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화
준비
루프스와 고블린들은 광산의 밖에서 보초를 서던 오우거들을 처치하고 안으로 들어와서 광산을 새롭게 수습했다. 오우거들은 바깥에서 보초를 서던 이들이 전부였는지 광산의 안에서는 더 이상 오우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광산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것은 코볼트들이었다. 코볼트들은 이전부터 이곳에서 작업을 하던 이들이었던지 루프스가 들어오자 놀라면서도 그를 알아보았다. 그가 이 지역을 영역으로 삼고 있을 때도 본래 이곳에서 광부일을 하던 코볼트들에게 그대로 맡겼었다. 그리고 그것은 오우거들이 영역을 차지하고도 채굴을 하는건 그들의 몫이었나 보다. 루프스가 나타나자 작업을 이어가고 있던 코볼트들이 그를 알아 본 것이다.
코볼트들을 만나고 광산을 다시 수습하는건 손쉬웠다. 코볼트들은 오우거들 이전에 그의 밑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다시 끌어안는것은 쉬웠다. 그리고 코볼트들이 할 일은 그다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도 별반 거부감은 없었다. 오히려 오우거들의 손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워낙 오우거들이 광산을 차지했을 때 고달팠기 때문이다. 지금 있는 이들이 대다수가 이전부터 이곳에서 일하던 코볼트 광부들이긴 하다. 하지만 그 중에서 바뀐 인원이 없는것은 아니었다. 오우거들로 광산의 주인이 바뀔 때 코볼트들도 탐탁치 않아 했었다. 결국 고블린들과 별로 차이는 없었지만 자꾸 자기들이 모셔야하는 주인들이 바뀐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던 것이다.
그리고 오우거들은 약한 몬스터들에게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지만 그건 그들이 공복을 느끼지 않을 때 였다. 그렇지 않아도 광산이 자리잡은 곳은 구석진 장소에 자리를 잡고 있다. 당연히 식량을 구하기는 어려우며 외부에서 들여오기도 제법 까다로웠다. 그것은 당연히 오우거들이 먹을 식량이 자주 부족해질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부족한 분 만큼 이곳에서 일하는 코볼트들이 잡아 먹힐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코볼트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순종 할 수 밖에 없었다. 순조롭게 돌아가는 환경으로 그들이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기를 바라기만 했던 것이다. 애초에 힘부터 그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으니 반항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당연히 오우거들은 그런 그들의 태도에 그다지 문제 삼지 않았다. 덤벼드는 것도 아닌고 당장 식량 공급이 순조롭게 이어지니 굳이 그들을 해하거나 잡아먹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던 중 문제가 발생한 일이 있었다. 이곳에서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벌어진 전투와 우천으로 이곳으로 오는 길이 산사태로 일시적으로 막혀버린 것이다. 당연히 길이 막히자 식량이 들어오는 길이 막혀버렸다. 그리고 그런 시간이 길어지자 오우거들은 공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들은 오우거 족장이 엄금했던 코볼트들을 잡아먹지 말라는 지시를 어기고 말았다.
그 때 소수나마 코볼트들이 죽어나갔고, 그에 공포를 느낀 나머지 코볼트들은 오우거들에게 반항을 할 생각을 조금도 하지 못했다. 동료들에 대한 원한은 있지만 일말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오우거의 입으로 잡혀 쑤셔넣어지는 모습에 대한 공포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코볼트들은 루프스가 나타나면서 그런 오우거들의 통치가 끝났음에 기뻐했다. 더 이상 잡아먹힐 일이 없다는 것만으로 그들은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하나의 광산을 다시 손에 넣은 루프스는 나머지 하나 남은 광산을 찾아갔다. 그곳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초를 서는 오우거들을 참살하고는 안으로 진입했다. 그리고는 이전의 광산과 마찬가지의 절차를 거쳐서 다시 되찾았다.
루프스와 고블린들은 그렇게 중요한 지역들은 대부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루프스가 그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영역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간신히 되찾은 영역을 다른 몬스터들의 침략으로 다시 잃어버리는 것 만큼 허무한 일도 없기 때문이다.
당장 그를 따라온 비교적 멀쩡한 상태의 고블린들을 주로 해서 영역의 경계 부근으로 순찰을 돌기 시작했다. 다행히 여전히 서로 견제하기 바빠서 이곳으로 침범하기 시작한 몬스터들은 없었다.
다만 고블린들의 모습이 오우거들의 영역에서 보이기 시작하자 그들을 건들여보기 위해서 영역을 침입하는 몬스터들이 생겨났다. 오우거들이 보이지 않는것과 고블린들이 나타난것에 의아함을 느낀것 같았다.
루프스는 그렇게 처들어오는 몬스터들을 순찰하는 고블린들을 이용해서 영역에서 쫓아내거나 죽여서 영역을 지켜냈다.
대부분이 상급으로 이루어져 있는 순찰병들은 그들을 상대하는데 보통 무리가 없었다. 간혹 그들보다 월등히 강한 적들이 나타난다면 멀리서 감시만 하고 상대는 루프스가 했다. 그러면서 적들을 하나 하나 물리치다 보니 오우거들의 영역은 온전히 고블린들의 영역으로 몬스터들에게 인식 되었다.
그때쯤 되어서는 오우거들과의 전투로 부상을 입은 고블린들과 코볼트들이 서서히 완치되어가고 있었으며, 하급과 중급의 고블린들도 상당히 확보되고 있었다.
고블린들과 코볼트들을 엄선해서 대장장이들과 함께 전 코볼트 마을로 거주지를 옮기기도 했다. 필요한 재료들을 구하기 쉽고, 일단 아직 터라도 남아있는 대장간들을 이용하기 위해서 였다. 새로운 부족에서 만들어진 대장간들은 여기저기 도구들이 부족하였다. 그리고 여러모로 시설이 이전에 있던 곳보다 못하기 때문에 이전에 있던 대장간들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대장장이들이 거주지를 옮기면서 강자라고 취급 되는 이들이 둘로 나뉘어서 그들과 함께 왔다. 이미 상급 고블린들 다수가 순찰을 돌고 있지만 그걸로 완벽하지는 않았으며, 그들의 가장 중요 거점이라고 할 수 있는 코볼트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영역의 구석진 곳에서 오우거들이 발견되기도 했으나 족장이 사라진 그들은 과거의 오우거들로 돌아가 있었다. 그리고 수풀이 우거진 사이사이에 간혹 트윈헤드 오우거들이 쓰러져 절명해 있는 모습도 매우 간혹이지만 발견되기도 했다.
오우거와 트윈헤드 오우거들의 발견, 그리고 슬슬 침입해오는 적들의 평균 무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은 루프스에게 어떤 위협으로도 느껴졌다. 새롭게 얻은 영역에 있는 병력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들만으로 막아내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부족에서 어느정도 회복된 고블린들과 코볼트들을 일부 코볼트 마을로 전력으로서 파견해 전력을 늘렸다.
그렇다고 그들이 새로 자리잡았던 부족을 허투루 두지는 않았다. 여전히 대부분의 병력이 부족을 지키고 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간신히 다시 일어서기 시작한 라둔이나 그룬같은 경우는 파인피의 휘하로서 부족의 고블린들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코볼트들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크링크의 경우는 이번의 전투로 몸이 회복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그들을 새롭게 통솔할 우두머리와 그들의 전체적인 훈련에 힘써서 부족의 안전을 더욱 확립시켰다.
그리고 농지도 새로 다지기 시작했다. 부족의 근방에 지어둔 농지들은 여전히 식량을 생산해 두었다. 하지만 한 장소에서 만들어지는 식량을 외부로 옮기면서 소실되거나 보관 실수로 더 이상 식량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로 자주 변질되었다. 그때부터 루프스는 코볼트 마을 근방에도 소비할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농지를 새로 만들어냈다.
동시에 오우거들이 동물들을 사육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한 그들은 늑대들이 아닌 식량으로 쓰였던 각종 동물들을 사육하기에 이르렀다. 아직까지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있지만 각종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사육에 필요한 지식들을 익히고 있는 단계였다.
그렇게 영역을 지키기 위한 병력의 분배와 대장장이들의 재배치와 같은 작업을하고, 이어서 새로 되찾은 영역에 새로운 농지를 지으면서 동물의 사육도 준비하는 등 전체적인 정리를 끝마쳤다.
그렇게 영역을 퇴찾은 루프스는 인간들을 상대하기 위한 전력의 상승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