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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고블린-313화 (313/374)

313화

괴변

루프스가 바르무어 성을 공격하던 그 때. 식귀들의 공세는 평소에 비해서 더욱 거칠어지고 있었다.

바르무어 성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식귀들이 평소에 비해서 수배로 증식한듯이 나타난 것이다.

가장 많은 침공을 받고 있는 것은 식귀들의 발생지로 예상되는 제라임성 근방에 있는 아직 인간들이 살고 있는, 그들에게 점령되지 않은 성들이었다.

쿠르르릉

키이이-

키기기긱

땅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생겨난 구덩이로부터 식귀들이 올라왔다. 그나마 바르무어 성은 만일에 대비해서 강한 전력이 항시 상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성이 그들처럼 형편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특히나 제라임 성 인근에 있는 성. 아직 그들에 의해서 점령되지 않은 곳은 항시 나타나는 식귀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병력들이 성에 머물지 못하는 곳이 많았다.

그리고 지금 식귀들에 의해서 학살당하고 있는 이 성도 마찬가지의 상황이었다.

"으, 으아악!"

"사... 살려줘!"

하필이면 구덩이가 출몰한 장소는 사람들이 밀집되어있는 시장의 한복판이었다. 그것도 한참 사람들이 많은 한낮의 시간대였으니 피해가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튀어나오듯 나타난 식귀들을 피해 달아났지만, 싸움이라곤 전혀 모르는 이들이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나마 간신히 숫자에 파묻혀 하나나 둘 정도는 피신 할 수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금세 근처에 있는 인간들을 몰살시키고는 다시 떨어져 있는 이들을 쫓아갔던 것이다. 게다가 식귀들은 살아있는 생명을 탐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렇기에 어딘가에 숨더라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움직이는 식귀들에 의해서 금세 찾아내지고는 했다.

식귀들은 쫒고, 그들을 발견한 인간들은 필사적으로 도주했다. 해당 성주에게 그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을 돕기 위해서 성에 남아있던 병사들이 달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로도 식귀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한두개체가 나타났다면 막아내는게 가능했겠지만, 나타난 식귀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해당 성에만 다섯개체가 나타났으며, 그들은 모르지만 많이 나타난 곳은 열개체가 나타난 성도 있었다.

그렇게 인간들의 영역에 있는 성들은 하나 둘씩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연달아서 식귀들의 손아귀로 넘어가고 있었다.

///

인간들이 식귀들을 마주하면서 고생하는 그 때. 아직 보복을 위해 떠났던 루프스가 돌아오기 전, 고블린들의 요새도 그리 평온하지만은 않았다.

웅서- 웅성-

르윅 성에서 머물던 인간 주민들은 물론이고, 고블린들 대부분이 군락지 근방에 있는 요새까지 물러났다. 그들 모두를 요새에서 감당 할 수는 없었기에 일부는 군락지 내부에 있는 고블린 부족을 향해 떠나가기도 했다.

그렇게 혼잡한 와중에 제법 많은 수의 고블린들이 밀집해 있는 장소에 구덩이가 생겼다.

쿠르르릉-

인간들 쪽 정보를 모르는 그들은 몰랐지만, 지금까지 나타났던 식귀들과 같은 패턴이었다.

마치 집어삼켜버릴 듯이 나타난 구덩이에서는 식귀들이 쏟아지듯이 튀어나왔다. 그 숫자는 인간 측에 나타난 것과 비교했을 때 월등하다해도 충분한 숫자였다.

이십, 삼십, 사십 계속해서 식귀들의 수는 늘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구덩이에서부터 튀어나온 그들은 주변에 있는 고블린들을 향해 공격했다.

식귀들의 공격에 고블린들은 일순 당황했다. 그 때문에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몇몇이지만 고블린들의 사망으로 돌아왔다.

그들 사이에서도 강자라고 부를 수 있는 고블린이 가볍게 목숨을 잃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경계 태세로 접어 들 수 있었다. 하나 하나가 식귀와 일대일로 싸울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이 족히 열은 사라졌다. 고블린들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나타난 식귀들을 대응하지 못 할 정도로 큰 손실은 아니었다.

일단 구덩이에서 튀어나오는 식귀들을 더 이상 퍼지지 못하도록 구덩이를 둘러싸서 식귀들의 움직임을 막았다. 마침 구덩이가 생긴 장소가 고블린들의 거주구였고, 이곳에는 휴식을 취하고 있던 상급 이상의 고블린들이 제법 머물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미 한차례 루프스가 놈들의 지하통로를 다녀오면서 만일에 대비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놈들의 판단 기준이 생명반응이 많은 장소라는것 정도는 가장 처음 루프스가 아직 지금보다 약하던 시절 마주쳤던 식귀와의 싸움으로 알 수 있던 정보였다. 그렇기에 루프스는 그의 휘하에 있는 성과 요새, 마을 모두 한 장소씩 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 고블린들을 일부러 밀집시켜놓은 장소가 있었다.

그것도 일정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비교적 약한 고블린들도 제법 많은 수가 머물고 있었다. 운신에 제한이 생기지만 적어도 식귀들이 그들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머물도록 루프스가 지시해놓은 상태였다.

다만 이렇게 갑작스레 나타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일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식귀들이 나타나는 구덩이를 둘러싼 그들은 하나 둘 씩 그들을 밀어 넣었다. 총 오십 정도의 식귀들이 나타나고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지만, 만에하나 하나라도 놓쳤다가는 자칙하면 그들에게도 큰 피해가 생길 수도 있었다.

일정한 양의 생명반응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곳에는 강자들 뿐이 아닌 약자들도 제법 머무르는 만큼 하나라도 놓치는 순간 안심 할 수 없게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순조롭게 식귀들을 다시 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있었다. 갖가지 방식으로 반항하기도 했으나, 이 자리에는 식귀들의 배는 되는 숫자의 상급 고블린들이 모여있었으며, 그보다는 못하지만 다섯 정도의 최상급 고블린이 그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당연히 식귀들로는 대응하기도 벅찰 정도로 강한 전력이었다.

식귀들을 구덩이 속으로 밀어넣은 고블린들은 그대로 뛰어들어 마찬가지로 구덩이 안쪽으로 들어갔다. 굳이 애꿎은 피해를 만들어내가며 그들의 영역에서 싸울 필요없이 식귀들이 만들어놓은 장소에서 싸우면 별다른 피해도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구덩이의 안은 그저 일직선으로 통로가 뚫려 있을 뿐이었다. 갓 구덩이로 들어온 고블린들은 그들이 밀어 넣었던 식귀들과 금세 전투를 치뤄야만 했다.

구덩이로 빠진이는 다시 나가려고 앞의 장애물을 치우려했으며, 구덩이로 들어온 이들은 빠져나가려는 이들을 막기 위해서 각자 무기를 휘둘렀다.

양쪽 합쳐서 200이 조금 넘는 숫자였지만 그들의 전투 여파만으로 구덩이와 그 인근에 있는 땅들이 계속해서 울려댔다.

그렇지만 직접 싸우고 있는 식귀와 고블린들은 그런것에 신경쓰지 않았다.

다만 싸울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그것만으로도 재앙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했다.

재빨리 움직여 피난을 이어갔지만 격렬하게 흔들리는 땅에서 뛰어서 움직이기란 쉭지 않았다.

쿠르르릉

게다가 단순히 땅이 흔들리는것 뿐만이 아니었다.

구덩이 속 지하통로는 그리 튼튼하지 못했고, 자연스레 힘을 버티지 못한 지반이 무너져내렸다.

직접 싸우는 이들에게 그 정도는 운신에 불편을 주기는 했으며, 그걸 계기로 상대방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지는 못했다.

덕분에 전투는 계속 지속할수 있었지만 생산직종에 있는 고블린들과 인간들에게는 그 자체만으로도 크나큰 위협이었다.

그들은 계속 움직이면서 제발 자신의 발밑이 안전하기를 바라고 기원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그들에게 다행인 것은 고블린들과 식귀들의 전투가 고블린들의 전력이 월등한 덕분언 그리 오래걸리지는 않을거라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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