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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고블린-151화 (151/374)

151화

준비

오우거들 중에서도 돋보이는 덩치를 가지고 있는 오우거 두마리가 고블린들을 향해서 다가왔다.

쿵- 쿵-

한걸음 한걸음에 육중한 무게감을 뽐내면서 두 트윈헤드 오우거가 다가오자 루프스는 마인과 티토를 남기고는 모두 뒤쪽의 전투에 합류시켰다. 한번의 전투로 이미 지칠대로 지친 고블린들이 트윈헤드 오우거를 상대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쳐서 전력이 되지 못하는 고블린들을 뒤로 보내고 그는 두 자식들과 함께 정면에서 다가오는 두마리의 트윈헤드 오우거를 노려보았다.

'설마, 두마리가 있을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는 설마 오우거들이 협공을 할거라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바뀐 오우거들의 모습에 대응한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머릿속에 과거의 오우거의 모습이 너무 박혀있었떤 모양이다.

'전력을 과할정도로 잡아서 온게 그나마 다행이군'

"너희들이 오른쪽에 있는 녀석들을 막아라 왼쪽에 있는 녀석은 내가 맡으마"

루프스는 다가오는 오우거들을 노려보면서 역할을 분담했다. 상대는 주변의 혼란 속에서 성장한 최상급 이상으로 추정되는 오우거들이다. 그리고 트윈헤드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한 녀석에게 둘 이상의 최상급 몬스터가 붙어야만 비등한 싸움이 가능 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끄덕

그의 지시를 들은 두 자식들은 나직히 대답했다. 원래라면 보다 빠른 승리를 위해서 루프스가 합류해 함께 싸우는게 전제된 전투였지만 적들도 다수로 나타난 이상 그와 남은 둘로 나누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가 불필요한 전력을 뒤로 빼고 역할을 분담하는 사이 어느새 오우거는 그들의 앞까지 거의 다가온 상태였다.

후웅- 콰앙!

루프스들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오우거는 손아귀에 쥐고 있던 무기를 휘둘렀고 묵직하게 다가오는 무기는 허둥지둥 움직이는 고블린들을 짓누르려했다.

재빠른 회피로 어떻게든 셋 모두 무사하게 피하는데 성공했지만 무기가 휘둘러진 자리에는 힘으로 만들어진 깊은 고랑이 만들어져 있어 방금 공격에 맞았을때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위압적인 거체에 그들의 무장에 대해서 신경쓰지 못했던 루프스는 공격을 회피하고 나서야 오우거들이 두르고 있는 갑주와 거대한 검이 그 눈에 들어왔다.

"...!"

오우거들은 같이 만들어진듯 외향적으로 아무런 차이도 없는 갑주가 그 몸을 두르고 있었다. 비록 상당히 투박한 모습이지만 오우거들의 거체에 맞게 제작되었다는 것은 그들에게 대장장이의 역할을 맡아주는 이들이 있다는 이야기이며, 그만한 금속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두 오우거는 비슷한 모습의 검을 들고 있었는데 겉 표면이 우둘투둘한 모습이 남아있는 무언가 불안해 보이는 형태의 검이었다. 다만 그 두께라던지 크기 때문에 검 보다는 몽둥이라는 표현이 더 맞아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루프스가 오우거들이 들고 있는 무기를 확인하는 사이에 마인과 티토가 먼저 한 오우거를 향해서 공격해 들어갔다.

마인은 오우거를 향해서 그 주먹을 휘둘렀다.

훙- 퍽!

고블린들 중에서는 독보적인 루프스마저도 능가하는 면모를 보이는 힘을 소유한 마인의 주먹질은 오우거에게도 상당히 강력한 피해를 끼쳤다.

"쿠허엉!"

주먹질에 종아리 부근을 얻어맞은 오우거는 그 충격이 내부로 퍼지면서 다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절기 시작했다.

그의 주먹질에 대한 보답인지 오우거는 절고있는 다리로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손에 들고있는 검을 휘둘렀다. 타격을 주고 뒤로 빠져서 기회를 노리는 마인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그 동안 한번의 성장을 이루면서 어지간한 일로는 통증도 느끼는 일이 드물어졌건만 마인에게 단 한번의 공격으로 제법 강력한 타격을 입으면서 위협을 느낀 것이다.

오우거가 마인만을 견제하자 마인은 공격에 들어가기가 어려워 계속 들어갔다 빠지면서 오우거의 신경을 건드리기만 했다. 그리고 그 틈에 아직 별다른 존재감을 내지 못하고 있던 티토가 양손에 단검을 들고는 마인을 신경쓰느라 비어버린 오우거의 뒤로 돌아서 오금에 있는 갑주의 틈새사이로 단검을 쑤셔넣었다.

푸욱-!

"---!"

오금을 찔러들어가는 단검으로부터 오는 통증이 상당했는지 오우거는 소리로 표현하기 힘든 괴성을 지르면서 고통을 호소했다. 심기가 약하다면 일순간 몸이 정지할정도로 커다랗고 고통에 겨웠지만 그렇기에 더욱 위협적인 포효였다. 실제로 그들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전투를 벌이고 있던 고블린과 오크 랫맨 가리지 않고 일순 몸의 움직임을 멈춰세우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를 상대하는 고블린들은 그의 포효가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다. 그나마 오우거에게 다행인 것은 그로서도 그의 포효가 그를 상대하는 이들을 굳어지게 만들지 못 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마인과 티토는 포효에도 멈칫하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다. 오우거가 한쪽을 신경쓰면 다른 한쪽이 공격했고 그 때문에 주의가 다른곳으로 쏠리면 둘은 역할을 바꾸면서 공격했다.

마인과 티토의 집중적인 공격은 오우거에게 위협이 되었고 오우거는 싸움의 방식을 바꾸는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오우거가 겪었던 싸움에서는 적을 하나씩 하나씩 격멸하고 나머지들의 공격은 그저 몸으로 떼우는것으로 충분했다. 그것은 그의 힘이 한단계 올라서면서 그리고 그들의 대장으로부터 지금 입고있는 갑주를 얻어내면서 더욱더 확고했던 방식이었기에 둘을 상대하면서도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싸워간 것이다.

하지만 둘의 공격은 그저 몸으로 떼우기에는 제법 강력했고 쌓이고 쌓이다보면 결국 그것이 그가 고블린들과의 전투에서 패배하는것은 당연한 상황이었다.

오우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싸우기 시작했다. 머리가 두개이니 각각 하나의 머리로 하나의 고블린들을 인식한 것이다. 그리고 하체만을 공동으로 움직이고 상반신의 양쪽을 갈라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머리가 둘이었기 때문인지 이와같은 과정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그때부터 오우거의 움직임이 바뀌기 시작했다. 당연히 마인과 티토도 그런 오우거의 움직임의 변화를 금방 알아챌수 있었다. 무엇보다 한곳을 동시에 보던 오우거의 두 머리가 각각 하나는 마인을 하나는 티토를 보기 시작했으니 알아채지 못하는게 더 힘들었다.

오우거가 둘의 움직임을 동시에 인식학 있는 것 만으로 순조로웠던 전투는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큭!"

오우거의 손이 휘둘러졌고 그와 함께 그 손에 들려진 검도 같이 휘둘러졌다. 휘둘러진 검은 뛰어올라 오우거의 배후를 쳐가던 마인을 노리고 날아갔다.

탱!

오우거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던 마인은 검을 처내서 오우거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피해냈다. 그렇게 몸이 마인을 향해 살짝 쏠려있는 사이에 티토가 갑주의 틈새를 다시 노리고 들어갔다.

하지만 몸이 쏠렸다고 하더라도 한쪽 의식은 여전히 티토를 주시하고 있었기에 그의 공격이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오우거는 몸을 살짝 비틀어서 갑주로 티토의 단검을 튕겨냈다.

끼긱

상당한 날카로움을 자랑하던 티토의 단검은 튕겨나가면서도 갑주에 깊은 흔적을 남겨냈다. 하지만 갑주도 얼마나 무식하게 만들어진 것인지 관통하지는 못해 오우거에게 직접 피해는 주지 못했다. 하지만 오우거의 몸은 살짝 쏠린 상태에서의 움직임은 미세하다지만 몸의 균형을 흔들어놓는데는 성공적이었다.

살짝 잃은 몸의 균형으로 오우거가 비틀거리는 틈에 마인이 달려들어서 오우거의 균형을 잃게 만드는 결정타를 날렸다.

퍼억!

마인의 공격은 단숨에 오우거를 쓰러지도록 만드는데 성공했다.

쿠웅

육중한 몸과 두꺼운 갑주가 합쳐진 무게가 바닥에 쓰러지면서 커다란 굉음을 내뿜었다. 그리고 그 굉음만큼의 충격이 갑주의 내부로 스며들어 오우거를 일시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 틈에 티토가 달려들어 쓰러진 오우거의 목을 향해서 날카롭게 벼려진 단검을 찔러넣었다.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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