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화
습격자
포로수용소에 도착한 루프스는 곧장 습격대장이 있는 움막의 안으로 들어갔다.
"어이-, 잘있었나?"
들어간 루프스의 눈앞에 보인것은 손발이 묶여있는 상태에 혀를 깨물지 못하도록 재갈까지 물린 상태의 그녀가 안에 있었다.
안으로 들어오는 루프스를 보고도 일전 있었던 일이 그녀의 내면에 큰 상처를 남겼는지 공허한 눈빛으로 그저 허공을 올려다 볼 뿐이었다.
"흠... 이 녀석 어떻게 뭘 먹긴 하나?"
루프스는 아무래도 상태가 썩 괜찮지 않아 보이는 그녀를 보고 그녀를 담당나고 있는 고블린에게 물었다.
"그냥 내버려두면 식량을 아무것도 안먹는다. 그래서 억지로 입안으로 쑤셔넣고만 있다. 쑤셔넣으면 죽고 싶지는 않은지 어떻게든 먹긴 한다"
"입에 재갈을 물려놓았다는건 자살시도라도 했었나?"
"틈만나면 자꾸 혀를 자를려고 시도하고는 있다. 그래도 다른 녀석들이랑 돌아가면서 계속 지켜봐서 큰일은 아직까지 일어나진 않았다. 단지 한번 거의 잘릴 뻔한 일이 있어서 피범벅이다"
"그래서 상태는?"
"치료용 약초를 이용해서 별다른 문제는 없다!"
"흠... 혀를 자른다고 죽지는 않겠지만 말을 못하게 되겠지. 그걸로 정보를 얻지 못하는일은 없게 해라. 일단 물러나 있어라"
"알았다 족장!"
루프스가 말하자 고블린은 움막의 밖으로 나갔다. 그는 고블린을 나가게 하고는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 확실히 고블린이 말했던대로 그녀의 입가와 앞섶을 피로 물들이고 있었다.
"왜 자꾸 혀를 괴롭혀서 그렇게 피범벅이 되나? 어차피 죽지도 않을건데"
그녀는 혀를 자른다고 해도 죽지 않는다는것은 몰랐던 건지 얘기를 해주자 눈이 크게 뜨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오호, 그건 몰랐었나? 키키킥 그리고 어차피 그렇게 되도 네 취급은 더 안좋아질 뿐이지 키키키 지금은 정보를 캐내려고 이렇게 내버려 둘 뿐이지만 뭐... 말도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지 여러 실험의 실험체가 될 뿐이지"
루프스의 말이 이어질수록 습격대장의 눈이 확연히 커지고 온몸이 덜덜 떨려가고 있었다.
"자, 그럼 알아들었을거라 생각하고 재갈을 풀어주지"
그리고는 루프스는 그녀의 입을 막고있던 재갈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예상대로 혀를 깨물어버리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잘 알아들었나 보군. 그럼 다시 질문을 시작하지. 네 이름이 뭐지?"
"..."
"아직도 우리한테 뭘 알려주고 싶지도 않다는 건가?"
루프스는 그녀가 이전과 같이 아무말도 없이 곤란해하는 표정으로 뺨을 긁적였다.
"음... 좋아 네가 이름을 알려준다면 너에게 좋은 정보를 하나 주마. 뭐, 무슨 정보인지는 네 이름을 말한 뒤 겠지만 말이야 키키키"
그는 일부러 그녀의 불안을 조성하려했던 것인지 불온한 낌새를 내보이며 웃어보였다.
루프스가 그렇게 행동하자 괜스레 불안해진 그녀는 어떤 문제가 생겼거나 같이 잡혀온 동료가 정보를 뱉어낸건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 불안을 키워갔다.
"그럼 재차 묻지, 네 이름이 뭐지?"
"...엘라"
[엘라
당신을 향한 감정: 원망. 증오. 혐오. 공포]
그녀의 이름을 듣자마자 곧바로 상대의 감정을 알아보고자 했다.
'이거 참, 부정적인 감정이 엄청나구만'
그녀가 그에게 보내는 감정들은 자신을 이런 처지로 만들었다는 원망과 증오가 있었다. 그리고 그의 외형과 행동은 그녀에게 혐오를 심어주었고 동시에 공포의 감정까지 심어주었다.
'여기다가 임신사실까지 알리면 가관이겠군'
"좋아, 엘라 그러면 네 종족은 무엇이지?"
"그 전에 네가 말해준다는 정보가 뭐지?"
"흐흐흐, 그게 듣고 싶은가? 너에겐 그다지 좋은 정보가 아닐텐데... 아니지 좋은 정보라고 해야되나?"
루프스는 은근히 아직 알려주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서 그녀의 불안을 더욱 키우려고 했고 그것은 효과적이었는지 점점 그녀는 불안에 떨었다.
"그... 그래서 그게 무슨 정보냐고?!"
"그래, 그래, 알려주지. 그건-"
그렇게 입을 뗀 루프스는 그녀에게 절망의 감정을 추가 할 정보를 알려주었다.
"- 네 뱃속에 내 씨앗이 제대로 자리잡았다는 거지"
"뭐...뭐...라..고?!"
루프스가 그 사실을 알려주자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는지 그대로 졸도하려 했다.
"어이, 정신차리라고"
짝-!
그리고 그녀가 졸도해버리면 다시 시간을 허비해야하는 루프스는 그대로 뺨을 치면서 그녀의 정신을 일깨웠다.
큰 충격에 기절하려던 그녀는 루프스의 손찌검에 정신이 번쩍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에게 소리쳤다.
"그...그럴리가 없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리고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았단 말이냐?! 나 스스로도 모르는 일을 네가 어떻게 안다고!"
루프스는 시끄럽게 소리지르면서 자신이 알려준 정보를 믿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그녀에게 말했다.
"키키키, 그럴 수 없기는 이미 일어난 현실인데 말이야. 그리고 나는 내 자손이 생긴다면 그걸 바로 알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단 말이지 키히히히 그렇게 부정해도 이미 일어난 현실은 사라지지 않지"
"그... 그럴리가?!"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루프스에게 정보를 주고 말았다.
"몬스터들은 동족이 아니면 아이를 가질 수 없는게 당연한 상식이거늘! 너희가 무슨 오래전에 사라진 고블린이라도 된다는 거냐?!"
"오- 우리들에 대한 정보가 있긴 한가 보군. 그래, 우리가 고블린이다"
그렇게 루프스가 말하자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입이 쩍벌어지고 아무말도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음? 우리가 고블린이라는게 그렇게 충격인가? 고블린을 처음 보는 것처럼 반응하는군"
그가 그렇게 놀리듯이 말하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반론하였다.
"당연히 처음 본다! 고블린들이 멸종했다고 알려진게 수백년이 지났으니까!"
"뭣?!"
상상을 넘어서는 정보를 알게된 루프스는 그녀에게 더 자세한 정보를 물었다.
"고블린들이 멸종했다고?"
"흡!..."
그가 알지 못했던 사실에 대해서 물어보자 저도 모르게 대답했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다시 입을 닫아버렸다.
"어이! 그게 무슨 말인지 말하라고 하잖아!"
그리고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그녀에게 그게 무슨 말이냐고 계속 닦달을 했지만 그녀는 결국 그에게 정보를 주지 않고 다시 입을 완전히 닫아버렸다.
[엘라
당신을 향한 감정: 원망. 증오. 공포. 당황. 놀람. 주저]
입을 다물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이라도 해보려 했더니 아까와는 감정의 상태가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으음..."
감정 상태를 보면 무언가를 하기 주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황과 놀람의 감정은 우리가 고블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생긴 감정으로 추측된다. 다만 혐오의 감정은 어째서 사라졌는지는 짐작을 할 수 없었다.
'주저하고 있는걸 보면 정보를 알려 줄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것 같은데...'
"칫... 일단 내일 다시 오지 내일은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길 기대하지"
루프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가 있는 움막에서 나와 자신의 움막으로 돌아갔다.
'고블린들이 멸종을 했었다고?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렇게 살아있는데? 어떻게 된거지? 혹시... 우리가 그 동굴에 갇혀있었던 거랑 관련이 있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