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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고블린-60화 (60/374)

60화

전력 강화

루프스가 석궁의 구조에 대해서 조사를 시켜놓은 것은 일종의 보조무기로서 사용하려 생각했기 때문이다. 석궁은 활과는 다르게 조작하기가 훨씬 간편하고 미리 장전된 화살을 쏘기 때문에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 보조무기로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주무기로서의 석궁은 그리 좋은 무기는 아니지만 보조무기로서 처음 단 한발만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쓸만한 무기다. 접근전이 주력인 이들이 접근 직전에 사용하는 한발에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상대의 거동을 불편하게 하거나 일순간의 빈틈을 만들어내기에는 적절하기 때문이다.

루프스는 석궁의 역설계 상황을 살피기 위해서 무기개발을 담당하는 고블린들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어라? 족장, 무슨일인가?"

"진척은 어떤지 알아보러 왔다"

루프스가 들어서자 안에 있는것은 무기개발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고블린인 로벨이 있었다. 그녀는 처음 부족을 세울때 함께 동굴에서 나왔던 이들 중 하나였다. 처음엔 다른 고블린들처럼 그저 아이들을 돌보기만 할 뿐인 이였지만 점점 부족이 커져가면서 지속적으로 위험이 다가오자 그녀도 위협을 느껴 루프스가 지시하기 전에 자발적으로 무기의 개발을 하고있던 이였다.

특히나 위험의 배제를 위해서 최소한의 인원만을 남기고 전원 밖으로 나갔을때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하는 불안감이 훌쩍 다가온게 주효했다. 그녀는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부족이 아직 작았을때는 직접 전투에 참가하기도 해 그 때 축북을 받고 이름을 얻은 이였다.

"얼마전에 맡긴 물건이라면 구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았다. 하지만 직접 제작하는건 불가능한것이... 우리한테는 금속을 제련하는 방법이 없어서..."

로벨은 곤란하다는 듯한 모습으로 그가 원하는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럼 설계도만 따로 작성해 놓기만 하지, 금속재련도 언젠가는 할 수 있게 될테니 말이야"

작업에 금속이 들어간다는거은 현재의 고블린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로는 재현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였다. 지금까지 그들이 만들고 있는 무기나 생활용품등 어디에도 금속을 이용해 만들어 낸 것은 없었다. 죽이고 뺴앗거나 버려진 물건을 주워와서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직접 만들지는 못하는 것이다. 고블린들이 만들 수 있는것은 지금은 대체로 생물의 가죽, 뼈나 나무와 돌을 재료로 되어있는 것들 뿐이다.

루프스로서는 이번에 코볼트와의 전투로 금속과 관련된 기술을 얻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직은 이전 트롤의 서식처에서 가져온 무기들이 재고가 충분히 남아있어 코볼트들과의 전투동안 무기에 대한 걱정은 없다. 하지만 그는 이번 전투의 이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당장은 영역을 확장 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트롤과 오우거도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것이고 자신들이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는것을 인간들이 언제까지나 모르고 있다고는 생각 할 수 없다.

부족의 족장인 그는 항상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갈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대비를 해야만 한다. 마냥 낙관적으로 생각하다가 갑작스레 위험한 상황이 닥쳐왔을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부족 전체가 위험에 빠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만 가보지"

이곳에서의 용건이 끝난 루프스는 자리를 떠났다. 이번에는 늑대들과 아이들이 함께 자라고 있는 장소를 향했다.

컹- 컹-

키얏- 캬캬캬-

그가 도착하니 그곳에서는 아이들이 늑대와 함께 놀고있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의 모습을 확인한 루프스는 아이들을 돌보던 암컷 고블린에게 다가갔다.

"아이들은 어떤가?"

그들에게 다가선 루프스는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아이들은 잘 자란다. 생각보다 늑대들과 함께 잘 크고 있다. 이제 저들도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나면 성체가 될거다. 그런데 왜 늑대들과 같이 자라게 한건가?"

"음... 늑대들을 타고다니는 병력도 필요해질거라 생각하고 있거든 그리고 그 외에도 여러모로 도움이 되기도 하고"

그가 아이들과 늑대들을 함께 자라게 하는 것은 기병을 만들기 위해서다. 비록 말을 타는 것과는 다르지만 어릴때부터 함께 키워 서로 올라타고 등에 태워주는것에 거부감을 줄인다면 그들은 좋은 전력이 되어 줄 것이다. 기병으로서 자란다면 그들은 전투에서 기동력을 무기로 싸우는 새로운 병종으로서의 힘 뿐만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지역으로 빠르게 달려갈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파발의 역할 또한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늑대들과 잘 지내면서 함께 자라고 있는 모습을 확인한 루프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부족의 자신이 지내는 움막을 향해갔다.

펄럭-

움막의 문을 열어 젖히고 안으로 들어간 루프스는 곧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엘프의 마을에 있을거로 짐작하고 있던 엘라가 앉아있었다.

"마을에서 훈련을 도와주고 있지 않았나?"

생각지도 못한 이가 눈앞에 있자 절로 의아함을 내비추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훈련은 어느정도 일단락이 되었어요. 이제는 그들 스스로 훈련시키고 유용한 병력으로서 키울 수 있을 거예요"

그녀는 마을에서 필요로하는 숲에서 적을 상대 할 수 있는 병력을 훈련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후배로서 충분한 역량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한 엘라는 새로 인원을 뽑아 훈련시키는 일은 그들에게 맡기고 그녀는 고블린들의 부족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온것이다.

"아이들은?"

"이제 다 성체가 되었어요. 하아... 어떻게 된게 애들이 가진 힘이 저랑 비슷하네요..."

"이제야 다 자랐는가... 혼혈이라서 그런가 아이들의 성장이 생각보다는 좀 늦었군. 그리고 아이들이 강한거야 내가 가진 능력 때문이지"

저벅 저벅

"애초에 절 임신시킨다는게 가능 할 때부터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그 힘이 별나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말이죠..."

"당신을 임신시킨거랑 아이들을 강한게 만든것은 서로 다른 능력이지만 말이지"

"자세히 알려주실수 있나요?"

"아니, 그러기는 힘들지. 당신이 지금의 나한테 아직 원망을 가지고 있을거라는건 나도 알고 있는데, 그런 정보를 자세히 알려줄수는 없지"

움찔

"원망이라니요. 당신이 제 가족들을 구해준 뒤로는 그런건 제 속에서 사라졌어요"

저벅

"글쎄..."

루프스는 그녀가 자신은 전혀 원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아직 믿을 수는 없었다. 아무리 그가 엘프들을 구해주긴 했다고 해도 그녀의 속에서 원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생각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가 출산을 한 이후로는 더 이상 임산부가 아니기 때문인지 그녀가 자신에게 가진 감정을 더 이상 볼수가 없다는것도 그런 생각에 일조를 했다.

"이제 이 이야기는 끝내지. 아이들은 이제 다 자랐다고했지? 음... 이제 그들도 전장을 경험 할 필요가 있겠어. 아이들이 가진 힘이 있으니 충분한 경험만 쌓는다면 충분히 고블린들을 이끄는 중간간부의 역할을 맡을 수 있겠지"

"애들을 벌써부터 싸움터에 보낸다고요?!"

루프스가 아이들을 전투에 내보내겠다는 이야기를 하자 그녀는 화들짝 놀라면서 그에게 말했다. 그녀가 아무리 처음에는 아이들에 대해서 질색을 하면서 싫어했었다고는 해도 그녀가 직접 배아파 낳은 아이들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녀가 직접 키워왔다보니 정이 안 들래 야 안 들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자신의 품을 벗어나자마자 전투에 투입된다는것에 그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벅

"음? 당연한것 아닌가. 우리는 항상 다 자란 아이들은 암컷 고블린들을 뺀다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전투에 투입되었지. 그건 부족 내에서 단 하나의 예외도 없다"

"으으... 그래도 아이들이 싸우러가는것에는 거부감이 있는데..."

"흐음... 뭐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나? 그 전에 당신 걱정부터 하는게 어떤가?"

"...? 당신 뭘 하려는거죠?"

아이들이 다 자랐다는 이야기를 할 때부터 점점 가까워지는 루프스가 그렇게 말하자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든 그녀는 슬금슬금 그로부터 몸을 빼내고 있었다.

"당연히, 이제 아이들이 다 자랐으니 새로운 아이들을 낳아야 하지 않겠... 나!"

"꺄악!"

루프스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면서 말이 끝났을 때는 이미 그녀를 덮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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