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오크
루프스는 지금 당장은 오크들과 싸운다고 해도 승산이 전혀 없음을 인정했다.
루프스는 고블린들에게 오크들이 발견된 방향으로는 정찰 이외로는 가지못하도록 막았다. 그리고 늑대들과의 싸움으로 정예가 된 고블린들 일부를 오크들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보내 놓았다. 그 후 고블린들과 함께 본래는 늑대들이 있던 하지만 지금은 텅 빈 영역인 산으로 들어갔다.
"오크들에 대해서 결론이 날 때까지는 이곳에서 채집과 사냥활동을 해라!"
루프스는 그렇게 고블린들에게 일러놓고는 본인도 생산활동을 위해 무리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리고 평소대로 채집 스킬의 간략한 정보를 확인하며 채집을 이어갔다.
-식용식물
-유독식물
-식용식물
.
.
.
-유독식물
-유독식물
-식용식물
평소대로 유독식물을 피해 식용식물을 채집하던 중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판타지 소설이나 만화에서 자주나오는 고블린들은 몸에서 독을 만들어내거나 독초를 잘 사용하던데, 내가 고블린인데도 그러는걸 별로 보지 못했네...덕분에 독초를 고를수가 없어서 처음에 꽤나 곤란했었는데'
초기의 부족이 지어질때는 가지고 온 식량이 거의 떨어져가면서 새로운 식량을 구해야만 했다. 물은 바로 옆에 강이 있기도 했고 강에서 퍼올리는 물에도 딱히 문제가 없었다. 고기의 경우에도 독을 가지고 있는 동물도 주변에는 없었다. 하지만 고기만으로 배를 체우는것은 양적인 의미에서 부족했다. 그래서 식물들을 채집해야 했는데 초기에는 주변의 식물들 대부분이 처음보는 식물들이라는것이 문제였다. 동굴에서 지낼때처럼 아무생각없이 식물들을 따서 가져오고 하다보니 독초를 먹고 쓰러져버리는 고블린이 속출했었다. 다행히 그리 강한 독은 아니었는지 며칠 끙끙 앓더니 다들 털고 일어날수 있었다.
이후 또다른 독초들을 먹을뻔 하긴 했지만 루프스가 마침 채집이 3단계로 올라서면서 더이상 독초로 고생 할 일은 없었다.
'매체속 고블린과 내가 겪는 고블린의 공통점은 최약체 몬스터중 하나라는 것과 엄청난 성욕뿐이네'
루프스가 인간으로서 기억하는 고블린은 최약체에 속하다는것 그리고 독을 이용하거나 아예 독을 생산하는 신체기관이 있다는것 그리고 교활하다는 것과 성욕이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겪고있는 고블린은 오랜시간 동굴에서만 생활해와서 그런지 여러모로 달랐다.
독을 이용하기는 커녕 독이라는 개념 자체를 잘 몰라했다. 실제로 고블린들이 독으로 쓰러졌을때도 왜 쓰러졌는지를 몰라 우왕좌왕 했다. 그리고 대다수의 고블린들은 그다지 교활하지도 않았다. 지능수준이 아주 낮진 않았지만 기껏해야 어린애들과 비슷했다.개중에 좀 나은 고블린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가 이에 속했다.
다만 약하다는 것과 성욕이 강한것에는 이견의 여지는 없었다. 일단 정보창에 나오는 등급도 최하급으로 나타나는 것도 있으며 몇종의 몬스터들을 만났지만 고블린보다 떨어진다고 할 수 있는 몬스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성욕의 경우에는 일하는 시간 자는 시간 밥먹는 시간을 빼면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을 성관계로 보낸다는 점만 봐도 알수있다.
루프스가 그렇게 열매나 버섯 따위를 채집하면서 시답지않은 생각을하였다.
그렇게 별의미없는 생각을 이어가다 문득 생각했다.
'고블린은 독을 쓴다? 확실히 저번에 단체로 잘못먹어서 쓰러졌을때 나도 속이 제법 안좋았었으니 하급의 몬스터에게도 약간이나마 피해를 줄 수 있단건데... 독에 대해서 연구한다면 오크들을 이길수 있는 방법이 생기지 않을까?'
실제로 독에 많은 고블린들이 쓰러졌던 당시에 부족장인 루프스까지 같이 쓰러져 문제가 됐었다. 다행히 루프스의 경우는 반나절만에 회복 할 수 있어 큰 문제로 번지지는 않았다.
다만 독초의 독이 제법 강했는지 당시의 루프스는 복통에 설사에 열까지 올라오는 등의 증상이 일어났었다. 독에의한 증상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지만 이후 탈진증세가 일어나면서 몸을 완전히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렸었다.
'그때의 독초는 이 근방에 잔뜩 널려있으니 찾기 어렵지도 않겠고 이걸 연구해서 오크든 아님 새로운 적이되든 적들의 힘을 빼는데는 제격이겠지'
그렇게 루프스는 마침 보이는 복통, 설사를 유발했던 독초의 잎파리를 보면서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독초가 있겠고 그것들도 같이 연구한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겠지'
그렇게 루프스는 식용실물과 유독식물을 각각 구분해서 들고 고블린들과 부족으로 돌아왔다.
///
루프스는 먼저 어떤 식물에 어떤 독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고블린들을 시켜서 동물들을 산채로 잡아오도록 시켰다.
잡혀온 동물들에게는 다양한 종류의 독초를 사용해서 반응을 살펴봤다. 확실히 이미 경험했던 독초는 다른 동물들에게도 같은 증상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외에도 시력을 잃게하는 독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독, 동물들이 피를토하고 죽어가게하는 독 등의 다양한 독이 있었다. 그리고 개중에는 같은 종류의 독이지만 그 강약이 다른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렇게 독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낸 이후로는 독초를 직접 먹는것 이외의 방법으로 중독시키는 방법을 연구했다. 가장 처음 확인한 것은 식물을 직접 짜내서 즙으로 만들어 즙이 접촉된 부분에 변화가 있는지였다. 그리고 태워서 나는 연기에 중독이 되는지, 독초의 가루와 섞인 물을 마시면 중독이 되는지, 가루를 날려서 흡입하게 하면 중독이 되는지 등의 다양한 방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독과 독을 섞을 경우 증상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얼마나 강력해졌는지 어떤식으로 중독시키는게 효율적인지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독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처음엔 생포해온 동물들을 이용해서 이후에는 고블린들을 시켜서 야생의 동물에게 사용하게 해보는 방법 동물들이 마시는 샘물에 독을 풀어놓아서 반응을 확인하는 등의 방법이 주로 이용되었다.
그리고 몬스터에게도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아직 영역의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는 늑대들을 잡아와서 실험하였다. 그리고 개중에서도 늑대들로는 감당 할 수 없는 독의 경우는 루프스가 직접 나서서 오크를 상대하고 그 외의 고블린이 오크에게 독을 묻힌 날카로운 돌로 찔러 그 효과를 확인했다.
확실히 이야기들이 아주 잘못된것은 아니었는지 독에 대해서 연구하고 독을 이용한 무기를 사용하기 시작하자 고블린들은 아주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루프스가 독에대해서 연구를 시작할때 고블린들도 따라서 연구를 하였다. 본인들이 생포해온 동물들을 이용하고 루프스가 쥐어주는 독을 각자가 다른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상대에게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해서 사용했다.
그렇게 독을 연구하자 루프스는 [독 제조]라는 스킬을 얻을 수 있었다. 독에 관련된 스킬이 생성되자 독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되었다.
그리고 연구를 진행하면서 간혹 연구를 진행하던 고블린이 직접 독에 중독되는 경우도 생겼다. 그 영향이 약한 독에 중독당한 경우는 몇일 쉬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강력한 독에 당할경우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죽음에 이를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죽는 고블린이 있었다.
이에 루프스와 고블린들은 독을 연구하면서 독에대한 해독제도 같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루프스에게 독 제조 스킬이 생성되면서 어느정도 독의 지식에 대해서 쌓인만큼 반대로 해독에 대한 지식도 같이 형성되어 이미 만들어낸 독의 해독제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오크들을 상대하기 위한 독들을 계속해서 만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이제 어느정도 오크들을 상대 할 자신이 루프스와 고블린들에게 생겼다.
그리고 그 무렵 오크들도 점점 영역을 넓혀 어느새 고블린들의 부족이 있는 영역과 어느정도 겹쳐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