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습격자
해가 떠오를 때 움막으로 돌아와 잠이 든 루프스는 다음날 다시 해가 뜰때가 돼서야 일어났다.
"으음..."
그는 잠에서 깨어나고 정신이 들자 전날 자신이 한 일을 생각해냈다.
'내가...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거지?'
루프스가 기억하는 자신은 그런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고블린으로 이 세상에서 깨어났을때 부터 지금까지 전투 이외에 폭력적인 면모를 보이는 일은 없었다. 그는 주변의 상황에 맞춰서 행동해 왔었다. 단지 하나의 무리를 이끄는 입장이 되고는 자신이 생각하고 실천하고만 있었다.
처음 고블린들의 부족에 들어간것도 고블린이 된 지금 같은 편이 되어줄수 있는것이 고블린들 뿐이었기에 그들의 부족에 들어갔다. 그리고 고블린들의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일손 보충을 위해 끌어들인 무리에 속하게 되었다.
랫맨들과의 전투로 하급에 올라간 뒤로는 적대 세력이 사라져 고블린들이 죽는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안전한 상황에 새로 태어나는 고블린들의 수가 늘어나자 급격히 늘어나는 고블린들을 통제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하나의 무리를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전투가 일어나지 않으니 하급으로 올라서는 고블린들이 없어 하급 고블린 하나가 이끄는 무리의 수는 점점 늘어나 오십마리까지 늘어났던 것이다.
그 후에도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고 정찰을 나갔을 때 언데드 무리에 위협을 받자 이끄는 고블린들을 버릴 수 없어서 선두에 서서 언데드들과 싸웠었다. 그리고 동굴 부족의 가까이에 있는 언데드들의 위협을 피해가고 싶었을때도 강제였다지만 자신을 따라나선 고블린들을 위해서 적당히 방어하기 좋고 식량을 구하는 장소와 멀지않은 장소에 그들을 데리고 가서 부족을 세웠다.
그리고 부족과 먼 곳에서 지내던 다른 몬스터들이 부족 인근에서 모습을 드러냈을때는 부족을 지키기 위해서 먼저 그들을 공격했다. 주변의 위협을 없앤 이후에는 많은 전투를 경험하였고 새로 다른 몬스터들과도 대치하면서 전투 경험을 계속 쌓으면서 고블린들은 점점 강해졌을때 자신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는 것은 고블린들의 지휘에 지장이 있을거라 생각해 성장을 위해 트롤들의 사냥에 나섰다.
그 와중에 습격을 당했던 것이고 호신을 위해서 반격을 가해 그 중 일부를 생포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연장으로 전날의 습격대장을 상대로 한 정사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녀에게 그렇게 행동한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랬다면 이전에 오크 등의 몬스터들을 이용해서 독을 실험하는것과 그녀의 동료를 실험체로 사용한다는 발상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문제로 생각한 것은 새로 발생한 특성의 실험을 위해서라지만 그렇게 강제로 정사를 진행한것을 아무런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듯이 행했다는 점이다. 거기에 자신이 그런 일을 행한것에 그다지 죄책감을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그런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는게 충격을 더했다.
특히나 이번에는 인간과 동떨어진 괴물의 외향을 하고 있는 생물을 상대해 온 것과 달리 이번에는 인간과 가까운 외형의 종족을 대상으로 살해를 하고도 아무렇지 않았다는 것까지 깨달아 충격이 더 했다.
'그동안 몬스터들을 대상으로 살해하고 연구를 위한 실험체로 사용한것은 생존을 위해서 그리고 인간과 전혀 다른 외형에 최책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변명을 할 수 있었겠지만 이번에 습격자들은 인간과 닮았음에도 불구하고 살해 하고 특성의 실험을 행했을때는 이미 거의 제압한 상대를 살해했다는 점이랑 그녀를 상대로 강제로 정사를 했을때 내가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는 것이 그런 변명도 못하게 만드는군... 후..."
"그래... 내가 변한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하는건 그만두자... 고블린이 되기 이전의 나처럼 행동했었다면 내가 지금까지 살아있을리가 없을테니 좋게 생각하는게 맞겠지"
그의 생각대로 고블린이 되면서 그가 기억하는 성격과 달라진 원인중 하나는 고블린의 육체다. 고블린은 비록 가장 약한 몬스터 종족중 하나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오는 피해를 그대로 두고 볼 정도로 얌전하지도 않고 피해를 입는다면 그만큼 상대도 피해를 입게해야 한다고 유전자 단계에서부터 생각하는 종족이다. 그리고 그런 고블린들의 습성은 그것이 자신들보다 월등히 강한 종족이던지 자신들과 비슷한 강함을 가지고 있는 종족이던지 어떤 경우에도 수로 밀어붙이는 습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습성은 다양한 고블린들의 행동양식을 낳았다. 고블린들은 항상 자신들의 전멸을 바라지 않아 어린 고블린들과 그들을 돌볼 일부의 어미 고블린들은 항상 숨겨놓는 습성이 있다. 그리고 수로 밀어붙이는 습성은 항상 압도적인 수를 생산해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왕성한 성욕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고블린들의 습성은 고블린의 육체 안에 들어와 있는 루프스에게 영향을 미쳤고 그것이 루프스가 성격이 바뀐것과 같은 현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럼 이제 그때 울렸던 알림을 확인해 봐야 겠군"
루프스가 습격대장과 정사를 진행하는 중에 알림이 울렸었지만 정사에 빠져있던 그는 어차피 그다지 중요치 않은 알림일거라 짐작하고 무시했던 알림들을 확인했다.
[성교 1단계를 습득했습니다.]
[첫 성교입니다. 임신의 확률이 올라갑니다.]
[번식 1단계를 습득했습니다.]
[번식 스킬이 효과를 발휘합니다. 임신의 확률이 올라갑니다.]
[임신이 완료되었습니다. 출산까지 28:10:27]
[임산부의 당신에 대한 감정을 알 수 있습니다. 단, 대상의 이름을 알아야 합니다.]
"... 일단 이름에 대한거라도 좀더 캐낼걸 그랬군"
알림들은 생각보다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보다 한번에 임신이 되는게 가능한 거였나? 확실히 엄청나게 해대긴 했지만..."
루프스는 더 이상의 성교 없이도 이상성욕과 자신의 약체번식의 효과를 알 수 있다는 사실에 묘한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음... 결과를 금방 알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지... 그나저나 과격한 심문은 더 이상 하지 못하겠구만"
거기에 폭력을 동반한 심문을 하더라도 반드시 정보를 발설한다고 보장 할 수도 없다.
"그리고 성교라는 스킬이 생길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리고 번식 스킬은 임신시킬 확률이 늘어난다고? 발동해야 스킬의 효과가 나타나는 스킬도 있는거였나 보군"
두가지의 스킬이 새로 생겨났지만 전투에 도움이 되는 스킬이 아니다 보니 그저 훑어보면서 지나쳤다.
"출산까지의 남은시간은 앞으로 28일인가... 이런 걸 알 수 있는건 꽤나 유용하군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있으면 그 감정도 알 수 있다는 건가? 이것도 잘 사용하면 유용하게 쓸수 있겠는데... 결국 이름을 알아야 한다는게 걸리는군"
정사가 어느정도 진행 되었을때는 루프스도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려 계속 정보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계속 질문했지만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있어 아무런 수확도 없었다.
"그저 형식적으로 물었을 뿐이었는데 정말 중요한 정보가 되버렸군... 이번에 다시 심문할때는 반드시 들어야 하는 정보로 취급해야겠어"
그렇게 상황에 대한 정리를 끝마친 루프스는 다시 심문을 시도하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보니 임신 사실을 알려주면 어떻게 반응하려나? 이번엔 정보를 뱉어낼거란 기대를 하고 갈 수 있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