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장 이현우 (2) >
정 많은 인물들이 즐비한 이 캠프에 귀환하며 성연은 나름 편안함을 느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껍지 않은 김유현의 묘비로 향했던 것보다 훨씬.
친구라고도 부를 수 있을 이현우라는 인물과 과거 지하 미궁을 함께 공략했던 전우 비슷한 인물들을 마주한 가운데 성연은 오랜만에 옅게 웃었다.
격변이 일어난 뒤에 가장 믿을 수 있게 된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사기 전과가 다수 존재하는 전과범이었다. 그 규모가 거대해졌음에도 여전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이다.
과연, 이 말 많은 감방 동기란 망가진 세상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고 나름의 규칙을 준수하며 집단을 이루어냈다. 캠프 안에서 성연은 어느정도 긴장을 느슨하게 풀 수 있었다.
"나는 우리 버스 기사님이 아프리카에서도 다 씹어먹을 줄 알았다니까? 완전 양학 머신이잖아, 던전에서도 그렇게 셌는데 당연히 밖에서는 장난 아니겠지!"
"작별 인사도 없이 런했다고 욕한 적 있지 않아요?"
"우리 윤기가 사회 생활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눈치가 부족하구나. 누나가 언제 그랬니. 우리 네크로맨서 버스 기사님 최고라고 아프리카 방향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절해도 모자랄 판에······."
"아, 예······."
일상적이고 평화로운 모습이다. 격변이 일어난 뒤엔 드물게 된 광경.
스티븐 최는 이 화목한 모습을 보며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세간에 대한민국이란 지상 최강의 괴수가 집어삼킨 영토요, 격변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국가들 중 하나였다.
이게 뭔?
그 의문 가득한 표정을 보곤 속내를 눈치챈 박수한이 말했다.
"왜요, 이상해요? 대한민국에선 강간과 살인이 일상이며, 마운틴한테 안 들키려고 숨소리도 함부로 못낸다 그랬는데 이게 뭔가 해서?"
"어, 그······."
"여기만 그래요. 다른 데는 진짜 지옥이야. 물론 마운틴 무서워서 소리 못 낸다는 건 개소리지만. 어차피 그 엄청 큰 놈은 거기 죽치고 앉아서 안 움직이거든······."
직접 마주한 현실과 듣기만 했던 소문이란 꽤 많이 달랐다.
스티븐 최는 망가진 세상 속에서 기본적인 도덕들을 규칙으로 정해놓고 준수하는 이 집단은 이상적으로나 존재할 유토피아와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정부 기관도 일하지 않는 버려진 나라에서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박수한이 뒤이어 말했다.
"다 우리 회장님 덕분이죠. 처음 본 사람이랑 말 몇 마디 나누면 단숨에 가족사까지 줄줄 토해내게 만드는 놀라운 말솜씨 가지신······."
"회장님이라면?"
"말 제일 많은 사람요. 저기 선글라스 쓰신."
그 간단한 설명에 스티븐 최는 '회장'이라는 거창한 명칭이 이현우를 가리키는 단어임을 눈치챘다. 이십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사내는 과연 한시도 쉬지 않고 말을 하는 중이었다.
"회사 들어온 사람들은 다 회장님 팬이에요. 회장님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죽을수도 있는 열혈팬들······."
"뭔······."
"이해 못하겠죠? 엉망진창인 세상에서 이게 뭔 개소린지. 그런데 한 번 마주앉아서 이야기 해보면 알게 될 거에요. 나는 회장님 말솜씨가 각성 능력이라고 해도 믿을 지도 모르거든."
웃는 얼굴이지만 그 목소리엔 진심이 담겨있다. 스티븐 최는 이 남자가 회장이라는 저 젊은 사내에게 바치는 충성이, 아프리카 부족민들이 저 초월적인 네크로맨서에게 바치는 충성의 수준과 비하여 조금도 모자라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음?"
그러던 와중 성연은 어느정도 내려놓았던 긴장의 끈을 갑작스레 다잡았다. 감각이 날카로이 세워졌다. 문득 입을 열어 한시도 입을 쉬지 않는 이현우에게 질문했다.
생명 감지 능력에 누군가 걸린 탓이다. 가만히 넘어갈 수 없는 수준의 인물이.
"이현우 씨. 혹시 제가 모르는 새로운 사람 들어왔습니까?"
"새로운 사람요? 예, 많이 들어왔죠. 소개해드려요? 윤기보다 어린 애들도 꽤 많이······."
"아뇨. 단순한 생존자들 말고요. 꽤 강한 축에 속하는······그런 사람."
"왜요?"
"걸리는 게 있어서요."
생명 감지 능력 구석에 잡히는 반응이란 참으로 애매한 수준이었다. A급 판정을 받은 각성자라기엔 강하고, 성연이 죽였던 김유현이나 다케다 유이치와 비교하자니 부족했다. 그 중간쯤에 걸쳐 있는 느낌이다. 더하여, 대상이 가진 대략적인 능력 정보까지 알려오는 감지 능력은 그 인물의 능력이 무엇인지 조금도 전해오지 못했다. 그 수치만 추정하여 알릴 뿐이다. 이 현상이 어떠한 것을 뜻하는지 성연은 몰랐다.
이런 현상을 한 번도 겪어본 적 없기 때문이다.
"글쎄요? 우리 중에 그나마 강한 사람은 유성연 씨랑 같이 던전 돌았던 사람들 뿐······."
"아! 있어요! 제가 데려온 사람!"
이현우가 뭔가 중얼거리는 가운데 안혜지가 소리쳤다.
이현우가 얼떨떨하단 표정으로 답했다.
"예? 사람 데려왔다고요?"
"네. 구조 작업 하는 와중에 만났는데 딱 헌터처럼 보여서 우리한테 도움될 거 같아 영입 제안했죠. 흥미 있다면서 왔었는데 아직도 여기 머무르고 있나보네요. 그 사람, 풍기는 기운이 범상치 않은 게 힘 좀 센 사람 같았어요······."
안혜지의 말에 성연이 물었다.
"풍기는 기운이 범상치 않았다고요?"
"네네. 대한민국 출신 아닌 거 같던데요? 말투가 무슨 보이스피싱하는 조선족이랑 비슷했는데, 그 무협지에나 나올법한 은거고수 같은 분위기 알죠. 딱 그런······"
성연은 안혜지가 말하는 장황하고 주관적인 설명을 들으며 그 인물을 정확히 그려낼 수 없었다. 결국 성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걸리는 게 있다면 직접 눈으로 보고 파악하는 것이 옳으리라. 그 정체 모를 인물이란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잠깐 어디 좀 다녀올게요."
오랜만에 돌아온 것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주인공이 어딘가로 사라졌다. 물론 이현우와 안혜지, 나머지 사람들은 그 사실에 개의치 않고 다시 대화의 장을 펼쳤다.
유성연이라는 인물은 원래 저러한 행동을 자주 벌이는 까닭이다. 국가전력급이라 평가되는 초인을 둘이나 부하로 부리게 된 인물에겐 호위가 필요할 리 없으며 본래 개인 활동을 선호하는 성향임을 모두가 알았다.
오직 이 분위기가 어색한 한국계 미국인만이 눈치를 보며 쩔쩔맸다. 외진 곳에서 불이라도 난 것처럼 뿌연 담배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러던 때, 이현우도 이 자리를 떠야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회장님? 잠깐만······."
***
이현우가 이끄는 회사는 대한민국 안에서 이제 꽤 유명한 집단이 되었다. 윤리 따위 사라진 땅에서 여전히 법과 도덕을 준수한다는 소문이 퍼진 탓이다.
인간성은 물론 외모마저도 괜찮게 생긴 청년이 이끄는 상식적인 집단의 일원이 되고자하는 사람들은 아주 많았다. 게다가 그 집단의 수장은 격변이 일어나기 전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교 출신이었다는 말까지 있었다.
좋은 대학을 나왔다는 것은 괴수를 사냥하거나 사람 죽일 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 뿌리내린 고정관념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좋은 대학 출신에 상식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무척 믿을만하며, 타의모범이 되는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이들을 차별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세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미친놈들을 걸러낼 수 없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지금 이현우가 오랜만에 가진 대화의 장에서 자리를 뜨게 된 까닭도 그 문제점으로 하여금 벌어진 사건 때문이었다.
걸러내지 못한 미친놈이 사고를 쳤다.
평소와 달리 감정 없는 딱딱한 얼굴로 이현우가 걸었다.
그러곤 말했다.
"사건 보고 부탁드립니다."
"인신매매입니다. 회장님 이름 팔아서 사람들 믿음 얻고, 안전한 곳 데려다 준다면서 사람들 상품으로 만들어 가격 매겨서 많이도 챙겨먹었습니다."
"기간은?"
"사흘이요."
이현우는 짜증스레 혀를 찼다. 그러곤 손목과 발목이 묶인 채 무릎 꿇고 있는 한 사내를 보았다. 인간 백과사전이라 명명된 각성 능력은 그 사내에 관한 기억을 또렷하게 떠올렸다.
아들이 둘 있으며, 그 아들을 위해서라도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겠노라 열심히 맡겨달라고 선언했던 인물이다. 과거의 기억을 읽어냈을 때 특별히 문제가 될만한 범죄를 저지른 적도 없었다. 그러니까, 나름의 권력을 얻게 되고 사흘만에 사람장사를 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차게 식은 이현우의 눈빛을 마주한 사내가 열렬히 변명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다 같이 더불어 살기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
"사람을 팔아먹어야만 살 수 있는 상황이 있습니까? 글쎄요. 저는 그러지 않고도 당신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데요."
"서툴러서, 실수해서 그랬습니다. 의도한 게 아니라 정말 실수······."
"실수였다? 왜? 술에 취해서 심신미약 적용해 달라는 말도 하지 그래요?"
"다신 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 제가 단독으로 벌인 일이라는 사실도 알리겠습니다. 회장님께 피해가는 일은 없을겁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단호한 말에 사내가 초조한 표정을 보였다.
그러다가 변명의 방향을 바꾸었다.
"제 자리에 다른 사람을 앉히셔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겁니다! 그나마 제가 앉았으니 사람 몇 팔아넘긴 것으로 끝났지, 원래라면 더 심각했을걸요. 제 부하놈들이 저 처형당했단 소실 들으면 기겁해서 '우린 그러지 말자!' 이러겠습니까? 아니요. 다음부턴 들키지 말자고 더 철저하게 계획할걸요? 그럴바에야 차라리······."
"말은 다 끝났습니까?"
"잠깐······."
이현우는 입을 벌리는 사내의 머리 위로 손을 올렸다. 그러곤 기억들을 서서히 읽어냈다. 그가 벌였던 악질적인 범죄들을 보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사내가 데리고 다니던 두 아들 중 하나도 이 인신매매에 가담했음을 알았다.
열 여덟 된 고등학생 정도의 아들은 아버지를 보며 어린 나이에 그 권력의 달콤함을 알았다. 수능 공부를 준비해야 할 나이의 청소년은 굽신거리는 이들에게 갑질을 즐기며 폭력과 강간을 일삼는 미친놈이 되었다.
그 기억을 읽는 과정에서 이현우는 사내에게 끔찍한 처형을 진행했다.
인간 백과사전의 능력으로 사내의 인간관계에 존재하는 여러 인물들을 모방했다. 그 목소리와 생김새, 버릇들을 흉내내어 여러 트라우마와 아픈 과거를 건드렸다.
격변과 함께 죽어버린 사내의 늙은 어머니와 아버지, 과거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의 모습들로 그 잘못들을 비난했다. 사내는 실수라고 평한 끔찍한 잘못에 대해 자기 인생에 스쳐나간 모든 인간에게 비난받고 있었다.
그 비난이란 인터넷 게시물에 달리는 악성 댓글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사내를 자극했다. 괴성을 내지르며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정신적으로 무너진 사내를 보며 이현우는 허리춤의 권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과 함께 이마에 구멍이 뚫렸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뒤로 넘어간 사내의 몸이 몇 번 꿈틀대다 마침내 정지했다.
이현우가 입을 열었다.
"큰아들도 인신매매 같이 했습니다. 본보기로 처형하고 보고 부탁드립니다."
망가진 세상엔 촉법소년이 존재하지 않는다. 미성년자를 위한 솜방망이 처벌은 물론이요,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따위가 적용되지 않는다. 끔찍한 잘못엔 끔찍한 처벌이 동반되어야만 한다. 이현우는 그렇게 생각했다.
법과 도덕을 여전히 준수한다고 해서, 그 법이 내리는 느슨한 처벌마저도 따라할 필요는 없었다. 이현우가 튀어오른 핏방울들을 닦아냈다.
그러던 때였다.
쾅하고 멀리서 굉음이 울렸다.
폭탄이 터지는 소리였다. 이현우는 돌발적으로 벌어진 사태에 곧장 위치를 파악했다.
외진 곳이었다.
불이라도 난 것처럼 뿌연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있는 곳.
이현우는 급히 그쪽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 희미한 색채의 연기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고는 자욱하게 피어오른 그것의 정체를 알아챘다.
'담배 연기? 근데 무슨 연기가 이렇게 많이······.'
***
매스컴에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자취를 감춘 왕웨이는 겉보기엔 평범한 늙은이다. 자기관리를 하지 않은 노숙자와 비슷한 외견의 늙은이.
그러나 그 늙은이의 앞에 도착한 성연은 왕웨이를 평범한 인물로 생각하지 않았다.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서 왕웨이는 무감정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안혜지의 말대로, 그 말투는 조선족과 비슷하다.
"너는 누구지? 네크로맨서."
"더 자세히 질문해주시죠."
"대한민국의 S급 헌터와 일본의 S급 헌터를 죽이고 백 미터짜리 언데드의 양 어깨에 싣고 다니는 네크로맨서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말이다. 도대체 어찌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었지? 아니, 무슨 의도로 그런 일을 벌였지? 정의의 심판? 아니면 단순한 싸이코패스의 살인?"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까?"
"단순히 궁금해서 묻는 것뿐이다."
성연은 진한 담배 연기를 들이마신 즉시 무언가 이상함을 직감했다. 정확히는 다케다 유이치의 언데드와 감각을 공유하며 활성화된 초감각이 이상함을 전해왔다. 단순히 니코틴과 타르, 여타 유해물질들로 뒤섞인 연기가 아니었다. 그 속에 뭔가가 더······.
"심판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쾌락을 위한 살인도 아니었습니다. 마땅히 그래야 했기에 그랬습니다."
"마땅히 그래야 했기에?"
"죽어야 할 놈들이었으니 죽인 것 뿐입니다."
"그거 참 편리한 답변이로군."
늙은이는 대화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표정을 드러냈다. 아주 옅게 웃었다.
"내가 보기에 네가 가진 힘은 강력하다. 아주 강력하지. 써먹기에 따라서 어쩌면 그 정신병자 미국인과 비슷할 정도로······."
"······그게 뭔."
"그래서 그 힘을 어찌 사용할 지 알고 싶었다. 힘이란 의도에 따라서 형태를 바꾸기 마련이거든. 사람들을 지키는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재난보다도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핍박하는 무기가 되기도 하니."
"당신은 누굽니까? 내가 누군지 물었으니 당신도 누군지 밝혀야 하지 않습니까?"
그 질문에 늙은이는 말하지 않았다.
담배만 연신 태우며 대답하지 않았다.
기다린 결과, 답변은 한참이나 지나서야 돌아왔다.
"왕웨이."
막연히 뱉어진 이름. 성연은 눈을 크게 떴다.
그 이름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았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인. 과거 자취를 감추었던 S급 헌터······.
사실일까? 거짓일지도 모른다.
노숙자와 다름없는 외견으로 보아 알코올 중독자가 하는 헛소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묘한 분위기 속에서 성연은 그 말이 거짓이라 생각할 수 없었다. 위대한 영웅이라 불렸던 중국인이 나이를 먹고 살아있다면 분명 저런 기운을 풍길 것이다. 틀림없이······.
그때였다.
"네크로맨서."
왕웨이가 연초를 입에 문 채 연기를 한움큼 쏟아내며 말했다.
"너는 미국의 슈퍼맨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나?"
뜬금없는 질문이다. 성연은 그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주변을 가득 채우게 된 연기의 색깔이 바뀌기 시작한 까닭이다. 다케다 유이치 언데드가 전해오는 초감각이 그 순간 경종을 울렸다. 위험이다. 자취를 감추고 수십 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중국인의 능력이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성연은 아주 일부분만 기록된 바 있는, 그 위험하기 그지 없다 평가된 중국의 초인이 가진 능력에 관해 알았다. 그 능력에 대처하는 방법도 어느 정도는 알았다.
언제나 주변을 맴돌고 있는 날벌레 언데드들이 성연의 피부에 앉았다. 그러곤 몸을 펼쳐 아주 촘촘하게 감쌌다. 언데드 껍질로 만들어진 갑주가 빠짐없이 성연의 몸을 보호하는 가운데, 네크로맨서는 바닥 아래에 위치한 사체들 몇을 일으켰다.
그러곤 변이를 진행시켰다.
직후 끓는 소리가 울렸다. 파편을 퍼뜨려 수류탄과 같은 위력을 내는 용도가 아니라, 주변을 채우고 있는 이 지독한 연기를 몰아낼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
왕웨이는 여전히 담배만을 태우는 중이다.
담뱃재가 한 번 바닥에 떨어져 튀어올랐고, 그 순간 성대한 폭발이 터졌다.
생존자 캠프 전체에 쩌렁쩌렁 울릴 성대한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