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탄피가 허공을 날고, 총구에서 나온 빛은 쉼 없이 점멸한다. 그 불빛 사이로 노인의 분노가 고스란히 보이는 얼굴이 나타났다. 악귀, 변종 잡는 사냥꾼. 노인은 화풀이하듯 그놈의 머리와 몸통에 모든 탄창을 비워 냈다. 놈은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화망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능숙하고 집요한 사격 앞에 결국 복도에 자빠지고 만다.
따다다다다다닥.
기계만큼 빠른 장전. 절대 놓아 줄 수 없다는 의지가 여기까지 느껴졌다. 정신없이 날아가는 총알은 모든 창문이 깨트리고, 커튼들을 걸레짝으로 만든다. 그리고 커튼과 마찬가지로 무서운 기세를 풍기던 그놈도 결국 고깃덩어리가 되어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끼이이 울리는 울음소리는 불꽃이 꺼져가는 단말마처럼 느껴진다. 마침내 노인이 마지막 탄창을 비워 놓을 때쯤, 두식이가 어디서 가져 왔는지 모를 소화기를 들어 올려 놈의 머리를 내려찍기 시작했다.
파삭 하는 소리와 함께 놈의 뇌가 곤죽이 되고, 두개골 사이로 뇌수가 흘러내린다. 팔다리는 벌레처럼 움찔거리며 놈은 완전히 공격 의지를 잃어버렸다. 하지만 두식이는 절대 멈추지 않았다. 그저 놈이 완전히 움직임을 멈출 때까지 소화기를 내려찍는 것을 반복한다. 그 광경을 조용히 지켜본 나는 완전히 사라진 왼쪽 시야를 침착하게 받아들였다. 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오른쪽 눈을 감는다.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형님!!’
용팔이의 목소리다. 오른쪽 눈을 다시 뜨자 용팔이가 엉엉 울면서 이쪽으로 기어 오고 있었다. 내 주머니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무전기 소리가 두식이가 놈을 내려찍는 소리와 겹쳐 오묘한 하모니를 이룬다. 이쪽으로 기어 온 용팔이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붕대를 꺼내 들었고, 내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피들을 정신없이 닦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오른쪽 눈으로 보이는 시야가 붉다. 그리고 그 흐린 시야 사이로 눈물과 콧물을 짜는 용팔이의 얼굴이 고스란히 보였다.
‘왜 울어?’
우는 모습이 너무 웃겨서 무심코 물어봤다. 하지만 웃음 짓는 나의 모습에도 용팔이는 그저 세상이 무너진 듯 울기 시작했다. 그 순간 시야가 반전되고, 내 얼굴을 잡는 거친 손의 감촉이 느껴졌다. 아까 미친 듯이 분노하며 놈을 요절내 버리던 노인이었다. 노인은 웬일인지 눈가를 붉게 물들이고, 내 눈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이놈아, 왜 그랬어……. 응?’
‘괜찮아요.’
난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래, 다 괜찮다.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고, 심지어 마음을 짓누르던 두려움도 사라져 있었다. 이젠 놈들과 공포가 무섭지 않았고, 마치 안개 낀 길처럼 흐릿한 모든 것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뚜렷해진다. 그리고 민들레 씨앗처럼 솟아난 그 마음은 일행들이 불어 주는 따뜻한 봄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다.
노인은 내 얼굴에 흘러내리는 피를 연신 닦아 주었고, 새로운 붕대를 꺼내 내 왼쪽 눈과 머리를 칭칭 감아 주었다. 시간이 지나자 출혈은 곧 잡히기 시작했다. 화끈한 통증이 그제야 몰려왔지만, 난 애써 무시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른쪽 눈만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기시감과 짙은 이물감이 느껴진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용팔이가 잽싸게 달려와 나를 부축해 주었다.
고개를 돌리자 어깨를 축 늘어트린 두식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식이의 얼굴에는 짙은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함부로 다가오지 못하는 망설임이 담겨 있었다. 왜 그래, 사춘기야? 내가 웃으며 다가가자 두식이는 그제야 바보처럼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평소 말이 없고, 감정표현이 드문 두식이지만 내 왼쪽 눈을 가져간 놈에게 많이 화가 났던 모양이다. 내 눈을 이렇게 만든 변종 놈은 이미 곤죽이 되어 복도 구석에 처박혀 있었고, 놈을 그렇게 만든 두식이는 사슴 같은 눈망울로 내 상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난 걱정 말라는 듯 두식이의 등을 툭툭 쳐 주었다.
나는 바닥에 던진 총을 다시 집어 들고, 미친 듯이 울리는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 우리가 싸움을 시작할 때부터 무전을 보내던 김혜정과 박대박의 목소리는 몹시 다급하고 불안해 보였다. 그들은 이미 이곳으로 향해 달려오고 있는지 저쪽 계단에서 쿵쾅거리는 발소리가 울렸다. 난 그들에게 괜찮다는 무전을 보냈고, 왜 이렇게 늦게 답하냐는 김혜정의 잔소리를 한동안 들어야 했다. 난 헛웃음을 지으며 어쩔 수 없이 볼륨을 줄였다.
그리고 그 순간 교무실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바리케이드를 이제 다 치운 모양이지? 문을 연 사람은 안경을 쓰고 있는 허약한 남성이었는데, 그는 땀투성이인 상태로 나와 눈을 마주치다가 그대로 엉덩방아를 찍는다. 혼자서 바리케이드를 치우느라 고생 좀 한 모양이다.
바닥에 넘어진 그는 꼭 괴물과 마주한 듯 두려움이 섞인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정작 그 시선을 받은 나는 아무런 표정 없이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문이 열린 교무실 안쪽을 살펴보았다. 모든 책상과 의자들은 문을 막는 데 사용했는지 내부는 생각보다 공간이 넓었다. 하지만 코끝을 찌르는 오물 냄새와 역한 구린내는 그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말해 주었다.
‘무전 받으셨죠? 구조대입니다.’
격렬한 노크도 들었겠지. 하지만 난 일부러 태연한 척 그에게 말했다. 어쩌면 사무적이고 딱딱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 태도가 그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이었다. 절대 힘들어 보이거나 물렁물렁해 보여서는 안 된다. 딱 적절한 태도, 항상 그래왔던 방법. 난 당신들을 구하러 온 구조대다. 백 마디 말보다 행동과 시선으로 말해 주었다.
남자는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쓰고 있는 안경은 이미 한쪽이 박살 나 있었고, 그것을 스카치테이프로 고정한 상태였다. 그의 얼굴에는 더러운 때로 가득했고, 옷에서는 역한 오물 냄새가 났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그럴 수밖에 없는 걸 알고 있는 나는 일부러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잠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악수. 누구나 하지만, 누구나 해 주지는 않는다. 상대에서 양해를 구하고 호의를 나누는 이 행위는 지금 같은 시대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따뜻한 제스처였다. 하지만 난 그것을 청했으며, 악수를 받는 상대 쪽도 감회가 새로운지 천천히 눈꺼풀을 떨기 시작했다.
내 손을 맞잡은 그는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닭똥 같은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기 시작했다. 구조를 받게 되었다는 현실을 이제야 실감한 모양이었다. 남자는 조용히 흐느꼈고, 그 순간 어두운 교무실 구석에서 작은 그림자들이 하나둘 양지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리 중 유일한 성인 여성으로 보이는 한 여자가 남자를 향해 물었다.
‘선생님……. 이분들은 누구세요……?’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다.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린 방향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창백하고 앙상한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그들은 작은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졌고, 이내 서로가 서로에게 숨어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들을 경계했다. 하지만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물을 흘리던 남자는 우리를 교무실 안으로 안내했다.
교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차가운 한기가 얼굴을 훅 치고 들어왔다. 아무런 난방기구도 없었고, 심지어 이들이 걸치고 있는 담요도 얇다. 얼어 죽지 않은 게 다행인 상황에서 이 넓은 공간에 있는 것이라곤 한쪽에 구비된 무전 장비와 포댓자루밖에 없었다. 노인은 조용히 걸어 물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가갔고, 재빨리 포댓자루를 열어젖힌다.
‘개 사료를 먹었나?’
그 포댓자루 안에는 이 꿉꿉한 냄새의 원인인 개 사료가 있었다. 날씨가 추웠기에 망정이지 유통기한이 어찌 되는지 모르는 개 사료는 상당히 역겨운 냄새를 풍겼다. 노인의 목소리는 착잡하기 그지없었고, 난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한쪽에서 우리가 앉을 자리를 만들던 남자는 힘없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 근처에 동물병원이…….’
난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끊었다. 물론 식량을 지속해서 조달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이고, 개 사료를 먹으며 연명했다는 것에 그를 탓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이 지경까지 이곳에 있어야 했을 이유가 궁금했다. 이 정도면 진작 에덴에 합류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왜 여태 가만히 있었습니까? 빨리 부르셨어야죠.’
생존자끼리 뭉치는 것을 가장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에덴이다. 최근 격변을 좀 겪긴 했지만, 그 근본마저 썩은 곳은 절대 아니었다. 분명 일찍이 구조요청을 보냈으면, 단체장은 기꺼이 이들을 구조하러 왔을 것이다.
하지만 남자는 말 없이 고개만을 숙이고 있었을 뿐 별다른 대답을 해 주지 않았다. 아니, 대답을 못 하는 걸까? 남자는 무언가 일이 있다는 듯 주먹을 꽉 쥐었고, 이내 손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목격한 내 눈은 날카롭게 빛났으며, 곁눈질을 하던 노인도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눈을 빛냈다. 아, 역시 뭔가 있구나. 날카로운 감이 그렇게 말해 주고 있었다.
‘동윤 씨!!!’
‘동윤 씨!’
내가 남자에게 속사정을 물어보려는 찰나 교무실 문이 쾅 하고 열리며 김혜정과 강 형사가 들이닥쳤다. 그들은 우리가 구조해야 하는 상대에게는 관심이 없는지 내 이름을 격하게 부르며 이곳을 향해 뛰어왔다. 난 그들에게 변종은 죽었고, 일이 잘 마무리되었다는 설명을 장차 10분 동안이나 해 줘야 했다. 하지만 강 형사는 무언가 불만이 있는지 이야기를 듣는 내내 표정을 굳혔고, 김혜정은 내 눈을 보며 10분 동안 울음을 터트렸다.
상처는 내가 생겼는데? 난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달래 줘야 했다. 그나저나 울고 있는 그녀를 보니 강수련과 채연이의 얼굴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분명 복귀하면 엄청나게 혼날 텐데……. 어떻게 그들을 달래 줘야 할지 앞길이 막막했다.
* * *
생각보다 많은 생존자 숫자 앞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남자가 조용히 아이들을 부르자 다들 숨어 있던 담요에서 꼬물꼬물 나와 질서 있게 우리 앞에 줄을 선다. 굉장히 앳돼 보이는 유치원생부터, 이 학교에 다니고 있던 고등학생까지. 연령대는 다양했으며 성비 또한 균등했다. 이곳에 성인이라곤 오직 그 여자와 선생님이라 불리는 남자밖에 없었는데, 변종한테서는 어떻게 살아남은 거지? 라는 말이 자동적으로 나올 만큼 경악스러운 광경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이 아이들을 지키고 있던 남자와 여자를 향해 존경심과 함께 호의가 생겼다. 절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괜찮으니, 아이들만 구해달라는 그의 무전. 난 그 무전과 마음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출발하기 전 가방에 가득 싸 온 비상식량을 그들에게 풀었고, 한동안 걷기 위한 체력을 비축하게 해 주었다.
‘아야…….’
난 왼쪽 눈에 느껴지는 통증에 엄살 같은 비명을 내질렀다. 노인은 가만히 있으라는 듯 내 이마를 딱 쳤고, 이내 깨끗한 물을 들고 와 내 상처 부위를 씻겨 주었다. 물론 소독약과 다른 약품들이 있었지만, 워낙 민감한 부위였기에 함부로 약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노인은 인상을 찡그리며 붕대를 갈아 줬고, 이내 깊은 한숨을 내뱉는다.
‘상처가 깊어.’
‘괜찮아요.’
난 앵무새처럼 똑같은 대답밖에 해 줄 수 없었다. 물론 병원에 가서 본격적인 치료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난 마음속 한구석으로 이미 마음을 정리했다. 아마, 왼쪽 눈은 더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 후회는 없었다. 그냥 모든 게 후련했고, 망설임 없이 행동한 나 자신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난 내 옆에서 울상을 한 상태로 붕대를 정리하는 용팔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하지만 내 태연한 모습을 본 노인은 결국 불같이 화를 내며 나를 다그쳤다.
‘괜찮은 게 아니야, 이놈아! 치료할 생각을 해야지, 벌써 포기하고 있어!’
노인의 말이 맞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하게 와 닿지 않았다. 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다물었고, 시끌벅적한 교무실 내부를 둘러봤다. 김혜정과 박다혜는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챙겼고, 강 형사는 박대박과 함께 머리를 맞대며 이동 경로를 지도 위에 그리고 있었다. 연신 울리는 무전기들은 일의 마무리를 알린다. 그리고 이제는 환하게 열린 커튼 사이로 빌딩 중간에 걸린 햇빛이 들어왔다
‘저기…….’
내가 모자를 쓰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나 아이들을 하나하나 챙기던 남자가 이곳으로 다가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유약해 보이는 그는 창백해진 얼굴로 입술을 떨었으며, 무언가 망설이는지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드디어 말하기로 한 걸까? 난 그 망설임이 무엇을 뜻하는지 대략 짐작했기에 천천히 그의 말을 기다려 주었다.
‘말해보세요.’
착한 사람이다. 난 그의 말을 듣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도와줄 생각이 있었다. 내 따뜻한 호의 때문일까? 한참을 망설이던 그는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체육관에……. 생존자들이 더 있습니다.’
남자의 말을 끝으로 저 멀리 있던 여자가 경악한 듯 비명을 질렀다.
‘선생님!!!’
그 비명에는 어떻게 당신이 그럴 수 있냐는 원망과 우리는 모르는 그들을 향한 두려움이 담겨 있었다. 노인은 옆에서 조용히 실소를 머금었고, 난 여자를 향해 침착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한순간 교무실을 조용해졌으며,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뭉쳐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자는 꼭 말해야겠다는 듯 조용히 읊조렸다.
‘거기는……. 성인 남성과 성인 여자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들도 구출해 주세요.’
노인은 핵심을 찌르는 독설을 내뱉었다.
‘당신들 버려졌구나?’
남자는 어깨를 움츠렸고, 저 멀리서는 아이들이 한곳에 뭉쳐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했다. 본능과 학습에서 나오는 자동적인 반응. 난 그간 이들이 구조요청을 보낼 수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저기서 썩은 내를 풍기는 개 사료와 꼬질꼬질한 담요를 감싸고 있는 이들. 언제나 약자는 죽어가고, 그것이 자연의 섭리처럼 현실을 파고든다.
멍청한 사람. 쓸모가 없다는 이유로 버려졌음에도 자신은 끝까지 인간임을 증명했다. 그들에게 분명 호구라고 욕을 먹고, 멍청이라고 비난을 당했을 것이다. 끝없이 허리를 숙이며 비굴하게 삶을 연명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절대 더럽지 않았다.
저 멀리서 숨어 있던 아이들이 하나둘 달려와 남자를 감싸고, 나를 경계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난 그 경계 어린 시선을 가볍게 넘기며 이곳에 온 보람을 느낀다.
‘어깨 펴세요.’
‘네?’
‘잘못한 거 없으니까, 어깨 펴시라고요.’
남자는 멍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봤고, 내 손은 말없이 그의 어깨를 주물러주고 있었다. 저쪽에 앉아있던 노인은 허리가 아프다는 투덜거림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모든 일행들은 에덴으로 향할 준비를 마친다. 이제 에덴으로 돌아가 잔소리를 들을 차례였다.
‘그런 놈들은 우리가 잘 알지.’
노인은 나와 남자를 지나치며 중얼거렸다. 난 일행들에게 이동하자는 수신호를 보냈고, 용팔이가 챙겨주는 총을 두 손으로 꽉 잡았다. 자, 이제 모든 악몽을 내려놓고 집으로 돌아갈 차례였다. 저 멀리서 먼저 문을 열고 나간 노인의 읊조림이 복도에 울려 퍼졌다.
‘그치, 동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