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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321화 (321/351)

321화.  < 타노로스의 습격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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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태수는 신기한 표정으로 자신의 양 손을 들여다봤다.

시스템을 이용한 영역화는 정말로 신기했다.

마치 이 도시 전체를 양 손에 쥐고 주무르는 듯한 감각이었다.

도시 전체를 한눈에 확인할 수도 있었고, 세부적으로 들어가 바닥에 떨어진 흙 알갱이 하나를 인식할 수도 있었다.

아니, 그 흙의 구성 성분까지 분석해냈다.

그걸 원하는 모든 곳에서 할 수 있었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이런 것이 신이 느끼는 감각일까?

반태수가 생소한 감각에 잠겨 있을 때, 근처에 있던 데드릭 벨크리스와 살라자 샤마쉬는 굉장히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거 …… 심상치 않은데?”

“그러게 말입니다. 저거 다 자주포죠? 장갑차랑.”

“아직도 하늘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더럽게 많이도 떨어진다. 그리고 땅에 착지하는 족족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꽝! 꽝! 꽝! 꽝!

포격 소리가 끊임없이 울린다.

하지만 도시에 타격은 전혀 없었다.

포탄에 딱 맞는 실드가 나타나 날아오는 족족 막아내고 있었으니까.

그 모습을 같이 보고 있던 반태수가 말했다.

“전투기도 하늘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뭐?”

두 사람은 후다닥 달려가 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호텔 옥상으로 올라갔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정말로 새까만 점들이 우수수 쏟아지고 있었다.

그 점 하나하나가 전부 전투기였다.

상부 도시 곳곳에서 붉은 빛 덩어리가 쏟아지는 전투기들을 향해 빠르게 쏘아져 나갔다.

마치 기관총을 쏘는 듯했다.

꽈과과과과과과광!

붉은 빛 덩어리에 맞은 전투기는 그대로 폭발했다. 무수한 전투기들이 화염에 휩싸여 추락했다.

상부 도시는 물론이고 하부 도시 쪽에도 화염에 휩싸인 전투기들이 마구 추락했다.

그리고 실드가 펼쳐졌다.

펑! 펑! 펑!

실드에 부딪힌 전투기들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 잔해가 실드를 타고 아래로 떨어져도 문제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전투기 잔해들은 실드를 벗어나기 전에 강한 에너지에 노출되어 증발해 버렸으니까.

반태수는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감탄했다.

이 모든 방어가 시스템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중이었다.

물론 시스템이 직접 하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의 힘을 이용해 방어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상당히 정교하고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반태수가 보기에 방어 체계에는 한계가 있었다.

만일 타노로스가 물량을 더 늘리면, 분명히 구멍이 뚫릴 것이다.

“영감님, 우리도 슬슬 시작하죠.”

“음…… 그러긴 해야 하는데…… 저것들을 상대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상대는 전투기다. 그럼 이쪽도 전투기가 있어야 뭐든 해보지 않겠는가.

“이 도시에도 전투기 있다면서요. 저건 그냥 전투기나 전투 비행선한테 맡겨요. 영감님은 저기 저놈들을 상대해야죠.”

반태수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바라본 데드릭 벨크리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저것들은 또 뭐야?”

자주포와 장갑차 사이로 뛰어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무시무시한 속도였다.

장갑차와 자주포를 순식간에 앞질러 도시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저놈들이 도시에 들어오면 피해 없이 끝낼 수 없다는 건 확실해 보였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히죽 웃었다.

“그럼 이번 기회에 테스트나 한 번 해볼까?”

저놈들을 막기 위해 도시 방위대가 출동할 것이다. 하나하나 강력한 유물로 무장한 뛰어난 병사들이다.

하지만 그 병사들만으로 저 강화인간들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무언가 강력한 자가 나서서 한바탕 휘저어줄 필요가 있었다.

마력회로로 무장한 데드릭 벨크리스는 아주 훌륭하게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으라차!”

데드릭 벨크리스가 그대로 뛰어내렸다.

어마어마한 높이의 호텔 옥상에서 뛰어내렸지만 누구도 걱정하지 않았다.

쿠우웅!

아래에서 착지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냥 맨몸으로 뛰어내리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데드릭 벨크리스는 아주 멀쩡했다.

“으하하하하!”

데드릭 벨크리스가 통쾌하게 웃었다.

마력회로의 능력으로 착지할 때의 충격을 전부 흡수했다가 위로 방출해 버린 것이다.

“영감님! 여기서 아래 도시로 뛰어내리는 건 안 됩니다!”

“야! 내가 바보 멍청이냐! 그렇게는 안 해!”

데드릭 벨크리스는 자신의 비행선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려고 했다.

한데 그 순간 반태수가 또 외쳤다.

“영감님! 거기 서요! 한 방에 저쪽으로 날려줄게요!”

"응?"

데드릭 벨크리스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반태수를 바라봤다.

반태수가 마법을 써서 데드릭 벨크리스를 확 잡아챈 다음, 한 바퀴 크게 돌려서 강화인간들이 달려오는 쪽으로 냅다 던져 버렸다.

“으아아아아아!”

데드릭 벨크리스의 비명이 크게 울렸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날아가는 중이었다.

순식간에 도시 밖으로 날아간 데드릭 벨크리스의 몸에 또 한 차례 마법이 깃들었다.

그대로 뚝 떨어져 바닥에 착지했다.

아무런 충격도 없었고, 균형을 잃지도 않았다.

다만 좀 정신이 흔들렸을 뿐.

데드릭 벨크리스는 고개를 휘휘 저어 얼른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앞을 바라보자, 강화인간들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제법 가까웠다.

데드릭 벨크리스의 입가가 슬쩍 올라갔다.

“그럼 일단 한 방 먹이고 시작할까?”

달려오는 강화인간의 수는 백 명이 훨씬 넘었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주먹에 힘을 꽉꽉 눌러 담았다.

이건 전투복에 내장된 능력이었다. 거기에 마력회로의 힘까지 곁들였다.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데드릭 벨크리스의 주먹에 응축되었다.

그 사이 강화인간들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일단 주먹부터 내질렀다. 그러면서 주먹에 맺힌 힘의 제어를 확 풀어버렸다.

콰우우우우!

거대한 마력 폭풍이 일어나 데드릭 벨크리스의 앞을 확 휩쓸어 버렸다. 게다가 전격 속성까지 깃들어 있었다.

빠지지지지직!

강화인간들을 그대로 덮친 마력폭풍이 사방을 난도질했다.

꽈과과과과광!

마력폭풍이 너무 강했고, 거기 담긴 전격 속성도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강화인간들은 달리던 걸 멈추고 몸을 살짝 웅크려 마력 폭풍과 전격을 견뎌냈다.

최소한 한두 명은 날려 버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모든 강화인간이 마력 폭풍을 견뎌내는 걸 보고 데드릭 벨크리스가 깜짝 놀랐다.

“이것들 봐라?”

데드릭 벨크리스는 오히려 투지를 불태우며 몸을 날렸다.

그의 양 주먹에 위험한 마력이 넘실거렸다.

꽝! 꽝! 꽝! 꽝!

데드릭 벨크리스가 본격적으로 강화인간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

반태수는 영역화를 통해 현재 하부 도시에서 아주 강력한 장비로 무장을 한 자들이 우르르 이동하는 걸 확인했다.

강화인간과 싸우기 위해 동원한 병력이었다.

하나하나는 강화인간보다 모자라지만, 숫자가 제법 많아서 조직력만 잘 갖추면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거기에 저렇게 날뛰는 데드릭 벨크리스가 있으니 강화인간 쪽은 더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정리될 듯했다.

반태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전투기들이 여전히 쏟아지고 있었다. 붉은 빛 덩어리가 끊임없이 전투기들을 격추했고.

하지만 전투기들의 목표는 처음부터 상부 도시가 아니라 하부 도시였다.

쏟아지다가 사방으로 흩어져 하부 도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실드가 공격을 잘 막아주고 있긴 했다.

반태수는 아공간을 열어 이번에 조립한 전투기를 꺼냈다.

모양도 특이하고 인공지능 모듈까지 장착한 전투기였다.

꺼내자마자 전투기가 하늘로 쭉 날아올랐다.

그걸 보고 있던 살라자 샤마쉬의 눈이 커다래졌다.

“저건 또 뭔가? 설마 전투기까지 만들었나?”

“유물입니다. 우연히 구했죠.”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살라자 샤마쉬는 굳이 그런 걸 따지지 않았다.

“저 전투기 아군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가능합니까?”

“가능하지.”

살라자 샤마쉬는 다급히 전화를 걸었다.

그러는 사이 반태수의 전투기는 하늘 높이 날아올라 활약을 시작했다.

붉은 빛 덩어리는 타노로스의 전투기와 반태수의 전투기를 가리지 않고 마구 공격했다.

하지만 반태수의 전투기는 붉은 빛 덩어리를 능숙하게 피하면서 타노로스의 전투기에게 공격까지 퍼부었다.

심지어 붉은 빛 덩어리를 이용해서 적 전투기를 격추하기까지 했다.

그러는 사이 반태수의 전투기가 아군으로 등록되었다.

그때부터는 훨씬 더 날카로운 움직임과 정교한 공격으로 적 전투기들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시에서 날린 전투기들이 도착했다.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타노로스의 전투기 성능은 5대 가문이 보낸 전투기보다 약간 떨어졌다.

하지만 숫자가 워낙 많아서 전황 자체는 팽팽해 보였다.

그 사이를 반태수의 전투기가 누볐다.

타노로스의 전투기가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졌다.

***

반태수는 공중을 잠시 지켜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도시 바깥쪽을 쳐다봤다.

전투기 쪽은 이대로 방치해도 충분했다.

인공지능이 워낙 뛰어나서 혹시 타노로스가 더 많은 전투기를 투입하더라도 너끈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위는 됐으니 땅을 처리할 차례다.

“땅 쪽도 장난이 아니네.”

그래도 데드릭 벨크리스가 강화인간들을 상대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이내 도시 방위대가 도시 밖으로 나가 데드릭 벨크리스와 합류했다.

강화인간의 수가 조금씩 줄어들었다.

자주포나 장갑차는 아직도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강화인간은 보충할 수 없는지 줄어들기만 했다.

“저 자주포랑 장갑차가 문제로군요.”

반태수의 말에 살라자 샤마쉬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지금이야 잘 막고 있지만 숫자가 계속 늘어나니 이대로라면 피해가 만만치 않겠어."

“그러게요. 슬슬 도시 쪽에서 뭔가 조치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리고 장갑차 안에 뭐가 들었는지 몰라서 좀 불안하군.”

“비었습니다. 걱정할 거 없어요.”

“비었다고?”

살라자 샤마쉬는 대체 그걸 어떻게 아느냐는 듯한 표정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탐지 마법으로 대충 확인했습니다.”

살라자 샤마쉬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 탐지마법, 정말 대단하군.”

“시스템을 이용하는 거니까요.”

아닌 게 아니라, 시스템을 이용한 영역화의 힘은 정말로 대단했다.

살짝 자원을 돌려 장갑차 쪽을 슥 훑은 것만으로 그쪽의 정보를 싹 뽑아냈으니까.

꽝! 꽝! 꽝! 꽝! 꽝!

그 와중에도 자주포의 포격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반태수는 고개를 살짝 젓고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더 늦기 전에 손을 좀 써야겠네.”

이번에도 시스템을 이용할 계획이었다.

***

트릴린드라를 향해 날아오는 무수한 포탄을 실드가 나타나 정확히 막아내는 일이 반복되었다.

자주포의 수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기에 이대로라면 어쩔 수 없이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때, 포탄을 막아내는 실드들 사이에 새하얀 점들이 생겨났다.

하얀 점은 빠르게 크기를 키워나갔다. 그것은 점이 아니라 응축된 전격이었다.

일정 크기가 된 전격의 구에서 굵은 전격이 쫙 뻗어나갔다.

꽈르르릉!

전격은 정확히 자주포를 직격했다. 그리고 그 한 방에 자주포가 침묵했다.

꽈릉! 꽈릉! 꽈르르릉!

수백 가닥의 전격이 쏘아져나갔다.

다가오던 자주포들이 새하얀 연기를 모락모락 피워내며 그 자리에 멈췄다.

그리고 몸체에 전격이 이리저리 튀었다.

파직! 파지지직!

이내 내부에 있던 포탄이 터지며 자주포가 산산이 부서졌다.

꽈아아앙!

그런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전격의 창이 끊임없이 쏟아졌고, 그때마다 자주포가 멈추고 이내 폭발해 버리는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앞쪽의 자주포가 그런 식으로 대부분 정리되었다.

다음 차례는 장갑차들이었다.

수백 줄기의 벼락이 또 쏘아져 나갔다.

꽈르르르르릉!

장갑차는 자주포처럼 폭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얀 김을 피우며 멈추는 건 똑같았다.

그렇게 멈춘 장갑차는 뒤에서 오는 자주포와 장갑차의 진로를 방해했다.

진격이 더 늦어졌고, 더 많은 전격의 창에 적중되었다.

***

반태수는 신기한 감각에 손을 이리저리 휘저었다.

방금 시스템을 이용해 자주포와 장갑차를 공격했다.

직접 마법을 쓰는 것과는 좀 다른 감각이었다.

하지만 마법에 들어가는 모든 과정이 굉장히 명료했다.

나중에 시스템 없이 방금 쓴 마법을 써보라고 해도 얼마든지 쓸 수 있었다. 물론 마력량이 받쳐준다는 전제 하에.

이건 시스템이 보조해준 것이지 시스템이 직접 마법을 쓴 것이 아니었다.

마법을 쓴 주체는 어디까지나 반태수였다.

‘이 시스템이라는 거 굉장하네.’

지금 영역화는 여전히 펼친 채였다. 그 상황에서 추가로 전격 마법을 쓴 것이다.

그냥 전격이 아니라 자주포와 장갑차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몇 가지 속성을 더한 전격이었다.

심지어 그 안에 전격이 아닌 다른 힘도 약간 섞여 있었다. 그렇게 해야 장갑차와 자주포를 완벽하게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반태수는 손을 이리저리 휘젓다가 또 한 차례 전격 마법을 썼다.

이번엔 타겟에 강화인간들도 섞었다.

꽈르르르르릉!

전격의 창 수백 발이 쏟아져나갔다.

대부분 장갑차와 자주포에 꽂혔지만, 일부가 강화인간들을 꿰뚫었다.

굉장히 신경 써서 정교하게 다뤘기에 강화인간과 싸우고 있는 아군에게는 조금도 피해가 가지 않았다.

수십 명의 강화인간이 경직된 채 몸에서 김을 모락모락 피웠다.

그걸 도시 방위대와 데드릭 벨크리스가 쓰러뜨렸다.

이제 땅 쪽도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을 듯했다.

자주포와 장갑차가 아직 좀 남았지만, 그건 도시 방위대가 강화인간을 다 처리한 다음 달라붙으면 된다.

반태수는 마지막으로 영역화 내에서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타노로스의 조직원 세 명을 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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