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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고블린-357화 (357/374)

357화

반격

루프스도 상당히 빠르게 움직였지만, 사실 그들보다 더욱 빠르게 움직이고 있던 이들이 있었다. 다름아닌 노인을 필두로 한 인간들의 세력 또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식귀들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드란은 분명히 상당한 중상을 입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그에 대해서는 노인과 그 동료들이 직접 확인했기에 확실한 정보였다. 그리고 그의 부상과 함께 그들이 들고 온 정보는 한가지가 더 있었다.

그것은 과거 그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주었던, 그리고 지금도 어쩌다 마주치기라도 했다가는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한 식귀의 동향에 관해서였다.

그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지금도 멀쩡한 상태로 그와 붙는다면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을 못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그 이외에 그와 비슷한 수준의 적은 이번에 노인들이 확인했던 적을 제외하고는 단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 위안이었다.

어쩌면 그와 이번에 마주친 그 놈이 적, 식귀들이 지니고 있는 최대 전력일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노인은 그 장소. 제라임 성에서 무수히 그어져있는 흔적들을 보면서 한가지 결론에 다달았고, 그것은 그 식귀에 대한 사실을 한가지 확신하게 만들었다.

다름아닌 그와 저들의 왕으로 짐작되는 식귀 둘이 한번 맞붙었다는 가정이 그의 뇌리를 붙잡았고 그에 대해서 확신하고 있었다.

사실이 어떨지는 그도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어떤이들도 알지 못한다. 직접 그 흔적이 만들어지게 된 사건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가지 사항이 그의 확신을 점점 부추기고 있었다.

가장 처음 그에게 그런 가정을 심어 준 것은 바닥에 적나라히 나있는 갖가지 흔적들이었다. 압도적인 강자와 약자가 붙는다면 아무리 요란스레 싸운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의 규모로 파괴의 흔적을 만들어내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그와 비슷한 수준의 적이 있었다는 뜻이 된다.

식귀들 개체 하나하나가 분명히 그들과 비슷하거나 보다 강한것은 분명하나 그렇다고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 놈. 쿠알론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이는 녀석들은 단 하나도 없었다. 기껏해야 그 자리에 있던 이들 중 지휘개체와 일대일로 싸울 수 있는 이들보다 한단계 정도 윗단계에 있는 듯한 놈들이 그들이 확인한 최대 전력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강한, 놈과 비슷한 수준의 강자는 다름아닌 중상을 입은채 마치 잠에 든듯이 옥좌에 앉아 꿈쩍도 안하던 한 놈 뿐이었다.

그렇다면 놈의 몸을 꿰뚫고 있는 상처를 낸것이 누구인지는 금세 알 수 있었다. 그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식귀 쿠알론과 식귀들의 왕으로 보이던 놈 둘이서 서로 맞부딪혔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리고 식귀들의 왕은 상당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노인이 기억하는 그 놈과 실력이 비슷하다면, 멀쩡 할 때 상대하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지만 지금의 그는 충분히 상대해볼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다름아닌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수한 식귀들의 존재가 바로 그 문제였다.

노인은 그 놈들만 아니었다면 부상당한 식귀들의 왕, 드란과 싸우기를 시도했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상태는 안좋아 보였고, 그리고 무수한 식귀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물량이었다.

그렇기에 노인은 얌전히 물러나서 수도로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는 수도에서 인원을 모집하고는 다시 제라임 성을 향하는 길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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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과 고블린. 양측 모두 지금이야말로 식귀들의 왕이라고 부를 수 있는 드란을 사냥할 호기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리고 보다 세력이 가까운 편인 인간들 측이 조금 더 빨리 제라임 성에 도달할 것이다.

이러한 정보를 드란은 이미 모두 알고 있었다.

'젠장, 그 망할놈 때문에'

뿌드드득

드란은 강하게 이를 악 다물었다. 무엇보다도 그가 화가 나는 점은 적들이 자신을 엄청나게 얕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은연중에 깔보는 마음이 있던 쿠알론에 의해서 자신이 꼼짝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서 적들에게 얕보여야만 하는 현재 상황을 가장 불쾌해했다.

주륵-

그렇게 열을 내고 있으려니 복부의 상처로부터 피가 흘러내렸고 그는 다급히 상처를 부여잡아 지혈을 시도 해야만 했다.

'이게 모두 다 그놈 때문이라니! 대체 어떻게 제정신을 되찾은거지?'

드란은 바로 얼마전에 있었던 드란과의 전투를 떠올리면서 의아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쿠알론이든 트레이든 실질적으로 발휘 할 수 잇는 힘에서는 사실 그와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그렇기에 그는 둘이 배신하는 경우를 염두에 두어야만 했고, 그 일환으로 두 고블린에게 식귀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우겨넣어야했다.

게다가 단순히 우겨넣는것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었다. 우겨넣은 식귀의 본체가 둘의 몸과 정신을 온전히 장악하게 만들기 위해서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차지하게 만들기까지 했었다. 다만 쿠알론 만큼은 금방 처리가 끝났던 트레이와 달리 끝까지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긴 했었다. 그러나 끝끝내 그의 자의식은 사라지고 온전히 식귀가 그의 몸을 조종하도록 만들어버리는데 성공했었다.

그렇기에 드란은 그가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 어딘가 행동거지에 이상함을 느꼈지만 그것도 단순히 기분탁으로 돌려서는 방심하기까지 했었다.

그 탓에 쿠알론의 기습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내기까지 해야했다.

드란은 그의 기습으로 생겨난 복부의 관통상을 보면서 다시 한번 이를 갈아붙였다. 그나마 그에게 고무적인 점이 있다면 완전히 뺏기지 않은 듯 쿠알론의 움직임은 비교적 둔했고, 덕분에 그의 목숨을 뺏는데는 성공했다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한쪽 눈을 실명하기도 했지만, 언젠가는 재생할 상처라는 생각이 그에게 그 정도는 피해도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그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그의 재생력으로도 속도가 한없이 더디기만한 복부의 상처와 마찬가지로 회복 속도가 더딘 꿰뚫린 발바닥의 상처 뿐이었다. 사실 단순히 팔이 날아간 것이었다면 이미 치료는 끝난 뒤였을 것이다. 뭐라해도 드란이 쿠알론과 싸운지는 제법 시간이 지난 뒤였기 때문이다.

다만 하필 복부의 상처가 그에게 무엇보다도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다. 복부 특히나 그가 당한 것은 명치 부근이었던 만큼 더더욱 치명적인 상처였다.

그가 관통당한 곳은 생명 유지 활동에 필요한 각 주요 장기들이 있는 장소였고, 크게 다치면서 그 대부분이 제대로 동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심장이 살아있고 기이할정도로 강력한 재생력이 있는 만큼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지만 회복될때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그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드란은 인간들을 발견하자마자 공격하도록 지시했던 것이다. 자신의 상태를 본 놈들이 처들어오지 못하도록 제대로된 정보가 도착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그 자리에 루프스도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드란은 그라면 자신의 근처를 채우는 식귀들의 수가 대폭 줄어든다면 충분히 그가 자신을 향해 달려들거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는 둘 모두를 놓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뼈아픈 실책이 지금 그를 치기 위해서 그의 본거지, 제라임 성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드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공격에 대비하고자 외부로 보내두었던 식귀들은 물론이고 계속해서 새롭게 생겨나는 식귀들도 모두 이곳으로 집중시키고 있었다.

그렇게 드란이 각각의 식귀들을 제라임 성 인근 전체를 채우면서처들어올 이들을 대비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인간들의 무리가 먼저 제라임성 인근에 당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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