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아직 살아있다-192화 (192/313)

[192]

“하늘이 돕는구나.”

노인이 모자를 꾹 눌러쓰며 조용히 읊조린다. 그래, 오랜만에 눈이 아닌 비가 온다. 비록 쌀쌀한 날씨와 더불어 내리는 비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차갑게 식혔지만, 밖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의 기척을 숨겨 줄 거라 생각하니 그마저 반가웠다.

나는 얼굴을 흥건하게 적신 땀과 비를 손으로 쓸어내리며 조용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쓰고 있던 모자 사이로 불규칙한 조명들이 켜져 있는 봉쇄지역이 시야에 들어온다. 봉쇄지역은 처음 볼 때와는 다르게 삼엄한 경계와 무엇인지 모를 부산스러움을 가득 담고 있었는데, 아마 우리가 죽인 소대의 실종 소식으로 아까 낮부터 비상이 떨어진 모양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들이 차가운 대기를 통과해 물을 머금은 낙엽과 나뭇가지 위로 토도독 떨어진다. 반복된 소리가 고요히 울려 퍼지고, 모든 요소가 익숙해질 때쯤 우리는 학습된 무음의 공간을 조용히 가로지른다.

가까워지는 시발점, 쿵쾅쿵쾅 뛰는 심장 소리. 나는 내 긴장감과 두려움을 내리는 빗속에 섞여 보내며 총구를 조용히 들어 올렸다. 그러자 비와 어둠 사이에 숨어 있던 일행들이 비장한 얼굴로 천천히 빠져나와 내 근처에 위치해 자세를 숙인다. 그리고 안전장치를 풀며 정면을 주시하던 노인이 읊조린다.

“목적은 사살이 아니라는 거 명심하고, 언제든지 몸 뺄 수 있게 준비해 둬. 엄폐물 잘 찾아서 숨고, 노출되었다 싶으면 잽싸게 몸을 피하는 거 잊지 마라.”

처음부터 끝까지 잘 짜인 톱니바퀴처럼 굴러가야 성공하는 임무다. 일행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기에 노인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긴장감으로 뭉친 숨을 훅 내뱉었다. 나는 손목시계가 차인 왼손을 들어 시간을 확인한다. 그리고 조용히 입술에 고인 비를 핥으며 수신호를 보냈고, 내 주위에 있던 일행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사사삭-.

어둠 사이로 낙엽이 밟히는 고요한 발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리고 나는 노인과 함께 적절한 사격 위치를 찾기 위해 앞을 향해 미친 듯이 기어가기 시작한다. 발각되면 모든 게 끝이다. 그렇기에 생과 사를 오가는 죽음의 외나무다리에서 나는 아슬아슬한 독주를 시작했고, 온몸에 가해지는 그 무게를 느끼며 진창이 된 바닥에 납작 엎드린다.

봉쇄지역에 가까워질수록 살이 베일 듯한 날카로운 신경이 나를 핥는다. 보이지 않음에도 느껴지는 삼엄한 경계, 그리고 방아쇠를 잡은 검지에 옅은 떨림을 선사한다. 커튼콜이 내리기 직전이다. 나는 그 무엇보다 큰 숨을 내뱉었다. 눈을 뜨자 나는 어느새 엄폐물로 쓸 나무와 풀숲에 몸을 숨기며, 그 사이로 총구를 조용히 내민다.

[아직 쏘지 말고 기다려.]

치익-.

무전기 잡음이 조용히 울리며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조준간 사이로 보이는 봉쇄지역의 모습과 빗소리 사이로 들려오는 웅성거림. 내 시야 안에서 느껴지는 인기척들은 저 뒤에 얼마나 많은 군인들이 상주하고 있는지 말해 주고 있었다. 나는 입안에 긴장감을 잔뜩 머금으며 이를 악문다. 그리고 노인이 신호해 줄 그 순간만을 곱씹으며 최적의 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어둠의 날이다. 큰 조명이 비치는 공간에는 굵은 빗방울이 선명하게 보였고,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내 호흡이 느려진다.

쿵, 쿵, 쿵.

비가 내 피부에 떨어질 때마다 심장이 춤을 춘다. 저 앞에 무엇이 있을까? 내 삶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눈꺼풀에 비와 함께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액체가 걸린다. 눈가가 떨리고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던 마지막을 나는 이제야 실감한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느낀 감정은 채연이와 일행들을 만나고 즐겁게 웃던 광경의 그리움이었다. 빗속에 차갑게 식은 검지가 방아쇠를 핥는다.

웅성거림과 함께 봉쇄지역 입구에서 전원 중무장한 소대 규모의 군인들이 천천히 쏟아져 나온다. 옆으로 치워지는 바리케이드 너머로는 헤드라이트가 켜진 육공트럭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뒤로는 장벽 앞으로 쏟아져 나오는 군인들보다 더 많은 인원이 드문드문 모습을 드러낸다.

[10초, 즉사보단 부상을 노리고, 쓰러진 놈들은 비명을 지르게 내버려 둬.]

일행들이 총구와 조준간으로 긋는 시선의 이정표가 느껴진다. 그리고 노인은 기다렸다는 듯 우리에게 무전을 보내며 교전의 승리보단 부상자들을 유발하라는 주문을 한다. 일행들은 그 속에 담긴 뜻을 알기에 말없이 자세를 숙이며 고개를 끄덕였고, 노인이 말해 준 시간을 곱씹으며 조용히 정면을 바라본다.

9, 8, 7.

행복했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 우리의 심장 소리와 단호함을 엮는다.

6, 5, 4.

나는 죽는 그 순간까지도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한 두려움의 잔재를 완전히 털어냈다.

3, 2, 1.

나는 총구를 들어 올리며 안전장치를 풀었고, 사방에서 딸각거리는 소리에 감고 있던 눈을 뜬다.

0, 그리고 비가 내린다. 어둠이 내린다. 대신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더 위대한 것을 들어 올린다. 마지막으로 눈동자에 물든 희망의 0은 앞을 향한 일직선을 가리켰다.

[쏴!]

무전기 너머에서 노인의 고함이 터져 나온 순간 우리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어둠이라 더 환하게 보이는 총구의 화염, 나는 눈앞에서 번쩍이는 불꽃의 점멸을 삼키며 봉쇄지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놈들을 향해 총알을 털어낸다.

시간이 느려진다. 내리는 비조차 시야에 담길 정도로 세상이 느리게 보인다.

가속화 하는 사고, 200km로 달리는 바퀴처럼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눈동자. 나와 우리 일행들이 처절함을 담아 쏟아 낸 총알은 정확히 놈들에게 박혀 피와 비명, 그리고 혼란을 유발한다. 놈들이 몸에 피가 터지며 바닥에 우수수 쓰러지는 순간, 시간이 다시 빠르게 흐른다.

“아아악!!!”

허벅지에 총을 맞아 그대로 바닥에 넘어진 군인 하나가 찢어지는 비명을 내지른다. 그리고 그 비명을 시발점으로 습격을 받은 군인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 숨어 최적의 순간, 최고의 상황에서 가하는 완벽한 기습.

노인이 예측한 대로 우리의 습격을 받은 놈들은 반절이 떨어져 나가며 바닥에 엎어졌고, 나머지도 엄폐물을 찾기 급급하며 사방으로 흩어진다. 그리고 나는 집요하게 놈들을 괴롭히며 최대한 시선을 끌기 위해 총구를 들어 올렸다.

“- - - - - -!!”

하지만 군인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도 찰나의 불과했다. 그들은 훈련받은 군인들답게 장교와 부사관들의 윽박질에 반응하며 빠르게 대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가 쏜 총알이 군인 하나가 숨어든 엄폐물에 맞아 애꿎은 소리만을 유발한 순간, 정신을 차린 군인들이 총성과 불꽃이 보이는 이쪽을 향해 대응 사격을 시작했다. 앞주머니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무전기, 그 사이로 이 상황을 총괄하고 있는 노인의 고함이 터져 나온다.

[박대박이! 거기 애들 끼고 딴 곳으로 빠져!!]

자기 무리와 한 팀을 이뤄 열심히 총을 발사하던 박대박은 노인의 지시에 조건반사적으로 움직여 허겁지겁 자리에서 벗어난다. 그러자 그 자리에는 군인들이 발사한 총알이 파파박 튀기며 흙탕물과 함께 나무 파편을 튀겨낸다.

하지만 노인의 지시에도 무리 중 일부가 총을 맞았는지 멀리서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온다. 나는 이를 악물고 방아쇠를 당기면서도 머리에는 짙은 안개처럼 흐린 상념을 가득 채웠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엄폐물을 찾아 정신을 차리는 군인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반쯤 열린 바리케이드 너머로는 숨 가쁘게 뛰어다니는 군인들이 포착되었고, 튼튼하게 지은 감시탑에서도 일렁이는 그림자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점점 우리를 향해 발사되는 총알은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차 어둠을 몰아내고 조성되는 화망은 엄폐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기 힘들 정도로 매서워진다. 싸늘하다, 방아쇠를 당기는 검지가 미세하게 떨려왔다.

다들 죽음을 각오했었다. 우리는 이렇게 된다는 걸 알고 사지로 걸어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적어도 B팀과 주민들이 무사히 밖으로 빠져나갈 시간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사명감이 무의식 속에서 튀어나와 나를 채찍질한다. 그리고 무심결에 돌린 시야에서 높게 만들어진 감시탑 위로 열심히 뛰어 올라가는 그림자들이 보였다.

기류가 바뀌고 나만이 알 수 있는 경종이 뻣뻣한 눈알을 빠르게 굴린다. 그리고 사방에서 총알이 빗발치는 그 순간 나는 어둠과 비 사이를 꿰뚫어 볼 수 있었다. 감시탑 위로 올라가는 그 그림자들은 분명 무장한 군인이었으며, 양손에는 묵직한 무언가를 들고 있다.

꿀꺽.

그리고 봉쇄지역 뒤에서 퍼져 나온 조명이 그들 뒤에 점멸하는 순간, 나는 마른침을 조용히 삼켰다. 짜르르, 차가운 흙탕물에 빠져 감각이 없었던 발끝에서 조용히 소름이 올라와 신경을 울린다. 가슴이 묵직하다. 군인이 들고 있는 물건은 먹빛을 반짝이는 분대 지원화기였으며, 그 뒤로는 수없이 많은 탄창의 꾸러미가 옮겨지고 있었다. 그 위력을 가늠해 본 순간, 내 몸은 자동으로 움찔거렸다.

저들이 높은 자리에 위치하면 이미 늦었다. 분당 수백 발을 내뱉을 저 괴물 같은 녀석에게 일행들은 이미 노출되었고, 사격이 시작되는 순간 맞추기 쉬운 표적으로 변하고 말 것이다. 더군다나 나를 제외한 일행들은 정면에 보이는 놈들에게 집중하느라 분대 지원화기가 사격 위치를 잡고 있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한 상태. 죽음, 전멸, B조가 움직이기도 전에 이 자리에서 몰살당할 우리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 - - - -!!!”

일행들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순간 내 몸은 조건반사적으로 움직였다. 나는 필사적으로 흙탕물을 박차며 빈 탄창과 함께 쓰고 있던 모자를 집어 던진다. 그리고 번개처럼 앞으로 뛰쳐나가 두 개밖에 남지 않은 탄창을 끼워 넣고 바쁘게 감시탑을 오르고 있는 놈들을 눈으로 좇았다.

차라리 여기서 사격할까? 아니, 번쩍이는 조명 때문에 시야가 좋지 않았고, 감시탑 벽이 절묘하게 사격 위치를 막고 있어 저격할 수 없다. 탄약조차 얼마 남지 않는 상황, 나는 연신 목울대를 움직이며 젖은 얼굴을 쓸어내렸다.

나에게 망설임은 없었다. 즉시 바닥에 던져둔 배낭을 황급히 챙기며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갔다.

“동, 동윤아!!! 곽동윤, 이 미친놈아!!”

내가 풀숲을 가로지르자, 한쪽에서 열심히 응전하던 노인이 믿을 수가 없다는 목소리로 나를 처절하게 불렀다. 비와 함께 빗발치는 총알의 연속. 나무 파편과 물이 튀기는 이 수라장 한가운데를 나는 미친놈처럼 뛰어가고 있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양쪽 진영에서도 내 모습을 믿을 수가 없다는 듯 잠시 멍하니 바라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조명과 총알들은 나에게 집중되며 신경을 들어 올리는 경종이 내 귀를 이명으로 틀어막는다.

[엄호해!!! 일어나서 엄호해!!!]

항상 마음고생만 시켜서 노인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구구절절 상황을 설명해 주며 일행들을 납득시켜줄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노인도 내 돌발행동에 다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는지, 사람들에게 무전을 보내며 서둘러 나를 엄호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자 일행들은 잽싸게 총구를 들어 엄폐물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군인들에게 연신 사격을 가했다.

핑-.

바로 머리 위로 총알이 지나가 나무에 틀어박힌다. 흩날리는 나뭇조각, 하지만 그것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 파묻혀 금세 내 주위로 흩어져 버린다. 그리고 나는 그때쯤 총을 바닥에 던지고 뛰고 있었던 것 같다.

느리다, 더 빠르게. 느리다, 더, 더 빠르게! 가속화된 사고가 팽팽 돌아 나에게 정확한 경로를 제시하고, 미친 듯이 부풀어 오른 근육은 어둠 사이를 가로지르는 바람처럼 나를 밀어낸다. 불어오는 폭풍에 돛을 단 외로운 조각배가 휩쓸린다.

아니, 그것은 순풍을 만나 소용돌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회심의 연장선이었다. 나는 들고 왔던 가방에서 군인들에게 노획한 수류탄 두 개를 빼 들고 나머지 것들은 그대로 버린다.

“- - - - - -.”

총알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노이즈가 끼인 듯 시끄럽기만 하던 빗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진창을 밝는 내 발은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고, 차오르는 숨도 어느 샌가부터 의식하지 않게 된다. 내가 움직이고 있는 내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닌듯한 기분. 오직 저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식만이 남아, 나라는 개체를 움직이게 했다. 주변 풍경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블랙홀에 빠지기라도 하듯 어둠의 공간은 서서히 좁아지며 나를 빨아들인다. 빨라진다, 빨라진다. 시간이 멈춰 있는 공간에서 나만이 빨라지고 있었다.

“- - - - 변종이다!!!!!!”

그리고 바리케이드에서 들려오는 한 군인의 고함에 내 이명과 노이즈는 끝이 났다. 변종, 나를 지칭하는 걸까? 틀린 소리는 아니니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내 몸에 흐르는 더러운 놈들의 피가, 그리고 언젠가 나라는 존재 자체를 잡아먹을 변종의 존재가 그리도 무섭다면 오늘 어김없이 놈들에게 보여 줄 생각이다. 죽이기 위해서, 살리기 위해서. 나는 거칠게 흐른 내 삶의 조류 속에 몸을 던져 넣었다.

그리고 그 군인이 언급한 변종이라는 존재는 한순간 기류를 바꿔놓기 충분했다. 비와 피에 파묻혀 진창이 되었던 대기는 싸늘하게 얼어붙기 시작했고, 서로가 서로를 향해 발사하던 총알은 한순간 멈추며 변종이라는 단어에 집중하게 되었다.

하지만 놈들이 판단과 사고를 멈췄을 때는 이미 늦었다. 나는 어느새 풀숲을 뛰쳐나와 감시탑 바로 앞에 있는 철책으로 향하고 있었고, 곧 심장과 신경을 폭발시키며 그곳을 기어오른다.

“여, 여기! 여기 시발!!”

그리고 나를 향해 변종이라고 외쳤던 군인이 이곳까지 튀어온 가공할 속도에 깜짝 놀라며 총구를 들어 올린다. 하지만 내가 먼저 마주한 것은 총구가 아닌, 겁에 질려 있는 군인의 눈동자였다. 철책을 잡고 있는 손을 놓는다. 그러자 나는 두 손이 자유로워진 상태에서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고, 순간 섬광처럼 대검을 뽑아 나를 쏘려는 군인 목에 투척한다.

살을 가르고 넘어오던 숨 속에 피가 섞여 나온다. 군인은 그대로 컥 하는 단말마를 내뱉으며 자기 목을 황급히 잡았다.

삐이이이-.

울리는 이명, 그리고 쓰러지는 송장 옆에서 분대 지원화기를 내려놓고 있던 또 다른 군인이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나와 눈을 마주친다. 하지만 우리의 시선 사이에 있는 것은 억세게 내리는 비도, 분수처럼 터지는 피도 아닌 핀 뽑힌 수류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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