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아직 살아있다-116화 (116/313)

[116]

무빙워크를 막고 있던 장애물이 없어진 이상 우리의 발걸음을 막을 것은 없었다. 두식이는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린 것으로 끝내지 않았고, 곧 부랑자 사이를 파고들어 놈들의 골과 얼굴을 박살 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런 두식이의 등 뒤에서 편하게 볼트를 장전했으며, 이내 도망치는 부랑자들의 등과 머리를 조준하며 방아쇠를 당겼다.

질풍노도, 아무리 많은 갈대라도 그사이를 가로지르는 매서운 바람을 막지 못했다. 그간 겪었던 위험은 우리를 하나로 응집시켰고, 그 위험을 극복한 경험은 일행들의 심장을 담금질했다. 나는 한 자루의 날카로운 칼이 되어 또 한 번 그들 사이를 가로질렀다.

‘제, 제발!’

마지막으로 남은 대머리 부랑자가 피와 함께 바닥을 뒹굴며 목숨을 구걸했다. 그의 허벅지에는 이미 날카로운 볼트가 꽂혀 있었고, 얼굴은 개머리판에 맞아 엉망이 되어 있었다. 난 일행들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허벅지에 꽂아둔 대검을 뽑아 들고 놈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놈은 죽음 앞에서 그제야 공포를 느끼는지 눈물을 질질 흘렸다.

‘살려 줘, 응? 살려만 주면……. 살려만 주면!’

똑같은 레퍼토리가 흘러나오고, 이제는 그 구걸마저 지겨운 나는 망설임 없이 놈의 숨통을 끊었다. 마지막 층을 올라오는 것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이들이 마지막 부랑자라고 단정 짓지는 못하겠지만, 최대한 빨리 생존자들을 구하고 건물을 불태워야 했다.

난 용팔이 형제와 김혜정에게 그간 올라온 무빙워크와 부랑자들의 시체 위로 우리가 챙겨 온 휘발유를 부어두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나는 강 형사와 노인을 이끌고 무빙워크를 마저 올라가 마지막 층인 4층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4층으로 올라와 처음으로 발견한 것은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수상한 광경이었다. 3층이 지옥과 같았다면, 이곳은 마치 종말과 분리된 딴 세상 같았다. 수상한 이면과 마주한 나는 한동안 발을 움직이지 못했다.

‘뭐, 뭐야?’

웬만한 상황에서도 이성을 유지하는 노인조차 말을 더듬으며 침을 삼켰다. 4층에는 그간 올라온 층들과는 달리 기존 대형마트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었다. 이곳은 가구와 전자기기를 전시하던 곳이었는지 사방에는 크고 작은 가구들과 즐비했다.

우리의 눈을 의심하게 한 것은 사방에 가만히 서 있는 사람들이었다. 부랑자라면 무빙워크에 소리를 듣고 달려왔을 것이고, 만약 붙잡혀 있던 생존자라면 겁에 질려 이전 층과 같은 반응을 보여 줘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꼭 마네킹처럼 가만히 서서 어느 한 곳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몰려오는 이질감 때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먼지 한 톨 없는 깨끗한 옷과 얼굴. 그리고 성비 또한 적절하게 섞여 있는 사람들의 무리는 심지어 나잇대도 다양했다. 하지만 인간이라고 하기엔 이들에게서 나오는 이 이물감이 나의 본능에 경종을 울리기 시작했다.

꼭 인간의 거죽을 쓴 무언가 같았고, 이들에게서는 인간이 가지는 생동감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봤지만, 외관은 분명 혈색이 있는 정상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와 노인을 섣불리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하지만 내 옆에 있던 용팔이는 이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는지 쭈뼛거리며 사방을 둘러보기 시작했고, 곧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한 중년 남성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아저씨…….’

조심스럽고 겁 많은 용팔이답게 무척이나 소극적인 접근이었다. 용팔이가 내뱉은 목소리는 나에게도 겨우 들릴 만큼 작은 목소리였는데, 그 근처에 있던 중년남성은 용케 그 목소리를 들었는지 어깨를 움찔거렸다. 생각 외로 뚜렷한 반응이 있자 용팔이는 그에게 다가갔고, 이내 더 커진 목소리로 중년 남성을 불렀다.

‘우리가 그……. 구조대거든요? 근데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용팔이의 말끝이 천천히 흐려지고 떨려온다. 왜냐하면, 중년 남성이 천천히 몸을 돌려 우리를 바라봤기 때문이었다. 이 남성은 분명 피와 살이 붙어 있는 인간이 맞았다. 하지만 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눈빛에서 차가운 한기와 이물감이 느껴지는 것일까? 난 본능처럼 용팔이를 감싸기 위해 옆으로 다가가 팔을 뻗었다. 신경이 위험신호를 보내고 눈이 핑핑 돌기 시작했다.

‘동윤아!’

뒤에서 벼락같은 노인의 고함이 들려왔다. 그리고 그 순간 앞에 있는 중년 남성의 이마로 볼트 하나가 삐죽 솟아 나온다. 일행들이 쏜 건가? 아니다, 이 볼트는 분명 중년 남성의 뒤에서 발사된 것이다. 조금만 경로가 벗어났다면 저 볼트는 중년남성이 아닌 내 머리에 꽂혔을 것이다.

머리를 관통한 볼트 사이로 뇌수가 주룩주룩 흐른다. 머리에 볼트가 꽂힌 중년 남성은 우리를 멍하니 바라보던 그 자세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 발밑으로 피 웅덩이가 고이기 시작했다.

난 갑작스러운 공격에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곧 저 멀리서 들려오는 한 남성의 목소리가 내 상념과 넋을 깨부쉈다.

‘와……. 시발, 이거 쏘기 힘드네?’

사람들 사이에 숨어 있던 남자는 여유롭게 웃으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뱀처럼 찢어진 눈과 군인처럼 짧게 잘린 머리. 그리고 유난히 창백한 얼굴과 멀리서도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은 꼭 걸어 다니는 송장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흥분된 듯 벌렁거리는 코 사이로 새어 나오는 입김은 그가 살아 있는 사람임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가 들고 있는 것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크로스 보우였다. 우리 것과는 달리 공장에서 제작한 크로스 보우로 보였는데, 한국에서는 절대 납품할 수 없는 위험한 무기였다. 저 남자는 뭐지? 부랑자인가? 한순간 어이없게 목숨을 잃을 뻔했다. 내가 죽을 뻔한 상황 때문인지 유난히 분노한 노인의 욕설이 크게 들려왔다.

‘이런 시발새끼가!’

그와 동시에 일행들은 나를 공격한 남자를 죽이기 위해 크로스 보우를 들어 올렸다. 나를 공격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적이다. 그 판단을 내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정작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에는 한순간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워! 워!! 미친놈들아! 사람들 다 죽일 셈이야?’

그 남자는 얄밉게 웃으며 사람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인간의 벽, 볼트를 발사하면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다. 그 생각은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을 막아섰고, 저절로 인상을 찡그리게 했다. 그 남자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입술을 핥으며 채연이의 또래로 보이는 한 여자아이를 번쩍 들어 올렸고, 그 여자아이를 방패 삼아 우리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역시 에덴 순둥이 새끼들……. 좀 독해질 때도 되지 않았냐?’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다. 노인은 조준간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볼트를 발사할 틈을 노렸지만, 교묘하게 아이를 들어 올리는 그 남자 때문인지 함부로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있었다.

유난히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일행들이었다. 이 중에 아이를 무시한 채 방아쇠를 당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용팔이는 아이를 인질로 잡은 남자 앞에서 분노한 듯 치를 떨었고, 김혜정은 너무나 악독한 방법 때문인지 결국 울음을 삼키며 입술을 깨물었다. 곧이어 남자가 서서히 다가오며 얼굴이 완전히 보일 때쯤 강 형사가 비명 같은 고함을 내질렀다.

‘너, 너! 너!!’

꼭 만나서는 안 되는 사람을 만난 것 같은 반응이었다. 강 형사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림과 동시에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크로스 보우를 들어 올려 남자에게 발사하려고 했고, 사방에서는 일행들이 내지르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내 옆에 있던 용팔이가 황급히 크로스 보우를 내려놓고 몸을 날려 강 형사의 손을 잡아끌었다.

‘안 돼요!’

강 형사는 용팔이의 제지 앞에서도 필사적으로 몸을 뒤틀며 크로스 보우를 발사하려고 했다.

‘놔! 놓으라고!’

격한 반항이었다. 용팔이가 팔을 잡으며 힘을 주고 있음에도 강 형사는 버둥거리며 크로스 보우를 들어 올리려 했다. 어쩔 수 없이 두식이가 나서 강 형사의 허리를 붙잡았고, 잠시 상황이 안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앞에 있는 남자는 한참을 히죽히죽 웃었고, 이내 격하게 반응하는 강 형사를 바라보며 크게 외쳤다.

‘오! 강 형사님!!’

그 남자가 강 형사를 알아보고 이름을 부른 것이 기폭제였다. 강 형사는 드디어 폭발한 듯 몸을 버둥거리기 시작했고, 성대가 나가라 고함을 내질렀다.

‘최태식 이 개새끼야!!!’

큰일이다. 강 형사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난 김혜정에게 눈짓했고, 결국 용팔이 형제와 김혜정까지 모두가 달려들어 버둥거리는 강 형사를 깔아뭉갰다. 여기서 돌발행동을 했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만다.

최태식? 난 기억을 더듬으며 강 형사에게 들었던 말들은 하나하나 재조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로직 사이로 변종을 만나기 전 빌라에서 강 형사와 나눴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연쇄 살인마, 인육……. 그리고 강 형사가 직접 처넣은 범인. 난 머릿속에 벼락이 치는 것을 느끼며 재빨리 고개를 쳐들었다. 그러자 최태식은 이미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고 있었다.

‘너였구나?’

최태식은 분명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았고, 보이지 않은 암투를 펼치던 당사자를 드디어 발견했다. 그 눈은 마치 독사 한 마리를 보는 듯했고, 이상하게 비릿한 피 냄새와 역겨운 내장 냄새가 나는 듯했다.

난 눈을 피하지 않고 그놈을 노려보며 이를 꽉 물었다. 모든 일의 원흉, 그리고 그렇게 찾아 헤매던 칠흑의 근원이 내 눈앞에 있었다. 최태식은 흥분한 듯 목소리를 떨었다.

‘에덴 병신새끼들이 왜 그렇게 변했나, 궁금했었는데……. 그래, 그래! 너였어. 그치? 너였다고!’

흥분한 듯 몸을 덜덜 떠는 놈의 입술 사이로 침 한 방울이 뚝 흘러내렸다. 놈의 눈동자는 오직 나에게 꽂혀 있었고, 이 상황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는지 독사 같은 눈은 흔들림이 없었다. 미친 사이코패스 새끼, 내 입에선 욕설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죽여 버려요! 죽여야 한다고!’

내 뒤에서 바닥에 엎어진 강 형사가 발작하기 시작했고, 거듭 최태식을 죽이라 말하며 온몸을 버둥거렸다. 나도 죽이고 싶지 않은 게 아니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을 만난 순간부터 나와 노인은 저놈 대가리에 볼트를 꽂아 넣을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악한 그놈은 아이를 들어 올려 방패막이로 삼았고, 심지어 아이의 냄새를 킁킁 맡으며 우리에게 교묘한 도발을 보내고 있었다. 쏠 것인가, 쏘지 말 것인가. 목적을 위해 수단은 정당화해도 되는가? 그는 인간이 가지는 약점을 교묘하게 건드리며 상황을 악화시켰다.

‘살아서는 못 나갈 줄 알아.’

그리고 노인은 어김없이 최후통첩을 날리며 협상을 거부했다. 아이를 살리고, 저놈을 죽이는 게 이상적인 결말이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우리 생각대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단 한 줄도 존재하지 않았다. 노인의 독설을 들은 최태식은 실실 웃던 표정을 굳히며 갑자기 정색한다. 그리고 아이를 들어 올리고 천천히 입을 열어 말한다.

‘너희들 말이야……. 저 밖에 있는 괴물 놈들이 어떻게 생기는지 궁금하지 않아?’

근원을 파헤치는 뜬금없는 물음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물음에 대답할 생각조차 없었기에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놈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놈은 이곳을 벗어날 생각인지 아이를 들어 올리며 천천히 뒷걸음칠 쳤다.

‘언데드? 구울? 좀비? 대체 저놈들이 뭘까? 너희 같은 새끼들이야 좆도 관심 없겠지만, 난 예전부터 궁금했다고,’

방아쇠에 올린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조준간 사이로는 재수 없이 웃고 있는 놈의 얼굴이 들어왔고, 아무런 표정이 없는 아이의 얼굴도 흐린 시야 사이로 스쳐 지나간다. 긴장감 때문인지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그렇게 그 식은땀이 콧등을 타고 코끝에 맺힐 때쯤 놈이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그것은 일회용 주사기였는데, 내부에는 무언가 구정물 같은 것이 가득 차 있었다. 놈은 입술을 핥으며 쉴 새 없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물려서 감염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죽어서 생기는 것도 아니야. 그럼 뭐지? 도대체 뭐지? 그래서 고민하던 끝에 내가 인류를 위해 실험을 시작했어.’

거리는 불과 20m 앞. 우리는 멍하니 서 있는 사람들 사이로 지나가 천천히 그놈에게 접근했다. 볼트는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듯 날카롭게 빛났고, 그의 개소리를 듣고 있는 나와 노인의 눈은 살벌하게 빛났다. 하지만 그놈은 역겨운 말을 멈추지 않았다.

‘물리는 건 약과야. 처음에는 사람들한테 괴물 고기도 먹여 보고, 피도 먹여 보고 했거든? 근데 변하지는 않고, 그냥 미치기만 하더라고. 이야, 도대체 뭐지? 사람을 저놈들처럼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했을까?’

노인이 이를 갈며 대답했다.

‘미친 새끼…….’

욕설을 들은 최태식의 볼살은 경련하듯 덜덜 떨린다. 그리고 그는 히죽 웃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이 방법인데……. 결국 실패더라고. 하지만 결과가 나쁘지는 않았지.’

‘안 돼!!!’

놈이 주사기를 번쩍 들어 올리자 내 입에서는 고함이 튀어나왔다. 그간 저놈이 했던 말을 전부 듣고 있었던 나는 내 머리를 끊임없이 울리는 경종의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놈이 들어 올린 주사기는 그대로 아이의 목에 꽂혔고, 검은색 구정물이 혈관을 타고 아이의 몸속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아이는 몸을 버둥거리며 발작했으며, 곧 기괴하게 팔다리를 꺾었다. 그리고 검은색 구정물이 전부 들어갈 때쯤 놈은 아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어휴 징그러워. 꼭 벌레 새끼 같다니까?’

놈은 그대로 몸을 날렸다. 그와 동시에 노인은 방아쇠를 당겼지만, 볼트는 아슬아슬하게 놈의 귀를 꿰뚫었으며 빗나가고 말았다. 나는 최태식이 귀를 움켜잡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지만, 짙은 어둠으로 사라지는 놈을 맞추지는 못했다.

내 손가락이 방아쇠에서 떨어진다. 그리고 코끝에 맺힌 식은땀은 바닥에 뚜욱 떨어졌고, 내 등판은 이미 땀으로 젖어 있었다. 팔다리가 덜덜 떨렸고, 모든 신경이 도망가라고 외치고 있었다. 죽는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죽는다.

사방에서는 뼈가 꺾이는 소리와 함께 살점이 뚝 뚝 떨어지는 섬뜩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난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가까스로 돌려 가만히 서 있기만 하던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 사람들은 기괴하게 꺾인 손을 들어 올리며 자신의 눈알과 턱을 찢어내고 있었다.

곧이어 다시는 듣지 못할 것 같던 울음소리가 수없이 울리며 공명하기 시작했다.

아히이, 아히이, 아이이히-.

난 크로스 보우를 집어 던지고, 뒤를 향해 고함을 내질렀다.

‘도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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