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화
고블린
엘라를 통해서 알게 된 것들과 태어난 자식들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진 루프스는 트롤의 영역으로 채집을 나섰다. 이전에는 트롤들이 자신보다 강해 최대한 숨어 다니느라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보는 식물들이나 그 효능을 알아낸 약초, 독초들이 생각보다 많아 여유가 생긴다면 채집해보고자 생각했었다.
그리고 스스로 상급에 이르고 항상 같이 다니는 부하들도 중급에 도달한 지금이라면 상급 이상의 등급을 가진 고위 트롤은 조심해야 하지만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살필수 있을것이라 생각하고 트롤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트롤의 영역 안에는 예상보다 더 많은 식물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무래도 트롤들의 주식이 다른 몬스터들이나 동물들의 고기인것이 이유로 생각된다. 딱히 열매를 먹지도 않고 식물을 다용도로 사용 할 지능도 부족하니 주변에 널려있는 유용한 식물들이 널려있는것이다.
"족장, 여기 처음보는것이 많다"
"이건 3번 재생환 재료가 되는 중급 지혈초중 하나다"
고블린들을 데리고 독초의 연구를 하면서 자동적으로 약초의 연구도 동시에 진행되었다. 그러면서 편의를 위해서 독초나 약초를 최하급 부터 최상급까지로 분류를 해놓았다. 그리고 그 성능을 향상시키려 여러가지 조합이 만들어졌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조합은 그 성능에 따라 1번부터 출발해서 현재 개발된 성능 중 가장 좋은거은 7번까지 만들어져있다.
마비약으로 비교했을때 1번의 성능은 움직임에는 무리가 없지만 감각이 미약해지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가장 강한 7번의 경우는 지금까지 실험이 가능한 하급의 몬스터를 심장까지 순식간에 마비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독에 저항 할 수 있는 힘이 강해지기 때문에 중급에게는 한동안 전신마비를 시키는 효과가 있을거라 짐작하고있다.
"주의 하면서 채취해라, 혹시라도 상위의 트롤이라도 나타나면 도망쳐야하니 말이야"
"캭- 그냥 떄려잡으면 안돼나 족장?"
"그렇다! 족장이 충분히 이길 수 있을거다!"
상급 트롤을 피하자고 고블린들에게 주의시키자 그들은 충분히 잡을 수 있을 텐데 왜 피하냐며 반발했다.
"잊었나? 녀석들은 최소 2체 많을땐 4~5체씩 몰려다닌다. 한체만 상위면 모를까 둘이상이 상위 트롤이면 우리에게 불리하다"
"... 알았다 족장"
고블린들을 루프스가 설득했지만 여전히 트롤들을 만만하게 보는지 불만스런 표정이 여실히 드러나 있었다.
"후우... 일단 채집이나 해라!"
'앞으로 어떻게 할 지 생각하다 머리나 식히러 왔더니, 오히려 더 머리 복잡해지겠네...'
"여기서 일을 마치면 더 안으로 들어가보자. 더 좋은 재료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고보니 그녀들의 마을이란 곳을 이번에 깊숙이 들어가는 김에 한번 확인해 두는게 좋겠지. 딱히, 보복할 생각은 없지만. 그걸 알고도 굳이 우리가 그곳의 위치를 모르게 하려는것이, 못믿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우리를 상대 할 수 있는 전력이 없어서 그러는것 같던데. 어쩌면 그녀들이 그곳의 유일한 전력이었을 수도 있겠고. 일단 그녀들의 신뢰라도 얻으려면 한번씩 확인해서 변고가 없는지라도 알아보는게 좋겠지'
루프스가 그녀들의 신뢰를 얻으려는 것은 엘라가 그의 자식들의 모체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자식들이 아주 약했다면 모를까 다수가 모이면 그를 상대 할 수 있는 그들이 자기들의 어머니를 모질게 대하면 반감을 사게되서 자신에게 반기를 들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차단하고자 그녀의 신뢰를 얻으려 하는 것이다.
그렇게 루프스가 생각하느라 가만히 있는 사이 채집이 끝났는지 고블린들이 어느새 그를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다 됐으면 조심히 더 안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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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무리가 숲속을 해쳐서 나아가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대체로 하얀 피부에 다양한 머리색을 가지고 있는 모습은 루프스가 기억하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몬스터 군락진에 어울리지 않은 모습의 그들은 앞서가고 있는 이들을 따라서 마력차를 이끌면서 향하고 있었다.
인간들의 앞으로는 한 오크무리가 그들을 이끌듯 선두에 서서 수풀을 해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대열의 중간 쯤에 있는 이 무리의 책임자들로 보이는 한 인간과 한 오크가 두런두런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곳에 대해서 잘 아나?"
"잘 안다. 우리 여기 출신이다"
"그럼 여기서 동족이 적으로 나타날때 적대 할 수 있겠나?"
"당연. 우리 문명 오크다. 여기 야만 오크다. 야만 오크 문명 오크 보다 못하다. 녀석들 죽어도 문제 없다"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우리 눈엔 얘네나 게네나 똑같아 보이는데 말이지. 뭐, 우리는 목적만 이루면 되니 상관 없지만'
"그럼 오크들이 나타나도 상관 없겠군. 그래서 녀석들이 어디 사는지를 알 수 있다고?"
"유난히 큰 숲 찾으면 된다"
"큰 숲? 어쨰서?"
"녀석들, 숲에 숨는다. 숲 클수록 숨기 좋다. 그래서 주변 숲 키워둔다. 그게 밖에서 보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니까 숨어있는 숲을 억지로 키워놓아서 자신들이 있는 범위를 노출하고 만다는 이야긴가 보군'
"그럼 잘 부탁하지"
"받는만큼 일한다. 걱정 필요없다"
"아, 그러고보니 주의해야 할 점 같은건 없나?"
"이곳은 모든걸 주의 해야 한다. 예로 들면"
오크는 갑작스레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져있는곳으로 자신이 들고 있는 칼을 던졌다.
쌔애액-
날카로운 소음을 내면서 날아간 칼은 땅에 꽂혔다. 그리고 칼이 꽂힌 바닥이 일어나더니 비명을 질렀다.
"끼에에에에엑-!"
일어난 그것은 바닥이 일어났다 착각이 일 정도로 동화되어 있던 어떤 것이었다. 머리 위에는 잡초를 달고 그 몸의 색은 흙과 돌의 색이 섞여있어 언뜻봐서는 알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위장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놈들 약하다. 하지만 습격 강하다. 조심한다"
"이...이건"
"위드맨. 잡초로 위장 특기다. 잘 모르는 경우 많다. 이놈들 약한 쫓겨난 놈들이다"
확실히 그 모습을 보면 눈에 띄는게 오히려 이상한 몬스터였다. 그리고 오크가 대충 던진 공격 단 한번에 죽은 걸로 보아도 그 육체적 능력이 그리 강하지 않은 위장만이 장점인 몬스터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이런게 득시글 한건가"
인간들의 대장은 우려섞인 침음을 흘리면서 걱정했다.
"아니다. 이건 도태된 것들. 안쪽에서 쫓겨난 것들이다. 안쪽은 더 위험한 것들 잔뜩 있다"
"이렇게 눈에 안띄는 것들이 도태되서 쫓겨난거라고?"
"눈에만 안보일 뿐이다"
"으음..."
"사냥감 안쪽에 있다. 주위에는 이것들 없다"
"그럼?"
"확인 결과 트롤 있다. 가깝다. 일부러 그런 자리 잡은거 같다"
"트롤이라니... 녀석들과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군. 그리고?"
"거리 좀 있지만 강한 놈들 오우거와 리자드맨도 확인됐다"
"정말... 어려운 곳에 자리잡고 있구만, 하기야 그러니 지금까지 어떻게든 생존해온 거겠지"
그리고 둘의 대화는 없어졌다.
그렇게 기묘한 인간과 오크의 동행은 상당히 오랜시간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숲이 유난히 우거진 곳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 대열의 중앙에서 지휘를 하고 있던 둘이 앞으로 나와 숲을 바라보았다.
"여긴가 보군. 지금까지도 숲이 점점 울창해졌지만 여기부터만 유난히 밀집돼있군"
"그렇다. 이제 조심 한다. 함정 있을거다"
"그야그러겠지. 녀석들도 우리가 올거란 짐작정도는 하고 있을테니 말이야. 자- 그럼 들어가 볼까"
그리고 오크가 앞장서고 인간들이 그들의 뒤를 따라서 하늘을 뚫을 듯이 솟아있는 나무들 사이를 지나서 숲으로 입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