이나 지난 시점일 것이다.

중간에 연락이 되지 않는 이상 조급함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하지만 노파는 도리와 이기심에서 갈등하는 내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했는지, 단호하게 말을 끊으며 차고 문을 열었다.

*       *       *

“떨리세요?”

트럭 짐칸에 앉아 폭풍전야의 도시를 말없이 주시했다. 그리고 우연히 고개를 돌려 운전석을 바라보자,

핸들을 잡은 제이콥의 팔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뒤에서 적을 요격할 나 대신 운전석을 잡은 제이콥과 그 옆 보조석에 앉아 아이와 놀고 있는 릴리.

비록 폭풍전야의 조용함이 평화로움으로 위장했지만, 우리는 잠시 뒤면 총알이 빗발치는 곳으로 향해야 하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 물음에 침을 꿀꺽 삼킨 제이콥이 애써 웃었다.

“하하……. 괜찮습니다…….”

안 괜찮아 보이는데. 나는 천천히 손을 뻗어 긴장으로 뭉친 제이콥의 어깨를 꾹 주물렀고 덩달아 웃고 있는 릴리와 아이의 안전벨트를 다시 한 번 점검했다.

먼 길을 떠나가는 우리를 위해 차와 장비를 아낌없이 제공해 준 일가 사람들. 하지만 우리보다 먼저 다른 곳으로 출발한 그들은 지금 이곳에 없었다.

썰렁한 차고 안과 차가운 새벽공기. 나는 조용히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소총에 노리쇠를 당겼고 곧 들려올 출발신호를 위해 숨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그 순간 떨리지 않는다고 말하던 제이콥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동윤 씨는 안 무섭습니까?”

한국식 이름을 가르쳐 줬더니 곧잘 따라 하는 부부였다. 그리고 제이콥의 물음에 한참 입을 다물고 있던 나는 조용히 목덜미를 긁으며 생각에 빠져들었다.

무섭지 않냐. 나와 같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선 위를 뛰어다니는 일행들이 언제나 한두 번씩 꼭 물어보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럴 때면 매번 같은 대답을 해 주며 멋쩍게 웃었다.

“무섭습니다.”

두려움을 알기에 삶의 소중함을 알고 삶의 소중함을 알기에 용감해질 수 있다.

나는 심장 한구석에 아직도 잠들어 있는 두려움을 꾹 부여잡으며 입김이 솟아나는 숨을 훅 내뱉었다.

무섭다, 저 앞에 가야 할 험난한 여정이 막연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이 순간만큼은 그 누구보다 용감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내 질문에 바보 같은 얼굴을 한 제이콥이 정말요? 라고 물음을 되던지려고 했지만, 저 멀리서 들려오는 폭음은 말을 끊어 낸다.

쾅-!!!!

신호가 왔다.

“출발해요!”

얼떨결에 밝은 엑셀이 엔진을 진동시켰다. 그리고 미친 듯이 헛돌며 스키드의 고함을 지르는 바퀴는 폭풍전야의 침묵을 거침없이 깨부쉈다.

온몸에 일어나는 감각과 아침을 깨우는 소동. 나는 트럭을 퉁퉁 두드리며 그들이 약속했던 출발신호에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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