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8화. < 타노로스의 습격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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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아무리 반태수라도 저 광경을 보고 있으니 절로 감탄이 흘러나왔다.
허공에 뜬 도시라니.
게다가 저 거대한 탑은 또 뭔가. 어마어마한 마력이 느껴졌다. 또한 그 어마어마한 마력이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심지어 위상을 통해 얼마나 중첩했는지 집중해서 봐도 파악이 쉽지 않았다.
“저 탑을 5대 가문에서 만든 겁니까? 정말 대단한데요?”
반태수의 말에 살라자 샤마쉬가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듯한 표정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그럴 리가 없지 않나. 아무리 5대 가문이라도 저런 걸 어떻게 만들겠나. 저 시스템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탑일세. 유물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유물이라고요?”
“5대 가문의 역사와 함께하는 유물이라고 보면 되네.”
“그럼 저 공중 도시도......."
“상부 도시의 일부는 유물이고 일부는 5대 가문이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었지.”
살라자 샤마쉬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내가 알기로는 5대 가문의 시작부터 트릴린드라와 함께 했네. 당연히 저 탑도 그때부터 있었고. 다만 상부 도시는 나중에 올렸다고 알고 있네.”
“나중에 올렸다고요? 대단하네요.”
“대단하지. 당시 10서클의 대마법사가 열 명이나 동원되었다고 하더군.”
“10서클 마법사 열 명이 저걸 올렸다고요? 안 될 거 같은데?”
“당연히 안 되지. 상부 도시가 하부 도시의 10%에 불과하다고 해도 웬만한 다른 도시와 비슷한 크기인데.”
“그럼 어떻게 된 겁니까?”
“말했지 않나. 저 도시의 절반은 유물이라고. 유물의 힘을 이용한 거지. 그리고 저 탑의 힘도 좀 빌리고.”
반태수는 그 말에 고개를 돌려 탑을 쳐다봤다.
“그럼 저 탑은 정확히 뭡니까?”
“탑 자체는 시스템을 보호하는 거고. 진짜는 탑 안에 있는 시스템이지.”
“그러니까 그 시스템이라는 게 대체 뭡니까?”
“아직 시스템에 대한 모든 걸 아는 사람은 없네. 그저 오랫동안 축적해온 데이터를 이용해 그냥 쓰는 것뿐이지.”
소극적인 이용 예를 들면, 마법을 쓸 때 연산을 보조하는 정도다.
그걸 이 도시는 물론이고 시스템의 힘이 닿는 모든 곳에 있는 사람이 쓸 수 있다.
시스템에 마력지문이 등록되어 있기만 하다면 말이다.
“그게 소극적 이용이라고요? 그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대체 어떤 걸 할 수 있는 겁니까?”
“많은 걸 할 수 있지. 한 지역의 날씨를 변경한다거나. 엄청난 위력의 마법을 쓴다거나. 그러니까 열 명의 대마법사가 시스템을 이용해서 저 도시를 탑 위로 띄울 수 있었던 거지.”
살라자 샤마쉬의 말에 반태수는 정말 놀랐다.
시스템이라는 건 말 그대로 마법의 신 같은 존재 아닌가.
한데 그것이 5대 가문이 시작할 때도 함께 있었다고?
그러니 어떻게 안 놀라겠는가.
“저 시스템의 힘이 닿는 곳에 있으면 누구든 그런 힘을 다 쓸 수 있는 겁니까?”
그러니까 인증만 받으면 시스템의 힘을 공평하게 쓸 수 있는지 궁금했다.
당연히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살라자 샤마쉬는 물론이고 근처에서 얘기를 듣기만 하던 데드릭 벨크리스도 고개를 저었다.
심지어 데드릭 벨크리스는 어이없는 눈으로 반태수를 바라보기까지 했다.
“야, 저 시스템을 만든 사람이 바보도 아니고 설마 그렇게 했겠냐? 당연히 차등을 둬야지.”
반태수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냥 혹시나 해서 물어봤을 뿐이다.
“연산보조는 누구나 공평하게 쓸 수 있네. 마력지문만 등록하면 누구나. 하지만 다른 것들은 자격을 취득하지 않으면 쓸 수 없지.”
“자격은 5대 가문에서 결정하는 겁니까?”
“일부는 그렇지만, 또 일부는 그렇지 않기도 하지. 스스로 자격을 얻어가는 사람도 제법 있으니까. 하지만 일단 마력지문을 등록하는 건 5대 가문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안 되네.”
그건 당연하다. 안 그러면 시스템 사용을 통제할 수 없을 테니까.
예를 들어 셰딤이 시스템에 마력지문을 등록해 사용자가 되었다고 하면 얼마나 골치 아파지겠는가.
그 중에서 혹시나 스스로 자격을 획득해 강력한 힘을 휘두를 수 있게 되면 아마 난리가 나도 몇 번이나 나지 않겠는가.
“저 시스템을 누가 만든 건지는 모르는 거죠?”
“난 모르네. 한데…… 아무래도 최상위 수뇌부에서는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단 말이지.”
살라자 샤마쉬의 말에 데드릭 벨크리스의 눈이 번득였다.
“최상위 수뇌부? 그게 누군데? 가주들을 말하는 거냐?”
“가주들도 알 가능성이 높긴 하죠.”
“가주들도 아니라고? 그럼 누가 있는데? 설마 장로원?”
살라자 샤마쉬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확실한 건 아닙니다. 그냥 눈치로 꿰맞춘 거긴 한데, 꼭 뭔가 가문의 비밀을 알고 있거나 지키고 있거나, 그런 느낌 아닙니까?”
데드릭 벨크리스가 곰곰이 생각하며 턱을 쓰다듬었다.
확실히 좀 수상하긴 하다. 뭐 장로원이 뭘 하든 5대 가문에 해가 되는 일을 하지는 않겠지만.
“큰형님한테 물어봐도 대답해주지 않겠지? 이거 나도 장로원에 들어가야 하나?”
하지만 그러려면 절차가 복잡하다.
일단 장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장로 자리에서 오랫동안 일을 잘 해야 한다. 공도 좀 세우고.
그 다음에야 장로원에 들어갈 자격 심사를 볼 수 있다.
가주의 경우는 좀 더 수월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가주가 장로원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진짜 장로가 되실 생각입니까?”
살라자 샤마쉬가 놀란 눈으로 묻자, 데드릭 벨크리스가 인상을 팍 썼다.
“되긴 뭘 돼? 장로가 만만한 줄 알아? 그리고 할 일이 생각보다 얼마나 많은 줄 알고? 뭐…… 그래도 타노로스 놈들을 전부 때려잡으면 생각은 좀 해볼 수 있긴 하지.”
여지를 남기는 말에 살라자 샤마쉬는 여전히 놀란 눈을 감추지 못했다.
“진짜 장로가 되시겠다고요?”
“그냥 생각이나 한 번 해본다고. 그리고 타노로스 전부 때려잡으려면 아직 멀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그걸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뭘 앞서나가?”
“놀라서 그러죠. 그동안은 생각조차도 안 하셨잖습니까.”
“뭐…… 내가 너무 모르고 사는 거 같아서. 뭔가 좀…… 답답하네.”
살라자 샤마쉬는 커다래진 눈으로 데드릭 벨크리스를 바라봤다.
확실히 이건 큰 변화가 맞다. 저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던 사람이 바로 데드릭 벨크리스 아닌가.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의 대표주자이기도 하고.
그러니 어디서든 미친개라고 불리고 다들 피해가는 거 아니겠나.
한데 저런 생각을 한다니.
살라자 샤마쉬의 시선이 바로 반태수에게 꽂혔다.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은 분명 반태수다.
반태수를 만나서 함께 한 시간 동안 데드릭 벨크리스는 분명히 변했다.
‘그리고 나도 변했지.’
살라자 샤마쉬는 새삼스러운 눈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이제 우리 어디로 갑니까?”
트릴린드라에는 도착했다. 하지만 정확한 목적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그냥 여기로 목적지를 설정해 날아왔을 뿐이다.
반태수는 혹시나 해서 물었다.
“저 탑 위에 있는 도시로 가는 겁니까?”
데드릭 벨크리스가 생색이 잔뜩 들어간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반태수가 쳐다보자, 데드릭 벨크리스가 씨익 웃었다.
“원래는 안 되는데, 내가 아주 강력하게 힘을 썼지. 그래서 너도 상부 도시로 가게 되었다. 저쪽으로 가면 제법 괜찮은 호텔이 있으니까 거기 머물면 될 거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신이 나서 설명을 이어갔다.
“상부 도시 가장자리에 위치한 호텔이거든? 거기 꼭대기 층에서 보는 전경이 아주 기가 막힌다니까? 옥상에는 수영장도 있지. 눈요기하기에 최고의 장소라고 내가 장담한다.”
반태수는 굳이 대꾸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살라자 샤마쉬를 쳐다봤다.
살라자 샤마쉬도 웃고 있었다.
“영감님이 자랑할 만하긴 하지. 원래 5대 가문 소속이 아니면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출입이 허락되거든.”
“후계자 승인 같은 경우 말이군요?”
“그렇지. 그런 경우지. 큰 공을 세워서 5대 가문의 가주에게 직접 상을 받게 되더라도 장소를 하부 도시로 옮기지 상부 도시에 수상자를 불러들이진 않는다네.”
그 정도면 폐쇄성이 정말 장난 아닌 모양이었다.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폐쇄적이지? 하지만 저 상부도시에 5대 가문에서 시스템을 다루는 키를 보관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네.”
그렇다면 인정이다.
잠깐 들은 것만으로도 시스템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는데, 실제로는 아마 훨씬 굉장한 힘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시스템의 열쇠를 보관하고 있다면 정말 철저히 관리를 해야 하리라.
이내 세 사람외 비행선이 도시로 진입했다.
번거로운 절차는 없었다. 비행선 자체가 등록되어 있기에 간단한 스캔 한 번으로 절차가 끝났다.
세 대의 비행선이 도시를 가로지르고 날아 탑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갑자기 위로 쭉 치솟아 오르더니 상부 도시로 진입했다.
상부 도시 진입 절차는 하부 도시 진입과는 달리 굉장히 절차가 복잡했다.
일단 비행선을 멈춰야 했고, 정밀 스캔을 받아야 했다.
또한 보안 요원이 비행선에 직접 탑승해 일일이 인원 점검과 신분증 확인을 했다.
반태수에게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었다.
데드릭 벨크리스와 살라자 샤마쉬도 똑같은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한데 두 사람은 일말의 불만도 없이 모든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반태수는 데드릭 벨크리스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아 신선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튼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도시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는데, 진입 후에도 원하는 대로 바로 호텔로 갈 수 없었다.
각 비행선의 승무원들이 문제였다.
그 중에서 5대 가문 소속인 경우는 괜찮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지정된 구역을 벗어날 수 없었다.
물론 지정된 구역 자체가 넓고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는데다가, 경치도 수려해서 마치 관광지에서 머무는 듯한 느낌이 들긴 했다.
하지만 그래도 갇혀 있다는 사실 때문에 기분이 좋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승무원들은 아주 담담히 상황을 받아들였다.
처음 겪는 일도 아니고, 이건 너무나 당연한 거라고 여겨서 기분이 상하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아니, 오히려 이곳에서 지내게 되어 더 기뻐하는 것 같았다.
비행선도 승무원들이 머무는 구역에 착륙시켰기에 도시 안에서는 다른 탈것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다른 탈것 역시 비행선이었다.
크기가 아주 작은 소형 비행선이었는데, 종류가 다양했다.
반태수가 선택한 것은 네 명이 탈 수 있는 비행선이었다.
100명이 한꺼번에 탈 수 있는 비행선도 있었는데, 그조차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았다.
“조종사가 없네요?”
반태수의 말에 데드릭 벨크리스가 뒷자리에 타면서 말했다.
“여기 비행선들은 전부 자동으로 움직여.”
“설마 인공지능입니까?”
“아니, 단순한 프로그램이야. 정해진 경로를 따라 움직이게 되어 있고, 교통 전체를 중앙에서 통제하니까 위험할 일도 없고."
도시에 새로 진입해 멋대로 돌아다니는 비행선이 없기에 가능한 방법이었다.
반태수와 데드릭 벨크리스, 살라자 샤마쉬가 비행선에 타자, 비행선이 허공에 스윽 떠올랐다.
군더더기나 진동이 일체 없는 움직임이었다.
비행선이 그대로 쭉 날아 도시 가장자리에 바짝 서 있는 높은 빌딩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안전 때문에 느리게 날아갈 줄 알았는데 굉장한 속도였다.
순식간에 도착한 비행선에서 내린 반태수는 도시 가장자리를 빙 둘러싸고 있는 높은 담장을 볼 수 있었다.
담장의 높이가 상당했다.
그리고 호텔은 그런 담장 너머를 볼 수 있도록 충분히 높았고.
“자자, 들어가자고.”
데드릭 벨크리스가 두 사람을 몰이하듯 데리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체크인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반태수가 물었다.
“두 분도 여기 머무르실 겁니까? 집에 안 가고?”
데드릭 벨크리스가 넌덜머리가 나는 표정으로 손을 휙 내저었다.
“됐어. 가봐야 지루하고 짜증나기만 하지. 여기서 눈요기나 하는 게 최고야.”
반태수의 시선이 살라자 샤마쉬에게 닿자, 그가 담담히 말했다.
“영감님 혼자 두면 사고 치거든.”
반태수는 바로 이해하고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타노로스가 습격을 할 때까지.
***
옥상 수영장은 데드릭 벨크리스의 말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었다.
수영장 자체가 굉장히 넓었고, 모양도 훌륭했다.
웬만한 리조트보다 훨씬 좋은 곳이었다.
심지어 경치도 대단하다.
옥상에서 도시 바깥을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이지 끝내줬다.
일단 하부 도시가 쫙 펼쳐져 있는데, 그것도 멋지지만, 도시 너머의 광경도 만만치가 않다.
거대한 숲과 호수, 강과 산, 절벽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되는 광경을 이루고 있었다.
물에 잠겨 풍경을 구경하거나 썬베드에 누워서 칵테일이나 맥주를 마시면서 구경하기도 좋았다.
사람도 많았다. 한데 대부분이 여자였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왜 눈요기를 얘기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슬아슬한 수영복을 입은 아름다운 여자들이 곳곳에 서 있거나 물에서 놀거나 풍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어때? 괜찮지? 오길 잘했지? 고맙지?”
“네네, 이게 다 영감님 덕분입니다.”
“알면 됐다.”
살라자 샤마쉬는 따라오지 않았다. 그는 그저 객실에서 창을 통해 구경해도 충분하다고 했다.
한동안 썬베드에 누워 풍경도 구경하고 가벼운 얘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문득 데드릭 벨크리스가 말했다.
“너 시스템에 마력지문 등록 안 할래?”
“시스템이요?”
반태수는 잠시 생각해봤다.
시스템에 마력지문을 등록하면 마법 연산 보조를 받을 수 있다.
사실 딱히 연산 보조가 필요하지는 않다. 지금까지 술식을 계산할 때, 곤란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보조해준다고 하면 무언가 티끌만큼이라도 도움이 되기는 할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보조해주는지는 모르지만.
“그 연산 보조하는 거 내가 필요 없으면 안 써도 되는 거죠? 무조건 보조 들어오고 그런 거 아니죠?”
데드릭 벨크리스가 피식 웃었다.
“그거 쓰고 싶어도 못 쓰는 사람 많아. 제약도 많고 정신력도 만만치 않게 들어.”
“영감님은요?”
“나? 하, 참. 날 뭐로 보고. 나야 당연히 쓸 수 있지. 하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아서 안 쓰는 것뿐이고.”
신빙성은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기로 했다.
“그래서 등록 할 거야, 말 거야?”
“뭐, 할 수 있다면 해보죠. 해서 나쁠 건 없을 듯하니까. 영감님, 괜찮은 거 맞죠?”
“내가 보장한다. 괜찮아. 도움이 되면 됐지, 해가 될 일은 없어.”
물론 이 말도 100% 신뢰하지는 못한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반태수는 이미 시스템이라는 것에 굉장한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꼭 한 번 파헤쳐 보고 싶었다.
아마 거대한 마법의 결정체 같은데, 거기에 안 끌리면 마법사가 아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몸을 일으켰다.
“말 나온 김에 지금 다녀오자."
반태수가 따라 일어나며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데 그거 이렇게 아무나 등록해도 되는 겁니까?”
“네가 왜 아무나야. 나 데드릭 벨크리스와 살라자 샤마쉬가 보증하는 사람인데. 너 정도면 충분히 자격 있으니까 걱정 마.”
반태수는 자신만만하게 앞장서서 걸어가는 데드릭 벨크리스의 뒷모습을 보며 천천히 따라갔다.
왠지 저 자신만만한 태도가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