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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고블린-47화 (47/374)

47화

코볼트

루프스는 먼저 소수의 강자들 보다는 다수의 약자들부터 상대하기 위해서 최하급 코볼트들을 향해서 돌격했다. 코볼트들은 루프스가 먼저 자신들을 향해서 돌격해오자 긴장한채로 자세를 잡아갔다. 그의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 제대로 태세를 취하기에는 다급해서 온전치는 못했지만 그게 오히려 그들을 살렸다.

텅-

돌격해온 루프스는 코볼트들이 곧추세운 방패를 들이받았고 방패에 큰 충격이 닥쳐오자 감당하지 못한 코볼트들의 몸은 뒤로 날아갔다.하지만 그것은 그 뒤를 받쳐준던 다른 코볼트들 덕에 그리 멀리 날아가지는 않았다.루프스를 감싸는 코볼트들은 오십의 머릿수를 이용해서 그를 겹겹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도 힘으로는 루프스를 상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코볼트들은 루프스를 상대로 직접 상대하는게 아닌 번갈아서 그를 막아서면서 힘을 빼내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

후웅-

그럼에도 그들은 루프스의 도끼질을 한번 한번 막아서는 것도 힘에 부치고 있었다. 실제로 아직 루프스는 쌩썡한데 반해서 코볼트들은 이미 십여마리가 넘도록 당해버려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확인한 루프스는 자신의 행동이 틀리지 않았다 생각하고는 더 몰아붙여갔다.

루프스가 날뛰면 날뛸수록 코볼트들의 수는 급속도로 줄어가고 있었다. 사십여마리에서 삼십마리로 그리고 이십으로 결국 최하급 코볼트는 단 하나도 살아남지 못하고 절명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결국 남은 코볼트는 그들을 이끄는 하급과 중급의 코볼트들 뿐이었다.

"뭐야, 나를 죽인다더니 고작 이것 밖에 안돼?"

"컹컹컹- 멍청한 것 우리가 네 힘을 빼는것만을 위해서 희생하고 있다고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거냐? 컹컹컹"

코볼트는 의기양양해하는 루프스를 보면서 비웃듯이 컹컹댔다.

"뭐?"

코볼트의 말에 의아성을 내뱉었지만 그 말의 진의는 곧 알아차릴수 있었다. 아니 알아차릴수밖에 없었다.

휙- 휙- 휙-

어느새 영역의 접경지역에 가까이 다가가버린 루프스는 자신의 주변에 내려서는 코볼트들을 보면 알아차리지 않을 수 가 없었다. 루프스는 코볼트들을 상대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들에게 이끌려 그들의 매복지까지 따라가 버린 것이다. 루프스가 당황하는 사이에 어느새 주변을 가득 매운 코볼트들중 특히 커다란 덩치에 특히나 긴 송곳니를 가진 한 코볼트가 앞으로 나서서 웃음을 흘렸다.

"킁킁킁- 설마 우리가 그 정도 전력으로 널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생갔했다고 여긴거냐? 우리도 바보가 아니라 그걸론 널 이기기 힘들다는건 이미 알고있었지. 그러니까 이렇게 모인거고 말이야"

앞으로 나선 코볼트는 주위를 가리키고는 루프스를 비웃으면서 말했다.

"칫,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올수 있었지?"

영역의 접경지역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고블린들의 영역 안에서 어떻게 이렇게 대량의 강자들이 버티고 있을 수 있는지가 의문이라는 듯이 코볼트들의 대장으로 보이는이에게 물었다.

"그걸, 내가 알려줄거 같은가 크릉-"

"뭐, 대단한 비밀이라도 돼나?"

"킁킁- 그건 아니지 좋아, 컹 저승길 선물로 알려주마"

그리고 코볼트 대장은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올수 있었는지를 말해줬다.

"크릉 너희 종족은 예나 지금이나 적이 참 많아, 컹컹 그렇지 않나? 킁"

"뭐?"

"크릉킁킁킁 그 때문에 우리가 적인거고 그 덕분에 너희를 공격하기는 참 편하지"

"그게, 무슨 말이야?"

"컹컹- 너희가 아무리 대비한다고 해도 아니, 오히려 그 때문에 눈이 적은곳을 골라서 들어오기는 손쉽지"

즉 코볼트들과 랫맨들을 경계하기 위해 앞세웠던 병력들을 이곳 저곳을 공격해서 시선을 잡아끄는 사이에 생긴 틈으로 들어왔다는 이야기다. 이전에는 소수가 여기저기에 퍼져서 그 시야가 넓어 그 눈을 피하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뭉쳐서 막아내고 있기 때문에 시야가 집중돼버리는 바람에 그 틈을 찔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뭐, 컹컹 그건 어찌됐든 여기서 빠져나갈 길이 없는건 너도 알겠지? 킁킁 너는 여기서 죽어줘야겠어"

코볼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가 말하는 사이에 빠져나갈 곳이 없나 눈치를 살피던 루프스를 향해서 코볼트들을 움직였다.루프스를 둘러싸고있는 코볼트들은 최하가 하급의 코볼트들로 그를 죽이기 위해서 그들 내부에서도 실력자들을 모아온 것이라는걸 금방 알 수 있었다.

"눈치채고 있었나, 거 참 빽빽하게도 둘러싸버렸군"

그렇게 말하면서 루프스는 허리에 매고 있던 가죽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더니 접근해오는 이들 중에서 셋의 중급의 코볼트를 향해서 던져버렸다.

"켕!"

"낑!"

명백한 우위를 점한 상황에 방심하고 있던 코볼트들은 그가 던지는 물체에 얻어맞고 말았다. 그리고 그렇게 코볼트들을 맞춘 물체는 그대로 퍼지더니 코볼트들의 상체에 묻어버렸다.

"크르르릉"

"컹! 컹! 크와앙!"

그렇게 몸체에 알 수 없는 물체를 묻힌 코볼트들은 처음엔 큰 타격이 없자 의아해하다가 갑자기 흥분하듯이짖어대더니 주변에서 이상을 느끼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코볼트들을 향해서 들고있던 무기를 휘두르고 그 목을 이빨로 물어뜯어버렸다.

"깨갱!"

콰직-!

"크허엉!"

우드득

갑작스레 흥분한 모습을 보이던 이들이 주변에 있던 동료들을 공격하자 여기저기서 혼란이 찾아왔다. 특히나 이끄는 입장에 있던 이들의 변화라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그들의 목적이었던 루프스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정도로.

"크릉- 너희들 뭐하는 짓이냐?! 컹! 저놈을 잡아야지 왜 너희끼리 싸우고 있는거냐?! 네녀석 저놈들에게 무슨 짓을 한거냐!"

루프스가 알수없는 뭔가를 던지자 갑자기 돌변한 것을 기억한 코볼트들의 대장은 혼란을 보며 낄낄거리는 그를 보면서 외쳤다.

"별거 아니야, 최근에 개발한 물건의 실험이라고나 할까?"

그가 코볼트들에게 던진것은 일종의 흥분제였다. 다만 흥분제에 추가로 환각제까지 첨가되어 적아를 구분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린다. 아니 오히려 주변에 있는 모두를 적으로 인식하게 만들어버리는 효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흥분제에 중독된 코볼트들이 주변의 아군을 향해서 무차별적인 공격이 행해진 것이다.

"역시 이런건 항상 들고다니는게 좋다니까"

본래 독과 같은 약물을 사용하기를 은근히 꺼려하던 루프스였다. 고블린들에게 강자들과도 싸울 수 있는 힘을 주기 위해서 개발해온 독이지만 스스로는 중독의 위험때문에 가지고 다니기만 할 뿐 직접 쓰는 경우는 드물었다.

때문에 지금 그가 차고있는 여러 가죽 주머니 안에는 각종 독물과 함께 개발된 치료약, 해독제 등이 분리되어서 가득 들어있었다.

가죽주머니를 흐뭇하게 매만지던 루프스는 상대가 혼란스러워지는 바람에 생겨난 틈으로 자리에서 벗어나 다른 고블린들이 있는곳으로 달렸다. 자신과 동급의 상대와 싸우는데 추가로 하나에서 두단계 밑이라 하더라도 이 수가 더해진다면 이기기는 힘들기 때문에 만일 이들이 쫓아오더라도 병력이 있는 장소에서 싸우는것이 승산이 있다 생각한것이다.

"크르르릉- 비켜라! 이 멍청한 놈들!"

혼란이 진정될 기미가 없고 거기에 루프스가 도망까지 치자 화가 치밀어오른 코볼트 대장이 앞으로 나서더니 혼란의 주체인 중급 코볼트들을 먼저 때려죽여버렸다.

"너희들의 멍청한짓에 표적이 도망가고있다! 컹- 얼른 저놈 쫓아가!"

동료를 때려죽이는 대장의 모습에 겁을 먹어버린 코볼트들은 그가 노발대발 하기까지하자 자신들도 맞아 죽겠다는 생각을 한 코볼트들이 이미 멀리 도주하고 있는 루프스의 뒤를 쫓아서 달려갔다.

"크-허어엉-!"

루프스에게 당했다는 생각에 열이 뻗친 코볼트 대장도 크게 소리를 지르더니 곧 그도 루프스를 쫓아서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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