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화
준비
자신의 뒤에서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부하들의 모습에 루프스는 하나만 불러냈던 분신을 추가로 불러냈다.
본체까지 총 넷의 루프스가 포레스트 앤트들의 앞길을 막아 먼저 건너온 고블린들과 코볼트들에게 접근하는것을 막아섰다.
그런 루프스의 모습을 보면서 포레스트 앤트들은 어느새 적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 모습과 그들을 막아서는 적의 모습을 보더니 여태 일반 포레스트 앤트들에게 공격을 맡기고 있던 변종들도 슬금슬금 앞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퍼석- 콰직-
루프스와 그 분신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포레스트 앤트들에게 피해가 점점 크게 누적되기 시작했다. 포레스트 앤트들은 기본적으로 그 크기가 상당하기 때문에 루프스에게 한번에 덤빌 수 있는 수는 사방을 점유해도 다섯이 최대치였다. 하지만 후방을 지키는 그에게 덤벼드는 수는 셋 정도 뿐이었고 루프스와 포레스트 앤트가 가지고 있는 힘의 격차는 그정도의 공격은 수월하게 떨쳐내고 단번에 덤벼든 포레스트 앤트들을 참살할 정도의 차이였다.
루프스가 분신체를 늘리자 포레스트 앤트들은 루프스에게 닿는 순간이 그들이 목숨을 잃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압도적인 차이가 나면서도 그가 부하들이 도착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분신을 운용하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지끈
한참 루프스가 포레스트 앤트들을 참살하던 도중 그는 머릿속이 한층 탁해지는 느낌과 함께 제법 상당한 두통이 느껴지자 표정을 찡그렸다.
'큭, 분신 셋은 너무 무리한건가?'
그는 분신들을 유지하면서 엄습하는 두통과 아직 가라앉지 않은 통로를 통과하면서 생긴 후유증이 겹치면서 정신이 흐릿해지면서 동시에 극심한 두통이 그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인가?'
표정을 찡그린 상태로 그는 뒤를 돌아봐 부하들의 모습을 확인했다. 포레스트 앤트들과의 전투가 시작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지만 그가 있는 전장에 합류하는 부하들이 나타나지 않는 사실에 의아함을 느낀 것이다.
스윽-
"끄으으"
"...!"
"키...키이잇"
그의 뒤편에는 부하들이 여전히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표정을 찡그리고 입에서 신음을 내뱉고 있는 모습이 있었다. 포레스트 앤트들을 막으면서 잠시 돌아간 그의 눈은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다. 고통에 겨워하는 모습의 사이에 섞여 있는 한층 가벼운 표정을 짓는 고블린들을 그 창졸간의 사이에 확인한 것이다.
곧 아군이 그가 싸우는 전장에 난입할것임을 짐작했기 때문에 그는 다시 포레스트 앤트들과의 전투에만 집중한 것이다.
과연 그의 기대대로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그의 옆으로 부하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화륵- 푹
가장 먼저 그의 곁으로 달려온것은 다름 아닌 파인피였다. 그는 창에 강력한 푸른 불길을 휘감고서는 포레스트 앤트들의 사이에 파고들어 공격을 이어갔다. 포레스트 앤트들에게 있어 그가 사용하는 불은 그들의 약점을 정확하게 찔러주고 있었다.
창을 손목의 스냅과 손기술로 손쉽게 회전시킨 그는 주변에 존재하는 포레스트 앤트들을 타격하면서 창에 붙은 불길을 옮겨 붙였다. 그렇게 불이 붙은 포레스트 앤트들은 한참을 고통에 찬 포효를 내뱉더니 슬슬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고블린들과 코볼트들의 손에 그 목숨을 잃어버렸다. 어떻게든 그들의 공격으로부터 목숨을 챙긴 이들도 몸에 붙은 불을 끄지 못하고 결국 활활 불에 타올라 죽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파인피를 시작으로 부하 몬스터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모습을 확인하자 루프스는 그대로 주저앉아 휴식을 취했다. 새롭게 변한 능력으로 사용한 분신들은 이전과는 많은 것이 다른 것이 원인이었다.
이전에는 그의 의식중 일부가 독립해서 분신을 움직이고 거기에 그가 의식적으로 조금씩 조절하는 방식으로 사용했었다. 하지만 능력이 변하면서 분신이 그가 보유한 힘을 온전히 끌고 갔지만 동시에 그가 온전히 의식적으로 다루도록 바뀐 것이다. 거기에 분신을 조종하면 조종할수록 정신력의 소모가 극심해져 그 끝에는 머릿속이 둔탁해져 생각을 이어가기도 힘든 상황으로 몰아간다.
그나마 부족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조금씩 성장시키는 동안 연습에 연습을 이어가서 그저 유지만 한다면 여섯의 분신까지 만들어 낼 수 있지만 격렬하게 움직이는 것은 둘에서 셋이 한계였다. 지금도 일시적으로 막아내기만 한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부하들이 정신을 차릴 때 까지 무리를 한 것이다.
그는 주저앉으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분신들을 모두 사라지게 하는 것이었다. 그 무렵 머릿속을 괴롭히던 또다른 원흉인 두통도 어느정도 가시면서 간신히 정신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휴식을 취하면서 어느정도 정신을 차리자 루프스는 포레스트 앤트들과 부하들의 전투를 지켜보았다.
과연 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름 아닌 유일한 최상급에 도달한 고블린인 파인피였다. 불에 휘감긴 그의 창은 손쉽게 포레스트 앤트들의 갑각을 녹이고 그 속으로 파고들어갔다.
-!
그렇게 파고든 창은 하나같이 포레스트 앤트들에게 커다란 자상을 남기거나 중요기관이 찔리면서 쓰러져갔다. 그리고 떨어진 적들에게 휘둘러지는 창은 불길을 뿜어내면서 접근하는 포레스트 앤트들을 불태워 버렸다. 그것은 방어형 변종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 단단한 갑각은 루프스가 휘두르는 도끼도 아슬아슬하게라도 단 한번은 막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불길에 휩쌓인 창은 마치 두부를 찌르는것처럼 부드럽게 들어가고 자상을 남기며 그 거대한 몸체를 불태웠다.
그 밖에도 여전히 무수한 포레스트 앤트들이 남아있었다.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루프스의 시야 대부분이 그들이 차지 할 정도로 많은 숫자였다. 그리고 그 숫자는 어느새 사방을 매워 영역을 침범한 루프스와 그 부하들을 향해 적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세는 몬스터들 쪽으로 기울어졌다. 점점 많은 숫자의 고블린들과 코볼트들이 보충되고 있으며, 대부분이 정신을 차렸을 무렵부터는 늑대와 함께 고블린들이 넘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호응하듯이 그 동료들인 고블린들과 코볼트들은 점점 앞으로 전진해서 일정한 공간을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그들이 정신을 차렸을 무렵에는 커다란 원형의 공간을 만들어 늑대들이 가속을 걸기 충분할 정도의 공간을 확보해냈다. 고블린 기병들도 동료들이 어째서 이런 공간을 만들었는지를 깨닫고는 재빨리 파트너인 늑대의 등으로 올라 앉았다. 등 위에 안착한 고블린들은 무장을 한번 점검하고는 대형을 만들면서 늑대의 허리를 박찼다.
허리를 치는 느낌에 늑대들은 뛰기 시작했고 동료들의 등 뒤에 근접했을 무렵에는 제법 가속이 올라가 있었다. 고블린과 코볼트 보병들은 등 뒤에서 느껴지는 기병들의 낌새에 곧바로 옆으로 몸을 날려 길을 열어주었다.
그 순간부터는 오로지 기병들의 독주가 시작되었다. 루프스가 데리고 온 기병들은 절반은 최하급 고블린들이었지만 대체로 이전 포레스트 앤트와의 결전에 참여해 실전을 경험한 기병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미 한번 포레스트 앤트들을 경험한 그들은 포레스트 앤트들에게 파고들어 그들을 찢어놓는데 적합했다.
기병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칼에 베여 날려지거나 늑대의 발톱과 이에 할퀴어지고 물리면서 포레스트 앤트들이 무너져 갔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틈새로는 고블린, 코볼트의 보병들이 침투해서 그들이 다시 모이지 못하게 막으면서 그들의 수를 줄여갔다.
파인피가 선두에서서 포레스트 앤트들의 기세를 줄이고 보병들이 방파제처럼 그들의 앞길을 막으면서 기병들이 포레스트 앤트들 사이를 헤집으면서 연계하기 힘들도록 만들면서 전투를 이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루프스가 다시 나설 필요도 없이 그 일대에 있던 포레스트 앤트들을 전멸 시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