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기범 이현우 (3) >
이현우는 평소와 다르게 침착하며 진지한 어조였다.
성연은 사뭇 달라진 그의 모습에 질문을 던졌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할머니가 돌아가시게 생겼어요. 수술비가 없어서."
"할머니요?"
"예, 부모님 사고로 다 돌아가시고 마지막 남은 가족이에요."
텅 비어있던 이현우의 눈동자에 짙은 분노가 맴돌았다.
"이번 수술만 마치면 훨씬 좋아질 거라고, 그래서 걸리던 말던 크게 한 탕 저지른건데···."
"그런데요?"
"제가 빼돌린 돈을 받아서 수술비 해주기로 한 공범이 잠수탔어요. 그 조건 하나로 혼자 다 뒤집어쓰고 들어온건데! 씨발, 남은 건 다 가져도 된다니까 씹새가···."
흥분한 이현우의 얼굴이 잔뜩 붉어져 있었다.
"평생 고생만 한 우리 할머니, 아들이랑 며느리 일찍 떠나보내고 손자는 교도소에 쳐박힌 탓에 수술도 못 받고 혼자 쓸쓸하게 돌아가시게 생겼어요. 이럴 순 없다고요. 하다못해, 마지막 임종이라도 지켜야 하는데···."
"······."
"이런 마지막은 내가 허락 못해요. 그리고, 나 아직 할머니 보내드릴 준비 안됐어요. 할머니마저 없으면···너무 좆같고 비참해서 못 살아."
"이현우 씨. 사연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성연은 이현우가 쏟아내는 말을 들으며 마음이 영 좋지 않았다.
소중한 이를 떠나보내는 기분은 그도 무척 잘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혼자서도 해낼 수 있을 지 모르는 무모한 탈출 계획에 도움은 커녕 짐만 될 지 모르는 사내를 덜컥 일행으로 받을 순 없었다.
성연에게도 목적이 있었다. 이곳을 나가지 못하면 이룰 수 없는 목적.
다음에 나올 말을 눈치채기라도 한 건지 이현우가 빠르게 말했다.
"왜요? 내가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그래요?"
"···네."
"맞아요. 교도관이랑 싸울 때 좆도 도움 안 될 걸요. 근데 유성연 씨 팔찌 차고도 교도관들 다 쓸어버릴 수 있다면서요. 싸움꾼 필요한 거 아니면, 나 엄청 도움될걸요."
싸움꾼이 아니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성연은 그 말을 곧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뭔가 반박하려던 가운데, 이현우는 두어번 헛기침을 하더니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4211번 접견 나오도록."
다음 순간 이현우의 입에서 방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건 교도관의 목소리였다. 음의 높낮이부터 말투에 묻은 사소한 습관까지 똑같았다.
성연은 그 놀라운 현상에 잠깐 할 말을 잊었다.
"팔찌에 억제된 극소량의 능력으로도 이 정도 재주는 부릴 수 있어요. 그리고 성대모사 능력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에요. 단언하는데, 사람 속이고 정신 빼놓는데 이 교도소에서 나보다 쓸만한 능력 못 찾을걸요."
극히 일부만 드러난 이현우의 능력을 확인한 성연이 생각했다.
그래, 버스에서도 자신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줄줄이 읊고는 능력 덕분이라고 했던 남자다. 교도관들을 혼란에 몰아넣을 수 있는 일행 하나가 있다면, 분명 혼자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좋아요. 같이 갑시다."
***
출역 시간이 되었고 성연은 원예반 중앙에서 묵묵하게 땅을 팠다.
꽃에 물을 주거나 돌보는 편안한 일은 범털들의 것이고, 주로 고된 일은 성연 같은 개털들이 맡는다. 그런데 오늘따라 분위기가 영 이상했다.
저번에 성연을 협박했던 사내들이 뭉쳐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
자기를 보나 생각했던 성연은 이내 그들이 살피는 것이 교도관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뭔 일이 터지겠군.'
확신할 수 있었다.
이현우도 그 전조를 느꼈는지 구석으로 슬금 자리를 피했다.
식물에 물을 주던 강윤식은 못마땅하다는 듯 혀를 찼다.
"멍청한 놈들···소란 피우는 건 질색인데."
성연도 동감이었다.
지금 교도소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데 괜히 긁어서 그들을 예민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했다. 하지만 그 소소한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늘 구석에 찌그러져서 얌전하던 죄수 하나가 소리를 내지르며 교도관들에게 달려든 것이다.
"개, 개새끼들···죽여버릴거야! 니네 애미 애비까지 다 죽여버릴···"
"이 새끼가 미쳤나!"
난데없이 달려드는 죄수의 모습에 교도관들이 삼단봉을 꺼내들었다. 능력이 구속되어 민간인이나 다름없는 죄수를 제압하기 썩 괜찮은 물건이었다. 원예반에 배치되어 있던 교도관들의 관심이 모조리 한곳으로 모였다. 그때, 모여있던 사내 무리가 바지춤에서 커터칼을 꺼내 팔찌를 끊어내려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 뒈졌다···좆도 안되는 새끼들···."
성연에게 제안했던 총알받이 역을 맡아줄 사람을 그새 구한 것 같았다. 막무가내로 달려든 남자는 총알받이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었다.
"우리가 만만해, 이 범죄자 새끼야!"
교도관들은 고함을 내지르며 남자를 신나게 두들겨 패고 있었다. 그 사이, 커터칼은 구속구 역할을 하는 녹색 팔찌를 성공적으로 끊어냈다. 성연은 그 모습을 빤히 보고 있었다. 허접하고도 엉성한 계획의 최후를 눈에 담아두기 위해서였다.
"자유다···! 씨발, 개같은···아아아악!"
팔찌를 끊어낸 사내 무리가 힘을 끌어올린 순간이었다. 강렬한 빛이 한 번 일더니 고기 구워지는 냄새가 노릇하게 원예반 안에 풍겼다. 탈옥을 꿈꾸었던 평균 신장 195cm 머저리들의 유쾌한 반란은 그렇게 끝났다.
"이 개새끼들. 왜 하필이면 내가 담당하는 시간에 지랄이야!"
온몸이 까맣게 타서 꿈틀거리는 죄수들을 보며 교도관이 소리쳤다.
그 상황 속에서도 덤덤하게 식물에 물을 주던 강윤식은 연신 쯧쯧거렸다.
"등신 새끼들. 날카로운 물건만 있으면 간단히 끊을 수 있는 케이블 타이 형태의 구속구인데 파괴했을 때를 대비한 장치가 없을거라고 생각했나? 참···."
동감이었다.
성연은 팔찌가 끊어지는 순간 분명하게 보았다. 녹색 팔찌에서 지직거리며 쏟아진 고압 전류가 사내들의 몸을 태워버리는 모습을. 동시에 천장과 벽에 배치된 각성자 제압용 병기들의 총구가 팔찌의 파괴에 반응하여 움직이며 그들을 겨누었다.
경계와 보안은 무척이나 철저했다. 아무리 성연이라도 팔찌를 끊었을 때 저런 현상이 벌어진다면 무사할 자신은 없었다. 신체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한 그는 고압 전류가 쏟아지는 순간 분명하게 쇼크사할 것이다···.
"···유성연 씨, 괜찮을까요?"
"걱정마세요. 팔찌 안 끊을거니까."
"그거 달고 혼자서 교도관들 어떻게 상대할 건데요···슈퍼맨도 크립토나이트 쳐 맞으면 고딩이랑 맞짱떠서 질텐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이현우가 속삭였다. 아무래도 팔찌를 끊으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헌터를 비롯해 그 팀을 쓸어버린 강력한 능력이 모든 걸 해결해 주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현우의 생각과 성연의 계획은 달랐다.
"그때 말했던 거 허세 아니니까, 쓸데없는 걱정말라고요."
얕보이지 않기 위해 거짓으로 으스댔던 게 아니다.
능력이 극소량이라도 남아있다면 교도관들은 성연의 상대가 될 수 없다. 그 수가 몇이든.
***
점호가 다가오는 시간, 저녁이 찾아온 중앙각성자교도소는 금세 어두워졌다.
교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교도관들은 피곤에 쩔어 움직였다. 그날따라 앵커는 다급한 어조로 소식을 전했다.
「최종 방어선이 뚫렸습니다. 치열하게 벌어진 사재기로 마트에선 라면과 생수를 찾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괴수들이 진군하는 상황 속에서 정부는 수도권 지역을 포기했으며, 여러 국민들이 외국으로 대피하고자 움직이는 가운데···.」
괴수들이 강력해진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대한민국의 도시 몇 개는 쑥대밭이 되었다. 자료화면으로 띄워지는 참극은 종말을 연상하게 만들었다.
성연은 얼마 전 접견을 신청했던 세계헌터협회 팀장의 말이 과장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영향력 있는 인물들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나라를 버리고 떠나고 있었다. 대한민국이 정말 멸망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무슨 상황이래, 이게."
"···."
"씨발, 안되는데. 나만 기다리고 있는 애들이 밖에······."
강태혁은 이제 날마다 뉴스를 챙겨보며 초조해하고 있었다.
다른 죄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한민국이 죄수들의 땅이 된다면 철통 같은 교도소도 의미가 사라질 것이다. 능력이 봉인당한 각성자들이 갇힌 감옥은 괴수들이 즐겨찾는 뷔페로 변질될테니까.
"우리도 좆되는 거 아녜요?"
죄수들이 느끼는 불안감만큼 교도관들 사이에서도 불안이 퍼지고 있었다.
그들은 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요, 당당히 경쟁률 높은 시험에 통과해서 공무를 수행하는 자들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대피 명령은 커녕 제자리를 지키라는 지시만 반복했다.
이거 씨발, 죄수들이랑 같이 뒈지라는 거 아냐···.
그런 생각을 하는 교도관은 이제 한둘이 아니었다.
"···시간이 없는데. 점령당한 지역이랑 할머니 병원이랑 너무 가까운데···."
우려 섞인 이현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뉴스는 그 소식을 마지막으로 끝마쳤고, 성연은 눈을 감은 채 여러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였다.
머지않아 탈옥을 시도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죽일 것이다.
심경이 복잡했다.
'해야만 하는 일이다. 망설이지 말자···.'
성연은 프로파일러들이 말하는 악명 높은 살인마와는 거리가 멀었다. 싸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가 아니라 평범하게 죄책감을 느끼며 감정을 가진 소시민이었다. 과거의 기억을 되살렸다. 벌써 십 년도 넘은 일이건만,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안돼요···살려주세요. 제발.」
성연의 가정은 빈곤층에 속했다. 그 탓에 소위 안전지대라 불리우는 수도권에서 무척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았다. 그러니까, 위험 지역에 대거 균열이 발생했을 때 성연의 가족이 휘말린 것은 언젠가 일어날 일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일이었다.
「더럽게 재잘대네···아줌마, 좀 닥치고 있으라고요.」
「왜 그러세요···제발···.」
어린 성연은 장롱에 숨은 덕분에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괴수들의 눈이 아니라, 그들보다 더욱 위험하며 탐욕에 굶주린 헌터 무리의 눈에서. 장롱 틈새로 보았던 광경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한다. 괴수들이 몰려든 가운데, 부모님의 머리채를 잡고 창 밖에 내놓은 뒤 흔들며 웃던 헌터 다섯의 얼굴.
「저 새끼들 잡아도 푼돈이거든요. 왜냐고? 기껏 나타난 괴수들이 먹이를 못 먹었거든. 열정만 넘치는 후배 헌터들이 구출을 더럽게 빨리 했어. 이러다 여기 아줌마, 아저씨 말고는 전원 생존하겠어요.」
「그, 그럼 좋은 일이잖아요. 기사도 막 엄청 날텐데···」
「기사 별로 신경 안 써요. 난 돈이 더 좋아. 그거 알아요? 굶은 괴수한테선 마석이 안 나와요. 마석이란 게 사람 먹고 그거 소화시키면서 생기는 거거든.」
「아, 안 됩니다! 저희가 평생 벌어서 갚겠습니다. 인생을 모조리 헌터님께 바치겠습니다. 제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웅 김유현, 그리고 엘리트로 이루어진 나머지 네 명의 헌터.
그들은 한참을 조롱하다 성연의 부모님을 괴수의 입 속으로 손수 집어넣었다. 처절한 비명은 몇 번 이어지다 끊겼고, 중년 여성과 남성은 고깃덩이가 되어 소화액에 의해 뱃속에서 녹아내렸다.
「벌어서 갚긴. 씨발, 별 거지 같은데 살면서 지랄이야. 사람 먹은 지 오 분 정도 된 괴수 몸에서 나온 마석이 얼만데. 이 정도 용돈벌이는 해야 촌구석까지 출동 온 보람이 있지···」
「오늘은 대장님이 사시죠! 안 그래도 마담이 뉴페이스들 들어왔다고 문자 쏘던데.」
「좋지, 씨발. 아···근데 영계만 너무 먹었나. 방금 그 아줌마도 몸매 괜찮았는데. 맛 좀 보다가 던져줄 걸 그랬나?」
성연은 잊지 않는다.
대화 내용 하나 하나 머릿속에 낙인처럼 새겨넣었다.
운 좋게 각성한 이후로 매일 같이 복수를 준비했다. 길고 완벽한 계획이었다. 민간인 신분으로는 접근할 수 없었기에 헌터가 되고자 했고, 그를 위해 오랫동안 공부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하던 편의점에 김유현과 그 팀이 나타난 건 우연이었다. 성연은 그들을 마주친 순간 세워두었던 계획을 잊어버렸고, 참지 않았다.
담배 세 갑만 달라고 했던 다섯의 초인들은 그 자리에서 살해당했다.
놈들은 죽어야만 하는 이들이었고, 마땅한 심판을 했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이 비좁은 곳을 나가서 괴수들을 짓밟고 소원을 빌어 부모님을 살릴 것이다.
무슨 일을 저질러서라도.
"이현우 씨."
"예?"
"지금 타이밍 괜찮지 않습니까? 그때 세웠던 계획 지금 해보는 건···."
교도관들은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을 들은 직후 심란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죄수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뉴스 소식에 정신이 나가있던 이현우도 그 말을 듣고 살피니 타이밍이 썩 괜찮다고 느꼈다. 이 정도라면······.
"괜찮은 것 같은···."
속삭이는 대화 속에서 곧 이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려는 찰나였다.
일순간 지진이라도 난 듯 거대한 충격이 그들을 덮쳤다. 성연이 벌인 일이 아니다. 그의 능력은 이렇게 요란한 현상을 일으킬 수 없다.
"뭔!"
"테러야? 씨발, 누가 감히 이 교도소에···!"
진열되어 있던 책과 죄수들 개인물품이 쏟아져 내렸다.
대한민국엔 전례가 없지만, 미국이나 멕시코의 각성자교도소에선 테러가 종종 벌어진다. 거대 범죄 조직의 거물이 수감되어 있을 경우, 그를 탈출시키려 벌이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지금 중앙각성자교도소엔 꽤 유명한 거물이 있었다. 세계적인 각성자 범죄 조직의 2인자, 「브라더후드」의 강윤식.
"당장 강윤식 쪽으로 지원···"
"서, 선배님. 테러가 아닙니다!"
후배 교도관은 선배의 예상이 틀렸다고 소리쳤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무언가 질문하려던 선배 교도관은 후배가 빤히 쳐다보고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곤 납득했다. 자그마한 창, 창살 사이로 거대한 그림자가 보였다.
"···씨발."
검은 밤 하늘 풍경엔 전에 없던 시원하게 뻥 뚫린 구멍이 생겨났다. 뉴스에서나 보던 수십 미터짜리 괴수들이 우르르 몰려드는 중이었다. 한 번도 외부인의 침입을 허락한 적 없던 벽과 보안 장치들은 무시무시한 폭력에 의해 삼켜졌다.
멍청하게 선 채로 담배를 태우며 정문에서 외계의 침략자들을 지켜보던 교도관은 발길질 한 번에 상반신이 통째로 날아갔다. 옆에 세워져 있던 K-5 차량도 함께 박살났다.
『본 게임이 시작되었음에도 생각만큼 재미난 광경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비현실적인 광경을 지켜보던 수감자들과 교도관들의 눈 앞에 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소원을 들어준다면서 흥미를 불러일으켰던 전의 것과는 명백히 다른 내용이 담겨있었다. 투명한 창은 흥미가 아니라, 절망을 알렸다.
『그리하여, 한 가지 항목을 추가합니다.』
그 상태창은 확실하게 말했다.
이건 각성자들 사이의 재미난 이벤트 따위가 아니라 인류에 고하는 종말이며 누군가의 유희라고.
【더 이상 균열이 정해진 장소에 출현하지 않습니다.】
【균열은 무작위한 장소에 발생합니다!】
회색으로 점철된 중앙각성자교도소는 세워진 이래 한 번도 무너진 적이 없다. 내로라하는 각성자들의 탈옥을 허락한 적도 없다. 하지만 모두가 확신했다. 콘크리트와 시멘트로 지어진 이 건물 따위로 저것들을 막아낼 순 없다고. 현실성 없는 크기에 발길질 한 번으로 자연재해를 일으키는 괴수들의 출현에 모든 이들이 정신 나간 얼굴로 서 있었다.
『이번엔 우리를 실망시키지 마시길 바랍니다. 부디!』
< ★★ 사기범 이현우 (3)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