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화
결전
루프스는 왕궁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었다. 그가 확인했던 건물의 지하에는 죽은 코볼트들이 있었지만 다행히 그가 원하던 이들은 무사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다만 최근 먹지를 못했는지 기력이 많이 빠져있는 모습만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들이 무사한것을 확인한 루프스는 그대로 건물을 빠져나와 다른 고블린들이 기다리고 있는 왕궁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금새 왕궁에 도착한 루프스는 이미 싸움을 시작한 고블린들과 코볼트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한쪽은 철로 만들어 번쩍거리는 갑주를 입고 날카롭게 갈린 칼을 들고 싸우고 있었으며 그 수 또한 백에 달하고 있었다. 다른 한쪽은 별다른 갑주도 입지 않고 오랜시간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았는지 여기저기 이가 빠지고 녹이 슨 무기를 들고 있었고 고작 일곱밖에 되지 않았다.
언뜻 보았을 때 좋은 무구를 착용한 이들이 압도 할 수 있을 듯한 구도였지만 현실은 정 반대였다.
대부분이 하급과 중급으로 이루어진 코볼트들이 수와 무구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상급으로 이루어진 고블린들의 공세를 버티기는 요원한 일이었다.
하지만 코볼트들의 수가 많기 때문에 고블린들이 그들을 뚫고 왕궁의 내부로 들어서는것도 힘들었다. 그들이 가진 힘의 격차가 한번의 공격으로 하나가 죽어버릴 정도의 힘의 차이지만 무구의 차이가 그런 사태를 막아주고 있었다. 한번으로 끝날것이 두번이 되고 세번이 되는 경우가 생겨나버린 것이다.
마인의 공격에 다수의 코볼트들이 붕 떠서는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파인피의 공격으로 창에서부터 옮겨붙은 불로 코볼트들의 온몸이 소각되고 있었다. 죽어서 쓰러진 코볼트들이 다시 일어나 동료들을 다시 습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번개가 내리치고 어떤 코볼트는 갑작스레 목에서 피를 뿜으면서 쓰러졌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루프스는 전투를 고블린들에게 맡겨도 괜찮다고 판단하고는 능력을 이용해 그들에게만 슬쩍 자신의 도착을 알렸다. 그리고 그는 그들에게 맡긴다는 이야기를 남기면서 그 스스로가 왕궁의 안으로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선 루프스는 먼저 왕의 침실로 들어갔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그곳에 있는것으로 추정되며 방의 비밀통로를 통해서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왕의 침실은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고요히 있을 뿐이었다. 난잡하게 놀던 모습의 흔적도 완전히 정리된 그저 보통의 침실이었다. 게다가 비밀 방의 모습도 굳건히 닫혀있는 모습이 그곳으로 들어간것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는 왕이 이곳에 없다는 것을 알고는 그대로 빠져나와서는 대전으로 향했다. 그가 추측할수있는 장소 중에서 가장 유력한 장소였다.
이번엔 다행히도 그의 추측이 들어맞은것 같았다. 확실히 들어맞았다고 할 수 없는 이유는 이 자리에 왕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들어맞을거란 추측은 급하게 도망쳤는지 활짝 열려있는 바닥이 알려주고 있었다.
"예상을 벗어나지를 않는구만..."
목책이 순식간에 뚫리자 다급하게 도망쳤는지 지금 이 자리도 상당히 엉망인 모습이었다. 바닥을 깔고 있던 가죽들은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었으며 다급하게 뛰어다니는 이들에 의한 것인지 덜렁거리는 박제들이 곳곳에 보이고 있었다.
루프스는 엉망인 바닥을 지나서 덜컹 열려있는 통로로 내려섰다. 통로는 오랜시간 방치되어 있었던듯 천장 곳곳에 거미줄이 치고 바닥에는 쥐나 지네와같은 것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으로 녀석들이 도망친것은 확실한것인지 바닥에 다급하게 도망치느라 흘린 물건들이 드물게 보이고 있었다.
루프스는 그대로 통로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통로는 곳곳이 더럽긴 했지만 길을 찾기 어렵지 않게 일직선으로 된 통로로 되어있었다.
그는 코볼트 왕이 아직 통로를 벗어나지 않았기를 바라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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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스가 통로를 달리고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나갔지만 그는 아직 코볼트 왕의 그림자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통로가 원인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일직선으로 이어지던 통로가 어느 순간 분열되기 시작 한 것이다.
통로를 따라 달리다 갑작스레 두갈래가 되는 경우는 그래도 괜찮았다. 통로의 바닥에는 제법 많은 벌레나 쥐와같은 소형동물이 잇었다. 그리고 코볼트들이 지나다니면서 그들을 밟아 찌부러뜨리면서 흔적을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쫓아가는데 무리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쫓아가던 그는 곧 또다른 에러사항을 마주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그가 쫓던 놈들의 흔적이 두갈래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루프스는 일단 한 곳을 먼저 따라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두갈래로 나뉘어졌다는건 어찌되었든 양쪽 다 코볼트가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의 미로 탐색이 시작되었다. 하나의 흔적을 끝까지 쫓아가던 그는 곧 도망치는 코볼트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하인으로 보이는 코볼트들도 있는가 하면 코볼트 왕을 따르는 병사로 보이는 하급 이상의 코볼트들도 종종 발견 할 수 있었다. 코볼트를 발견하고 흔적이 끊긴 통로는 다시 밖으로 나와 이미 지나간 길이라는 표시를 해두면서 하나, 하나 일일이 찾아가고 있었다.
다행히 신체능력으로는 현재 도주중인 코볼트들에 비해서 월등한 루프스는 빠른 속도로 코볼트 왕을 향해서 점점 다가가고 있었다.
코볼트의 흔적이 있는 통로를 대부분 확인했을때는 어느새 하루가 넘는 시간을 돌아다니고 있을 때였다.
"이게 마지막이기를!"
통로의 깊숙히 들어선 그는 어느새 흔적이 남아있는곳이 한곳만 남아있는 상태까지 왔다. 통로를 재빠르게 지나가는 그는 오래 지나지 않아 앞서 달려가고 있는 이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커헝! 저... 적이다!"
가장 먼저 그를 발견한것은 비대한 크기의 왕의 바로 뒤에서 달리고 있던 한 코볼트였다. 누가 쫓아오는 낌새를 느꼈는지 뒤를 돌아보고 그의 모습을 확인 한 것이다.
루프스는 한층 빠르게 가속해서는 그렇게 경보 역할을 한 코볼트의 목을 베어냈다.
스륵-
날카로운 손톱으로 베어진 목은 매끄러운 단면을 만들어내면서 미끄러졌다.
"마... 막아라! 컹! 나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막아라!"
그런 병사의 모습을 확인한 코볼트 왕은 다급한 목소리로 그를 막을것을 다른 병사들에게 종용했다. 그러자 병사들은 그를 앞으로 내보내면서 뒤를 막아섰다. 길을 막아선 그들은 자신들로서는 루프스를 상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아는건지 그저 자리를 지키기만 할 뿐이었다. 죽음을 각오한듯 체념한 표정으로 그를 막아서지만 역시 그들로는 루프스를 막지 못했다.
순식간에 접근한 그가 손톱과 도끼를 휘두르자 그들의 목이 순식간에 매끄럽게 잘려나갔다.
쓰러지는 그들의 시체를 비켜내고 그는 다시 코볼트 왕을 쫓기 시작했다.
"너... 너도 어서 가서 녀석을 막아! 당장 막으란 말이야!"
왕은 그의 옆을 따라서 달리는 한 코볼트를 보면서 그렇게 말했다. 이 코볼트는 왕보다 한 층 커다란 덩치를 가지고 있지만 그처럼 비대하다는 느낌을 가지지 않았다.
"크르릉... 알겠습니다"
녀석은 왕에게 이를 갈면서도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는 것인지 뒤로 물러나 루프스를 향해서 다가왔다. 그를 향해서 다가온 코볼트는 말 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그를 덮쳐왔다.
후웅-
코볼트는 거대한 대검을 쓰고 있었다. 대검은 루프스를 향해서 거칠게 휘둘러졌다.
탓-
달려서 접근하던 그는 발에 급 제동을 걸더니 뒤로 한걸음 뛰어서 날아오는 대검을 피해냈다. 대검을 피해낸 그는 코볼트를 향해서 사선으로 도끼를 내리 찍었다.
쐐에엑-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도끼를 코볼트는 능력을 사용했는지 뼈를 가지고 있는 생물의 움직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모습으로 피해냈다.
하지만 그런 모습에도 당황하지 않은 루프스는 냉정한 눈빛으로 그를 지나쳤다. 코볼트는 몸이 흐물해지면서 동시에 몸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루프스를 막아내지 못했다. 아니, 그 순간 갑작스레 그의 측면에 나타난 또 다른 그의 모습에 놀라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던 것이다.
갑작스레 튀어나온 루프스의 분신은 순식간에 코볼트를 향해서 달려들어 그의 목을 쳐버렸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나타난 그에 제대로 대응치 못한 그의 목은 결국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를 지나쳐 날아간 루프스의 본체는 이제 홀로 도주하고 있는 코볼트 왕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후웅-
그리고 느긋한 태도로 휘두른 그의 도끼에 코볼트 왕의 목은 결국 떨어져 그의 끝을 고했다.
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