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전장의 축복(3)
"이상번식하고 단체은닉? 숨어서 수를 늘리는데 딱 좋은 능력인데?"
특히 이상번식의 이종족과의 번식이 가능하다는 점은 경악스러웠다. 지금까지 다른 몬스터들의 암컷을 생포한 적이 없지는 않다. 오크들의 경우는 암컷을 잡는 일이 어째서인지 없었지만 랫맨과 코볼트들과 충돌이 생기면서 두 종족의 암컷들을 포획한적이 있었다. 그리고 고블린들의 수를 늘릴 수 있는지 실험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두 종족의 암컷들이 임신을 한 일은 없었다.
"그런데 이 이상번식은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능력이고"
고블린들의 전투인원은 대체적으로 수컷들이다. 암컷들의 경우 전투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고블린들의 수를 늘리는 역할에 주력하기 때문에 수컷 고블린들이 사냥이나 전투에 나설때 대부분의 암컷 고블린들은 부족에서 대기한다. 그리고 그 순간 부족에 침입자가 나타나 암컷 고블린들이 전멸하는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부족의 주변에는 다양한 함정들이 즐비해있다.
"거기에 이 단체은닉이면... 더 이상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겠군. 일단 종족특성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으로 고유특성을 확인해 봐야지. 이건... 스킬창을 확인해 보면 되나?"
루프스는 고유특성의 확인을 위해서 스킬창을 열었다.
[고유특성
약체번식
스킬
채집 3단계 휴식 4단계 부술 4단계
도축 2단계 길찾기 2단계 지휘 2단계
독제조 2단계 마력운용 5단계]
"약체번식? ...굉장히 쓸데없어 보이는 이름인데... 한번 확인은 해봐야지"
[약체번식 -최상급- ]
'최상급? 이 급수는 정보창에 나오는 등급과 같은건가? 지금까지 고유특성이란걸 얻는 녀석들은 본적이 없으니 상급이 될때 나타나는 것 같은데 최상급이면 상당히 높은거아닌가? 내용은 어떻지?'
[태어나는 자손은 항상 자신보다 약하다. 단 자손과 자신은 한등급의 차이만 나며 그 이상의 차이는 나지 않는다.]
"..."
고유특성의 내용은 상상을 뛰어넘는 정보를 담고 있었다.
"최상급의 등급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이거였나... 약체번식이라는건 나보다 약한 자손만을 태어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군. 그럼 내 자손들은 나보다 한등급이 낮으니까 중급의 고블린들을 양산 할 수 있다는건가? 내가 자손을 만든다면 엄청난 전력이 되겠는데 문제는..."
고유특성은 충분히 좋은 능력이라는걸 실감했다. 하지만 루프스가 지금까지 고블린들과 동침을 해서 자손을 낳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게 문제였다.
"인간으로서의 기억 때문에 아무래도 고블린 암컷들에게는 거부감이 생기는데..."
고블린 암컷이라고 해도 수컷의 고블린과 외모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기억 때문에 인간 기준의 미의식을 가지고 있는 루프스에게는 동침을 생각도 못하게 만들었다.
고블린 자체의 성욕이 강한것은 시간이 날때마다 번식활동에 힘쓰는 다른 고블린들이 그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루프스도 확실히 성욕 자체는 상당하다고 스스로도 느낄정도다. 때문에 암컷 고블린들과 동침을 하지 못해 매일 스스로 처리하는게 고역으로 느껴지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능력이라니 이상번식이라는 종족특성을 얻지 못했다면 쓸모없는 능력으로 끝났을 능력이네"
그의 말대로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 능력이 종족특성의 이상번식과 함께 나타났다는 점이다. 고블린에게 제대로 욕정하지 못하는 루프스에게 이종족과의 번식이 가능하게 해주는 이상번식은 능력을 사용 할 토대가 되어주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후... 그러고보니 이번에 잡아온 습격자들 중에서도 여성체들이 있었지. 거기에 외모도 내 미의식에 알맞는 모습을 하고 있었고... 능력을 썩힐수도 없으니 그 녀석들에게 한번 실험을 해봐야겠군"
습격자들은 판타지에 자주 나오던 엘프들과 거의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에게라면 충분히 그간 처치 곤란이었던 성욕을 풀어낼수도 있을거고 거기에 이상번식과 약체번식의 실험도 동시에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내 특화능력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아봐야겠군"
[1.분신[眞]
분신의 능력을 강화한다. 분신을 3체 만들어낼수 있게 된다. 하나의 분신에 마력부여시 자신의 절반에 달하는 능력을 가진 분신이 만들어진다. 두개의 분신에 부여시 1/4에 달하는 능력을 가진다. 세개의 분신에 부여시 일할의 능력을 가진다.
2. 지형침식
환상의 능력이 주변 지형에 영향을 준다. 초원을 사막으로 사막을 바닷가로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지역의 환경을 바꿀 수 있게 된다. 단 이것 역시 환상이기 때문에 마력을 부여시 미약한 영향을 줄 수 있으나 환상만으로는 지형을 가리는 효과만 있을 뿐이다.
3. 환상강화
능력자체가 강화된다. 자신과 관련된 환상만을 만들던 능력이 타인과 관련된 환상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번에는 이전관는 달리 특화능력에 관해서 알려주는군. 전에는 알려주지 않고 이름만 나와서 곤란했었는데. 으음..."
루프스는 각각 특성들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에 기뻐했지만 동시에 어떤걸 골라야하는지 고민했다.
"분신의 능력을 강화하는건 지금보다 훨씬 유용해질테고 지형침식의 특성은 함정을 만들어내거나 할 때 사용 할 수 있겠지 환상강화도 쓴다면 여기저기 유용하게 쓸 수 있긴 하겠는데..."
이전처럼 아무런 정보도 없이 특성의 이름만 나왔다면 그저 직감따라 고르기 때문에 고르는데 오히려 쉬웠겠지만 능력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되자 각각 경우에 따라 유용해질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에 고민이 끊이지를 않았다.
"...으으으 ...역시 사용해오던 능력을 강화시키는게 좋겠지. 새로운 능력을 얻는다고 해도 그걸 단련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나 전투에 어떻게 써먹을지 고민하는것도 수고스러우니. 그래도 저번에 나왔던 능력이 다시 나온걸 보니 언제가 될지 몰라도 다시 진화 할 수 있다면 그 때 또 고를수도 있을테고"
그렇게 루프스는 새로운 특성으로 기존의 특성을 강화하는 '분신[眞]을 골랐다.
[특성 분신[眞]을 선택했습니다.]
[분신[眞]은 3체의 아무런 힘이 없거나 미약한 힘만을 가진 분신을 만들어내거나 절반에 달하는 힘을 가지는 하나의 분신을 만들어 내는 특성입니다.]
[특화능력: 환상[분신][眞]]
"이제 이번에 얻은 능력에 대한건 정리가 됐고, 그럼 부족이 바뀐다는건 무슨 얘기인지 직접 나가서 확인해 볼까?"
루프스는 그렇게 말하며 움막을 벗어나 밖으로 나왔다.
"음..."
밖으로 나온 루프스의 눈에 보인것은 평소와 크게 다를게 없는 광경이었다. 다만 지금까지와 다른 것이 있다면 고블린들의 이마에 나있는 조그마한 뿔이었다.
"아니... 저거 뿔이긴 한가?"
그의 생각대로 그것은 제대로 뿔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정도로 미약한 마치 일종의 돌기라고 생각될정도로 작은 형체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것들이 꽤나 단단한지 이마의 이질감에 뿔을 돌로치고 있는 고블린들이 있었지만 오히려 돌만 부서져 날 뿐이었다.
"엇?"
"족장. 일어났다!"
"족장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
"족장! 잠꾸러기다. 우리보다 늦게 일어났다!"
고블린들은 움막 밖으로 나와 부족을 둘러보고 있는 루프스를 확인하자 그에게 달려들었다.
"족장! 우리 이상한거 나왔다!"
"일어나니 배가 엄청 고팠다! 식량 많이 줄어버렸다!"
"우리 힘도 조금 늘었다! 들어올리는 짐들이 가볍게 느껴진다!"
고블린들은 루프스에게 오자마자 바로 자신들에게 일어난 변화를 떠들어댔다.
"포로들은 어떻게 됐냐?"
고블린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들이 일어난 것도 자신이 일어나기 하루 정도 전이었던 것 같다. 루프스가 알기에 자신이 3일동안 쓰러져있었으니 고블린들도 2일동안 쓰러져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 당연히 아무것도 먹지 못한 포로들은 힘이 쭉 빠졌는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고블린들은 부족의 변화에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부족의 안에서 볼때는 그다지 변한것은 없었지만 밖으로 나오면 부족의 모습이 희미하게만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호기심 많은 일부 고블린들이 포로들 중 일부를 데리고 밖으로 나와서 확인을 해보니 고블린들은 희미하게라도 부족의 모습이 보이는데 비해서 포로들에게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확인하기도 어려운 아지랑이와도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게 단체은닉!'
그리고 루프스는 그것은 명백하게 새로 작용한 종족특성인 단체은닉의 효과임을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그럼 이상번식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지'
그렇게 의욕을 낸 루프스는 저번에 잡아온 습격자들을 가둬둔 곳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