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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314화 (314/351)

314화.  < 새로운 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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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폭탄의 위력은 상당했다.

게다가 폭발 방향을 조절할 수 있었는지 허공에 뜬 데드릭 벨크리스에게 폭발의 절반 정도가 집중되었다.

폭발한 살점과 뼛조각이 날아오기 전에 데드릭 벨크리스의 몸을 방어막이 감쌌다.

퍼버버버버벙!

방어막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하지만 끝까지 버텨냈다.

고작 사람 세 명을 점프해서 넘어가는 사이 폭발이 주변을 휩쓸고 지나갔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건물 하나가 아예 무너졌고, 하나는 반파되었다. 하지만 부서진 모양이 좋지 않아서 조만간 무너질 것 같았다.

거기 있던 몇몇 사람들이 폭발에 휩쓸려 즉사했다.

그리고 지독한 독기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저 멀리 도망치는 거점주가 보였다.

“하, 저 새끼는 내가 꼭 잡는다.”

데드릭 벨크리스의 전투복이 미묘하게 변형되었다. 등에 구멍이 숭숭 뚫렸는데, 거기서 강력한 바람이 쏟아져 나왔다.

콰우우우!

데드릭 벨크리스의 몸이 빠르게 거점주를 향해 미끄러지듯 이동했다.

“여기 좀 부탁한다!”

데드릭 벨크리스의 외침에 반태수가 나타났다.

반태수는 빠르게 마법을 써서 주변에 안개처럼 퍼지려고 하는 독기를 정화했다.

진짜 지독한 놈들이었다.

애초에 마킹을 통해 저들의 몸에 생체폭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으면 대비를 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생체폭탄을 정말 교묘하게 몸에 숨겼다. 장기나 근육을 덮어씌우듯 생체폭탄을 심은 것이다.

만일 좀 더 집중해서 살폈으면 위화감을 느끼고 더 정밀하게 조사해 알아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러니 앞으로 조심하면 된다.

반태수는 마킹과 영역화를 더 개량하기로 했다.

이놈들이랑 엮이면 항상 할 일이 늘어난다.

독기를 정화하고 대충 근처를 정리한 반태수는 저 멀리 쫓고 쫓기는 거점주와 데드릭 벨크리스를 쳐다봤다.

왠지 저놈을 데드릭 벨크리스가 쉽게 잡지 못할 것 같았다.

아무래도 마력회로를 더 빨리 새겨줘야 할 듯하다.

이대로라면 타노로스와의 싸움에 데드릭 벨크리스가 도움을 주는 범위가 너무 좁아진다.

반태수는 허공으로 몸을 띄워 데드릭 벨크리스를 향해 날아갔다.

***

데드릭 벨크리스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저 거점주라는 놈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그저 달리는 건데도 추진기까지 써서 날아가는 데드릭 벨크리스가 좀처럼 잡지 못했다.

거리는 조금씩 가까워지는데, 이렇게 해서 언제 잡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양 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그리고 손바닥을 활짝 펼쳤다.

전투복과 이어진 장갑의 중심에 마력이 휘몰아쳤다.

꽈르릉!

벼락 두 줄기가 거점주의 등을 향해 쭉 쏘아져나갔다.

거점주는 마치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린 것처럼 옆으로 슥 미끄러지듯 이동했다.

벼락 두 줄기가 허망하게 허공을 뚫고 지나갔다.

하지만 그 순간 데드릭 벨크리스는 거점주와의 간격을 확 줄일 수 있었다.

어느새 두 사람은 건물이 거의 없는 지역으로 들어섰다.

대부분이 공터고, 그나마 남은 건물도 사람이 쓰지 못하는 폐건물들이었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거점주를 거의 따라잡았다. 드디어 한 방 먹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 거점주가 갑자기 휙 돌아섰다.

어찌나 민첩하게 방향을 전환했는지 데드릭 벨크리스는 그 어떤 대응도 하지 못했다.

꽈드드득!

발에 힘을 줘 속도를 확 줄여버린 거점주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는 어느새 팔을 한껏 뒤로 젖힌 채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그 순간, 거점주의 주먹을 거무튀튀한 금속이 차르르 감쌌다. 그리고 금속 표면에 울룩불룩한 돌기가 무수하게 튀어나왔다.

콰우우우!

거점주의 주먹이 데드릭 벨크리스의 명치를 향해 정확히 뻗어 나갔다.

방어막이 순간적으로 생겨났고, 거점주의 주먹이 거기에 작렬했다.

꽈아아아아앙!

방어막이 허무하게 뚫렸고, 거점주의 주먹이 데드릭 벨크리스의 명치에 꽂혔다.

"크으으윽!"

데드릭 벨크리스는 튀어나오려던 비명을 삼켰다.

엄청난 충격이 온몸을 뒤흔들었다. 그나마 전투복이 충격을 흡수하고 흘렸기에 이 정도지 전투복이 조금이라도 허술했으면 즉사했을 것이다.

달려가던 몸이 뒤로 확 튕겨나 꼴사납게 바닥을 굴렀다.

쿠당탕탕탕!

데드릭 벨크리스의 입에서 피가 확 쏟아졌다.

“쿠웨엑!”

어이가 없었다. 그 한 방에 전투복이 망가졌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황당한 눈으로 거점주를 바라봤다.

거점주는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하며 충격을 견디고 있었다.

데드릭 벨크리스를 한 방에 거의 무력화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었다. 그러니 당연히 반발이 있지 않겠나.

“내 주먹이 반쯤 망가질 정도로 때렸는데도 멀쩡하네.”

그의 주먹을 감쌌던 거무튀튀한 금속에 쩍쩍 금이 가더니 이내 후두둑 떨어졌다.

그리고 팔에서도 무언가가 툭툭 떨어졌다.

보아하니 단순히 주먹만 감싼 것이 아니라 팔까지 쭉 이어져 있던 모양이다. 색깔은 달랐지만.

데드릭 벨크리스가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거점주가 그걸 질린 눈으로 바라봤다.

“아, 거 참. 그냥 누워 있으쇼. 보아하니 몸도 다 망가진 거 같은데, 괜히 무리하다 죽지 말고.”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너는 데리고 간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똑바로 선 다음, 현재 제대로 작동하는 장비를 빠르게 확인했다.

방금 어찌나 오지게 맞았는지 절반 정도가 망가졌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새삼스러운 눈으로 거점주를 쳐다봤다.

굉장한 강자다. 지금까지 타노로스와 싸우면서 저 정도로 강한 놈은 처음 봤다.

게다가 장비의 힘도 크게 빌리지 않았다. 아까 주먹을 감쌌던 금속 정도가 다인 듯했다.

“이봐요, 영감님. 내가 살려줄 테니까 그냥 가쇼.”

“날 살려준다고? 이 개 같은 놈아. 날 모욕하지 말고 덤비기나 해. 난 너 안 살려줄 거니까.”

거점주가 곤란한 표정으로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러다가 뭔가를 깨달았는지 주먹으로 손바닥을 탁 쳤다.

“아!”

거점주가 씨익 웃었다.

“영감님, 이제 아까처럼 빨리 못 달리겠네? 그 옷 망가졌지?”

“뭐?”

거점주가 휙 돌아서더니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아까처럼 빠른 속도였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황당한 표정으로 멍하니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렇게 보다가 다급히 외쳤다.

“야! 저거 좀 어떻게 해봐!”

반태수가 분명히 근처에 있을 거라고 믿고 소리친 것이다.

하지만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하! 이 데드릭 벨크리스가 또 이렇게 당하네. 이거 진짜 동네북도 아니고. 하, 나 참.”

그렇게 멍하니 도망치는 거점주를 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벼락 한 줄기가 거점주의 정수리에 꽂혔다.

꽈르릉!

거점주는 그 자리에 털썩 쓰러졌다.

그걸 본 데드릭 벨크리스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그럼 그렇지. 저걸 놓칠 리가 없지.”

데드릭 벨크리스는 히죽히죽 웃으며 쓰러진 거점주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아까 싸워본 경험에 의하면 고작 벼락 한 방에 나가떨어질 놈은 아니었다.

아마 바로 일어날 것이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거점주가 벌떡 일어났다.

그래도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반태수가 나선 이상, 저놈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새 반태수가 거점주 앞에 나타났다.

언제 어떻게 나타났는지 데드릭 벨크리스는 아예 보지도 못했다.

"저놈 저거 대체 뭐 하는 거야?”

마법사가 왜 힘 센 놈 앞에서 주먹을 쥐고 있단 말인가.

데드릭 벨크리스는 여유를 버리고 냅다 달렸다.

***

반태수는 관통 속성 벼락으로 일단 거점주의 도주를 막았다.

거점주는 충격에 쓰러졌다가 바로 일어났다.

영역화로 확인해보니 몸 내부가 전격으로 구워졌는데 바로 회복해 버렸다.

육체개조를 통해 힘과 체력뿐 아니라 굉장한 회복력을 갖춘 모양이었다.

반태수는 왜곡으로 숨어서 데드릭 벨크리스와 거점주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몸에 마력회로를 새겼다.

최근 연구를 통해 몇 가지 마력회로를 완성했는데, 그걸 이번 기회에 테스트하기 위함이었다.

자연스럽게 왜곡을 풀면서 거점주 앞에 나타났더니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거점주는 즉시 양 주먹을 번갈아 날렸다.

어마어마한 속도였다.

반태수는 고개를 옆으로 휙휙 젖혀 거점주의 주먹을 피했다.

마치 그리로 주먹이 올 거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정확한 타이밍에 주먹을 피해 버렸다.

거점주는 또 놀랐지만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공격을 멈추면 자신이 당할 거라는 직감이 든 것이다.

쉬쉬쉬쉬쉭!

공기 찢어지는 소리가 세차게 울렸다.

거점주는 그저 주먹질만 하지 않고 발을 쓸듯이 차서 발목을 노리기도 했고, 상체를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냅다 달려들어 어깨로 공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태수는 그 모든 공격에 반 박자 빠르게 대응했다.

거점주의 표정이 점점 초조해졌다.

공격을 어떻게든 한 방 성공시켜야 다시 도망이라도 칠 텐데 그게 안 되니 너무나 답답했다.

그 와중에 반태수의 주먹이 거점주의 옆구리에 푹 꽂혔다.

“커헉!”

그저 가벼운 주먹질이었는데, 강력한 힘이 파고들어 내부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빠르게 회복하긴 했지만, 그 찰나의 빈틈을 이용해 반태수가 주먹 세 방을 더 꽂았다.

툭! 툭! 툭!

소리도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주먹질이었다.

하지만 첫 주먹질과 마찬가지로 내부를 휘저었다.

결국 거점주가 허우적거리듯 주먹을 몇 번 휘두르며 다급히 뒤로 물러났다.

내부의 상처는 급속도로 회복 중이었다.

반태수는 굳이 쫓아가지 않고 가만히 서서 거점주를 쳐다봤다.

테스트는 제법 성공적이었다.

이번에 마력회로에 추가한 능력은 통찰력과 예지력이었다.

마력회로를 새긴다고 해서 바로 패트릭과 같은 수준의 통찰력을 쓸 수는 없다.

또한 마찬가지로 엘리스처럼 예지력을 쓸 수도 없다.

그들의 수준으로 능력을 쓰려면 꾸준히 훈련을 하고 자주 능력을 써서 익숙해져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깊이 있는 수준을 갖추지 않아도 얼마든지 써먹을 수 있다.

특히 통찰력과 예지력은 아무리 수준이 낮아도 위력이 엄청나다.

거점주와의 싸움에서 반태수가 그를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통찰력과 예지력을 썼기 때문이다.

상대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고 순식간에 분석해 버리니 거점주의 공격을 완벽에 가깝게 피할 수 있었다.

원래 예지력에는 긴 쿨타임이 필요하지만, 능력의 수준이 낮으니 쿨타임도 짧아졌다.

게다가 반태수의 마력이 특별해서인지 쿨타임이 더더욱 짧게 줄어들었다.

그래서 거의 딜레이 없이 예지를 쓸 수 있었다.

이건 마법을 쓸 때도 충분히 유용한 능력이 될 것이다.

반태수가 나름 성공적인 테스트 결과로 인해 기분 좋은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거점주는 어떻게 하면 도망칠 수 있을지 궁리 중이었다.

반태수는 거점주의 생각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통찰력의 힘이었다.

반태수는 바로 점혈을 썼다.

과연 점혈이 통할지 궁금했는데, 다행히 추가적인 개량 없이 제대로 점혈을 걸 수 있었다.

하지만 점혈에 걸렸다고 해서 안심하지는 않았다.

거점주는 비정상적인 회복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니 그 회복력이 어떤 식으로 작용해 점혈을 풀어 버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반태수는 점혈이 유지되는지 계속해서 영역화를 통해 살펴봤다.

그러는 사이 데드릭 벨크리스가 다가왔다.

“야! 너 어쩌자고 그런 위험한 짓을 한 거야!”

데드릭 벨크리스의 호통에는 걱정이 잔뜩 담겨 있었다.

반태수는 씨익 웃었다.

“이겼잖아요. 영감님도 아시면서. 나 평범한 마법사 아니에요.”

“그래도 그게 아니지! 어차피 이렇게 점혈로 해결할 거면서 왜 괜히 위험하게 주먹질을 해?”

“통하나 보려고요.”

반태수는 그렇게 말하고는 거점주를 쳐다봤다.

지금 그는 몸이 안 움직이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아 크게 당황해서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

“하, 역시. 내가 이럴 줄 알았지.”

거점주의 회복력이 점혈을 조금씩 풀고 있었다.

극히 미세한 변화였기에 반태수가 신경을 쓰고 확인하지 않았다면 아마 모르고 넘어갔으리라.

반태수는 즉석에서 점혈을 개량했다.

저 회복력에 밀리지 않으려면 회복력 자체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반태수는 회복력의 원천을 확인했다.

‘외부에서 에너지를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어딘가에서 에너지가 끊임없이 전송되고 있었다.

마치 육체 내부에서 에너지가 생성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에너지가 생성될 근거가 아예 없었다. 이건 전송 외에는 답이 없었다.

한데 어떤 식으로 에너지를 전송하는 건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아무튼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 그걸 해결하기만 하면 된다.

반태수는 육체 내부로 직접 전송되는 에너지를 점혈에 끌어다 썼다.

그렇게 하고 나니 점혈이 훨씬 단단해졌다. 그리고 더 이상 풀리지도 않았고.

그렇게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돌리자, 거점주의 눈에 어린 당황이 훨씬 짙어졌다.

그의 몸에서 힘이 쭉 빠졌다.

더 이상 회복력이 작용하지 않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분근착골을 통해 심문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

거점주의 심문은 제법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일단 거점주에게 에너지를 전송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냈다.

이 도시 위에 떠 있는 그 우주정거장이었다.

우주정거장에 머물고 있는 우주선들은 우주정거장으로 물자를 나르는 역할을 한다는 것도 알아냈다.

즉, 행성을 벗어난 우주 어딘가에 물자를 잔뜩 보관하고 있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사실 반태수는 처음 우주정거장을 발견했을 때, 부숴버리려다 뒤로 미뤘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안 부수길 잘했다.

우주선들을 감시하면 물자를 보관하고 있는 곳을 알아낼 수 있지 않겠나. 물자보관소를 감시하면 다른 우주정거장의 위치도 알아낼 수 있을 테고.

그 모든 것을 부수면 타노로스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이다.

그건 시간을 들여 알아내야할 정보였다.

반면, 더 빠르게 처리해야 할 일도 있었다.

타노로스 놈들이 조만간 큰 사건을 일으킬 계획이라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이번엔 제법 큰 건이었다.

5대 가문을 직접 타격하겠다는 계획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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