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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고블린-134화 (134/374)

134화

준비

고블린 부족의 출입구 부근, 수많은 고블린들이 진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선두에는 루프스와 프리트가 있었다. 그 뒤로 상급과 중급의 고블린들도 다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고블린들이 갓 성체가 된 어린 고블린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고블린들 중 일부는 옆에 파트너인 늑대들을 한마리씩 동행하고 있었다.

족장인 루프스가 이끄는 이번 전력들은 소수를 제외한 이들 모두가 많은 경험이 필요한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 상대는 말할것도 없이 얼마전에 찾은 포레스트 앤트들이었다.

루프스와 프리트가 함께 찾아낸 포레스트 앤트들의 지닌 힘은 대체로 최하급 고블린들과 비슷하다. 다만 그들의 수는 정말 압도적이라고 할만하다. 그가 그들을 발견했을 때 멈춰서있는 그를 향해서 몰려오는 그들은 마치 녹색의 물결과도 같았다. 지금 모여있는 최하급 고블린들의 수로는 상대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렇기에 그는 최하급이 아닌, 그보다 고위의 고블린들을 다수 데리고 떠나는 것이다. 비교적 안전한 상황이라지만 그렇다고 모두를 데려갈수는 없기에 삼분지 이는 부족을 지키기 위해서 남았으며, 그 외 나머지 고블린들은 루프스를 따라서 원정을 나섰다.

첫 실전에 대한 희망인지 아니면 긴장인지 고블린들의 표정은 들뜬듯 보이면서도 굳어 있었다. 그런 고블린들의 모습에 루프스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첫 실전을 치룬다는 이들이 들떠보인다는 것은 어찌보면 한심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고블린 부족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그리 이상할것 없는 이야기였다.

그가 바라본 고블린들은 기본적으로 호전적인 종족이었다. 최초의 동굴에서는 랫맨이라는 비슷한 전력의 집단이 단 하나만 존재하고 있었고, 그들을 이끌던 고블린 족장은 상당히 신중한 성격이었다. 그래서 매번 고블린들은 족장의 명령으로 신중하게 대처해야 했다. 고블린들은 족장의 명령에 따랐지만 동시에 매번 조심만하는 족장에게 불만을 품기도 했다.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동굴을 빠져나오고는 만만하다 싶은 몬스터들을 상대로 수시로 싸움을 걸었다. 식량의 수급을 위한 경우나 적이 먼저 덤벼드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때도 고블린들은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이 더욱 격렬하게 달려들기도 했다.

그 뒤로도 고블린들의 그런 성향은 드러났다. 랫맨들에게 먼저 싸움을 거는가 하면, 코볼트들과의 싸움에서도 물러서는 이들은 없었다. 단 한번이었지만 대적하기 힘든 식귀의 등장에서도 그들은 선두에서 싸우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여전해서 전투에 나선 고블린들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풍조가 있었다.

그런 고블린들의 속에서 자란 어린 고블린들은 매일같이 그들이 겪은 전투에서 있었던 경험들을 듣고 자란 그들에게는 그것이 곧 동경이었고 꿈이었다.

그러니 지금 실전을 겪기 위해 출발하는 무리의 틈새에서 그들이 들떠보이는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미소를 짓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루프스는 이내 다시 표정을 굳혔다.

"지금, 포레스트 앤트들의 세력권이 어디까지 퍼진거지?"

"예상으로는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녀석들의 영역에 들어설수 있을 겁니다"

두 고블린은 얼마전에 다시 포레스트 앤트들의 서식처와 그 밖에 놓친것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한번 더 둘이 포레스트 앤트들을 만난 장소를 다시 한번 다녀왔다.

하지만 둘은 결국 다시 그 장소에 다가가지 못했다. 목적지까지 반도 가지 않아서 포레스트 앤트들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녀석들은 한 몬스터를 해체하고 있었다. 이미 녀석들이 사냥을 끝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해체되서 사라졌지만 곳곳에 개미의 턱에 물린 흔적이 있었다.

전혀 예상치도 못하게 그들을 발견한 두 고블린들은 그런 포레스트 앤트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한 몬스터를 해체해서 구멍 뚫린 나무의 속으로 들어가는 포레스트 앤트들 말고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열매를 채집하는 녀석들도 있었다.

그제서야 녀석들의 세력권이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루프스와 프리트는 매일같이 넓어지는 세력권을 주기적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그들의 영향이 미치는 영역이 고블린 부족과 그리 멀지 않은 장소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준비를 시작하지"

"알겠습니다"

루프스에게 고개를 숙인 프리트는 그대로 전진하고 있던 고블린들을 멈춰세웠다. 그리고는 그들에게 늑대들을 탈것을 지시했다.

옆에 늑대와 함께하던 이들은 태어나서부터 함께 자라온 이들이다. 그런만큼 그들의 위로 올라타는 고블린들의 자세는 흐트러짐 없이 능숙해 보였다.

능숙하게 올라 탄 고블린들은 선두로 앞장섰다. 이전에는 늑대들의 체력을 고려해서 전투가 일어나기 직전까지는 늑대들의 몸을 가볍게 해주었다. 그런데 늑대에 올라타 기병으로서 나선다는 것은 그들에게 전투가 가까워졌다 이야기하는것과 같았다.

기병들이 선두에 나서면서 다른 고블린들도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앞으로 나선 고블린들은 그들을 두고 먼저 달려가기 시작했다.

타닷- 타 탓

늑대들이 힘차게 달려나갔고 그 최선두에는 한 상급 고블린이 자리잡고 있었다. 최하급 고블린들을 이끌면서 동시에 손실을 줄이기 위한 보호자로서 대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고블린 기병들이 뛰쳐나가면서 나머지 보병과 궁병들도 대열을 재정비해서 속보로 걷기 시작했다. 기병들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이전과는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빠른속도로 걷기 시작한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병들이 파죽지세로 흔들어놓고 있는 포레스트 앤트 무리를 발견 할 수 있었다.

기병들에 의해서 대열이 흐트러지고 무리도 갈기갈기 찢긴 그들의 틈사이로 달린 고블린들은 이제 다시 적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포레스트 앤트들을 향해 검을 휘둘고 창을 찌르며 활을 쏘아 맞혔다.

비슷한 힘을 지닌 이들이 군대로서 마주치게 되자 고블린들이 압도하기 시작했다.

일차로 기병의 흙발에 짓밟힌 포레스트 앤트들은 대열이 갈라지면서 흩어지게 되었고 이차로 검병과 방패병들이 그들이 다시 뭉치는걸 막았으며 삼차로 창병들의 공격으로 끝을 냈다. 그리고 좀 떨어진 거리에서 다가오는 포레스트 앤트들은 궁병들의 화살로 그 기세를 줄이고 있었다.

포레스트 앤트들도 그들이 쳐들어 올것을 예상치 못했는지 속수무책으로 당해서 무수한 녀석들이 고블린들의 공격에 버티지 못하고 죽어나갔다.

그들이 죽어가는 만큼 나무로부터 새로 기어나오는 포레스트 앤트들로 보충이 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원오는 이들보다 죽어나가는 이들이 많아졌다.

딱히 더 강력하게 공격하지 않음에도 죽어나가는 포레스트 앤트들이 많아진 이유는 다름 아니었다. 다른 병과의 고블린들이 녀석들을 상대하는 중 도끼병들이 포레스트 앤트들의 통로인 나무를 무너트려 그 입구를 막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다섯이 한 조로 나서서 한 고블린이 나무를 도끼로 무너뜨리고 한 고블린은 구멍에서 뛰쳐나오는 포레스트 앤트들을 상대했다. 그리고 나머지 세 고블린들은 도끼병들을 막기위해 나무를 향해 다가오는 포레스트 앤트들을 막아냈다.

결국 하나씩 그들의 지원을 위한 경로를 끊어내면서 차근차근 포레스트 앤트들을 쳐낸 고블린들은 결국 그 일대에 있는 모든 포레스트 앤트들을 끝낼수 있었다.

""키야아아아아!!""

전투가 끝나고 승리를 감지한 고블린들은 환호성을 질러냈다.

그렇게 전투가 끝나자 고블린들은 전투가 끝난 전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다만 아직 완전히 끝난것은 아니기 때문에 죽은 고블린들만을 수습해서 일부 중상을 당한 고블린들을 소수의 호위병들만을 대동시켜서 부족으로 돌려보냈다.

나머지 여전히 싸울 수 있는 고블린들은 그런 동료들을 뒤로하고 여전히 넓은 포레스트 앤트의 또다른 영역을 향해서 발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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