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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고블린-95화 (95/374)

95화

변화

오크와 리저드맨들의 전쟁은 지하에서 행동하고 있던 알수없는 몬스터를 지상으로 끄집어냈다. 그저 시커먼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몬스터가 나타나자 산 꼭대기에 자리잡아, 산 자체를 금지로 만들어버린 좀비 드래곤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것은 이어서 숲의 중심부에 있는 언데드들을 자극했고, 그들은 좀비드래곤을 행선지로 잡아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런 언데드계 몬스터들의 움직임은 동시에 숲 곳곳에 사기를 뿌리고 다녔다. 그렇게 뿌려진 사기는 그들의 길에 있는 수목들을 시들게 했으며, 연못은 썩어버리고, 길을 가던 몬스터와 동물들은 그들과 마찬가지로 언데드로 변해버렸다.

산의 밑에 자리잡은 몬스터들은 산에서부터 불길한 낌새를 느끼고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개중에는 수시로 일어나는 전투로 부상을 입어 움직이지 못하는 이들이 있었고, 그들은 사기에 의해서 언데드로 변하고 말았다.

그리고 도망치는 몬스터들도 멀리 도망치지 못했다면 좀비 드래곤의 주변을 호위하듯이 둘러싸고 있는 언데드 무리에 의해 죽임을 당해 그들도 언데드로 변하고 있었다.

그런 움직임에 그들이 움직이는 방향에 있는 몬스터들이 죄다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에 의해서 숲의 일부가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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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드랜곤이 움직이자 그들이 지나갈 길가에 살던 몬스터들은 혼비백산하면서 주변으로 퍼져갔다. 그렇게 퍼져나간 몬스터들은 또다른 몬스터들을 자극했고 그것은 이내 숲 전역으로 퍼져갔다.

퍼져간 몬스터들은 또 다른 많은 몬스터들을 자극하였으며, 좀비 드래곤에 의해서 밀려난 몬스터들은 그것을 피해서 평소에는 접근도 하지 않는곳에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캭, 캬학... 개햐악"

한 소형 몬스터가 좀비 드래곤을 피해서 오랜 시간으로 곳곳이 풍화되고 무너져버린 건물로 진입했다. 숨어든 몬스터는 작고 왜소한 몸체에 유용한 무기라고는 비교적 날카로운 손톱을 가지고 있는 보르라는 몬스터였다.

다급히 지나가는 좀비 드래곤에게서 달아난 보르는 지금 유적지로 숨어들은 상태이다. 다행히 좀비 드래곤은 그에게 관심이 없는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일직선으로 진행하고 있어 사실 피하기만 한다면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다만 좀비 드래곤의 주변에는 점점 좀비들이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피하기 위해서도 도망을 쳐야만 했다.

점점 멀어지는 좀비 드래곤의 기색에 간신히 도망쳤다 판단한 보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것은 아직 이른 판단이었다.

끄어억-

숨넘어가는 듯한 소리를 내지르면서 달려든 그것은 다름아닌 고블린의 좀비였다. 고블린 좀비가 달려들자 다급히 몸을 피한 보르는 유적지의 더욱 깊숙한 곳으로 파고 들어갔다.

좀비를 피해서 깊숙히 들어선 그는 곧 무언가를 모관하듯이 탁 트인 공간에 들어 설 수 있었다. 그곳에는 문도 없이 그저 커다란 물체가 굳건히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키익?"

다만 짐승 수준의 지능만 가지고 있는 보르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하지 못했다. 그것은 거대한 인간형의 돌로 만들어진 석상이었다.

생전 처음보는 석상의 모습에 멍하니 그것을 보던 중 일이 벌어졌다.

- 침입자 확인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던 보르는 그것의 눈이 빛나는 것과 울리는 소리가 들리자 경계태세를 갖췄지만 별 소용은 없었다.

- 소형 몬스터. 사기에 침식. 판단: 격멸

그리고는 묵직한 돌로 만들어진 주먹을 보르를 향해 내질렀다.

쾅-!

강렬한 충격을 내면서 그것은 보르를 주먹으로 뭉개버렸다. 압도적인 무게에 눌린 소형몬스터는 압착기에 눌린듯이 사방으로 피를 튀기면서 납작하게 눌려 죽어 버렸다.

- 사기의 존재를 확인. 임무 완수를 위해 섬멸에 들어갑니다.

쿵- 쿵-

거대한 석상 그야말로 골렘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몸체가 한발 한발 옮기기 시작했다. 골렘은 유적의 밖으로 나섰고, 아직 다른 몬스터들을 상대하느라 좀비 드래곤을 미처 쫓아가지 못한 좀비들을 향해서 이미 한번 보르를 찍어 눌러버렸던 주먹을 휘둘렀다.

퍽-

///

몬스터 군락지라고 불리는 이 숲의 바깥. 인간들은 만일 몬스터들이 튀어나올 경우, 각자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요새를 건설해 두었다. 요새는 몬스터 군락지와 맞닿아 있는 각 나라들이 각자 하나씩의 요새가 건설되어 있었다.

좀비드래곤이 움직이기 시작한 장소와 가장 가까이 위치한 인간들의 나라 플루 왕국의 요새는 숲의 변화를 비교적 늦지만 확인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다. 군락지에 진입하는것을 꺼린다 하더라도 초입 부근에서는 모험자들과 용병들이 돈을 위해서 활동을 지속하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찾기 어려운 몬스터들이 이곳에는 넘쳐나고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인간들이 이곳에 요새를 건립한 이유였다. 몬스터가 끊임없이 나타나는 이곳은 용병과 모험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낙원과 같았다.

그들을 사냥하면 사냥할수록 더욱 강한힘을 보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시체는 마법사들의 연구로 다양한 촉매로서 사용되거나 식물형 몬스터들은 상처치료약인 포션의 원 재료가 되고는 했다. 두 직종은 이곳에서 힘과 돈을 추구하면서 몬스터들과 싸우고 있었다.

모험자들과 용병들이 군락지에서 사냥하는 것은 군락지 주변으로 쫓겨나온 몬스터들과 초입 부근에 서식하는 몬스터들이다. 그 주변에 있는 모든 몬스터들에 대해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강력한 몬스터들이 이곳까지 오는 경우는 정말 천재지변이 일어나는 것처럼 매우 희박한 확률이며 만일 나타난 경우도 대비해서 요새에는 특별히 왕국의 정예 기사단이 대비하고 있었다.

숲에서 무언가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 것은 다름아닌 모험가들이 그 주변에서 나타나지 않는 몬스터와 조우했기 때문이었다. 간혹 그런 일이 없는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변화가 지속되고 군락지의 각 몬스터들의 영역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본래라면 랫맨이나 흡혈박쥐, 떠돌이 오크와 같은 비교적 약하거나 홀로 다니는 몬스터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드맨과 플랜트 워커가 대규모로 출몰하고 있으며, 개체 하나하나의 크기가 한뼘을 넘어서는 포레스트 앤트들도 서식지를 옮긴듯이 예전과 비교해서 수배가 넘는 숫자가 확인되고 있었다.

수백년 이어져오던 환경이 갑작스레 변하고 있다는것에 당연히 사람들은 이상함을 감지 할 수 밖에 없었다. 소식을 접한 플루 왕국에서는 숲에서 일어난 변화의 원인과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결사대를 꾸리고자 하였다. 다름아닌 몬스터 군락지였기 때문에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는 알 수 없었고, 몬스터들의 영역이 대규모로 변경될 정도의 사안이라면 상당히 커다란 문제가 발생했다 판단했다.

그런 상황에서 조사를 위해서 조사대가 파견된다면 얼마만큼의 목숨이 희생될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어중이 떠중이에 제대로 각오도 다지지 못한 인물들을 모아서 파견한다면 여러모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상황이었다. 그러니 그들은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며 목숨을 각오하고 있는 이들만을 모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약 일개월에 걸친 모집기간 동안 다행히 군락지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고, 플루 왕국은 곧장 그들을 군락지의 안으로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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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문제가 일어나 그야말로 숲이 혼란의 도가니로 변한 원인인 좀비 드래곤이 움직이기 아직 두달 전 코볼트들과의 전투로 발생한 여러 피해와 영역 등 모든 정리를 끝내고 루프스를 비롯한 고블린 부족은 오래간만의 평화를 누리고 있었다.

루프스는 이번에야 말로 자식들과 친해지겠다는 각오로 아직 성체로 자라지 못한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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