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오크
"뀌이이익!"
온몸에 피를 흘리는 오크의 목에 도끼를 박아넣자 오크가 죽어 쓰러졌다. 죽은 오크의 주변은 어느새 다가온 고블린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루프스는 죽은 오크에게 다가가 그 손에 들려있는 무기를 회수했고 다른 고블린들이 오크를 짊어지고 부족으로 돌아갔다.
어느새 오크들과의 분쟁을 시작한지 한달의 시간이 지나갔다. 그 사이에 오크들은 고블린들의 영역에 인접한 곳에서 활동지역까지 물러났다.
거기에 오크들의 철제 무기를 약탈했다. 약탈한 무기들은 기본적으로 고블린들이 이용하는 무기보다 컸다. 이에 고블린들은 무기들을 나무와 연결시켜 날 부분에 독을 묻혀 마치 창처럼 사용했다.
그리고 한등급 위의 몬스터들과 싸워서 그런지 셋의 하급 고블린 이후로 새로 하급으로 올라오는 고블린이 하나 둘 나왔다. 지금은 본래 루프스의 휘하에 있던 열의 고블린 모두 하급 고블린이 되었고 최근 정예로 올라선 고블린들 중에서도 다섯이 하급 고블린이 되었다.
다행히 측근이라고 할 수 있던 열의 고블린들은 전부 루프스를 따르고 있었다. 문제는 이들을 제외한 이번에 하급 고블린이 된 다섯의 고블린이다.
루프스는 기본적으로 다른 고블린들에 비하면 지능이 높다. 딱히 루프스가 머리가 똑똑해서 그런것이 아니다. 단지 다른 고블린들의 지능이 떨어지기에 상대적으로 인간으로서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루프스의 지능이 높은 것이다. 그리고 루프스 휘하의 고블린들은 그동안 루프스를 겪으면서 이를 인정하고 있기에 루프스를 족장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일반적인 하급 고블린이 족장을 맡았다면 지금쯤 부족은 없어져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를 실감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의 부족 상황과 관련이 있다. 바로 얼마전 돌발사태로 늑대와 오크들의 영역이 점차 넓혀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먼저 부족에 가까이 왔던 늑대들의 경우 루프스가 단번에 늑대 대장과 그 새끼들이 계속 태어나던 서식처를 밀어버리면서 늑대들의 전력에 문제가 생겼다. 새로 태어나고 자라난 늑대가 없어져 숲에서 계속 사냥된 늑대들은 그 수가 늘어나질 못해서 금세 전멸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서식처를 찾고 단번에 밀어버린건 루프스였다.
그리고 어떻게 늑대들은 이겨낸다고 하더라도 오크들의 경우는 그 어떤 방책도 세우지 못하고 충돌해서 결국 이곳에 부족을 세운 모든 고블린들은 전멸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최하급과 하급의 몬스터는 큰 차이가 있어 어지간한 방법으로는 이겨낼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프스는 이 또한 주변에 나있는 못먹고 내버려 두기만 했던 독초들을 이용해서 오크들을 이겨 낼 방도를 마련해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차분히 오크들의 수를 줄이고 고블린들은 축복을 받아 더욱 강해지게 하고 있다.
만일 루프스가 없었다면 늑대들이 수를 늘리며 영역을 점차 확장하면서 계속 싸우다가 오크들에게 세력을 확장시킬수 있는 시간을 줘버렸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 둘 보다 기본적으로 강했던 오크들에게 완전히 전멸되었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본능적으로 어느정도 알아채고 루프스에게 붙은것이 열의 하급 고블린들이었다. 그리고 남은 다섯의 고블린들은 이런 사실은 짐작도 못하고 그저 본능대로 욕심대로 자신이 족장이 되고 싶은 마음 뿐으로 루프스에게 슬금슬금 대항하려 고블린들을 포섭하고 있었다.
점점 자신을 따르는 고블린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루프스는 정보창을 통해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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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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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된 부하 4,251명]
지도자 창에 등록되는 부하들은 기본적으로 어린 고블린들은 제외된 성체 고블린들이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 있는 고블린들은 처음보다 오히려 많은 5,500마리가 된다. 그동안 전투로 죽은 고블린들도 꽤 되지만 그동안 태어나고 성체가 된 고블린들덕에 처음 5,000마리 정도의 고블린들은 더 늘어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지도자 창에 등록된 부하는 사천이 좀 넘는 수로 일천이 넘는 부하들이 등록이 되지 못하고 있다. 성체 고블린 중에 등록에서 처음으로 빠진 고블린들은 다섯의 하급 고블린들이었다. 그리고 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포섭을 진행하고 있는지 날이 지날수록 등록되있는 고블린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크흐... 이 건방진 놈들!"
"대장! 이놈들 때려 죽이면 안되나?"
"맞다! 죽이면 간단하다!"
"얘네 적이다! 그럼 적은 죽여야 한다!"
"키히히, 오크 시체와 이놈들 시체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대장"
루프스를 따르는 고블린들에겐 이들의 적의어린 행동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으니 이들을 죽이자는게 이들의 의견이었다.
"아니다! 내버려 둬라. 지금 당장은 오크들과 싸울수 있는 전력이 하나라도 많은게 중요하다. 그리고 이들은 어차피 내가 더 강해지면 대들지 못할거다. 기다려라 이제 곧이다!"
루프스도 마음에 들지 않는건 마찬가지다. 어차피 지금 당장은 축복을 부여해 줄 수 없기는 하지만 줄 수 있다고 해도 안하려고 한것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고블린은 자신보다 약한자는 따르지 않는다. 고블린의 습성중에서도 상당히 위에있는 습성이다. 실제로 다른 열의 고블린들이 여러 이유로 당장은 루프스를 따르고있지만 루프스가 이들보다 등급이 하나이상 차이난다면 이들은 루프스를 따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다섯은 같은 등급에 왔으니 이제 자신들이 이길거라는 자만심에 따르지 않는 것이다.
부족 내의 강자들에 의한 내분을 종식시키는 방안은 매우 간단하다. 그저 루프스가 지금보다 강해지면 되는것이다. 그리고 루프스가 강해지기까지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이름: 루프스 종족: 고블린
등급: 하급
특화능력: 환상
전장의 축복까지: 98%]
이제 하나에서 둘의 오크를 잡으면 루프스는 전장의 축복을 받아 한 등급 위에 이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이전 족장과 같은 등급에 올라설수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하급의 고블린들이 얼마가 되어도 그들의 복종을 받아 낼수 있다.
"날이 밝는대로 바로 오크들을 사냥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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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날이 밝아오자 바로 전날 루프스가 선언한대로 오크들을 사냥하러 나섰다. 이제는 무리 대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하급 고블린의 수가 늘어나면서 루프스를 따라서 나서는 고블린의 수도 처음에 비하면 줄어들었다. 더 많은 오크들을 잡아내려 더 잘게 무리를 쪼갰기 때문이다.
그렇게 루프스가 무리를 이끌고 다시 이전 활동지역으로 향했다.
활동지역에 도착하고 얼마 후 오크 두마리가 서로 붙어다니는 것을 확인했다. 루프스는 이전처럼 오크들을 기습했다. 하지만 기습에 대비해 경계하고 있던 오크들은 당황하지 않고 루프스의 공격을 막아갔다. 숨어있던 고블린들은 루프스가 비록 밀리고는 있지만 오크들의 발목을 잡아두고 있자 오크들의 뒤로 돌아갔고 곧장 오크들을 향해서 가죽주머니를 던졌다.
루프스는 곧 자신이 있는 방향으로 날아오는 가죽주머니를 확인하고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펑!
루프스가 물러나고 곧 바닥에 떨어진 가죽주머니는 안에 있던 가루를 퍼트리면서 터져버렸다. 오크들도 이제는 고블린들이 독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뒤에서 날아오는 주머니를 인식하지 못해 순식간에 독을 뒤집어 씌이고 말았다.
"구헤헤헥!"
"크워어헉!"
오크들을 덮친 독은 처음 오크들을 상대할때 사용했던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독이었다. 비록 오래가지는 못하더라도 온몸에서 일어나는 가려움에 오크들은 주의가 흐트러졌다. 그리고 그 틈을 이용해서 바로 루프스가 도망가지 못하게 오크들의 다리를 연속해서 내리찍었다.
가려움 독에는 감각을 약하게 하는 미비한 마비독도 섞여있어 오크들은 어느새 자신들의 다리가 부러지고 있는걸 알아채는게 늦었다. 다리가 부러져 기동성을 잃어버린 오크들은 도망치지도 루프스의 공격을 피하는것도 힘들어졌다. 그리고 루프스도 그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곧장 오크들의 머리를 내리 찍고 있었고 어느새 오크들을 둘러싼 고블린들도 오크들을 향해 들고있던 창을 찔러넣었고 곧 오크들은 절명하고 말았다.
그리고 두마리의 오크를 고블린들과 잡아내자 드디어 루프스에게 알림이 울렸다.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등급이 '하급(정예)'가 되었습니다]
[전투가 끝난 후 정보창을 확인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