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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고블린-346화 (346/374)

346화

재정비

식귀들을 공격하기로 마음 먹은 공격대는 휴시을 취하고 바로 다음날 곧바로 움직였다.

게다가 운이 좋게도 그들이 노리는 식귀들의 현재 위치가 다름아닌 숲속이었다. 숲속은 식귀들에게 그리 좋은 장소는 아니었다. 숲속에는 애초에 강대한 힘을 지니고 있는 그들의 움직임에 제약을 가하는 나무가 득실거리고 있다. 특히나 대부분의 공격 방식이 돌격으로 치중되어있는 식귀들에게는 더 없이 좋지 못한 장소였다.

그나마 그들의 공격 방식 중 유효한 거라고는 촉수를 휘두르는 것 뿐이지만, 그마저도 사실 직선으로 내뻗는 방식이 대부분이라 그리 효용이 좋지 못하다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노인이 생각하던것 보다 빠름에도 지금 놈들을 공격하기를 결심한 이유이기도 했다.

"비록 공께서 생각하던 것에 비하면 만전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신 거겠죠. 우리가 뭘 해야 할지 이제 슬슬 알려주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한 중년인의 물음에 노인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우리가 놈들을 공격하면서 반드시 고려해두어야하는 점이 한가지 있네"

중년인의 기대대로 그에게는 나름대로의 작전이 있었고, 그 최소한의 준비는 이미 앞서서 끝맞춰진 상태였다. 다만 지금까지 시간을 끌었던것은 최소한의 준비가 아닌 최대한의 준비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시간이 끌려진 덕분에 아직까지 준비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그러나 그가 아쉽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게 아니며, 이대로 시간을 끌고 있을수도 없는 만큼 그는 아쉬움을 삼키고는 그의 말에 경청하고 있는 동료들에게로 의식을 돌렸다.

"절대 놈들이 우리의 포위망을 빠져나가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것. 그것 하나만은 반드시 지켜져야만 한다"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던 이들은 그의 말에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 할 수 있었다. 국경지대에서 지내면서 적들의 수가 많거나 유난히 강한 적을 상대할때 자주 나오는 지시다보니 짐작하지 못하는게 더 어려웠다.

"오오 그러면!"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 할 수 있는 노인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짐작에 확신을 심어주는 그의 끄덕임에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주먹을 꽉 쥐었다.

"수도에서부터 지원이 바로 얼마전에 도착했다. 마침 마법사가 적은 참에 마법사들로 이루어진 지원이니 너희들이 생각하는 바가 옳다"

그의 긍정을 끝으로 각자가 맡은 역할을 숙지하고는 적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

식귀들은 평탄하게 움직였다. 그런 그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공격대는 조심스럽게 놈들을 둘러싸는 포위망을 만들어내었다. 너무 가까이서부터 포위망을 형성했다가는 놈들이 눈치 챌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일부러 상당히 떨어진 거리에서부터 만들어야만했다.

성긴 그물처럼 식귀들을 향한 포위망이 어느정도 완성되자 그들은 조금씩 포위망을 좁혀나가기 시작했다. 조금씩 천천히 조여들면서 성성했던 그물망은 점점 촘촘하게 변해갔다. 그리고 놈들에 대한 포위망이 충분히 완성되었다 싶은 무렵부터는 빠르게 놈들을 향해 접근했다.

그렇게 놈들을 향해 거의 접근했을 무렵, 식귀들도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그들이 지니고 있는 정보에 따르면 아마 식귀들은 한참 전부터 포위망의 존재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자신들을 향한 위협이라고 생각지도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잠잠히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조여오는 포위망과 위협적인 기세를 뿌리는 인간들의 존재는 충분히 그들이 자신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식귀들도 본격적으로 접근해오는 인간들을 상대하도록 만들었다.

공격대원들은 식귀들을 향해 내달렸다. 이미 접근하고 있을 무렵에는 놈들도 자신들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하압!"

부웅-

거대한 대검이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는 식귀의 목을 노리고 휘둘러졌다.

카가각-

그리고 공격은 단숨에 무마되었다. 식귀가 팔을 들어올려 자신을 향해 짓쳐들어오는 대검을 방어해낸 것이다. 그러나 대검을 휘두른 이는 조금도 아쉬워하지 않았다. 상대가 자신의 공격을 막는다면 자신은 그저 또 다시 대검을 휘두를 뿐이라며, 다시 한번 놈을 향해서 대검을 휘둘렀다.

위협을 느낀 식귀는 바닥으로 주저앉듯이 숙였으나, 대검은 궤도를 수정해서 이번에는 바짝 바닥으로 고개를 숙인 식귀의 머리를 쪼개고자 날아들었다.

파밧-

그러나 식귀가 바닥으로 쓰러지듯이 엎어진 것은 단순히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식귀는 바닥에 엎어진 상태로 바닥에 닿아있는 사지를 박차서 대검을 휘두르는 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렇게 둘의 싸움이 본격화되는 사이 그들 주변에서도 마찬가지로 서로의 목숨ㅇ르 노리는 싸움이 시작되고 있었다.

공격대는 식귀들을 공격하는 한편 그들이 자신들을 뚫고 지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그리고 식귀들은 그들이 어떤 의도로 공격하든 일단 눈 앞의 적을 향해 마구잡이로 달려들고 있었다.

그 어떤 의도도 생각지 않고 적을 섬멸하고자 하는 식귀들의 태도는 공격대에게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도저히 막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병력만 조금 보충된다면 얼마든지 그들의 길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얼마나 전투에 전투를 거듭하고 있을지 모를 무렵이었다.

"일시후퇴!"

노인을 비롯한 조장격의 동료들이 일시적으로 싸움을 멈추고 뒤로 물러나기를 지시했다.

지시가 떨어지자 공격대의 대원들은 단번에 달려드는 놈들을 쳐내거나, 놈들의 공격을 피해서 뒤로 물러섰다. 한순간에 벌어진 행동은 순간적으로 식귀들과 어느정도 거리를 벌려지게 만들 수 있었다. 거리를 벌리는 그들의 행동에 식귀들은 다시 놈들을 쫒으려 했지만 그들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이변이 그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ㅡㅡㅡ"

털푸덕- 털썩 쿵-

공격대를 향해 달려들려던 식귀들은 갑작스럽게 미끄러워진 바닥 떄문에 일제히 걸음을 멈춰야만 했다. 그 중 일부는 엉덩방아를 찧거나 잘못 넘어지는 바람에 오히려 다치기도 했다.

그렇게 식귀들의 발목이 붙잡힌 순간이었다.

"ㅡㅡㅡㅡ!"

"ㅡㅡㅡ"

"ㅡㅡㅡㅡ ㅡㅡㅡ"

식귀들이 제대로 걸음조차 내딛지 못하는 장소를 향해 마법들이 그야말로 몰아친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쏟아져내렸다.

기이이이잇-!

쿠쾅- 콰과과과과과- 휘오오오-

불벼락이 내리치고 돌덩이들이 솟구쳐 오르면서 그렇게 만들어진 파편과 불벼락을 휘감은 회오리가 휘돌면서 다시한번 공격을가했다. 그리고 다시 그곳에 벼락이 치고 돌덩이들이 용암처럼 융해되어 식귀들의 발 밑을 휘돌았다.

그야말로 요란스러운 소리들이 울려퍼지고 그 마법의 향연 속에서는 식귀들의 비명소리가 아스라이 들려오고 있었다.

"꿀꺽"

일정 시점 이후로 국경지대에 지내면서 정말 가뭄에 콩나듯이 보는 광경이긴 했지만, 공격대의 대원들은 여러번 보아도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광경이었다.

그야말로 마법사들을 쥐어짜내서 만들어내는 총공격. 일시적인 화력으로는 이만한 것을 찾을 수 없을 방식이었고 동시에 압도되기에 충분한 광경이기도 했다.

그나마 고블린들을 향해 처들어갔던 이들이 마법을 이용해서 함정을 처내면서 사용했던 방식과 유사하지만, 그 때와는 위력적으로 차원이 달랐다. 그 때는 그저 함정을 걷어내기 위해서 혹은 파괴하기 위한 공격이었으며 수준도 지금의 마법사들에 비해서 몇수는 떨어지는 이들이었다.

당연히 지속성에서도 문제가 있었으며 위력적인 면에서도 비교하기 어려웠다.

그 때 퍼부었던 것이 그저 이슬비였다면 지금 떨어지고 있는 마법들은 장대비라고 불러도 좋을 지경이었다.

그야말로 마법의 폭우는 계속해서 식귀들을 타격했다. 한발 한발이 공격대원으로서도 견디기 어려울정도로 강한 공격들이 그야말로 이제는 식귀를 타격하는지 아니면 그저 땅을 내리칠 뿐인지 구분이 가질 안을 정도로 쏟아졌다.

그야말로 끊이지 않을것 같은 공격이었고, 근처에서 대기했다던 모든 마법사들을 쥐어짜내버린 듯한 공격이었지만, 결국 그들의 힘은 고갈되어 마법이 점점 멎어갔다.

마법의 여파로 생겨난 회색빛의 연기가 시야를 가려버렸지만 이 자리에 있는 누구도 저 연기 속에 여전히 살아남은 식귀가 있을거라 생각하는 이들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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