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노예상인
"끄아악!"
"꺄아악!"
"하하하-!"
한 마을이 처참히 무너지고 있었다. 인간들을 피해서 숨어있던 엘프들의 마을이 그들을 찾던 노예상인들에게 발각되서 그들에게 습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마을을 습격하고 있는 노예상인은 인간과 오크들이 같이 행동하고 있었다.
노예상인들은 엘프들이 관리하는 영역으로 들어섰을때 이미 그들에게 발각된 상태였다. 하지만 숲에서 활동하면서 침입한 적대자를 노리는 역할을 하던 이들은 지금 마을에 없었다. 가까이 있는 트롤들이 이상행동을 하기에 그 원인을 찾고 해결시키기 위해서 나가서는 아직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현재 있는 병력은 마을 가까이서 그들을 막아줄 수 있는 이들 뿐이었다.
때문에 그들을 숲에서 막을 수 있는 것은 미리 숲에 설치해 두었던 함정들 뿐이었다. 함정은 그들의 수를 줄이고 그들을 지치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함정지대에 안전지대를 구축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엘프들은 그들이 휴식을 취할 때 습격을 시행하려 했지만 그들도 숲에서의 엘프들이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엄중히 경계를 섰다.
그 때문에 엘프들은 안그래도 적은 수의 동족이 그들과의 싸움으로 줄을까하는 우려때문에 그들을 공격하지 못했다. 게다가 함정 때문에 그들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피해를 더 입기 전에 돌아 갈수도있다는 낙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을 너무 얕보는 태도였다. 그들은 피해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 피해를 메꾸기 위해서 더욱 엘프들을 집요하게 찾아나섰다.
결국 엘프들의 소극적인 태도에 의해서 노예상인들이 엘프들의 마을로 침투하도록 허용하고 말았다. 그들이 마을을 향해서 공격해오자 엘프들도 그들을 막기 위해서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오크들의 역할은 그런 엘프들을 향해 나서서 막아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틈에 인간들중 일부는 엘프들의 마을 안으로 침투해서 전투에 참가하지 못한 엘프들을 납치하고 있었다.
전투중이던 엘프들은 마을 안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놀라는 바람에 그만 순간적으로 방심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순간에 오크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서 전투에 참가한 엘프들의 수를 하나씩 줄여갔다. 그리고 뒤에서 대기하던 그 자리에 남아있는 인간들이 전투불능에 빠진 엘프들중 살아있는 이들을 포박했다.
"이거... 생각보다 더 풍년인데?"
"그러게말이야, 반항도 예상보다 약했었고"
결국 그들과의 싸움에서 궤멸당한 엘프들은 포로들은 포박당한 상태로 끌려가서 마력차에 갇혔다. 그리고 그들이 살던 마을은 딱히 탐낼 만한 것이 없었는지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고 오로지 엘프들의 사기를 꺾기 위해서 그들의 눈앞에서 불에 태워버렸다.
"가자!"
불에타는 마을을 뒤로하고 그들은 그 자리에서 떠났다. 그들이 이끄는 마차의 뒤에서 엘프들은 엉망인 모습으로 그들의 마을이 불타는 모습을 뒤로하며 그들에게 이끌려 강제로 떠나게 되었다.
///
트롤의 영역을 더욱 깊숙이 들어가 처음보는 식물이나 부족 근처에서 구하기 어려웠던 식물들을 채집하고는 돌아가려는 중에 문제가 생겨 수풀속에 숨어있었다.
쿵- 쿵-
일반적인 트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가진 트롤이 시야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꿀꺽
처음보는 모습의 트롤을 확인한 루프스는 은근한 공포감에 고블린들과 숨어서 그것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트롤은 다른 트롤들 보다 반배는 더 컸으며 더욱 우둘투둘하지만 견고해보이는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트롤은 지금까지 봤던 트롤들과 달리 홀로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트롤에게는 일전 보았던 오우거를 능가하는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
'저건 분명히 상급정도가 아니라 최상급에 달하는 트롤인게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야 이 위압감은 설명이 되지 않아'
트롤을 확인하고 잔뜩 긴장한 루프스는 트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때까지 부하 고블린들을 억누르고 숨을 죽여 기척을 지웠다.
그렇게 인내의 시간을 견디자 트롤은 특별히 그를 눈치채는 기색이 없이 멀어져서 사라지고 있었다. 트롤이 사라지는 모습에 루프스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알림창이 울렸다.
[은신 1단계를 습득했습니다.]
'요즘 나보다 강한 몬스터를 자주 만나서 숨어다녔더니 이런 스킬이 생기네'
새로 생긴 스킬을 확인하고 바로 같이 숨어있던 고블린들에게 말했다.
"이러니 도망쳐 다녀야지 아니면 저거랑 싸울테냐?"
휙- 휙-
고블린들은 그의 말에 바로 고개를 휘휘 저어서 거절을 표했다.
"후우- 어쨌든 위험은 저 멀리 갔으니 이제 우리도 조심히 돌아가..."
"어라? 족장! 저기 검은 구름이 올라간다!"
"말 끊지 말아라, 그리고 검은 구름이라니?"
갑작스러운 프리트의 말에 그가 가리키는 곳을 확인하니 검은 연기가 하늘 높이 올라가고 있었다.
"불?"
'뭐가 타고 있길레 저렇게 큰 불이... 저쪽은 트롤 영역 더 안쪽인데? 혹시 저기가 그들이 살던 마을이 있는 곳인가? 뭐가 되었든 한번 가보는것도 나쁘진 않겠지'
"저기로 한번 가보지, 뭐가 있을지 궁금하군"
그러곤 루프스는 다른 고블린들의 의견은 듣지도 않고 연기가 올라오는 방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족장, 안돌아간다?"
"같이간다 족장!"
"..."
세 고블린은 앞서가는 루프스를 쫓아서 마찬가지로 연기가 올라오는 곳으로 향했다.
///
"음..."
목적지에 도착한 루프스가 본것은 완전히 불타버린 폐허와 시체였다. 간간히 완전히 타지 않고 그 형체가 남아있는 건물의 모습은 마치 한체의 나무가 집처럼 자라난 듯한 형상이었다. 뻥 뚫려있는 창문과 문이 자리했던 것으로 보이는 장소에는 그 어떤 인공적인 흔적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전체적인 모습은 확연히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기묘한 형태의 집이었다.
"여기는... 그녀들의 마을인가?"
그가 알고 있는 한에 이런 집에서 살만한 이들은 엘프들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주변에 목이 잘리고 급소가 찔리고 상하반신이 나눠져서 죽어있는 시체들은 그녀들의 모습과 흡사한것이 이들이 엘프임을 알려줬다
"족장! 이것좀 봐라, 바닥에 이상한 모양이 나있다!"
주변을 살펴보던 세 고블린 중 마을 밖을 살피던 프리트가 소리쳐 그를 불렀다.
"이쪽으로 향한건가?"
그가 발견한 바닥에 나있는 모양은 바퀴 자국이었다. 바퀴자국은 마을 바깥의 숲을 향해서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바퀴자국이 나있는 주변에는 전투의 흔적이 여기저기에 나있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마을 바깥에도 여기저기에 시체가 널려있었다. 다만 안쪽과는 다른 점은 이곳에 있는 시체들은 너덜너덜하지만 방어구를 입고있는 상태라는 것이었다.
"으음... 여기를 이렇게 만든 놈들을 쫓아가 보는게 좋으려나?"
그렇지 않아도 루프스는 부족에 잡혀있는 엘프들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자 하고 있었다. 그 이유에는 전에 이야기 했듯이 엘라에게서 태어나는 자식들을 제어하기 위해서였다. 태어난 것이 비록 고블린이더라도 그들의 모체는 엘라이니 그의 피를 나눈 어린 고블린들이 그녀를 따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족의 전력은 키워야 하지만 그는 고블린들과 밤을 지새우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 부족의 전력 증강을 위해서도 그리고 그들을 제어하기 위해서도 그녀는 어떻게든 필요한 것이다. 게다가 다른 엘프들에 대해서는 딱히 건드릴 생각은 없었지만 지금 일어난 사태를 확인하자 마침 좋은 생각이 떠올라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도 그녀들의 호의는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필요한 것이다.
결정을 내린 루프스는 주변을 살펴보는 파인피를 불렀다.
"이곳을 습격한걸로 보이는 이들을 추격해 갈거다. 너는 부족에 돌아가서 방위를 위한 병력을 제외한 전투가 가능한 인원을 데리고 와라. 우리가 향하는 곳은 가는 동안 흔적을 남겨놓을거니 그것을 따라오도록 하고"
"알겠다, 족장!"
"얼른 가라!"
루프스는 그렇게 떠나는 파인피를 확인하고는 이곳을 습격한 이들을 쫓아가고자 어느새 자신의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두 고블린들을 데리고 바닥에 나있는 바퀴자국을 따라서 추적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