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하급 몬스터
루프스가 부족을 차리고 수개월의 시간이 흐르자 부족의 거주지는 어느정도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고블린들이 지낼 움막들이 완성이 되었다. 그리고 식량을 보관하기 위해서 중앙부분에 루프스의 움막과 함께 식량보관용 움막을 지었다. 그리고 돌을 이용해 나무나 돌따위를 파내어서 물을 보관하기 위한 물통들도 제작해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머물게 된 골짜기의 주변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근처에 서식하고 있기는 했지만 골짜기까지 내려오지는 않던 늑대들이 간간히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식량 채집을 위해서 나가보면 낯선 발자국들을 발견 할 때가 잦아졌다.
"처음 자리 잡았을때랑 상황이 점점 달라지는군. 단순히 우리가 여기에 자리잡았다고 이러진 않겠고, 우리들이 여기저기 자리잡으면서 주변에 변화가 생기는 건가?"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는 점점 가속화 되기 시작해서 간간히 나타나던 늑대들은 더 자주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한번은 발자국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몬스터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상대는 고블린보다 훨씬 큰 덩치에 들창코를 하고있는 녹색피부의 괴인으로 온몸이 근육질로 되어있었다. 지금 당장 고블린들이 상대하기에는 무리라 생각해 일단 적의 모습만 확인한것에 만족하고 물러났다.
하지만 고블린들의 거주지로는 계속해서 늑대들이 습격해왔고 처음보는 몬스터의 출현 빈도도 늘어나기 시작헸다.
"요즘 늑대들이 부족 근처에 너무 많이 나타나는군. 부족 주변에 녀석들을 대비해서 함정을 깔아라!"
루프스는 이들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준비를 시작했다. 시작은 부족의 여기저기에 함정을 준비해 두는 것이었다.
"알겠다. 대장"
"바보, 대장이 아니라 이제는 족장이다!"
"어떻게 해야하냐?"
"대충 구멍이나 파두면 되지 않겠냐?"
고블린들은 루프스의 지시에 서로 협력해서 함정들을 만들어냈다. 함정이라고 해도 간단한 구덩이 함정에 갑작스런 침입에 대비하기 위한 알람 함정들을 만들어 놓았다. 그렇게 대비를 끝낸 루프스는 본격적인 사냥에 나섰다. 양쪽 모두 현재 부족에 위협적인것이 사실이지만 먼저 만만한 늑대들 부터 상대할 결심을 하고 늑대들의 본거지를 찾아 나섰다.
지금까지 확인한 늑대들은 모두 제각각 떨어져서 소규모의 무리만을 짓고 있는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비슷한 지형에 늑대들이 나타나는것은 늑대들이 특정한 곳에 서식해서 계속 개체수를 늘리고 있기에 그런것이라는 짐작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늑대들의 본거지를 찾아나선지 이틀 하고도 반나절만에 찾아낼 수 있었다.
늑대들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장소는 온통 넓적한 돌들만 있는 넓은 공터였다. 경사진 공터에 커다란 바위들이 여기저기에 있어 늑대들의 쉼터가 되어주고 있었다.그리고 바위들 중에서도 특히 돌출되어있어 그늘까지 만들어진 자리에는 늑대무리의 우두머리로 생각되는 늑대가 여러 늑대와 함께 잠을 청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늑대들을 확인하고 이곳이 본거지라는 것에 확신을 가졌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바로 늑대들이 생각보다 개체수가 많다는 것이다. 늑대들이 항상 소규모 무리로 떨어져 있는 모습만을 확인해 왔기에 이번에도 많아야 백마리가 되려나 하고 찾아왔지만 이곳엔 족히 고블린들의 수와 비슷한 수의 늑대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고블린들과 늑대들의 신체능력을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모든 고블린들이 늑대들에게 쳐들어간다 하더라도 순식간에 전멸 할 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을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언젠가 고블린 부족이 완전히 쓸려 나갈 것이라는 걸 바로 이해 할 수 있었기에 전원이 어떻게 해야 저들과 제대로 대적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작전을 세워야 했다.
"늑대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은데... 우선 외곽에서부터 조금씩 갉아야겠어.
바깥쪽에 있는 늑대들부터 돌을 던져 자극을 줘라. 그러면 이쪽에 관심을 갔고 다가올거야, 그때 공격해라"
다행히 늑대들은 자신들이 갑작스레 습격 받을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는지 한껏 늘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에 루프스는 이 늑대들이 최대한 늦개 알아채게 조심하며 미세한 자극만 주어 가까이 있는 늑대만 관심을 가지게 조심했다. 그렇게 외곽에서부터 늑대를 멀리 꼬여내서 기습을 가하는 방식으로 하나씩 쳐냈다. 그리고 늑대들이 퍼지는 혈향에 반응하지 않도록 죽은 늑대들을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밀어넣고 그 위에 풀을 엮어 만들어낸 지붕을 덮어 흔적을 지웠다.
그렇게 이십에서 삼십마리 정도의 수를 잡자 늑대들도 이상을 알아채고 반응을 하기 시작했다. 늑대들이 다수로 몰려서 주변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늑대들이 수상한 조짐을 보이자 고블린들은 늑대들의 시체를 밀어넣었던 구덩이를 흙으로 매워 흔적을 지우고 곧바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 늑대들을 피해서 부족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부족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부터는 싸울수 있는 모든 고블린들을 열에서 스물정도를 뭉치게 했다. 뭉쳐놓은 모든 고블린들은 늑대들과 싸워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늑대들의 본거지인 서식처도 미리 얘기하였다. 그렇게 모든 고블린은 각각 퍼져서 늑대들에게 최대한 들키지 않게 늑대들의 서식처 근처에 모이기로 하고 흩어졌다.
그렇게 루프스도 자신의 심복이라고 할 수있는 기존의 무리에 있던 열마리의 고블린들을 데리고 모이기로 한 장소로 향했다.
"전부 도착했냐?"
"대장, 중간에 늑대 놈들을 여러번 만나서 다 피하지 못해 피해가 좀 있었다. 놈들이 전에 비해 너무 자주 보이게 됐다"
"우리도 놈들과 싸워서 피해가 생겼다"
고블린들과의 합류지점에 도착하자 늑대들과 조우해 전투가 있었던 고블린들이 생각보다 많아 삼분지 일의 고블린들이 지쳐있었고 개중에는 출발했을때의 수에서 줄어든 무리도 있었다.
"먼저 놈들과 싸운녀석들은 이곳에서 모여 쉬고 있어라, 늑대들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해라. 지치지 않은 녀석들은 놈들과 싸우러 간다. 그리고 이곳에서 쉬고있는 녀석들과 교대로 돌아가면서 놈들에게 피해를 누적시키는게 목표다"
그렇게 고블린들에게 임무를 전달하고 지치지 않은 고블린들과 늑대들의 서식처로 향했다.
합류지점에서 늑대들의 서식처로 향하는 짧은거리는 생각보다 길었다. 전과는 달리 이곳저곳에 늑대들이 퍼져서 정찰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대로는 어찌되든 늑대들과 싸우게 된다고 루프스는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고블린들을 두고 먼저 루프스가 홀로 늑대들의 서식처로 달려가 상황을 확인했다.
늑대들의 서식처로 달려간 루프스는 서식처에는 전날보다 확연하게 늑대들의 수가 줄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늑대 우두머리와 전날의 4분지1도 되지 않는 수의 늑대들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서식처의 상황을 확인하자마자 루프스는 바로 고블린들이 숨어있는 지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대기하고 있던 고블린들과 함께 주변의 정찰을 하고 있는 늑대들 부터 상대해 각개격파로 상대의 수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먼저 나타나는 늑대놈들 부터 상대한다"
직후 늑대들이 무리를 지어서 나타나자 곧바로 고블린들이 기습을해 늑대들을 순식간에 몰아쳐서 잡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고블린들은 한 무리는 싸우고 한 무리는 쉬면서 늑대들을 상대했다.
늑대들을 계속해서 그 수를 줄이자 늑대들은 점점 서로 뭉쳐갔다. 하지만 늑대들이 줄어가면 갈수록 점점 사라지는 동족들을 알아챘는지 늑대들은 뭉쳐있는 수를 점점 늘려갔고 늑대들을 대부분 잡았을 때는 늑대들이 이십마리가 넘도록 뭉쳐다녀 더이상 기습으로 순식간에 잡을 수 있는 수를 넘어갔다. 하지만 그만큼 늑대들의 수는 확연히 줄었고 그때부터는 고블린들도 기습을 멈추진 않았지만 늑대들에게 들키는걸 조심하지 않았다.
그렇게 밖에 나와있는 늑대들을 처치 할 수 있었고 늑대들은 거의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고서야 늑대무리의 대장이 루프스와 대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