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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312화 (312/351)

312화.  < 타노로스 사냥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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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태수는 스태플레톤에 자리 잡은 타노로스의 조직원들을 잡으러 가기 전에 케인 메르사이어로부터 지도를 다운받았다.

진짜 말 그대로 벌레를 이용해 도시를 스캔해서 만든 지도였다.

케인 메르사이어는 지도 어플리케이션을 직접 제작했다. 벌레와 연동해 수시로 업데이트가 이루어진다.

스태플레톤은 갑자기 건물이 날아갈 수도 있고, 공원 하나가 폐허로 변해버릴 수도 있었다.

그러니 자주는 아니더라도 업데이트가 필수였다.

최근에는 그 정도로 큰 전투가 벌어지지 않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도시 분위기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물론 반태수의 조직이 최대한 스태플레톤을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예상대로라면 제법 오랫동안 안정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가보지 않으면 모른다.

아무튼 반태수는 하늘 높이 떠올라서 태블릿의 지도와 눈으로 보이는 도시의 모습을 확인하고 미리 체크해둔 포인트로 이동했다.

일단 포인트에 도착하면 대부분 상황은 끝이었다.

영역화로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쭉 스캔하면 바로 타노로스의 조직원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었다.

그들은 타노로스 고유의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영역화의 스캔은 아무리 감춰도 다 잡아낼 수 있었다.

보통은 혼자 있었기에 잡는 것도 아주 간단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중간에 과정 하나만 추가하면 간단했다.

다른 사람들을 재우면 된다.

그 다음 목표만 딱 잡아서 나오면 끝이다.

문제가 되는 상황은 포인트에 목표가 없을 경우였다.

지금 반태수가 마주한 상황이 바로 그랬다.

이러면 주변을 훑어보거나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미 잡은 네 명의 조직원은 왜곡에 걸린 채 제법 높은 허공에 둥둥 떠 있었다.

반태수는 영역화를 쭉 펼쳐봤다.

요즘에는 영역화도 그냥 쓰지 않는다. 항상 위상을 뒤집어서 쓴다.

중간상인들이 마력 감지기를 갖고 있다는 걸 안 이후에는 모든 마법을 쓸 때마다 위상을 뒤집었다.

아무리 마력 감지장치라고 하더라도 위상을 뒤집으면 찾아내지 못한다는 걸 확인했다.

그래서 모든 마법의 위상을 뒤집었는데, 이게 만만치 않았다.

위상을 뒤집으면 마력 컨트롤이 훨씬 어려워진다. 또한 마법의 술식도 많이 변형된다. 마법의 위력도 확 낮아지고.

한데 이걸 계속 쓰다 보니 조금씩 수련에 도움이 되기 시작했다.

반태수는 최근 성장세가 다시 시작되었다.

계기는 마력회로였는데, 거기에 다양한 것들이 추가되면서 마치 처음 마법을 시작했을 때처럼 성장세가 확 커졌다.

아무튼 영역화를 쭉 펼쳤는데, 영역화의 범위 안에 타노로스의 조직원은 없었다.

아무래도 그냥 기다려야 할 모양이다.

건물 옥상에 서서 영역화를 펼친 채 가만히 서 있는데, 영역화의 범위 안으로 누군가가 슥 들어왔다.

반태수의 눈에 빛이 맴돌았다.

드디어 어딘가에 갔던 타노로스의 조직원이 돌아온 것이다.

한데 그놈은 혼자가 아니었다.

세 명이나 되는 손님을 데리고 왔다. 문제는 손님들의 정체였다.

‘중간상인인가?’

셋 모두에게 굉장히 익숙한 느낌이 났다. 또한 영역화로 그들이 걸친 장비의 정보를 확인했더니 타노로스의 장비였다.

장비 수준이 일반 조직원은 절대 아니었다. 그럼 남는 건 중간상인밖에 더 있나.

아니면 거점의 주인이거나.

아직 타노로스의 거점은 확인하지 않았다. 되도록 건드리지 않고 마킹을 통해서만 조사를 이어나갔다.

그들의 거점은 흔한 말로 개털이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생활하는 데 필요한 물품들이 전부였다.

조직원들이 세 명쯤 있었는데, 그 조직원들의 장비도 형편없었다.

거점주는 반태수의 예상대로 그날 중간상인을 만났던 그놈이었는데, 그놈은 조직원들을 노예처럼 부렸다.

그 노예들은 자신이 타노로스의 조직원이라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꾸역꾸역 일만 했다.

그러니 거점의 힘은 모두 우주정거장에 있다고 봐야 했다.

타노로스의 조직원이 데리고 온 세 명의 손님은 거점에서 일하는 노예들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거점주는 더더욱 아니고.

아무리 봐도 저들은 중간상인이었다.

반태수는 영역화를 통해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다 왔다. 저기 보이는 건물이야.”

중간상인 중 한 명이 말했다. 아마 이 건물의 진짜 주인인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그가 나머지 두 명을 초대한 상황이었다.

“확실히…… 이런 식으로 거점을 운영하면 편하긴 하겠군.”

“그러게. 물자를 보관해 놓기도 쉽고. 여차하면 부하한테 일을 맡길 수도 있고.”

건물의 주인이 손가락을 딱 튀겼다.

“내 말이 그 말이라니까?”

그는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건물에 비행선 보관 장소만 만들어 놓으면 돼. 틈나는 대로 들러서 꾸준히 물자를 비축해 놓으면 가끔 대량으로 물자가 필요할 때 정말 요긴하거든."

“그건 확실히 매력적이네. 거점주 놈들, 하나같이 좀생이들이라서 물자를 한꺼번에 풀지를 않으니.”

미리 비축을 해놓는 건 이런 식의 거점이 없으면 엄두도 못 낸다.

대량의 물자라고 해도 정확한 명분과 오더만 있으면 거점주로부터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애매한 상황에서는 거점주의 판단에 의한다.

중간상인들은 그것이 불만이었다. 그것 때문에 거점주에게 설설 기어야 하니까.

언제 있을지 모를 그 한 순간을 위해 평소에 설설 기어야 한다는 게 말이나 되냔 말이다.

그래서 뒷일 생각 안하고 막 나가는 중간상인들도 제법 있었다.

아무튼 여기 있는 세 사람은 막 나가는 부류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더욱 이런 거점에 흥미를 보이는 것이고.

“휘하 조직원을 들이는 것도 만만치는 않겠군.”

“승인 문제 때문에?”

“그래. 우리는 승인을 할 권한이 없잖아. 그건 오직 본단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그래. 그건 맞지.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야.”

“방법이 있다고?”

건물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노예로 등록하면 돼.”

“노예라고?”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난데없이 왜 노예 얘기가 나온단 말인가.

“규정집을 찬찬히 확인해 봐. 노예에 관한 항목이 있으니까. 보통은 필요가 없기에 대충 넘기지. 하지만 잘 써먹는 자들도 많아. 예를 들면 아바타를 만든다거나.”

그건 크랙톤에서 잡은 중간상인의 경우인 듯하다. 그놈은 분명히 가짜 중간상인을 부리고 있었으니까.

두 중간상인이 걸어가면서 태블릿을 꺼냈다. 궁금해서 바로 확인하려는 모양이다.

“규정이 너무 많은데다가 대부분 쓸모가 없어 보여서 규정집을 잘 들여다보지 않는데, 이거 진짜 오랜만이네.”

중간상인이 처음 되었을 때는 규정집을 끼고 살았는데, 어느새 이렇게 되어버렸다.

“여기 있다. 노예."

두 중간상인의 표정이 확 굳었다.

“이거…… 너무 빡빡한데?”

“그러게. 종속 회로가 포함된 아이디 칩을 서로에게 이식해야 한다니. 이거 너무 위험한 거 아닌가?”

하지만 건물주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아마 무분별하게 노예를 늘이지 못하게 하려고 만든 규정 같아. 그래서 보통은 아바타를 제작해서 써먹는 것 같고. 일단 믿을 만해야 하니까.”

“그런데 아바타를 제작하는 건 너무 어렵고 비싸잖아.”

건물주가 고개를 저었다.

“너무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거 없어. 사람만 잘 구하면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아. 노예라고 해서 진짜 노예취급을 할 건 아니잖아. 정당한 대우만 해줘도 충분하다고.”

중간상인들의 시선이 조직원에게 집중되었다.

조직원은 그들의 시선을 익숙하게 받아들였다.

"그거 저도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믿음의 징표라고 생각하면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죠.”

조직원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건물주에게 향했다. 그의 눈빛에는 짙은 신뢰가 담겨 있었다.

주인이 리스크를 안고 아이디 칩을 받아들였으니 얼마나 믿음직스럽겠나.

거기까지 본 나머지 두 중간상인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한 일이었다.

“자자, 얼른 들어가자고. 중간상인끼리 이렇게 만나는 거 규정 위반인 건 알지? 들키면 귀찮아져. 여긴 거점주가 있는 도시라는 거 잊지 말고.”

그들은 걸음을 서들러 건물 안으로 우르르 들어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건물 옥상에서 반태수가 모두 지켜봤다.

“아이디 칩이라…… 그 중간상인의 몸에는 없었던 거 같은데.”

지금까지 잡은 중간상인의 수는 두 명.

첫 번째 중간상인은 가짜 중간상인, 즉 아바타를 갖고 있었다.

사실 말이 아바타지 육체 개조를 한 인간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잡은 중간상인은 이곳 스태플레톤에 조직원을 심어두었다.

그러니 둘 다 노예를 소유한 셈이다.

아까 저들이 말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들 다 아이디 칩을 이식했을 것이다.

한데 영역화로 몸을 훑었을 때, 그런 건 발견하지 못했다.

벨크리스 가문에서도 당연히 몸을 몇 차례나 스캔했다. 하지만 별다른 걸 발견하지 못했다.

일단 이놈들을 잡고 알아봐야겠다.

반태수는 옥상 문을 열고 아래로 내려갔다.

낡은 건물이었지만, 비교적 튼튼했다. 아마 타노로스의 기술력이 어떤 식으로든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았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그들이 모인 곳에 도착했다.

‘하여튼 지하 더럽게 좋아한단 말이야.’

다들 지하 1층에 모여 있었다.

건물에 지하라고는 1층밖에 없었고, 그나마도 주차장이었다.

그들은 마침 비행선 보관소를 확인 중이었다.

“어때? 괜찮지? 이 도시에 거점을 만든 자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비행선 보관소를 만들어. 천장을 열어서 나갈 수 있게 해두고.”

반태수는 자랑인지 설명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말을 열심히 쏟아내고 있는 중간상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이렇게 가다가 한 번 들킨 경험이 있어서 차분하게 마력을 흩뿌리면서 걸었다.

흩뿌린 마력이 저들이 가진 장비를 교란했다.

한 번 당한 경험으로 대비책을 만들 수 있었다.

원래 왜곡은 마력도 왜곡시킨다. 마력으로 감지하려고 한다면 왜곡을 찾아내지 못한다.

한데 타노로스의 장비는 마력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마력 자체를 감지해낸다.

그러니 마력 감지기에 걸려드는 것이다.

물론 끊임없이 모든 것을 왜곡하고 있기에 감지기가 명확히 잡아내지는 못한다.

그래서 지난 번 중간상인도 바로 감지해서 대응하지 못하고 모른 척 눈치를 살피다가 불꽃을 퍼부은 것이고.

게다가 그때는 왜곡을 쓸 때 위상을 뒤집지도 않았다.

이번엔 위상을 뒤집어서 왜곡을 펼쳤기에 마력 감지기에 쉽게 걸려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 위상을 뒤집은 마력으로 주변을 교란했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확실했다.

반태수는 중간상인들과 타노로스 조직원의 표정과 분위기, 태도를 유심히 살폈다.

혹시라도 그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뭔가 빈틈이 있으면 그걸 찾아내서 보완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잠시 살펴봤지만, 별다른 일은 없었다. 아마 교란 마법이 잘 통하는 모양이었다.

‘아니지. 진짜 통하는지 알려면 왜곡의 위상을 원래대로 되돌려야지.’

반태수는 과연 그렇게 해도 이 방법이 통할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위상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렸다.

진한 마력의 향이 확 퍼지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중간상인들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성공이다.

반태수는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모여 있으니 더 편하다. 시간 끌 것도 없었다.

점혈 네 번이면 끝이다.

중간상인들이 갑자기 떠들던 상태 그대로 굳어 버렸다. 목소리도 못 내고 몸도 못 움직이니 당황해서 눈알만 데굴데굴 굴렸다.

조직원은 그나마 상태가 나았다. 자세가 나쁘지 않았으니까.

중간상인들은 엉거주춤한 자세였기에 굉장히 불편한 자세였다. 어차피 움직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계속 힘이 들어가서 굉장히 불편했다.

하지만 조직원은 꼿꼿이 선 채였기에 오히려 편안했다.

반태수는 그들의 몸에 왜곡을 걸고 허공에 띄워 그곳을 나섰다.

슬슬 해가 지고 있었다.

시간을 확인하니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이놈들이 하는 얘기를 듣느라 시간을 좀 지체해서 그런 모양이다.

반태수는 서들러 움직였다.

이들을 데리고 조직의 거점으로 돌아가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

반태수가 향한 곳은 데드릭 벨크리스가 있는 곳이었다.

***

“진이 빠지네.”

데드릭 벨크리스에게 타노로스의 중간상인들을 인계하는 과정은 한 마디로 시끄러웠다.

자기만 빼고 일을 처리했다고 어찌나 투덜거리는지 그걸 달래고 상대해주는 것만으로도 정신력이 쭉쭉 빠지는 것 같았다.

원활한 심문을 위해 분근착골을 한 번씩 써주고 이후의 일은 데드릭 벨크리스에게 모두 맡겨 버렸다.

아마 알아서 잘 할 것이다.

하다보면 답답함도 약간이나마 풀릴 테고.

아무튼 그렇게 처리할 일을 전부 처리하고 다시 조직으로 돌아왔다.

혹시나 해서 비행선 앞을 확인하니 케인 메르사이어는 보이지 않았다.

확인하는 동안 마음이 약간 조마조마했다.

오늘 두 번이나 비행선 앞에서 돌아섰는데, 그걸로 끝나서 다행이다.

반태수는 비행선으로 들어가 일단 씻었다.

개운해진 몸과 마음으로 비행선에서 나온 다음, 약속 장소로 향했다.

조직의 건물 안에 마련된 식당에서 먹어도 되는데, 속성 종족의 대표들은 굳이 외부에 있는 식당에서 먹길 원했다.

약속 장소는 조직에서 수백 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는 비교적 평범한 식당이었다.

영역화를 펼쳐보니 속성 종족들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여섯 명, 각 속성 종족의 대표들만 온 것이다.

반태수가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갔다.

특별한 공기가 확 밀려왔다.

매일 메뉴가 달라지는 평범한 식당이었다.

한데 식당 안의 분위기가 평범하지 않았다. 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건 바로 속성 종족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마력, 그러니까 속성이 담긴 마력을 식당 전체에 층층이 쌓아두었다.

반태수가 식당에 들어서자, 다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층층이 쌓인 마력을 헤치고 안으로 들어가 상석에 앉은 반태수가 일어서 있는 속성 종족들을 슥 둘러보고 말했다.

“왜 그러고 서 있어? 앉아.”

그제야 다들 반태수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고 자리에 앉았다.

주방 쪽에서 속성 종족들이 우르르 나와 테이블에 음식을 세팅했다.

반태수의 눈이 살짝 빛났다.

처음 보는 음식들이었다. 한데 이 음식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대충 알겠다.

이건 속성 종족들이 각자의 속성력을 이용해 만든 음식이었다. 음식에 속성의 힘이 한껏 깃들어 있었다.

반태수가 먼저 먹기 시작하자 다들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모두가 마치 의식이라도 치르는 듯이 경건하게 음식을 먹었다.

반태수는 식사하는 내내 굉장히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자신의 영혼을 무언가가 간질이는 듯한 감각이었다.

그게 뭔지 미처 파악하기 전에 식사가 끝났다.

분위기가 좀 풀어졌다. 가벼운 대화가 오갔다.

그러다가 한 명이 말했다.

“혹시…… 비행선을 빌려주실 수 있습니까?”

반태수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지금 이곳으로 오는 속성 종족들이 있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서 대표만 빠르게 모아서 데려오고 싶습니다.”

반태수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비행선을 쓰지도 않는데 그런 데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한데 대표들만 모아온다니. 좀 이상하긴 했다.

“대표들만 모아오려는 이유가 있나?”

“예. 대표들의 힘이 꼭 필요합니다.”

반태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해."

다들 표정이 확 밝아졌다.

“정말 감사합니다! 금방 쓰고 돌려드리겠습니다!”

이후 잠시 대화의 시간이 이어지다가 자리를 파했다.

반태수는 그날 잠들기 전까지 그 기묘한 감각에 대해 생각을 했다.

아직 명확히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오늘은 하루가 너무 길었어.’

정말 길었던 하루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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