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
쾅!
내 손을 떠난 수류탄이 큰 굉음을 내며 감시탑 위에 떨어진다. 그리고 피어나는 화염과 고막을 찢는 폭발음은 내 귀에 섞인 이명을 더욱 강하게 짓눌렀다. 나는 잠깐 느껴지는 부유감과 함께 흙탕물 한가운데 떨어졌다. 그리고 정신을 수습하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움직여 나머지 수류탄 하나를 꺼내 들고 자리를 박차며 일어난다.
교전 지역을 가로질러 적의 지원화기를 제거하는 무모한 짓을 끝내 성공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수많은 총소리 사이를 가로지르는 폭발음은 내 무모한 행동과 더불어 순식간에 불리한 기류를 바꾸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고, 바리케이드 쪽으로 나머지 수류탄 하나를 집어 던졌다.
쾅-!
그 순간 불시에 던진 수류탄이 폭발하면서 목숨을 앗아가는 날카로운 파편과 함께 군인들이 내지르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다리를 쉼 없이 움직여 땅을 박차면서 재빨리 총을 던져둔 풀숲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가라앉았던 심장이 다시 한 번 쿵쾅쿵쾅 소리를 내며 뛴다. 내리는 비, 어둠 속에서 빗발치는 총알의 비. 나는 오로지 본능에 모든 것을 맡기며 거칠게 숨을 내질렀다.
[동윤이가 왼쪽으로 뛴다! 머리 못 내밀게, 계속 쏴! 쏴!!!]
폭발음으로 멈칫했던 총격도 잠시일 뿐, 군인들의 시선과 총격은 나에게로 집중되었다. 내가 바닥을 박차며 뛰자마자 사방에서 날아온 진창이 된 바닥과 허공을 미친 듯이 꿰뚫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노인은 적절한 순간에 무전을 보내며 군인들이 엄폐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지 못하도록 엄호사격을 지시했다.
양방향에서 터져 나오는 시끄러운 총소리, 그리고 나는 허벅지에 무언가 팍하고 박힌 순간 바닥에 무너지듯 넘어지며 가까스로 바위 뒤에 몸을 숨길 수가 있었다. 온몸이 빗물과 흙으로 엉망이 되었다. 나는 양손으로 얼굴을 닦아 내며 거칠게 숨을 골랐고, 곧 허벅지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재빨리 손을 뻗어 허벅지를 더듬는다. 그리고 허벅지에 생긴 총상을 만진 손에는 진한 핏물이 묻어 나왔으며 바지는 검붉게 물들어 간다. 그 순간 무전기가 울렸다.
[동윤아! 괜찮냐!]
무전기에서 들려온 것은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한 노인의 목소리였다. 그래, 괜찮다. 물론 허벅지에 총상이 생기기는 했지만, 노인과 사람들의 엄호사격이 없었다면 허벅지가 아닌 머리나 몸통에 총을 맞았을 것이다. 나는 가방에서 재빨리 붕대를 꺼내 상처 부위를 지혈하며 풀리지 않게 꽉 동여맨다. 그리고 바닥에 내려놓았던 총을 챙겨 들며 다급하게 나를 부르는 노인에게 대답해 주었다.
“괜찮아요! 일단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지원화기를 처리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파도 하나를 걷어 낸 수준이다. 첫 교전을 시작으로 시간이 늘어지고 있는 지금, 빗발치는 총알이 점점 많아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상황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사방에서 빗발치는 사격에 잠시 몸을 움츠리며 노인이 있었던 방향을 향해 곁눈질한다. 그리고 날카로운 신경과 본능이 가리키는 타이밍을 따라 뛰기 시작했고, 곧 사람들이 산개하고 있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내가 조명과 총알을 피해 몸을 날리듯 쭉 미끄러지자 풀숲에 몸을 숨기고 있던 노인이 기다렸다는 듯 손을 뻗어 나를 잡아준다. 그리고 끌려가다시피 엄폐물로 숨은 나는 그곳에 노인과 강 형사,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 부상자들을 추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시간 교전을 위한 임시 은신처, 나는 얼굴과 머리가 흙탕물로 더럽혀진 노인을 마주하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곧 노인을 향해 다급히 물었다.
“B팀하고 사람들은 언제 내보내요!”
A팀이 하는 교전의 목표는 승리가 아닌 시선 끌기다. 그렇기에 우리는 화력으로 승부가 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버티고 또 버티며 B팀과 사람들을 안전히 내보낼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사상자가 늘어나고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저절로 다급해질 수밖에 없는 내 물음에 노인은 아직 때가 아니라는 듯 군인들을 향해 총을 발사하면서 나에게 고함을 내질렀다.
“섣불리 보냈다간 B팀도 공격당해! 확실할 때까지 우리가 더 버텨야 한다고! 죽는 한이 있어도!!!”
조금 조급해지려던 찰나 시들어가는 내 정신을 차리게 해 준 것은 처절한 노인의 일갈이었다. 그리고 그 외침이 고막을 강타하는 순간 머리에 번개가 치며 고통과 피곤으로 날아갔던 다짐이 다시 돌아옴을 느낀다.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채연이와 우리 일행들의 얼굴. 나는 저쪽에서 우리의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을 그들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다. 허벅지를 묶은 붕대가 검붉게 물들었지만, 이상하게 아프지는 않았다.
그래, 사지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우리는 스스로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저 뒤쪽 어둠 속에 존재하는 후퇴로, 그 어둠을 향해 뛰어가면 이 지옥과 같은 순간에서 도망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고통의 순간에도 놈들을 악착같이 끌어내리며 우리가 그토록 붙잡고 있었던 희망의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뒤에는 삶이 있고, 앞에는 죽음이 있다. 하지만 뒤에는 오로지 어둠뿐이고, 앞은 오로지 빛뿐이다. 우리가 무엇을 선택할지는 뻔한 것이었다.
봄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비가 내렸다. 내가 흘러내리는 빗물에 연신 얼굴을 쓸어내리자, 노인이 재빨리 자기 모자를 벗어 나에게 씌어 준다. 싸늘하게 식은 머리에서 느껴지는 노인의 따뜻한 체온이 온몸에 빠르게 퍼져나갔고, 나는 이를 악물며 총구를 앞으로 들어 올렸다.
어쩌면 이 순간이 우리가 여기까지 살아온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 시간까지 심장이 뛰고 있었던 이유가 어쩌면 지금일지도 모른다. 나는 모든 상념과 고통을 빗속에 흘려보냈다. 바닥에 고인 흙탕물에 내가 흘린 피가 서서히 섞이기 시작했다.
“- - - - - -.”
총성과 비명 사이로 짙은 이명이 울려온다. 나는 조준간 사이로 모든 신경을 집중하며 얼마 남지 않은 탄창을 끼워 넣었다. 노리쇠를 당기자 차가운 노크 음이 내 손끝을 짜르르 울린다. 그리고 점점 숫자가 많아지기 시작한 총구 화염과 군인들을 향해 조준 사격을 가한다.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가는 총알, 얼굴에 튀기는 바위 파편. 하지만 나는 눈을 감지 않았다. 우리가 흘리는 피처럼 흘러내리는 빗물 아래에서 나는 오로지 길을 내어 줄 수 없다는 일념 하나로 방아쇠를 당기고 또 당겼다.
딱!
어둠 속에 피어났던 불꽃이 꺼진다.
따닥!
어둠 속에 두 번째로 피어났던 불꽃이 꺼진다. 나는 숨결로 촛불을 끄듯 그 단순한 당김을 지속한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 쪽 불꽃도 하나하나 꺼져가는 것이 피부와 신경으로 전해져 왔다.
두근두근.
여전히 뛰고 있는 심장, 나는 견착한 개머리판 너머로 그 울림을 느끼며 빠르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앞섬에 꽂아둔 무전기에서 다급한 박대박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영감님! 우리 쪽 탄창 방금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이제 어쩔까요?!]
젠장! 그 무전을 전해 들은 노인은 거칠게 욕설을 내뱉으며 빈 탄창을 허공으로 던진다. 그리고 엄폐물에 황급히 몸을 숨기며 한계까지 차오른 숨을 거칠게 내뱉었다. 노인의 탄띠가 비어 있는 게 눈에 잡힌다. 아니, 노인뿐만이 아닌 근처 엄폐물에 있는 모든 사람의 탄띠도 비어 있었다. 그리고 우리와 다른 지역에서 놈들과 교전한 박대박 무리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은지 아까부터 고함과 함께 부상자들이 내지르는 비명이 들려왔다.
“너! 너! 그리고 너까지! 조금이라도 다친 애들은 탄창 모아서 나한테 주고, 여기 있는 부상자들 추려서 뒤로 빠져!”
장시간 교전이다. 노인은 결국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며 비교적 경험이 적은 경비대원들을 부상자들과 함께 후방으로 보내는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탄창과 남아 있는 여분의 탄창을 긁어모으기 시작한다. 이제 엄폐물과 교전 지역에 남은 사람들은 경험이 많거나 효율적인 사격이 가능한 인원뿐, 이제 한 발, 한 발에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 했다. 노인은 대원들과 부상자들이 무사히 후방으로 빠질 수 있도록 엄호사격을 하며 나에게 가방 꾸러미를 던져주었다.
“동윤아!”
노인은 숨이 넘어갈 듯 내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나는 내 이름 뒤로 문장이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노인의 말뜻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바닥을 박박 기며 노인이 던져 준 가방을 움켜잡는다. 흙탕물로 흠뻑 젖어 버린 가방 꾸러미에는 탄창이 겨우 6개가 들어 있었다. 하지만 열약한 지금 상황에서 거의 반절이나 되는 이 탄창들은 저기서 분투하고 있을 박대박 무리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나는 가방을 꾹 잡고 엄폐물을 박차고 나온다.
우리가 발사하는 총알의 수가 적어질수록, 상대는 서서히 이쪽을 향해 좁혀오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빗발치는 치명적인 반딧불이, 그 불들은 진창이 된 바닥과 이제는 걸레짝이 되어 버린 나무들을 뚫고 나에게 날아온다. 하지만 탄창 꾸러미를 들고 앞을 향해 달려가는 내 뜀박질은 먼지처럼 피어나오는 나무와 비의 파편 사이를 망설임 없이 가로지른다.
엄폐물에 숨고, 나무 뒤에 숨고, 신경과 본능이 조금의 틈이라도 허용하면 거침없이 앞으로 몸을 날린다. 어둠의 공간이 엿가락처럼 좁아지며 나는 순식간에 박대박 무리가 포진해 있는 지역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이명 사이로 들려온 고함과 비명이 내 고막을 때린다. 몸이 본능적으로 움직여 총구를 들어 올리게 한다.
“- - - - 끄아아악!!”
“죽어, 이 새끼야!!!”
일행들의 사격빈도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부터 군인들은 교전 간격을 서서히 좁혀 왔다. 그리고 전방 대각선에 있던 박대박 팀은 이쪽을 향해 전진해 오는 군인과 자연스럽게 충돌했고, 후퇴가 없다는 지시를 가슴에 박은 채 무모한 백병전을 벌이고 있었다. 처절한 고함과 함께 그들이 흘리는 피가 바닥을 적시고 절대 넘어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빗물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리고 0.5초, 내가 조준간을 옮겨, 방아쇠를 당기기 전까지 시간이었다.
따닥!
가장 먼저 박대박에게 착검한 대검을 찔러 넣는 놈의 머리를 날려 버렸다. 이미 박대박 무리 중 반절이 넘게 당해 있는 상황, 바닥에 피를 흘리며 넘어져 있는 일행들이 내 눈에 각인되듯 박혀 왔고 내 심장에 고여 있던 피가 다시 한 번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저 멀리 어둠 사이로 희끗희끗 군인들이 보인다. 그 순간 분노라는 장작을 때운 머리가 가속하고 빠질 듯이 아파져 오는 눈동자는 당연히 화답한다.
딱! 딱! 딱! 딱!
단발, 단발, 단발. 기계적으로 방아쇠를 당긴 검지는 목표를 놓치지 않았다. 마치 자석이라도 달아둔 듯 내 총구를 떠난 총알은 정확히 놈들에게 박혔고, 순식간에 좁혀오는 간격이 절단되듯 멈춘다. 그리고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엄폐물에 미끄러지듯 들어가며 박대박을 움켜잡았다.
“탄창!”
나는 입안에 들어온 흙과 물을 황급히 뱉으며 외쳤다. 이미 온몸은 흠뻑 젖은 지 오래였고, 허벅지에서 시작된 출혈로 인해 눈앞마저 흐릿하다. 하지만 무엇이 그렇게 나를 잡고 있는지, 내 몸은 마치 정해진 시스템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박대박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거칠게 숨을 몰아쉰다. 피투성이인 그의 손. 하지만 그는 손을 덜덜 떨면서도 끝내 장전을 마치며 앞을 향해 총구를 들어 올렸다.
어둠 속에서 불꽃이 핀다. 그리고 우리의 총 끝에는 처절함이 묻어 있었다. 빠져나오는 탄피가 허공을 수놓고, 총구에서 피어오르는 옅은 연기는 호수에 물안개처럼 내 눈동자에서 오래도록 맴돈다.
숨, 총알, 검지, 연장선. 흐릿한 정신 속에서 그 단어를 읊조린 내 몸은 기계처럼 움직인다. 발사하고 죽이고, 넘어오지 못하도록 물어뜯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그 순간만큼은 억겁이 우리를 묶어놓았다.
“- - - - - - -.”
무아지경의 한 가운데, 이명 사이로 시끄러운 무전기 소음이 내 정신을 깨운다. 나는 그 소음에 깜짝 놀라며 탄창이 비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그리고 재빨리 재장전하려고 하는 순간 울려 퍼진 무전기 잡음은 깨어나는 정신 속에서 뚜렷한 고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무언가 묵직한 것이 대기를 가로지르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신경이 일제히 고개를 쳐들며 내 머리에 경종을 울린다.
[- - - - - 엎드려!!!!!!!!!!!!!!!!]
무전기에서 노인의 처절한 고함이 터져 나온다. 그 고함을 들은 나와 박대박은 본능처럼 바닥에 엎드리며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았다.
쾅-!!!!!
그리고 그 순간 모든 요소의 근원을 뒤집어놓는 폭발음이 대기와 대지를 짜르르 울린다. 지옥에서 볼법한 화염이 풀숲에 피어오르고, 모든 걸 날려 버릴 듯한 바람이 나와 박대박을 밀어내며 저항하지 못할 두려움을 일궈내었다. 피부가 뜨겁고, 귀에는 이명 말고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나는 이것이 놈들이 가하는 박격포격임을 알 수 있었다.
[동윤아, 지금이야! 지금 B팀이랑 사람들 다 내보내!!!]
이 거친 포격에도 노인은 무사했는지, 잔뜩 쉬어 버린 목소리로 나를 연신 부른다.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순간, 노인과 나는 군인들이 전부 몰려온 지금이 그 순간임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나는 노인에게 대답할 찰나도 없이 바닥을 박박 기며 저 멀리 날아간 배낭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빗발치는 총격 속에 피를 질질 흘리며 용팔이와 미리 연결해 두었던 작은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 떨리는 손, 하지만 떨리지 말아야 하는 목소리. 나는 말했다.
“용팔아, 부탁한다.”
긴말은 필요 없다. 내 목소리는 그 순간만큼은 떨리지 않았고, 슬픔도 이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담담한 목소리가 용팔에게 전달된 그 순간 무전기 너머에서는 울음소리가 섞인 애절한 대답이 들려왔다.
하지만 나는 망설임 없이 무전기를 끄며 숨을 몰아쉬었다. 하늘에서 내린 비는 내 얼굴과 몸을 적셨고, 나에게서 내린 피는 지금 이 순간 바닥을 적신다.
쾅! 쾅!!!!
어둠뿐인 숲속은 이제 없다. 사방에서 피어오르는 불의 꽃과 바닥에 고인 핏물은 어둠을 몰아내며 우리에게 마지막 커튼콜을 지시한다. 눈앞에서 주마등처럼 모든 순간이 스쳐 지나간다. 사진처럼 내 기억 속에 남아있던 각인이 시나브로 봄바람처럼 완성되고 있었다. B팀과 사람들이 탈출했다. 그 순간 나는 발끝에서 시작된 소름과 기쁨이 머리까지 닿음을 느꼈다.
나는 피가 섞인 흙탕물 한가운데서 웃고 있었다.
무전기가 올리고 담담한 노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A팀, 후퇴.]
나는 가방에서 꺼낸 마지막 탄창을 꽂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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