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아직 살아있다-35화 (35/313)

[35]

이렇게 많은 인원을 데리고 이동하긴 처음이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두려움. 그 두려움이 내 발목을 잡았지만 난 힘차게 발을 뻗어 그 두려움을 털어냈다. 내가 두려워하면 일행 모두가 두려워한다. 채연이를 위해서라도 힘을 내야한다.

일행들에게 끔찍한 광경을 봐도 비명을 지르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한번 지나쳐온 익숙한 길을 걸어간다. 처음 신서울대학교로 들어올 때 처리했던 군인과 남성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가 시체를 처리했던 장소에는 작은 살점들과 뼛조각만 존재했다.

애써 외면하고 일행들을 이끌고 다시 걸음을 옮긴다.

우리가 기어왔던 차들은 지붕이 전부 찌그러져 있거나 길옆으로 쓰러져 있었다. 어젯밤 상황을 대변하는 모습이었다. 일행과 나는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걸어갔다. 그리고 어느새 시야에는 갈림길 하나가 들어왔다.

난 신서울대 입구 정문으로 향하는 갈림길에서 일단 멈춰 섰다. 그리고 일행들을 바라보며 전부 숨으라고 말한 뒤 노인에게 잠시 이곳을 부탁한다고 속삭였다.

난 자세를 푹 숙이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갈림길 코너로 걸어갔다. 그리고 고개만 살짝 돌려 신서울대 정문으로 시야를 옮겼다. 내가 정문 앞에서 봤던 사람들 시체는 전부 사라져 있었다. 그 대신 그놈들 시체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빈곳 없이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한 시체는 모두 하나같이 총에 맞아 죽어있었다. 역시 예상한대로 밤사이 그놈들이 이곳으로 쳐들어왔던 것이다. 정문을 바라보자 그곳을 든든하게 막고 있던 버스들은 창문이 모두 깨져있거나 옆으로 살짝 밀려 바리게이트에 균열을 만들었다.

신서울대를 점거하던 세력은 생각보다 강한 화력을 가졌었는지 정문 근처에는 그놈들 시체로 가득했다. 만약 그놈들이 몰려오지 않았다면 그 화력이 우리에게 집중되었을 것이다. 총을 쏜걸 후회하고 있었는데 이 광경을 보자 처음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문을 막던 방어선은 확실하게 뚫렸다. 그리고 별다른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혹시나 근방에 그놈들이 있나 하고 한참을 둘러봤다. 다행히 근접거리에는 그놈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나는 다시 일행들에게 향했다.

이곳은 어쩔 수 없이 지나가야 하는 길이다. 나는 노인과 일행에게 시체들 사이를 기어가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자세를 낮추고 기어가면 저 멀리서도 보이지 않을 것이고 소음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시체들이 우리의 모습을 가려줄 중요할 가림막이 되어줄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자 노인은 좋은 생각이라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일행들은 잔뜩 질려버린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의외로 채연이가 가장먼저 응! 이라 대답했다. 그때 이후로 말문이 트였는지 응! 이라는 대답은 자주 해준다. 하지만 다른 말은 여전히 하지 못했다.

그래도 채연이가 거침없이 대답하는 모습에 다른 일행들도 용기를 얻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을 지체할 겨를이 없었다. 나는 빠르게 일행들을 이끌고 갈림길로 향했다. 그리고 코너에서 내가 엎드리자 일렬로 걷던 모든 인원도 자세를 숙여 엎드렸다. 나는 천천히 시체를 사이를 기어가며 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총구로 밀어내고 손으로 치우자 사람 한명이 기어갈 충분한 자리가 만들어진다.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토악질이 올라오지만 난 애써 무시하며 길 만들기에 집중했다. 머리가 터진 시체, 상반신이 사라진 시체 그리고 살점과 내장 조각들이 보인다. 난 뒤에 오는 일행들이 그것을 보지 못하게 최대한 손으로 밀어 치우며 목 끝까지 올라온 토를 삼킨다.

뒤에서는 벌써부터 토를 하는지 우웩 하는 소리와 살짝 울먹이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미안함에 속이 상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입술을 깨물었다. 회색의 정글에서 우리는 먹이사슬 가장 밑에 있는 약자들이다.

살기 위해선 바닥을 기고 시체들 사이에 숨어야한다. 일행들이 그것에 익숙해지길 마음속으로 빌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시체를 치우고 열심히 기었다. 중간지점에 도착하자 나는 잠시 뒤를 바라봤고 조금 지친 듯 멀어진 일행들을 기다리며 다시 기기를 반복했다. 여기저기서 토악질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소리를 원동력삼아 더 힘을 내고 시체를 양옆으로 치우며 길을 만들었다. 한참을 그렇게 기었을까 저 멀리 흙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고개를 살짝 들어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고 저 길이 산으로 향하는 길임을 확신했다.

나는 안심하고 다시 고개를 숙인 그 순간 뒤에서 비명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악!!!!!'

나는 분명히 일행들에게 비명을 지르지 말라고 강조했었다. 일행들은 여태까지 내 지시를 순순히 따라줬고 이성적인 행동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비명을 지른다는 건 무언가 큰일이 생겼다는 소리다.

나는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저 뒤에서 빠르게 뛰어오는 노인이 보였다. 그리고 일행들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하반신이 없는 그놈 하나가 내장조각을 질질 끌며 채연이와 여자아이를 덮치고 있었다.

그놈은 연신 이빨을 딱딱 거리며 목을 물려고 이빨을 내밀었다. 여자아이는 채연이를 보호하려 하는지 채연이를 품속에 감싸고 손으로는 연신 그놈을 밀어냈다. 근처에 있던 강수련도 깜짝 놀라 그놈들 떨쳐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내 몸은 어느새 움직이고 있었다. 채연이는 울음을 터트리고 저 멀리서 노인이 황급하게 뛰어온다. 시체 속에 숨어있던 그놈은 인간이 접근하자마자 필사적으로 이곳으로 기어온 것이다.

내 잘못이다. 내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내가 조금만 더 신경 썼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너무 안일했다. 완전한 부주의였다! 난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자책을 하며 필사적으로 뛰었다.

그놈은 숨겨둔 이빨을 여자아이에게 향했다. 노인이 오면 늦는다. 그리고 내가 달려가도 늦는다. 곧 목이 물어뜯길 상황에서 나는 본능적으로 총을 들었다. 망설임은 없었다.

조준간을 그놈 대가리에 놓는다. 그리고 그놈 이빨이 여자아이 목에 닿을 뻔한 그 순간 나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그놈 머리는 펑 하고 터졌고 총성이 길게 울린다. 조용한 수면 위에 다시 돌멩이 하나가 떨어졌다.

나는 총구를 내려놓고 크게 외쳤다.

'전부 일어나서 산으로 뛰어!'

* * * * * * *

나는 채연이를 향해 달려갔다. 머리가 터진 그놈을 발로 차 치우고 여자아이와 채연이를 잡아 일으켰다. 내가 소리치자마자 여성들과 아이들은 작은 비명을 지르며 일어났다. 몇몇 아이는 다리가 풀린 듯 주저앉았고 여자들은 패닉상태에 빠져있는 게 눈에 보였다.

하지만 혼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여자 두 명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아이들을 챙기기 시작했고 내가 가리킨 방향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강수련에게 채연이를 안겨주며 급하게 총을 다시 들었다.

채연이는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내 옷깃을 꽉 잡았지만 난 이를 악물고 채연이를 내 품에서 떼어냈다. 채연이는 눈물을 흘리며 울었고 강수련은 연신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난 아무 말 없이 산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강수련은 이내 불안한 눈빛을 지우고 굳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경이 찌릿하게 울린다. 연신 머리에서 위험하다는 사이렌을 울린다. 사방에서 그놈들이 지르는 괴음이 들려온다. 단 한발의 총성이 다시 한 번 지옥도를 그려낸다. 노인은 나에게 오자마자 입을 열어 말했다.

'내가 시간을 끌어보지.'

기분이 차갑게 가라앉는다. 나는 뜨겁게 솟아오르는 숨을 밖으로 내뱉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제가 유인하겠습니다. 일행들을 이끌고 산으로 가세요.'

노인은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듯 내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다급하게 입을 열어 말했다. 아니, 말하려고 했다. 난 노인의 말을 중간에 끊었다. 이렇게 실랑이할 시간이 없었다.

어느새 근처까지 뛰어온 그놈들 머리를 조준간 사이에 넣고 연신 방아쇠를 당겼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조준간에 6발을 내리 갈겨서야 그놈은 뒤로 나자빠졌다. 나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노인에게 고함을 지르듯 말했다.

'제가 더 승산이 있어요!'

저놈들이 일행들을 쫓아가게 둬서는 안 된다. 그놈들 능력을 생각하면 최소한 전멸이다. 그렇다는 건 채연이도 죽는다는 소리! 절대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혼자 도시를 누비며 여기까지 왔다. 밤이 아닌 낮이라면 그놈들을 피해 숨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노인은 그렇지 않다. 겉으로 보기에는 노익장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젊은 나와 비교한다면 체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노인이 유인한다는 건 스스로 미끼가 되겠다고 자처하는 것이다. 낚시가 끝나면 미끼는 없어진다. 하지만 루어는 그렇지 않다. 난 스스로 루어가 되어야한다. 채연이와 한 약속을 되새긴다.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갈 것이다.

노인은 내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입술을 꾹 깨물고 반대쪽 방향에서 뛰어오는 그놈들에게 엽총을 연달아 발사했다. 그리고 다급하게 스포츠 가방을 내려놓고 탄창을 꺼내 챙겨온 탄띠에 가득 채운다.

무력화된 정문 바리게이트 너머로 그놈들이 달려오는 게 보였다. 난 그곳을 향해 연신 총을 발사하며 탄창 하나를 순식간에 비워냈다. 꽤나 많은 수가 총알을 맞고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난 수가 더 많았다.

난 손을 뻗어 노인이 챙겨준 탄띠를 목에 둘러맸다. 노인도 연신 정문 쪽으로 엽총을 발사하다 나를 잠시 바라봤다. 그 눈빛에 나도 아무 말 없이 노인을 마주봤다. 시선이 교차하자 많은 감정이 오고간다. 노인은 나에게 말했다.

‘나는 믿고 있네…….’

그리고 노인은 일행이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일행 쪽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 앳된 음성은 채연이가 분명했다. 발음이 잔뜩 뭉개져 무엇을 말하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 속에 담긴 애절함은 나를 격하게 흔들었다. 당장 총구를 내려놓고 저기로 달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분명 울고 있을 것이다. 헤어졌다 만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런 일이 생기고 만 것일까. 난 다시 한 번 채연이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이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나 스스로 무너질 것 같았다. 속에서 무언가 욱 하고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눈 밑이 따끔하고 숨이 턱 막힌다. 난 내어지지 않는 숨을 고함처럼 내질렀다.

'금방 갈게!!'

그리고 일행 반대쪽으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거친 움직임에 부목은 어느새 풀려 떨어졌다. 멀리서 들려오는 울음소리가 내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울음소리도 부목처럼 풀려 떨어져 나간다.

난 죽음의 사선을 뛰어가기 시작했다. 숨이 거칠게 차오르지만 난 뜀박질을 멈추지 않았다.

그놈들은 빠르다. 그리고 맹목적이다. 난 열심히 뛰면서도 가끔 고개를 돌려 그놈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당연히 맞는 총알보다 빗나가는 총알이 더 많았지만 난 맞추기 위해 총알을 쏜 게 아니다. 단지 그놈들의 시선을 끌 필요가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이 근방 모든 그놈들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된다. 그놈들은 시체를 밟고 서로를 밟으며 나에게 뛰어오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심장이 거칠게 울린다. 공포가 죽음을 윽박지르며 나를 벼랑 끝으로 밀어 넣는다.

저 멀리 보이던 일행들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노인이 잘 인도하기를 빌면서 나는 거칠게 빈 탄창을 바닥에 뿌리고 뛰어간다. 그놈들은 너무나 빨랐다. 나는 다시 탄창을 끼우면서 뒤를 바라봤다가 빠르게 접근해오는 그놈들을 보고 침을 삼켰다.

나는 무작정 뛰면서도 정신없이 사방을 둘러봤다. 어디로 향하지? 어디로 가야할까? 하지만 목적은 잊지 않았기에 난 일행들과 최대한 멀어지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앞을 바라본 순간 코너에서 나온 그놈 한명과 마주쳤다.

그놈은 단 한순간 고민도 없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난 황급하게 총을 들었지만 너무나 가까운 거리라 총을 들기 전에 그놈과 충돌했다. 대검은 자연스럽게 그놈 복부에 꽂혔다. 하지만 치명상은 아닌지 그놈의 힘은 줄어들지 않았다.

난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겨 총알을 발사했다. 총알은 그놈 배를 난도질했지만 그놈은 어림도 없다는 듯 나를 힘껏 밀어붙였다. 나는 고함을 내지르며 주먹을 꽉 쥐고 그놈 얼굴을 내리 갈겼다.

하지만 그놈은 아픈 기색도 없이 나에게 이빨을 딱딱 거리며 지독한 냄새를 풍겼다. 난 그 완력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뒤로 넘어졌고 그놈은 자연스레 내 위로 올라왔다.

나는 넘어진 상태에서 총과 대검을 빼내려고 노력했지만 계속해서 바동거리는 그놈 완력에 막혀 그러지 못했다. 난 내 목을 물려는 그놈의 목을 반사적으로 잡고 밀었다. 입으로는 계속해서 고함을 내뱉으며 그놈과 사투를 지속했다.

그놈은 내 목을 향해 이빨을 들썩이며 혀를 빼물었고 소름끼치는 괴음을 내뱉었다. 그놈이 바라보는 시야는 단 한곳, 무조건 내 목을 향하고 있었다. 난 그놈 목을 잡고 밀어내며 손으로 주위를 훑었다. 하지만 잡히는 게 없었다.

그러자 나는 본능적으로 목에 걸린 탄창을 빼들었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며 그놈 정수리에 연신 탄창을 때려 박았다. 두려움 때문에 시야가 뿌옇게 변했다. 손에 힘이 슬슬 빠질 때쯤 난 손톱이 부러져라 탄창을 꽉 쥐고 강하게 휘둘러 그놈 머리에 박아 넣었다.

살고 싶다는 생각이 한계까지 온 근육을 다시 한 번 움직인다. 10번을 내리 박아 넣자 그놈 이빨과 내 목이 가깝게 다가올 때쯤 무언가 부서지는 감촉이 손끝에 느껴졌다.

그놈의 힘이 약해진다. 대가리가 부서진 것이다. 난 입술을 꽉 깨물고 발을 들어 그놈 복부를 걷어찼다. 그리고 버둥거리며 빠져나와 뒤로 넘어진 그놈 복부에서 대검을 빼냈다. 거칠게 대검을 빼내자 난도질된 그놈 복부에서 무척이나 역한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나는 움찔거리는 그놈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꾹 눌러 총을 발사했다. 퍽 소리와 함께 그놈 머리는 한순간에 터져 뇌수가 흘러 내렸다. 시야를 황급하게 돌리자 100m 근처까지 접근한 그놈들이 보였다.

50명이 훨씬 넘는다. 그리고 그 뒤에는 더 많다. 적어도 수백 명! 그 많은 놈들이 혀를 빼물고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비명에 가까운 괴성을 지르며 방아쇠를 당겼다. 귀가 먹먹하다.

아무렇게 난사했기에 무력화되는 목표 거의 없었다. 달칵 달칵, 공이가 비어있는 허공을 때린다. 난 비어버린 탄창을 힘없이 잡고 빼냈다.

뛰어야 한다. 살아야 한다. 죽어도 살아야하고 살기위해 뛰어야한다. 난 한계가 왔는지 딱딱하게 굳어버린 허벅지를 주먹으로 내려치며 두려움에서 오는 눈물 닦아냈다. 그리고 몸을 돌려 다시 뜀박질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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