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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고블린-26화 (26/374)

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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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사람들의 뼈라면 여기 이 무기나 방어구는 사람들의 손으로 만들어졌겠군. 그리고 대부분 냉병기인걸 보면 지금은 중세때랑 비슷한 문명을 가지고 있는건가?'

루프스는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물건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물건들은 확실히 오크들이 만들었던 무기들과 비교해서 외견에서부터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오크들이 만든 무기에는 전체적으로 투박하고 거칠다. 반면에 여기있는 무기들은 날은 물론이고 몸체도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다듬어져있다.

"프리트! 파인피! 스콘드! 여기로 와봐라!"

루프스는 질 좋은 무구들을 부락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세 고블린들을 불렀다. 세 고블린들은 지금까지 다뤄온 무구들과 비교해서 화려하고 세련되어보이는 무구들의 모습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여기있는 것들을 무기만 골라서 우리 부족으로 옮긴다! 다 못가져가더라도 최대한으로 가져가야 한다!"

루프스는 고블린들에게 무기를 짊어지고 옮기도록 지시했다.

"일단 가지고 가서 마음에 드는거 하나씩 가져가라"

딱 봐도 지금까지 쓰던 무기들과 그 질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무기를 준다는 말에 세 고블린은 들뜬 표정으로 무기와 방어구들을 짊어졌다.

무기들이 고블린들보다 큰 인간들을 기준으로 만들어져있어 사용하는데 불편이 있긴 하겠지만 지금까지 사용해온 무기들을 생각하면 패널티의 축에도 끼지 못한다.

방어구도 무기들과 함께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고블린들은 옷에 대한 개념도 희박한데다가 고블린들이 입기에는 그 크기가 너무 커서 사용하기가 어렵다.

고블린들이 가지고 갈 수 있는 부피에도 한계가 있어 사용하기 어렵고 부피도 큰 방어구는 내버려두고 무기들만 골라서 가져가기로 결정한것이다.

루프스도 마찬가지로 무기를 옮기기 위해서 하나하나 주워서 모아놓았다. 무기들을 옮기는 데는 트롤들의 가죽을 벗겨내서 사용했다. 옮기다가 날에 베이거나 찔려서 다치면 안돼기 때문에 질겨서 날에 잘리지 않는 트롤의 가죽은 무기의 날을 감싸기에 제격이었다.

그렇게 루프스 일행은 트롤 사냥을 끝내고 부족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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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루프스는 무기들을 분배하고 자신의 몫으로 가져온 도끼를 보면서 고민에 잠겨있다.

'이렇게 많은 무기가 있다는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왔었다는 건데... 문제는 트롤 넷이서 사는 동굴안에서 이만한 수의 사체와 무기들이 있었다는건데...'

아무리 트롤이 강하다고 해도 수로 밀어붙이는 인간들을 이기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트롤의 둥지에 그렇게 많은 수의 인골들이 쌓이는 것에는 몇가지의 경우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첫째로는 인간들이 트롤의 둥지를 알아내고 사냥을 위해서 나섰다가 오히려 트롤에게 죽는 것이 반복되었던 경우다. 하지만 트롤을 잡겠다고 하는 자들이 트롤의 강함을 모르고 있을리는 없으니 그렇게 많은 수가 죽어있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둘째로는 트롤들이 밖에서 인간들을 찾아내서 사냥하고 그대로 끌고 온 경우다. 하지만 이것도 문제가 되는 것은 그렇게 많은 무기들이 있다는 점이 의아하다. 트롤을 상대해보니 그들이 무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걸로 보아 무기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무기가 쌓여있다는 것은 시체를 가져오면서 같이 끌려왔다고 해도 그 양이 너무 많다.

마지막으로는 그 동굴에 트롤들 보다 인간들이 먼저 자리잡고 있었을 경우다. 루프스는 개인적으로 이것이 가장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인간들이 있다면 적어도 트롤의 영역 바깥에 있을텐데 안쪽으로 들어와서 고블린들의 영역과 가까운곳까지 깊숙이 들어온 실력자들이 그렇게 몰살당한 것이다. 그것은 그 좁은 동굴에서 트롤을 만나 제대로 협공하지 못하는 환경에 트롤들을 이기지 못한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이 때도 문제가 있는것이 인간들이 이곳까지 들어온 이유가 무엇인가다.

'여기까지 들어와서 얻을 수 있는게 있다는 이야기거나 들어올수 밖에 없는 문제가 있었다던가 정도인가... 아니면 내가 예상하지 못할 일이 있던것인지도 모르지 여기의 인간들의 삶 같은건 전혀 모르니까'

루프스는 더 고민 할 필요가 없다 생각하고 이 주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뭐가 있었는지는 트롤들을 사냥하다 보면 알 수도 있을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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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도 루프스는 세 고블린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트롤을 사냥하러 영역을 넘나들었다. 처음 방심했다가 입은 상처들은 몇일을 쉬니 완치가 되서 신체적으로 무리는 없었다.

트롤들을 사냥하면서 이전처럼 인간들의 흔적이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간혹 트롤의 둥지에 인간으로 보이는 해골들이 발견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인간과 비슷한 해골들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만 아주 다른것은 아니기에 처음엔 인간의 해골로 알고 있었지만 귀 부분이라거나 몇몇부분이 미묘하게 돌출되거나 들어가있고 전체적으로 얇은 인상을 주는 해골들이 있었다.

루프스는 직감적으로 이 해골의 종족이 인간들이 안쪽까지 들어오게하는 원인이라고 짐작했다. 그리고 그 정체를 알게 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프리트!"

"가라앉아!"

루프스 일행은 능숙하게 트롤을 사냥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트롤을 잡아온 경험이 헛되지 않았는지 트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당하고있었다. 처음 시작할때에 비해서 트롤에 대해 알게된것도 있지만 트롤을 잡으면 잡을수록 그 신체능력이 늘어난것도 이렇게 능숙하게 사냥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퍽!

루프스의 도끼가 발버둥치고 있는 트롤의 몸을 내리쳤다. 이전이라면 질긴 가죽 때문에 여러번 내리쳐야 제대로된 피해를 줄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이 한번의 내리침으로 충분한 피해를 줄 수 있게 되었다.

"찔러넣어!"

푹! 푹! 푹!

트롤에게는 독이 직접 신체 내부에 주입해야 어느정도 효과가 있어 불편하였다. 그래서 루프스 일행은 트롤에게 제대로 통하게 할 수 있는 독을 트롤에게 직접 실험하며 함께 개발하였다. 그리고 직접 체내에 주입해야 하는건 같지만 그 효과가 강력한 독을 개발해 낼 수 있었다.

"꾸워엉-"

독을 주입당한 트롤은 온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감각에 비명을 질렀다. 강화된 독은 주입된 부위만을 마비시켰던 개발 이전과는 달리 순식간에 온몸에 퍼져 트롤을 완전히 마비시켜버렸다.

퍽! 퍽!

완전히 마비된 트롤은 목을 내리치는 루프스의 도끼를 느끼면서 죽음의 공포에 떨 수 밖에 없었다. 독에 당한 트롤은 가만히 내버려둬도 마비독이 심장까지 마비시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심정지까지 가기에는 몸을 순식간에 마비시키는 것에 반해 시간이 오래걸린다. 보다 많은 트롤을 사냥하고자 하는 루프스 일행은 트롤이 죽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직접 목을 잘라 죽이는 것을 선택하였다.

"키이-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돌아갈 준비를-!"

피잉- 푹!

"크윽-!"

하루의 마지막 트롤 사냥을 끝내고 돌아가려 긴장을 푼 루프스를 향해서 화살이 날아와 박혔다.

"캬악! 누구냐!"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한 루프스 일행은 다친 루프스를 감싸고 주변을 경계했다. 화살을 날린 정체불명의 존재는 경계하는 고블린들에 아랑곳 않고 계속해서 화살을 날렸다.

챙! 팅! 팅! 탁! 팅!

화살은 고블린들을 노리고 쏘아졌지만 경계하고 있던 고블린들은 어렵지 않게 화살을 처낼수 있었다.

계속 화살을 날려도 고블린들이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고 계속 처내고 가지고 있던 화살도 전부 소모되자 숨어서 그들을 노리던 이들이 근접전으로 상대하기 위해서인지 근접무기를 손에 쥐어들고 그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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