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맨서가 너무 강함-43화 (43/111)

< 검성 다케다 유이치 (2) >

"군-주를 뵙습니다!"

이제 성연은 이러한 광경에 다소 익숙해졌다.

마을의 아프리카인들이 머리를 조아리고 숭배하는 모습은 이제 드물지 않았다. 방문한 마을의 대부분에 네크로맨서를 숭배하는 신도들이 있었던 까닭이다.

물론 익숙해졌다고 해서 그 행동이 기꺼운 것은 아니었다.

성연은 여전히 이 상황이 불편했다.

"언제봐도 참······."

"왜요. 피하지 못하면 즐기란 말도······."

"이걸 즐기라고?"

스티븐 최의 말에 성연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저라면 즐겼을텐데."

"너나 많이 즐겨."

"······통역이나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을에 도착한 즉시 아카르 족 부족 전사들은 그 신도들을 끌며 새로운 전도를 시작했다. 더 충실한 광신도가 되는 과정이었다. 그 전도 광경을 지켜보던 스티븐 최가 입을 열었다.

"근데 다케다 유이치, 진짜 어떻게 할 거에요?"

"어떻게 하냐니?"

"그 미친놈이 한 번 찾기로 작정했으면 금방 찾아낼 거 같은데요. 동선 안 겹치게 조심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거 같은······."

"아프리카 땅덩어리가 얼마나 큰데?"

"그 녀석 엄청 빠르잖아요. 뉴튜브에 총알이랑 달리기 시합 해서 이기는 영상도 있는데."

"총알보다 빠르게 뛸 수 있는 거 7분 21초밖에 안돼. 이후론 절반 가까이 떨어지고 10분 지나면 한번 더 절반 떨어져서 미칠듯이 빠르진 않아."

"예? 그걸 어떻게 알아요? 위키에도 없는데······."

"그냥 알아."

다케다 유이치는 성연이 김유현 다음으로 많이 분석한 S급 헌터이다.

그래서 성연은 남들이 아는 것보다 그 일본인에 관해 많이 알고 있었다. 정말이지 아주 많이.

다케다 유이치는 세간에서 완벽한 S급 헌터라 평가받는 인물이며, SNS 중독자인 탓에 그 기록이 무수하게 남아있는 까닭이었다.

더욱이 과거 김유현과 다투었던 그 기록도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뉴튜브 역대 조회수 3위를 자랑하는 「개쩌는 S급 한일전」이라는 제목의 영상.

아마 성연이 그 조회수를 일만 정도는 올려주었으리라.

"아무튼 7분 21초 동안이라도 그렇게 달릴 수 있으면 위험한 거 아녜요? 솔직히 우리 흔적 지울 것도 없이 깽판치면서 다녔잖아요. 들른 마을마다 SNS에 인증샷 올리고 군주께서 다녀갔다고 광고를 하던데······."

"그 광고를 보겠어?"

"보겠죠. 걔 스마트폰 중독이잖아요. 초인 아니었으면 라운드 숄더에 거북목 엄청 심했을텐데······."

"그거 보고 오는 건 별로 안 위험해."

"예? 왜요?"

"꼭지 돌아서 급하게 달려오면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을테니까."

성연이 분석하기로 다케다 유이치는 체력 분배나 컨디션 조절 따위의 개념을 몰랐다. 정확히는 알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게 맞았다. 선천적으로 무적에 가까운 힘을 손에 넣은 일본인은 전투의 기초를 배울 필요가 없었다. 지나치게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유현한테 졌지.'

어릴적부터 소년원을 들락날락한 양아치 출신 한국인은 싸움의 기본을 알았다.

능력을 각성하기 전, 방구석에 박혀 아동 포르노를 시청하던 히키코모리 일본인과는 기초부터 달랐다. 물론 그 상성의 차이도 역력했다지만 가장 큰 문제는 다케다 유이치가 태어나서 제대로 된 싸움을 해본 적 없었다는 것이다.

멋을 낸다는 이유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따라하며 비효율적인 움직임을 취하는 것은 물론, 머리가 돌면 컨디션 분배 따위는 없이 '키사마!'를 외치며 달려든다.

다케다 유이치에겐 명확한 문제점들이 존재했다. 그러나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다.

그 일본인을 가르칠만한 실력자가 극히 드물었던 건 물론이며, 그나마 자격이 있는 몇몇 강자들은 다케다 유이치를 인간적으로 아주 싫어했다. 대표적으로 협회장 로버트 데이비스가 그러했다.

소아성애자는 어딜 가도 아동 성범죄자와 비슷하게 대접 받으며, 특히 서구권은 그 혐오의 정도가 아주 심각한 까닭이다.

그러나 S급이라는 자격을 박탈하기엔 그 검성의 무력이 지나치게 강력하며 든든했다. 혐오스런 취향을 가졌다는 이유로 적으로 돌리기에는 말이다.

이미 한 명의 S급 각성자가 협회와 완전히 척을 지고 자취를 감춘 전적이 있었다. 그래서 협회와 일본 정부는 이 페도필리아를 알면서도 눈감아 주었다. SNS에 사춘기도 오지 않은 아이들과 찍은 사진을 게시함에도 그러했다.

그래서 다케다 유이치는 자신의 끔찍한 성적취향에 대하여 억압받지 않는 대신, 명확한 문제점들을 고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그 문제점들은 이제 완전히 굳어진 습관이요, 버릇이 되었다.

찰나의 순간 승패를 가르는 전투에서 약점이 되기 아주 충분한.

"그래도 대비는 하셔야 하는 거 아녜요? 언데드 신기하게 일으키는 걸로 검사 상대하기 최적화 된 그런 군단으로 편성······."

"그런 식으로는 안돼."

성연은 단호하게 말했다.

정면에서 맞붙는 상황에서 그 검성이란 아주 완벽한 전투력이 된다.

마하의 속력을 내는 뜀박질은 눈으로 쫓을 수 없으며 한 번의 칼질로 수십을 벨 수 있는 힘이란 그 일본인을 일당천의 전사로 만든다. 더욱이, 시야에 보이는 것이라면 거리를 무시하는 검사는 매순간 최고의 암살자가 될 수도 있다.

언데드 군단 따위는 무시하고 핵심을 꿰뚫어 이쪽을 죽이러 달려들 수도 있단 말이다.

그러니까, 정면에서의 전투는 아주 불리하다.

그리고 성연은 불리한 전투는 시작도 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어쩔 수 없이 해야한다면 다른 방식으로 해야지."

본래 전투란 이루어지기 전부터 시작되기 마련이다. 정면이 불리하다면 네크로맨서가 유리해질 수 있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면 된다. 환경을 갖춘 뒤 서서히 갉아먹는 게 가장 현명하다. 최대 스피드로 7분 21초밖에 움직이지 못하는 놈과 달리, 성연의 언데드들은 어떤 부상을 입어도 영원하게 회복하며 지치지 않고 평생 전투를 거듭할 수 있다.

네크로맨서의 강함이란 그런 곳에서 등장하는 법이다.

"마주치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

포인트를 수월하게 모으며 1등을 달리고 있는 이 상황이 성연은 썩 만족스럽다. 그러니까, 일이 귀찮아질 것 없이 이대로 두 번째 이벤트가 끝나길 바랬다.

특별한 상품이랄 것을 수령하고 소원을 이루기 위한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길 원했다.

"제가 보기엔 정면에서 붙어도 이기실 거 같은데······."

"마주치는 순간 내 머리가 날아갈텐데, 어떻게."

"그렇게 따지면 김유현 헌터 사건은······."

"그건 우연이었어. 그리고 그 사건, 듣고 싶지 않은데."

"아. 죄송합니다."

스티븐 최는 이 네크로맨서의 반응이 순간 예민해졌음을 알아챘다.

급히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스티븐 최는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완벽한 헌터라 불리우는 다케다 유이치는 대한민국의 최강자에게 패배한 적 있다. 그것도 일방적으로 유린당했다.

그리고 눈 앞의 이 사형수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는 판정을 받고 그 최강자와 팀을 살해한 인물이다. 스티븐 최가 생각하건데, 이 네크로맨서가 패배하는 그림이란 도저히 그려지질 않았다. 절대로.

그때였다. 마을을 돌며 전도하던 주술사 아난과 부족 전사들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양손엔 값을 치르고 구입한 식량이 가득 들려있었다.

주술사 아난이 뭐라뭐라 중얼거렸다.

성연이 스티븐 최를 흘긋 바라보았다.

"뭐래?"

"어, 그······빨리 출발해야겠는데요?"

"왜?"

"가까운 마을에서 연락 받았답니다. 미친 동양인이 어른이면 남녀 가리지 않고 싹 죽인 뒤, 아이들만 골라서 데려갔다고······그리고 이쪽으로 오는 중이라고······."

성연이 눈살을 찌푸렸다.

주술사 아난은 덧붙여 말했다.

"죽은 이들 중에 전도를 위해 파견 보냈던 아카르 족 전사가 있었답니다. 마지막으로 죽기 전에 메시지 보냈다고······."

늙은 원주민의 표정은 더 없이 씁쓸해보였다.

원시적인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스마트폰 화면에 주고받은 메시지들이 떠올라 있다.

오타가 가득하며 끝맺음되지 못한 문장은 상황의 급박함을 전해왔다.

스티븐 최는 아난의 말을 더 통역해왔다.

"분하답니다. 하지만 위대한 여정을 방해할 순 없고, 그 불결한 이단이 신의 사자를 해치는 게 더 두렵다고······."

"······여기서 마을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지?"

"10Km 쯤 될 거랍니다."

"동선을 꼬기엔 지나치게 거리가 좁군. 이대로면 어떻게든 마주치겠어. 그런데 굳이 이 마을로 올 필요가 있나? 주변에 마을이 몇인데······."

"이 마을에 아이들이 가장 많답니다. 여기 마을 사람들은 부모가 도맡아 아이를 기르는 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다 함께 부모처럼 아이를 돌보는 풍습이 있어서, 다른 마을에서도 자주 여기에 맡긴 뒤 식량 구하러 떠난다고······."

"그럼 칼질해서 부모를 죽이고 욕구 채우기 위해 아이들 데리러 온단 말이로군."

주술사 아난의 표정은 점점 우울해졌다.

자신들이 숭배하는 네크로맨서의 방문에 축제 분위기였던 마을도 마찬가지였다.

이 우중충하게 가라앉은 마을 속에서 성연은 판단내렸다.

"거리 벌리는 대신 여기서 놈 잡지."

"예?"

"방금 전에 아이들 줄줄이 데려온 뒤 여기로 오는 거라며? 그럼 체력 떨어질대로 떨어져서 올테니까."

"그렇지 않을수도 있······."

"분명히 그럴거야. 유명하잖아. 보는 눈 없을 때 놈이 어린 아이들이랑 무슨 짓거리 벌이는지."

그 소아성애자가 어떤 일을 벌였는지에 관해선 유명하다.

주변인들이 없을 때 얼마나 역겨운 짓을 하는 짓도 말이다.

방금 전 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뒤 끔찍한 짓거리를 벌였다면······당연스럽게도 그 컨디션은 바닥까지 떨어질 것이다.

어쩌면 성연이 살해하기 어렵지 않을 정도까지.

'생각을 왜 바꿨······.'

이 네크로맨서가 선택을 바꾼 모습에 스티븐 최가 미심쩍은 눈으로 성연을 보았다.

그리고 곧바로 눈을 내리깔았다. 이 네크로맨서는 만난 이래 가장 살벌하고 무시무시한 눈빛을 띄고 있었다. 분노한. 아주 분노한 눈이었다.

그 분노의 이유는 간단하다.

성연은 이 우중충한 분위기와 순식간에 고아가 되어버린 아이들이 맞이하게 될 현실이 기껍지 않았다. 지나치게 익숙한 상황인 까닭이다.

자신이 과거 겪었던 그 상황과.

성연의 부모를 붙잡고 괴수 아가리 앞에서 흔들어 대던 모습. 핏물과 살점이 튀어오르는 가운데 나름 봐줄만하지 않았냐며 희롱하던 그 헌터의 모습.

뇌리에 강렬히 꽂혀 지워지지 않는 그 기억은 이 순간 생생하게 오버랩되고 있었다.

소문으로 들어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것과 그 분위기와 달라진 공기, 그 유사성을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것은 분명하게 달랐다. 지금 성연은 끔찍한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며 해소했다고 생각했던 감정을 다시금 느끼는 중이었다. 다케다 유이치에게.

'두 번째 이벤트에서 나한테 가까이 따라붙고 있는 2등. 평소라면 상대하기 무척 까다로운 적이나 역겨운 짓거리를 하며 컨디션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은 완벽하다. 죽일 이유도 충분히 있다.

성연은 상대가 혹시 모를 강자라는 이유로 이 끓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하고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마땅히 죽어야 할 놈은 죽어야한다. 다케다 유이치는 마땅히 죽여야 할 놈이다.

"오, 신의 사자시여······안타까운 어린양들에게 구원을······."

주술사 아난과 아카르 족 전사들은 이 결정에 감복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 번 결정을 내린 이후부터 성연은 빠르게 움직였다. 가장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여 숨은 성연은 일대 땅에 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상대의 눈에 보이지 않을 장소이다. 그러나 성연도 상대를 볼 수 없었다. 그 점은 해결책이 있었다.

하늘을 나는 날벌레 언데드와 시각 정보를 공유하면 되었다.

그리하여 높은 상공에서 시야를 얻게 된 성연은 정확히 9분 47초가 지났을 때 지평선 너머에서 걸어오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여기 완전 천국······."

만족스럽게 낄낄 대는 다케다 유이치가 보였다.

옆에는 많은 아이들이 보인다. 그 표정이 하나같이 울적하다.

성연은 그 얼굴에서 과거의 자신을 보았다. 사형수 유성연이 아니라, 소년 유성연을.

울적한 표정으로 그 일본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억지로 웃는 모습이란 비참하고도 안쓰러운 것이었다. 집 안에 숨어 부모님이 죽어가는 광경을 보던 자신처럼······.

성연은 자신의 '범위' 안에 들어올 때까지 인내심 있게 그 일본인을 기다렸다. 범위 안에 들어오는 순간 전투는 시작될 것이다.

중세 시대 기사들의 결투 따위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지저분한 진흙탕 싸움. 그 싸움에서 성연은 모든 수를 써서 저 페도필리아를 먼 곳으로 보내줄 것이다.

김유현의 옆자리로.

'여기가 천국이라고? 진짜 천국으로 보내주지.'

***

다케다 유이치는 스스로를 사랑꾼이라 말했다.

가장 순수하며 꽃다운 나이인 소년 소녀들을 사랑하는 건 성도착증이 아닌 당연한 일이라고 변명했다.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세계 각국을 가리지 않고 그 소아성애자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물론 비판이 오래 이어지는 일이 없었다. 소리의 속력으로 움직이며 원근감을 무시한 검격을 날릴 수 있는 초인은 살인에 있어서 증거를 남기지 않았다. 여러 이들이 의문의 살해를 당했음에도 다케다 유이치는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았다.

각성하기 전엔 방구석 히키코모리에 불과하던 청년은 더 이상 자신의 성적취향을 숨기지 않아도 되었다. 억압이 사라진 페도필리아는 그야말로 미쳐날뛰었다.

일본의 국력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초인의 횡포를 막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자제해달라는 말을 넌지시 건넬 뿐이었다.

물론 이 히키코모리 출신 검성은 정부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 횡포는 두 번의 사건으로 하여금 멈추게 되었다.

첫 번째는 새로이 탄생한 S급 헌터인 영국의 레베카 블런트에게 접근했던 사건이다. 각성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영국인 소녀는 마법사가 되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설렜다.

그리고 순진한 소녀에게 역겨운 접근이 있었다.

영웅이라 불리는 동양인이 비밀 친구를 하자는 제안에 열두살의 영국인 대마법사는 비밀 친구라는 단어를 마니또 따위로 알아들었다. 더러운 짓거리를 벌이기 전까지는.

다행히 레베카 블런트는 다케다 유이치가 상대하던 다른 소녀들과는 달랐다. 영국인 소녀는 반경의 41Km의 모든 현상을 멈추었다. 운전자들은 엑셀을 밟은 채 몸이 굳었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의 몸도 굳었다. 모든 원소를 지배하는 마법사에 의해 99분 간 강제적으로 석기 시대를 체험한 일본 정부는 이번만큼은 다케다 유이치에게 벌을 내려야 했다.

그 놀라운 힘에 당황한 다케다 유이치는 그로부터 몇 년간은 잠잠히 지냈다.

당연하게도,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이다. 가까운 나라인 대한민국에 방문했을 때 그 추악한 욕망이 비집고 나왔다. 두 번째 사건은 그때 발생했다.

지나가던 와중 어린 소녀를 붙잡고 있는 광경을 목격한 대한민국에 김유현 헌터와 다케다 유이치의 다툼이 발생했다. 역사적인 위업을 이룬 일본인과 신인이나 다름없는 한국인의 대결에 사람들은 시작되기도 전에 승패를 예감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완벽히 정반대였다.

격렬하거나 치열한 사투 없이, 다케다 유이치는 정확히 7분 31초만에 패배하여 무릎꿇었다.

그 날 이후 다케다 유이치는 다시금 욕망을 억압받아야 했다.

자신에게 굴욕을 준 헌터가 무참히 살해당하며 법과 도덕이 희미해지기 전까지는.

엉망진창으로 망가진 세상을 보며 다케다 유이치는 웃었다.

고생 끝에 드디어 낙원이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지금 이 아프리카 어린 소년 소녀들을 끼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 후도 그랬다.

여긴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아주 보람차고 즐거운 시간이었······.

그때였다.

"어?"

찌릿한 감각이 신호를 보내왔다. 극도로 발달한 육감. 위기를 감지하는 능력이다.

다케다 유이치는 즉시 바닥을 박차고 자리를 피했다. 자리를 피하고 0.2초가 지난 뒤 다케다 유이치가 자리했던 곳에서 커다란 살덩어리가 솟아났다.

저게 뭐지? 언데드?

썩은내를 풍기며 그 형태로 미루어보아 네크로맨서들이 으레 일으키는 언데드가 맞다. 그러나 다케다는 저러한 생김새의 언데드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저게 뭔, 공포 영화에나 나올 법한 징그러운······.

그 순간 다시 한 번 육감이 위기를 알려왔다.

극한까지 발달된 초감각이란 집중하면 그 방향까지도 일러준다. 그리하여 다케다는 회피와 동시에 반격하기 위하여 그 방향을 읽어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눈을 크게 떴다.

'뭔······.'

전후좌우상하.

모든 방향에서 위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 검성 다케다 유이치 (2) > 끝

작가의 말

n4336_dnfldkrk81님 300포인트 후원 감사합니다! 괴수 30마리 잡아야 얻을 수 있는 양이네요!

소로소님 1000포인트 후원 감사합니다! 괴수 100마리 잡아야 얻을 수 있는 양이네요!

다케다 유이치와 싸우는데 엄청난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 다케다 유이치는 일본의 유명한 범죄자를 모티브로 해서 썼습니다. 소아성애자에 연쇄살인범이었던 인물이 초인이 되었다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알만한 분들은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