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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고블린-262화 (262/374)

262화

정비와 혼란

실시간으로 전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루프스의 부족도, 쿠알론의 부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군락지를 거점으로 지속적인 투쟁으로 보다 상위의 고블린들이 공급되고 있는 루프스의 부족과, 인간들이 대책을 마련함으로서 더 이상 성장할 기반을 잃어버린 쿠알론의 부족. 양쪽의 차이는 컸다.

최하급의 전력은 아무리 늘고 늘어나도, 결국은 잡병들. 현재는 인간들이 그들보다 더 큰 위협 때문에 신경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언제까지고 이어질리는 없다. 당연히 쿠알론의 부족들은 더더욱이 대책을 세워야만 했다.

상황이 좋지 않음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쿠알론과 트레이는 계속해서 대책 마련을 위해서 대화를 나누었지만, 끝내 뾰족한 수가 나지 않아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둘이 낙담하고 있는 그 때, 둘이 있던 방의 문이 열리면서 평소라면 그 자리에 있어야했던 드란이 모습을 드러냈다.

"형님들"

낮게 운을 떼면서 들어온 그는 문을 닫고는 둘을 돌아보았다.

"제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둘이 어떤 의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지 알고 있는 듯한 그의 말에 쿠알론과 트레이는 호기심이 동했다. 둘은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그가 자신들의 고민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을거라고 확신했다. 이미 그 일로 여러차례 의논하고 있었으며, 이번에는 빠지긴 했지만 그 대화에 그가 참여하기도 했었기 때문ㅇ디ㅏ.

둘의 시선을 받은 그는 씨익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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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흐레스의 보고로 골렘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왕국은 병사들을 출병시키기 전에 확인 작업을 거쳤다. 용병들로 골렘을 상대하고자 한 일이 잘 안된것은 안타까운 일이었으나, 보고로 올라온 정보가 사실이라면 그들에게 의뢰금에 정보를 사면서 나간 금액이 아깝지 않은 일이었다.

왕국의 회의는 순조롭게 흘러갔다. 골렘을 이길 방도가 생긴다는 것에 고무된 것일까, 이전 지진부진하던 회의에 비해서 일사천리로 순식간에 합의를 본 것이다. 사실 확인을 위해서 왕은 자신의 근위기사단까지 일부 내어주기까지 했다.

그들은 수도 밖으로 나가 골렘과 직접 전투를 벌였다. 그들의 전투는 전체적으로 용병들의 전투과정과 비슷했다. 골렘을 상대했지만,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했고, 골렘이 내뿜어낸 미니 골렘들을 사냥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미니 골렘 뿐만이 아니라, 골렘을 감시하는 인원들까지 따로 놔두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전해진 정보의 사실여부를 확인 할 수 있었다.

흐레스가 그들에게 전해준 내용은 별다른 것이 없었다. 그가 전해준 정보는 오로지 미니 골렘을 전멸시키자 골렘의 힘이 깎여나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정보 뿐이엇다. 확실한 정보는 아니었지만, 사실이라면 충분히 골렘을 상대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골렘을 감시하는 인원들은 미니 골렘들이 모두 무너지는 것에 맞춰서, 골렘의 몸이 삐걱이면서 그 몸을 구성하는 돌덩이들이 일부 가루로 흩어져 내리는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워낙 거대하다 보니 조금의 가루가 쏟아졌을 뿐임에도 일대의 바닥에 가루가 제법 쌓였다. 아마 흐레스와 용병들이 발견했던 흐적이 이것일 것다. 그리고 이건 골렘이 불러내는 분신인 미니 골렘들이 골렘의 힘을 나눠받은 존재이기 때문이지 싶었다.

정확한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서 여러차례 골렘을 공격해보았고, 그 결과 그들은 상당한 정보를 축적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얻은 정보대로라면 충분히 골렘을 처치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미니 골렘은 예상대로 골렘이 스스로의 힘을 깎아가면서 불러내는 분신이 맞았다. 지닌 힘은 골렘에 비하면 미약할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상급 직업을 지닌 파티만이 그들을 막을 수 있을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

한번은 모두를 없애야만 피해를 입는 골렘의 모습에, 그렇다면 하나라도 살려두면 어떻게 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 일부러 하나의 미니 골렘만을 살려둔 일이 있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으며, 동시에 그들에게 좋지 못한 소식이었다.

단 하나만 살아남았을 뿐임에도 전투가 끝났다는 판단을 내리자 비교적 느릿한 속도로 가루가 되었던 미니 골렘들이 되살아났으며, 그대로 골렘을 향해서 되돌아가버리는 일이 있었다.

아마 하나 남은 미니 골렘 하나 하나가 골렘과의 중계기로서 작동하는 듯 싶었다. 아마 힘을 잃는 것도 그런 중계기가 모두 없어져 허공을 맴돌던 힘이 그대로 증발하면서, 미니 골렘이 빠져나가면서 빈 몸체가 결손이 확정되면서 그 주변도 같이 무너지는 듯 싶었다.

게다가 안좋은 소식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미니 골렘을 몰살시켜 골렘의 힘을 깎아내려도 딱히 영구적으로 그 효과가 남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미니 골렘의 소멸로 손상된 신체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복구되는 모습을 보였다. 즉, 놈을 없애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전투의 진행 밖에 없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그 사실들을 알아낸 왕국은 병사들을 소집했고, 그들은 신속하게 움직였다. 미니 골렘이 상급 파티로만 상대가 가능하다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수가 상대할 경우. 제대로 훈련된 군대라면 족히 그들보다 강한 전력이 되어주니 충분히 상대 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그 후로는 몇년에 걸치도록 골렘의 힘을 소모시키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강자들이 골렘을 공격해 미니 골렘을 끌어내고 그들이 끌고 온 미니 골렘을, 병사들이 상대한다는 어찌보면 간단한 작업이었다.

게다가 병사들은 제법 수월하게 골렘을 상대 할 수 있었다. 그들 대부분이 같은 직업에, 서로가 맞물리면서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도록 설계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미니 골렘을 잡고 잡고, 또 잡아도 생각보다 그리 큰 피해를 입지 않아 시간이 길게 끌린다는게 문제였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음이 분명했다. 전체적으로 어딘가 말라보이기는 했지만 거대했던 골렘은 어느새 그 덩치가 줄어들어 이제 슬슬 최상급직 이상의 직업을 가진 인물이라면 충분히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최상급직 이상의 인물들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골렘의 처치에 동원 할 수 있는 인원으로는 충분했다. 골렘의 힘이 대폭 깎여나간 그 순간부터 계속해서 차륜으로 공격을 이어갔고, 결국 골렘은 그들의 손에 의해서 이제 돌덩어리 이상의 의미는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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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성의 심처. 고블린하면 학을 떼는 인물들이 회의를 하는 장소에서 그들을 이끄는 중년 남성이 피곤한 표정으로 미간을 주무르고 있었다.

"후우... 그 골치아픈 녀석 때문에 이게 무슨 일인지..."

중년 남성은 잠시 한탄을 하더니 자리에 함께하고 있는 말상의 남자를 돌아보았다.

그가 돌아보자 말상의 남자는 한숨을 내쉬면서 그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골렘 때문에 제법 고역을 치루긴 했습니다만.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고블린 놈들이 딱히 도망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왕국 전체가 골렘에게 신경이 쏠려 있는 동안 고블린 놈들에게 무언가 변화는 없었는지에 대한 점이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던 말상의 남자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 제라임 성을 빼앗은 쪽은 주변 지역을 침공하면서 골칫거리가 됬었습니다만... 대책 방법이 완비된 지금에 와서는 그저 해프닝 취급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르윅 성을 차지한 쪽은 그 이후로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계속 침묵중입니다"

"흠... 양쪽 모두 비교적 잠잠한 상황이군"

그의 보고를 들은 중년 남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제 양쪽 중 어느쪽을 먼저 공격할까를 고민하던 중 회의실의 문이 열리고 한 인물이 들어섰다.

꾸벅

회의실안에 있는 이들을 향해 한번 고개를 끄덕인 그는 빠른 걸음으로 중년 남성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말을 전하고는 유유히 떠났다.

그가 전한 정보를 들은 그는 잠시 눈을 감고 고민에 잠기더니, 곧 결정을 내린 듯 다른 이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제라임 성 쪽을 먼저 공략하도록 하지"

의문은 있었지만 이 자리에 그의 의견을 거부 할 수 있는 이들은 없었다. 소집되었던 회의는 순식간에 끝이나고, 회의 끝에 결정된 일에 각자가 맡은 바를 다하기 위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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