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화
코볼트
전투가 끝난 후 루프스는 고블린들에게 전장정리를 시켰다. 고블린들은 코볼트들의 시체를 한곳에 모으고 또한 그들이 사용한 무기들 그리고 석궁의 잔해를 모아서 한곳에 모아놓았다. 일부의 고블린들은 현재 위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부족으로 돌아가 물건들을 옮기기 위한 지원을 부탁하러 떠나갔다.
정리가 어느정도 끝나자 루프스는 고블린들을 모아놓았다. 루프스로서는 도망친 이들이 이 숲을 빠져나가긴 요원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고블린들 중 반은 숲의 외곽에서부터 빠져나갈지 모르는 코볼트들의 척결을 지시해놓았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마을에서부터 이곳으로 찾아오는 지원들을 데리고 물건들을 부족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 물론 옮기기 전에는 엘라들에게 혹시 필요한것이 있는가를 물었지만 딱히 원하는게 없다는 대답에 그렇게 지시한 것이다.
전장에서 어느정도 정리가 완만히 이루어진것 같자 루프스는 바로 엘라를 데리고 엘프들의 마을로 향했다. 그들에게는 이번에 쳐들어 올 뻔했던 코볼트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위해서다. 엘프들의 앞마당까지 쳐들어온 그들에 대해서 성공적으로 막았다고는 하지만 그 경과를 알려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엘라와 함께 들어선 루프스는 먼저 마을에 들어섰다. 코볼트들이 수일을 해매던 숲이지만 그 실제 넓이는 마을에서 숲을 벗어나는데는 직선거리로는 하루거리 정도 단지 고블린들의 부족까지도 하루정도 거리라 숲은 전체적으로 타원형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함정들과 일부러 상대가 해매길 원하면서 만들어진 길들은 정식적인 길을 모르는 이라면 빠져나오기가 정말 힘들게 만들어져있다. 그렇지만 둘은 그 정식 길을 알고있는 이들이었고 이들은 전투 장소에서 이곳까지 반나절 만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마을에 들어선 둘은 먼저 촌장의 집을 찾아갔다. 전날까지는 계속 회의를 했었지만 뾰족한 수가 생겨나지 않아 마을에서의 결사항전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루프스가 도착하자 그들에게 코볼트들에 대한 대처를 맡겼다. 그리고 지금은 고블린들과 코볼트들의 전투에 대한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똑똑
"촌장님, 고블린 족장님과 함께 전투 결과를 말씀드리러 왔습니다"
끼익-
"오오! 어서 들어오시지요. 엘라도 같이 들어오게나"
촌장은 문 가까이서 전투의 결과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지 엘라가 촌장을 부르자마자 곧바로 문이 열리며 그들을 집 안으로 초대했다.
"그래, 그대들이 무사히 온것을 보면 이긴것은 확실하겠고 어떻게 된건가?"
촌장의 집안에 들어오고 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 주위에 둘러앉자마자 그녀가 우리들에게 물었다.
"이기긴 했지만 생각보다 피해가 크다. 놈들이 활과 같은걸 가지고 있었다"
루프스는 그것이 석궁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인간으로서의 기억이 아니었다면 지금 그가 그것에 대해 알리가 없었기 때문에 직접 그 이름을 꺼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물건에 대해 알고 있는이가 이곳에는 한명 더 있었다.
"그건 석궁이었어요. 보통 인간들이 자주 쓰는 물건인데 그게 어떻게 그녀석들에게 있었는지..."
"석궁... 그래 그 석궁 때문에 우리쪽에 생각보다 피해가 크게 났다"
"석궁이라고?!"
엘라가 석궁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루프스도 이어서 그것 때문에 생각도 못한 피해가 생긴것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듣던 촌장은 코볼트들이 석궁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에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걸 만들 수 있는 몬스터들은 별로 없을 텐데, 게다가 그건 여러모로 편리하긴 하지만 문제점이 여럿 있어서 인간들 말고는 잘 사용하지도 않는 무기지 않는가?"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어느정도 문명을 쌓아올린 유사인종들과 몬스터들은 충분히 석궁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런 무기를 본격적으로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은 인간들 뿐이라고 했다. 그
이유로는 충분히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연사력이 형편없이 떨어진다는 점과 석궁과 관련된 직업 중 제대로 강해질수있는 직업이 없다는 것 이 두가지가 보통 주된 이유로 통한다.
초심자에게는 확실히 좋은 무기긴 하지만 어느정도 숙련된 궁병과 맞붙는다면 단 한발에서 두발로 싸움은 끝난다고 한다. 활과는 달라서 화살이 날아가는 경로를 상대가 석궁을 겨누는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알수가있어 한번 회피한뒤 재빨리 쏘아낸 화살이 궁사의 승리를 나타내고는 한다. 두발의 경우는 활의 달인들이 그들과 싸울때 나타나는 방식으로 한발의 화살이 날아오는 석궁의 화살을 쪼개고 곧바로 이어지는 두발째가 궁수의 승리를 나타낸다.
냉정하게 대처한다면 활보다 대처가 쉽고 연사력도 떨어진다. 거기에 세계에 존재하는 직업중 석궁과 관련된 직업이 없지는 않지만 다른 직업들에 비해 많은 보정을 받지는 못한다. 하지만 인간들의 경우 그들의 인구 자체가 다른 종족에 비해서 현재 월등히 많은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그들 중에서는 스스로가 아닌 타인의 의지로 자신의 병과가 결정되는 경우가 있고 그렇게 생겨난것들 중에서 하나가 석궁병이다. 많은 수가 모인 석궁병은 의외로 단체전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일때가 있기 때문에 그들은 융용하게 써먹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종족들이라고 강압에 직업을 결정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처럼 다수를 한번에 바꾸는 경우는 없었기에 다른 종족들은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다.
몬스터들의 경우에는 그들이 사용하는 것은 직업능력이 아닌 특화능력이기 때문에 사용해도 무방하긴 하지만 대체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고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석궁보다는 활을 사용하는것을 더 선호한다. 그러다보니 석궁은 거의 인간들의 전유물이 되어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코볼트들이 석궁을 가지고 있엇다는건... 그들이 인간들에게 그걸 구입하고 있거나 아니면 기술을 어떻게 가지게된 상황이 발생한 거겠죠. 제 생각엔 아무래도 인간들이랑 교류가 있는것 같지만요"
"하지만 그러면 지금까지 그들이 족장님의 동족을 토벌하러오지 않은게 이상하지 않은가요?"
"그렇긴한데..."
확실히 그들이 인간들과 교류하고 있었다면 지금까지 루프스들을 토벌하러 오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 그들이 군대를 동원해도 들어오기 힘들정도로 강한 몬스터들이 서식하는 곳은 이곳보다 좀 더 안쪽이다. 정확히는 오우거의 영역부터가 그 시작이니 이곳은 그 경계와 접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니 인간들이 이곳까지 들어와서 고블린들을 토벌하려하는것도 그리 무리한 이야기는 아닌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코볼트들이 이번에 석궁을 꺼내기 전까지는 그런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음... 어쩌면 범법자들하고 교류를 가지고 있는걸지도 모르겠군요"
"범법자?"
"범법자들이라... 그렇다면 이 상황도 말이 되는건가?"
루프스는 그녀들이 말하는 범법자라는 말에 의아함을 내비쳤다. 범법자는 말 그대로 인간들의 법을 어긴 이들을 말하는 것이다. 범법자에는 보통 산적, 마적, 수적, 해적 등의 도적들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대체로 살인, 방화, 강도, 강간, 밀수 등과 관련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들 중에는 충분히 석궁을 만들 수 있는 기술자가 섞여있기도 한데다가 고블린들의 존재를 안다고 하더라도 현상금을 얻기란 요원한 일이기 때문에 고블린들에게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있었다.
"어쨌든 인간들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군"
코볼트들이 인간들과 교류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고민하던 루프스는 결국 항상 내리던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놈들은 우리를 그다지 탐탁치 않아 하고 있다. 실제로 나와 함께 내려왔던 동족들이 결국 몰살당한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지금도 우리를 죽이려고 저렇게 발악을 하고 있고, 이미 놈들과 우리는 같은 땅에서 살아가기에는 힘든 관계인거지. 결국 이 땅에서 놈들이나 우리 중 하나는 영원히 퇴장 해줘야 한다는거다. 그리고 놈들을 상대하다보면 어떻게된 상황인지 알 수 있게 되겠지"
결국 루프스는 코볼트들과의 완전한 전면전을 치를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당장 그들과의 결전을 치루고자 하는것은 아니었다. 어찌되었든 코볼트들은 이 땅에서 오랜시간 살아왔었고 그들의 수도 전력의 수도 지금의 그들보다 월등하다. 분명히 그들에게는 이번에 쳐들어온 코볼트 대장과 같은 이들이 아직 다수 존재 할 것이다. 어쩌면 그들을 뛰어넘는이가 족장으로서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 결전을 치룬다면 분명히 고블린들의 패배로 끝나게 될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한동안 전력을 보충하는것에 집중해야 겠다. 그리고 어쩌면 엘프들에게도 부탁을 할 수도 있겠군. 그때는 부탁하지 촌장"
"후... 최대한 전투에 끼어들고 싶지는 않지만... 그들은 현재로선 우리들에게도 위협이기도 하고 우리를 지금 지켜주고 있는건 그대지. 그런 그대의 말을 완전히 무시 할 수도 없는 법. 그때는 우리도 전력을 보태도록 하지"
엘프 촌장의 확답을 받아낸 루프스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엘라를 바라봤다.
"엘라, 너는 한동안 이곳에서 다른 엘프들을 훈련시켜 주고 있어라. 그들이 목표로하고 있는 너희가 직접 가르쳐준다면 시간내로 충분한 전력이 되어주겠지. 그리고, 어느정도 훈련이 끝난 이들이 나온다면 그때 부족으로 돌아와라"
"알겠어요"
할 말을 마친 루프스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촌장의 집을 나와서는 엘프들의 마을을 떠나 부족으로 떠났다. 코볼트들과의 전면전을 위한 고블린들의 강화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