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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고블린-27화 (27/374)

27화

습격자

모습을 드러낸 자들은 인간과 닮았지만 인간이 아니었다. 긴 귀와 남성체 여성체 할 것 없이 아름다운 외모. 다만 고블린의 기준이 아닌 기억의 기준이라 나타난 이들을 봐도 고블린들은 큰 반응은 없었다.

세 고블린들이 지켜주는 동안 팔에 박힌 화살을 빼내고 마력운용으로 자연치유력을 높혀서 응급처치를 끝내놓았다.

루프스가 그렇게 상처를 어느정도 치료하고 일어나자 그 주변을 지켜주던 고블린들이 앞으로 나서서 습격을 가해온 무리를 상대했다.

챙- 채챙- 챙-

습격자들의 무기와 고블린들의 무기가 서로 부딪치면서 쇳소리를 낸다. 습격자들의 실력이 떨어지는지 숫자가 적은 고블린들과 싸움에도 우세를 점치지 못하고 있었다. 백중세를 유지하는 습격자들과 부하들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던 루프스는 상대의 대장을 견제하면서 마력을 부여한 분신을 고블린들과 합류시켰다. 마력이 부여된 분신은 비록 본체에 비교하면 약하지만 물리력을 발휘 할 수 있는데 그 위력은 최하급의 고블린이 주는 힘과 비슷하다.

고블린들이 그렇게 습격자들과 맞서고 있을 때 루프스는 습격자 무리의 대장과 대치하면서 상대를 관찰하고 있었다. 습격자는 어두운 색의 옷을 입고 머리를 두건으로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손에는 단검을 쥐고 있었고 등에는 활을 메고 허리에는 화살통을 차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습은 습격자들 모두와 공통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이자가 습격자들의 대장이라고 생각한건 다른 습격자들이 고블린들을 공격할때 다른 고블린보다 머리 하나는 큰 루프스가 상처를 어느정도 돌보고 일어나자 그를 견제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루프스가 상대의 모습을 관찰하자 기분이 나빠졌는지 미간을 찌푸리면서 루프스를 향해서 도약했다. 둘다 근접무기를 들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움직이면 서로 무기의 간격에 들어가는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하들이 고블린들과 싸울땐 팽팽했던 싸움이 루프스의 분신에 의해서 점점 밀리는 모습을 보자 초조해져 도약을 해 온 것이다.

탁 탁 타앗!

도약해온 상대는 루프스의 명치를 향해서 단검을 찔러들어왔다.

티잉!

명치를 찔러오는 단검을 루프스는 도끼의 면으로 막아내면서 위로 튕겨냈다. 상대의 가죽은 그리 단단하지 않을거라 짐작 할 수 있던 루프스는 그대로 상대의 목을 치고자 도끼를 찍어냈다.

카가가가각-

목을 향해서 들어오는 도끼를 습격자들의 대장은 단검의 손잡이를 잡고 날의 끝부분의 면을 손바닥으로 받치면서 도끼를 받아냈다. 하지만 도끼를 받아내는데 전력을 다했는지 막아낸 직후 상대는 몸을 비틀거렸다.

비틀거리며 제대로 균형을 못 잡고있는 상대를 보며 루프스는 한쪽 입꼬리만 말아올려 비웃는 표정으로 상대의 다리를 공격했다. 그런데 하필 루프스가 공격한 부위는 어떻게 만든건지 단단한 나무로 감싸여 있어 그의 공격을 막아낼수 있었다.

퍽!

도끼가 나무를 파고드는 둔탁한 소리를 냈지만 겉을 찍었을 뿐 더이상의 피해를 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균형을 잃어가던 상대는 이 공격으로 균형을 완전히 잃어버려 쓰러지고 말았다.

루프스는 균형을 잃은 상대가 아예 일어나지 못하게 하기위해서 쓰러진 상대의 무릎을 발로 힘껏 밟으려했다. 도끼로 내리친다고 해도 정확히 내리치지 않으면 다시 방어구에 막힐게 뻔했기에 발로 무릎을 밟아서 무릎관절을 망가뜨리려 한 것이다. 그리고 성장하면서 강해진 힘은 무릎을 박살내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밟으려는 순간 상대의 모습이 사라졌다.

"엇?!"

그리고 사라졌다 생각했던 상대는 그 자리에서 몇걸음 뒤쪽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모습을 나타낸 상대는 루프스가 당황해하는 사이에 몸을 뒤로 날리면서 재빨리 활을 꺼내 시위에 화살을 재면서 루프스를 조준하고 그대로 쏘았다.

피잉-!

그리고 화살을 쏘자마자 곧바로 나뭇가지로 올라가 나무에서 나무로 도주하면서 다시 활을 쏘기 시작했다.

당황하는 와중에 화살이 날아오자 루프스는 재빨리 몸을 옆으로 날려 피해내고는 상대가 더 멀어지기 전에 따라잡고자 재빨리 뛰어갔다. 뛰면서 슬쩍 고블린들의 상태를 보니 분신이 도움이 되었는지 어느새 승기를 잡아 이미 셋의 습격자가 쓰러지고 일곱만이 있었다. 분신이 없어도 충분하다 판단한 루프스는 은근히 부담이 되던 분신을 되돌리고 습격자들의 대장을 쫓았다.

쫓아오는 루프스를 본 상대는 계속해서 화살을 쏘면서 루프스를 견제했다. 하지만 쏘아진 화살은 모두 휘둘러지는 도끼에 튕겨져 움직임을 조금 저지하는것 말고는 피해를 주지 못했다.

자신의 공격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걸 인지했는지 어느순간 나뭇가지 위에서 멈춰서더니 활을 당겨 가만히 루프스를 겨누고만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대의 모습에 직감적으로 뭔가 위험하다고 느낀 루프스는 그대로 화살의 조준점에서 벗어나고자 나무 뒤로 숨으려 했다. 그리고 그 순간 화살이 쏘아졌다.

쉬익-

쏘아진 화살은 지금까지와 달리 별다른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쏘아진 순간 루프스가 나무의 뒤로 숨어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화살은 마치 쫓아오듯이 루프스를 향했다.

"흡!"

나무 뒤에 숨어있는 자신을 제대로 노리지 못할거라 생각했던 루프스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화살을 보고 놀라면서도 도끼로 쳐냈다. 화살을 쳐내고 상대를 확인하고자 고개를 내밀었을때는 연이어서 또 하나의 화살이 다가오는 중이었다.

티잉!

루프스는 다시 화살을 쳐냈지만 끊이지 않고 화살은 자신에게 쏘아지고 있었다. 계속 오는 화살을 피해 몸을 옮겨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찾아내서 다가오는 화살에 이상함을 느낀 루프스는 순간 이상한 것을 보았다. 화살이 자신과 상관없는 곳으로 나아가다 자신을 향해 방향을 틀어서 오는 모습이었다.

'유도화살?!'

자신을 놓치더라도 다시 쫓아서 오는 화살의 모습은 말그대로 유도화살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루프스가 한번 직접 쳐낸적이 있는 화살이라면 더이상 유도의 기능을 잃는다는 것이었다.

루프스는 유도화살이 자신의 모습을 한 것을 노리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자신을 노리는건지 그도 아니면 가장 많이 움직이는 물체를 노리는건지 알아보기 위해서 바로 옆에 분신을 만들어내 냈다. 그리고 분신을 자신보다 더 많이 움직이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유도화살은 분신은 관심 없다는 듯이 본신만을 노리고 공격해왔다.

'표적은 정확히 나로군. 그런데 어떻게 표적을 정하는 거지? 아니... 지금은 이것보다 저녀석을 어떻게든 하는게 중요하겠군'

일단 분신은 표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낸 루프스는 상대의 모습을 확인하고 최대한 가까이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하면서 공격을 가했다.

유도화살을 쏘는데 집중하던 중 생각지도 못하게 표적이 눈앞에 나타나자 당황해하는 상대를 분신은 그대로 나뭇가지 위에서 밀어 떨어뜨렸다.

바닥에 떨어지면서 화살공격이 중단되자 루프스는 곧장 튀어나가서 상대를 제압했다.

'이녀석은 말이 어느정도 통하겠지. 심문을 하면 그동안 밖으로 나오고 부족했던 여러정보를 알아 낼 수 있겠지'

제압당해 루프스를 노려보는 상대를 생포하자고 생각한 루프스는 그대로 머리를 내리쳐 기절 시켰다. 머리를 내리친다고 곧바로 기절하고 하는게 아니고 내리치는게 너무 세면 죽겠지만 운이좋게도 한방에 기절하였다.

그렇게 적의 대장을 생포한 루프스는 그대로 고블린들이 있던 곳으로 돌아갔고 이곳도 마찬가지로 마무리가 가까워져 서있는것은 여섯이 쓰러진 넷의 습격자와 전원 큰 상처는 없는 셋의 고블린들 뿐이었다. 쓰러진 이들은 죽었는지 피를 흘리며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불에 탄 흔적 오크와 코볼트의 시체들 그리고 죽은 습격자들을 슬금슬금 빨아드리고 있는 늪지의 모습이 보였다.

"하나는 내가 죽여야겠다. 남은 것들은 생포해라"

루프스는 축복의 수치가 거의 충족에 가까워진걸 생각해내고 고블린들에게 명령했다. 그리고 그 말대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습격자들은 하나는 루프스의 손에 죽고 셋은 다른 고블린들에 의해 생포되었다.

그리고 적을 하나 잡은 루프스에게는 기대하던 알림음이 귓가에 울렸다.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등급이 '중급(정예)'가 되었습니다]

[-중요- 안전한 곳에서 정보창을 확인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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