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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고블린-343화 (343/374)

343화

재정비

공격대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던 그 때. 그들은 몰랐지만, 그들이 느꼈던 불안감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여기저기서 증명되고 있었다.

식귀들이 처들어간 마을은 그곳 하나가 아니었다. 사실 공격대는 한번에 그 마을을 찾아가 구해낸 것이 아니었다. 이미 앞서 여러 마을들을 돌아다닌바가 있었다. 그러나 여러 마을들은 공격대가 도착했을 때는 하나같이 이미 전멸한 뒤의 마을들이었다.

몇개나 되는 폐허로 변한 마을을 목격하고서야 간신히 주민들이 살아남은 마을을 발견 한 것이다. 그것도 한창 식귀들의 공격을 받고 있었으니, 일단 마을을 공격하는 놈들을 상대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와 뒤늦게 떠올리는 식귀들의 전력을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노인이 마음에 걸려하는 것은, 감시초소를 지키던 이들이 외부를 향한 위험신호도, 이렇다 할 저항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참살당했다는 점이었다.

그들과 공격대의 동료들 간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애초에 공격대에 속하지 못하는 이들이 감시초소를 막아내고 있었다. 애초에 구덩이에서 튀어나오는 식귀들을 상대하려면 그 정도의 실력은 필수였기에 어쩔 수 없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어쨌든 공격대에 비해서 그리 큰 실력차이가 나지 않는 그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이야기는, 그만한 힘을 지니고 있는 녀석이 있거나, 식귀들의 수가 상상 이상으로 많다거나 둘 중 하나 혹은 둘 모두라는걸 의미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상대했던 놈들은 그렇지가 않네. 특출나게 강한 놈도 없었고, 그 수가 많다고 부르기도 어려운 숫자였지"

"그럼, 놈들의 대장으로 짐작되는 놈들은 다른곳에 있고, 각각의 전력들도 분산되어 있겠군요"

"어쩌면 이 놈들은 그저 우리보다 앞서 나타난 놈들일 뿐, 감시초소의 병사들과 직접 싸운 놈들이 아닐 가능성도 있겠지"

엄습하는 불안감은 그들을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만들었다. 게다가 마을이 지금은 안전해진 상황이라지만, 이것도 언제까지 갈지는 알 수 없었다. 애초에 식귀들이 몇무리나 더 있을지도 알 수 없고, 언제 놈들이 다시 이곳으로 처들어올지도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마을 주민들이 떠날 준비를 마칠 때 까지 마을에 머물면서 그들을 지켜주었고, 주민들이 피난하는 모습을 명확히 확인하고 나서야 다른 마을들을 확인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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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대들은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다시 근방에 있는 마을들을 위주로 식귀들을 찾아나섰다. 앞선 마을들처럼 식귀들에 의해서 공격받는 마을이 있는가 하면, 아직 공격받지 않은 마을, 그리고 이미 폐허로 뒤바뀌어버린 마을도 있었다.

주민들이 남아잇는 마을에서는 주민들의 피난을 돕고, 폐허로 바뀐 마을에서는 식귀들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뒤쫓기의 연속이었다.

그나마 마주치는 식귀들도 하나같이 평균적인 수준이었고, 그렇다고 수가 많은것도 아니었다. 그 동안 상대했던 수라면 많다고 하기 충분했지만, 그 정도는 현재 무주공산이 되어버린 구덩이에서 나타나는 놈들을 생각하면 그리 많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그렇다고 곳곳의 마을이 위험한 상황에서 주구장창 구덩이에서 나타나는 식귀만 막고 있을 수도 없었다.

그렇게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던 공격대도 점점 지쳐가고 있던 그 때. 지금까지와는 다른 고블린 무리와 마주치게 되었다.

스슥-

조용한 마을로 들어서는 공격대는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조용한 반면 곳곳에 있는 전투의 흔적을 볼 때, 보나마나 이곳에서도 식귀들과의 전투가 벌어졌었을거란 것 쯤은 짐작이 가능했다.

이미 폐허가 된 곳이지만 혹시나 모를 식귀들의 존재를 생각하며 그들은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특히나 앞서서 그저 폐허라 놈들도 떠났으리라 생각하고 부주의하게 마을을 살피던중 기습으로 동료 둘이 거동하기 어려울정도로 부상을 입은 전적도 있으니 더더욱 조심스러웠다.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가던 그들은 손을 들어올리는 노인의 모습에 한순간에 움직임을 멈췄다.

아무말 없이 노인이 바라본는 곳을 확인한 그들은 식귀들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곧 전투가 벌어지겠다 싶었기에 각자 무기를 꺼내들고 준비를 했지만 노인은 움직이지도, 다른 이들에게 지시를 내리지도 않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중한 움직임에 다른 이들도 한층 더 경각심을 가지고 시야에 들어오는 식귀들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유심히 지켜보고 나서야 어째서 노인이 앞으로 나서지 않는지를 알 수 있었다.

가장 먼저 그들이 알아차린 점은 식귀들의 움직임이 지금까지와는 차별적이라는 점이었다.

현재 놈들은 이미 죽은 주민들의 시체를 섭취하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지금까지 그들이 마주친 식귀들과 그리 다를바 없었지만, 그 중 일부는 주민들의 시체에 손을 대지 않고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 달랐다.

본능에 따라 전투가 벌어질때는 오로지 전투만을 전리품으로서 챙긴 적의 시체를 잡아 먹을때는 오로지 먹는데만 신경쓰던 놈들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식귀들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때가 어떤 때인지 앞선 보고들로 인해서 공격대도 알고 있었다.

"놈들을 지휘하는 개체가 있는건가?"

한명이 입을 열자 그제서야 노인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래, 아마 저기 저놈이 그 녀석이겠지"

눈을 게슴츠레 뜬 노인은 식귀들의 중앙에 앉아 어떤 주민의 팔을 잡아 뜯고 있는 한 식귀를 보면서 이야기했다.

명백히 다른 식귀들에 비해서 머리하나는 차이가 나는 체구와 험악한 면상은 확실히 다른 식귀들보다 위험하다는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게다가 놈이 풍기는 기세 또한 다른 놈들과 차별성을 보여주니 절로 경계심이 들었다.

"다행히 놈들의 무리는 여기에 있는 놈들이 전부인가 보군"

삼분의 일 정도는 주변을 경계하고 나머지는 주변의 시체를 먹어대기 바빴다. 그렇다고 놈들을 피해 주변을 둘러보면서 다른 식귀들의 모습도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한차례 확인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생각을 확신한 노인은 그제서야 그의 주변을 채우고 있는 동료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가장 먼저 이 자리에 있는 식귀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덩치 큰 놈과 맞붙을 이들 셋을 선정했다. 놈과 정면으로 맞붙는게 가능한 인물은 이 자리에 있는 이들 중에서도 열은 되었지만, 최대한 안전하게 상대하기 위해서 총 셋을 선정했다.

노인과 장년의 남성, 그리고 젊은 청년이 그 주인공이었다.

나머지는 마을 전체로 퍼져서 식귀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포위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시가 내려지자 공격대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놈들을 향한 포위망이 완성되기까지도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조심스러운 움직임으로 놈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포위망을 구축한 공격대는 잠잠히 놈들을 지켜보았다.

스윽-

조심스럽게 놈들을 주시하던 공격대는 노인이 팔을 움직여 놈들을 가리키는 것과 동시에 식귀들을 향해 덤벼들었다.

최초로 놈들과 충돌한 것은 노인을 비롯해 식귀들의 대장을 상대하기 위해 앞장서던 셋이었다.

콰광-

셋이 식귀들과 정면으로 충돌했고, 피륙으로 이루어진 생명체들끼리의 충돌이 아닌 마치 무언가가 터져버리는 듯한 굉음이 울리면서 정면을 가로막던 식귀들을 저 멀리 튕겨내버렸다.

그렇게 생겨난 틈으로 셋이 파고들었고, 마찬가지로 그들의 뒤를 따라오던 그들의 동료들이 2차로 파고들면서 튕겨나간 이들로 인해 생긴 공백을 매우려는 식귀들을 상대했다.

그렇게 후방을 다른 동료들에게 맞긴 셋은 목표를 향해 달려갔다.

최초의 충돌 이외에서 대략 세번의 충돌이 더 있고 나서야 그들은 식귀들의 대장을 눈 앞에 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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