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아직 살아있다-245화 (245/313)

# 245

2부 42화 나는 아직 살아있다.

[……귀국하거든 정밀검사부터 받아봐야겠네요.]

간단한 자가진단 결과와 빅벤드 마을 의사가 처방해준 약 이름을 말해주자 최 철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꼭 죽을 것처럼 정신을 잃더니 이제는 아무런 이상 없이 걸어 다닐 수 있게 된 몸, 열약한 의료시설로는 그 급변의 원인을 알 수가 없었기에 결국은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했다.

그러나 귀국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 철은 짙은 한숨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자가진단 후 연락을 보내라는 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통화를 끝낸 나는 에덴과 우리를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인 위성전화기를 개인 상자에 소중히 넣었다.

“- - - - - -!”

그리고 상자의 뚜껑을 닫음과 동시에 창밖에서는 휴식시간의 끝을 알리는 요란한 소리와 노인의 고함이 캠프에 울려 퍼졌다.

그러자 따뜻한 햇볕에 앉아 삼삼오오 휴식을 취하던 캠프 사람들은 다시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 연장을 챙겼고 나도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나며 찌뿌둥한 몸을 기지개를 켜며 오후 작업을 준비한다.

방어벽 공사를 시작한 지 하루하고도 반나절, 비록 적지 않은 작업량이었지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달려든 캠프 사람들 덕분에 주변 풍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일단 놈들에게서 노획한 차량과 장비 덕분에 굳건한 나무 장벽은 반절 이상 세워졌고 주민들을 무장시키고 훈련하는 작업 또한 차근차근 진행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방어시설이라는 기본적인 요소가 자리를 잡자 우리는 사람들의 역할을 나눠 전공과 직업에 관한 임무를 주고 쉘터의 창설에서 가장 빼놓을 수 없는 책임감을 부여했다.

그러자 캠프의 재건축은 탄력이 붙었고 엉성한 조직체계도 조급하지만,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에덴의 경험이 필요한 캠프 사람들과 채연이네를 지킬 캠프를 만들기 위한 인원이 필요했던 우리, 그렇게 현지 사람들과 먼 타국에서 온 에덴팀은 생존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위해 손을 잡았고 별다른 잡음 없이 수월하게 공동체를 꾸려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되어 가는 그 상황에서 내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진지하게 생각해봐라, 평생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잖아.’

노인이 강수련을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나에게 했던 그 충고.

나는 귓속에 감도는 그 충고를 다시 한 번 상기하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녀와 나 사이에 있는 감정은 한 가지 단어로 설명할 수 있지만, 그 속에 내포되어있는 모든 요소는 설명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같이 걸어온 고난과 수십 번이고 넘긴 죽음의 위기. 사랑이라는 단순한 단어로 설명하지 못할 그 과거의 행적은 마치 한 줌씩 쌓이기 시작한 퇴적층처럼 그녀와 나 사이에 남아있었다.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옆에서 같이 걸어갈 수 있으면 더더욱 좋았다.

하지만 내 고뇌와 한숨의 원인은 저 밖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강수련이 아닌 나에게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자 폐부에서 끌려 나오는 묵은 숨과 어쩌지 못하는 인생에 대한 한탄이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그리고 천천히 창가로 다가간 나는 아이들과 함께 작업 현장으로 나가는 강수련의 환한 웃음을 쳐다보았다.

나와 같이 나이를 먹었음에도 처음 마주쳤을 때와 변함이 없는 그녀, 하지만 유리창으로 살며시 비추는 나는 너무나 많이 변해있었고 50m도 되지 않는 거리에는 마치 창문처럼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나는 인간이다.

고시원 창문을 뛰쳐나올 때 괴물이 되기 싫어 두려움을 직시했고 손에 수많은 사람의 피를 묻혀도 정체성만은 잊지 않았다.

편하게 살 수 있었다. 위험을 피해 이기적으로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면 그럴수록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에 몸을 던졌고 그제야 스스로 인간으로 살아있음을 자각할 수 있었다.

온몸에 흐르는 변종의 피와 나를 괴물이라고 부르는 적들의 외침은 마치 무뎌지는 감각처럼 이제는 신경도 쓰이지 않는 바람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이와 여인 앞에서는 그런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인간이 아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이들과 일행들이 나를 인간이라고 불러도 스스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나였다.

나는 인간이 아니다. 이 몸에 흐르는 변종의 피와 보통의 인간이라면 낼 수 없는 이 비정상적인 힘은 내가 놈들의 피로 감염된 또 다른 개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래, 내가 마주한 적의 눈과 현장에서 임무를 같이 했던 다른 이들의 눈동자에서 읽은 무형의 두려움.

그것은 강한 인간을 향해 보내는 경외와 존경이 아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향해 보이는 잠재된 두려움이었다.

언젠가는 모든 것의 끝이 올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낙원의 도착이든 아니면 이 땅 위에 저놈들이 물러가는 마지막 순간이든 모든 이야기에는 그 끝이 있었다.

그리고 땅 위로 올라왔던 모든 불행과 종말이 사라지는 날, 희망이 떠오르는 여명처럼 찾아오는 그 날, 나는 어쩌면 물러가는 불행처럼 사라져야 할지도 몰랐다.

다 타올라 허공으로 흩어져버리는 잔재, 한밤의 꿈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같지 않은 그 간격은 이 창문처럼 나를 밀어낼 것이다.

나는 천천히 손을 뻗어 그 창문에 손을 짚었다.

“- - - -형님!”

감고 있던 눈을 조용히 뜨자, 창밖으로 연장을 챙겨 현장으로 나가는 용팔이가 나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는 담배를 물고 피식 웃고 있는 노인과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드는 강수련과 아이들이 있었다.

어서 나오라고 손짓하는 그들과 풀밭이 흔들리는 평화로운 주변 풍경, 나는 창문을 딛고 있는 손을 천천히 내리며 옆에 놓인 장비를 챙겨 들었다.

힘껏 삼킨 숨과 침이 묵직한 가슴을 조용히 노크한다.

*       *       *

“아! 오셨습니까.”

톱밥과 흙먼지로 범벅이 된 몸을 씻어 내리고 따뜻한 식사도 했다.

그리고 황혼이 산등성이에 걸리기 전 아침에 약속했던 오두막을 향해 찾아와 문을 열자, 먼저 도착한 인원들이 간이의자에서 일어나며 나를 반긴다.

우리 일행들은 물론이고 올리버 중사를 포함한 군인들과 생존자 몇몇. 물론 보안상 문제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만 불러 모았지만, 이 정도 인원이면 올 사람은 다 온 것 같았다.

조용히 오두막 문을 열고 들어온 나는 그들에게 사과부터 건넸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손목시계를 확인하자, 정확히 2분하고도 30초나 늦었다.

물론 마지막 현장을 마무리하고 복귀한 이유도 있지만, 약속 시각보다 10분 일찍 도착해 앉아있는 그들에게 구구절절 변명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반긴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사과를 받았고 이내 오두막 중앙에 있는 책상과 의자를 향해 나를 안내했다.

처음 만날 때와는 180도 변한 그들의 태도와 옆에 앉아있는 사람들 조금씩 엿보이는 친밀감.

나는 마치 성냥개비 집을 쌓아 올리듯 서서히 생겨나는 그들의 유대감을 좋은 기분으로 바라보며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다 큰 놈들이 뭐가 그렇게 수줍어? 수학여행 왔냐?”

하지만 그 훈훈한 분위기에 시원한 찬물을 뿌린 것은 거대한 종이를 책상 한가운데 올려두는 노인이었다.

저녁에 먹어야 하는 끼니까지 거르고 구출한 인질들 사이를 바쁘게 뛰어다닌 노인은 이 오두막에 먼저 와 무언가를 바쁘게 작업하고 있었는지 손에는 질 나쁜 볼펜에서 나온 잉크들이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노인이 책상 위에 올려둔 거대한 종이에 자연스럽게 고정되었고 보란 듯이 펼치는 그림들에 눈동자가 바삐 움직인다.

손재주가 좋은 노인답게 마치 컴퓨터로 작성한 듯 오밀조밀한 선들과 꼼꼼하게 지역을 이루고 있는 구분 선들.

그것은 무척이나 익숙했기에 시선을 고정한 사람들은 노인이 가져온 이 그림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oh my god…….”

노인이 책상 위에 올려둔 것은 직접 손으로 그린 지역지도였다.

비록 실제 지도처럼 세세한 구석은 없었지만, 하이킹 지도를 참고해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길과 산의 높이가 정확하게 표시되어있는 수제 지도는 사람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쉽게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지도를 본 순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올리버 중사와 그 옆에서 반신반의하며 노인을 칭찬하는 메리제인 중위.

하지만 노인은 자신을 칭찬하거나 말거나 귀찮다는 듯 혀를 쯧 차며 자신이 그려낸 지도위에 손을 뻗었다.

“현지 사람들한테 물어서 만든 지역지도야.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실제 지도랑은 차이점이 있으니까, 꼭 숙지해두고 위치 제대로 확인해둬.”

여태 우리가 참고한 지도는 폐허 이곳저곳에서 찾아낸 일반 지도였다.

하지만 그 지도들은 대부분 종말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 필요한 정보를 얻기에는 부족하기 그지없었고 새로 생겨난 마을과 길에 위치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새로운 지도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어쩔 수가 없어 난처하기만 하던 나날, 하지만 노인은 그 어려운 걸 반나절 만에 뚝딱 만들어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우리 앞에 공개한 것이다.

노인의 수제 지도는 비록 제대로 된 축척법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지만, 주변 풍경과 지형을 이용해 마을에 위치는 충분히 가늠할 수 있도록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잘 숙지하라는 노인의 말에 우리는 책상으로 몰려들어 눈이 빠지라고 그 지도를 바라봤고 이내 이 국유림 활동 반경에 총 4개의 생존자 마을이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가 치료를 받은 빅벤드 마을과 광신도 놈들에게 습격을 받아 폐허가 된 이름 모를 마을, 그리고 나머지 마을 2개는 변두리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노인도 자세한 사항은 알아오지 못했는지 대략적인 위치만이 표시되어있었다.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고 책상에 모인 사람들은 쉴 틈 없이 수첩에 기록하고 눈을 돌려 암기한다.

그리고 2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지나자 노인은 천천히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방어벽은 다들 고생이 많았어. 하지만 동윤이가 말했다시피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긴장 풀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 할 일 많은 거 알잖아, 그치?”

국가의 공권력이 닿지 않는 지금 북부 지역에 자치권은 1차원적인 응집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각 지역의 마을들이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외부인을 극도로 경계했으며 빅벤드 마을의 경우처럼 태생적으로 우리와 맞지 않을 수도 있었다.

거기다 더글러스 시티에서 진을 치고 있는 방위대와 언제 국유림으로 쳐들어 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지 모르는 광신도들이 뒤섞인 이곳은 혼란과 약육강식이 우선시되는 산림의 정글 그 자체였다.

그리고 냉혹한 현실 한가운데 떨어진 우리는 말을 이어가는 노인을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쳐다보았다.

“내일 오전에 방어벽을 완성하고 캠프 내부를 체계적으로 조성할 거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노는 인원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걸 명심해. 그리고 전투 인원은 여기 표시된 지역을 시작으로 확인하지 못한 마을을 정찰할 거고……….”

내가 다시 자리에 앉는 그 순간까지도 노인의 브리핑은 쉴 틈 없이 입 밖으로 쏟아져 내렸다.

하지만 나와 용팔이를 제외한 모든 인원은 잔뜩 기합이 들어 노인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에덴에 없었던 대부분 인원은 엉성한 상자에 하나둘 제대로 된 톱니바퀴가 끼어 들어가는 느낌을 여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그래,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이다. 나는 귀국행 비행기가 오기 전까지 이 모습이 유지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깊은 한숨과 함께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칙-!

[단체장님!!!]

그리고 등을 기대고 피곤한 눈을 붙이려는 그 순간 앞주머니에 꽂아둔 무전기에서 큰 잡음과 함께 다급한 이연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급히 뛰기라도 하는지, 급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이연경.

나는 그 목소리에 깜짝 놀라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내 앞주머니에 꽂아둔 무전기를 다급하게 뽑아 들며 무슨 일이 생겼냐는 물음을 보냈다.

그러자 한순간 조용해진 오두막 내부와 주황빛 황혼이 새어 들어오는 창밖 풍경이 조용히 교차했다.

[동쪽! 동쪽에서 연기가 보여요!]

이연경은 보초를 서다 급히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지 그 짧은 문장을 겨우 내뱉었다.

하지만 그 짧은 문장의 파급력은 절대로 적지 않았고 나는 한순간 피가 싸늘하게 식음을 느꼈다.

동쪽, 연기. 이 두 가지 단어가 가져다주는 여파는 빠르게 오두막을 강타했고 나를 포함한 일행들은 재빨리 총기를 챙기며 오두막을 뛰쳐나갔다.

“이쪽이에요!!!”

그리고 오두막을 뛰쳐나가자, 밖에 모여 웅성거리는 사람들과 저 멀리서 미친 듯이 뛰어오고 있는 이연경의 모습이 보였다.

해가 지기 전까지 채 30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한순간의 혼란.

오두막을 뛰쳐나온 노인은 사람들을 보내 공터에서 웅성거리고 있는 주민들을 집 안으로 들어가게 시켰고 나와 용팔이는 저 멀리서 한쪽 하늘을 미친 듯이 가리키는 이연경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정신없이 옮기는 우리의 시선과 발걸음은 그녀에게 채 닿기도 전에 황혼이 걸친 저 하늘 아래 멈춰 서고 말았다.

“- - - - - -.”

저 멀리 주황빛 하늘 사이에서 피어오르고 있는 검은색 연기, 분명 거리는 상당히 멀었지만, 연기를 뿜어내는 개체가 얼마나 큰지 캠프에서 관측이 가능할 정도로 연기는 컸다.

산불이라고 보기에는 범위가 좁다.

그러나 작은 화재나 봉화라고 보기에는 위로 길게 뻗어있는 연기의 모습은 심상치가 않았다.

하지만 그 찰나의 상념도 잠시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우리를 향해 달려온 노인은 저 익숙한 연기를 일깨워주며 우리를 향해 말했다.

“폭발 연기잖아.”

폭발! 그래, 맞다. 서울을 수복할 때 수없이 봐왔던 그 연기였다.

더 퍼지지 않고 높은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그 검은색 연기.

한순간 부조화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던 나와 용팔이는 손에 들고 있는 총기를 꽉 잡은 채 노인을 바라봤다.

그러자 노인은 심각한 얼굴로 표정을 딱딱하게 굳히며 미간을 잔뜩 찡그렸고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동쪽, 동쪽에서 연기. 동쪽에 도대체 뭐가 있었지? 머릿속에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트릭의 조각은 한순간 시간이 멈춘듯한 우리 사이를 맴돌았고 이내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한 가지 결과를 도출해냈다.

동쪽에 있는 곳.

“더글러스 시티?”

우리 셋은 서로를 바라보며 눈을 번쩍 떴다.

“- - - - - - - -!!!”

그리고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 땅에서 미세한 진동과 함께 귀 끝을 간지럽히는 작은 여파의 소리가 우리를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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