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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142화 (304/351)

142화.  < 지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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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갑자기 그건 왜 묻나? 위성이 뭔지 몰라서 묻는 건 아닐 테고……."

데드릭 벨크리스가 여전히 뚱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냥 궁금해서 그럽니다.”

반태수의 대답에 데드릭 벨크리스가 인상을 팍 썼다.

"너, 설마……! 위성 하나 달라는, 뭐 그런 거냐?"

데드릭 벨크리스는 무슨 이런 뻔뻔한 놈이 다 있느냐는 듯한 표정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위성을 내가 어떻게 줘! 이놈 이거 알고 이러는 거야, 모르고 이러는 거야?”

"제가 언제 위성을 달라고 했습니까? 그냥 궁금하니까 물어보는 거지. 뭐…… 반응을 보니 영감님은 잘 모르는 것 같네요."

반태수는 그렇게 말하고 시선을 돌려 살라자 샤마쉬를 쳐다봤다.

"내가 모르긴 뭘 몰라!”

반태수는 신경 쓰지 않고 살라자 샤마쉬를 계속 쳐다봤다.

살라자 샤마쉬가 살짝 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정확히 알고 싶은 게 뭔가?”

"전반적인 상황이 궁금합니다. 위성이 몇 개나 되는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위성에 대한 보호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같은 것들이요.”

살라자 샤마쉬가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위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원하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런 거야 인터넷만 좀 뒤져봐도 수두룩하게 나오니까.

그 중에서 진짜 정보를 가려내는 게 약간 까다롭긴 하겠지만.

살라자 샤마쉬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그 정도 정보라면 인터넷만 뒤져도 금방 찾아낼 수 있을 텐데? 그냥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말하는 게 어때?”

반태수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좀 특별한 기능을 가진 위성이 없는지 궁금했습니다. 예를 들면 공격이 가능한 위성이라거나.”

"뭐…… 특수 목적 위성이 있긴 하지. 우주 쓰레기가 된 위성의 잔해를 처리하는 위성이라거나, 불법 위성을 공격하는 위성이라거나."

"흥미롭네요.”

반태수는 호기심이 일었다.

"불법 위성이 많습니까?”

"제법 많은 편이지. 제대로 된 위성을 몇 개 갖고 있으면 쓸모가 괜찮거든. 돈과 권력이 있으면 새로운 힘을 원하게 되어 있으니까.”

보아하니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색출해서 처벌하는 게 아니라 그저 위성만 부수고 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위성 하나 올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을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제법 타격이 클 것이다.

은밀히 위성을 올리려면 아마 들어가는 돈과 노력이 훨씬 많을 테니까.

그리고 지금까지의 얘기를 통해 확인한 것이 하나 있다.

5대 가문에서는 굳이 위성을 감출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빛을 흡수하는 도료를 발라 모습이 드러나지 않게 만든 위성은 당연히 불법 위성일 것이다.

마력 반응이 있었으니 타노로스는 아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디일까?

‘뭐, 내가 모르는 조직도 수두룩하겠지.’

순간 셰딤이 떠올랐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아무튼 이제 확인했으니 박살 내면 된다.

반태수는 바로 중계기를 통해 마법을 펼쳤다.

중계기와 거리가 좀 있어서 원래라면 새로 중계기를 만들어야하지만, 이번에는 코어의 마력을 쓰기로 했다.

깔끔하게 위성을 부순 반태수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살라자 샤마쉬에게 말했다.

"합법적으로 위성을 소유하는 방법은 없습니까?”

반태수의 물음에 살라자 샤마쉬가 단호히 말했다.

"없네.”

위성은 오직 5대 가문만 보유할 수 있다.

살라자 샤마쉬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걸세. 5대 가문의 감시망은 생각보다 촘촘해서 몰래 위성을 올리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을 테니까."

반태수가 빙긋 웃었다.

"그럴 생각 없습니다. 솔직히 위성 올려봐야 쓸 일도 없고요. 그냥 단순한 호기심이었습니다.”

살라자 샤마쉬는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호기심을 가질 만하다.

이번에 위성에서 폭발 신호를 보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뭐, 노파심에서 한 말일세. 너무 기분 나빠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그때 옆에서 데드릭 벨크리스가 치고 나왔다.

"굳이 위성까지 얻을 필요가 있나? 위성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드론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드론은 또 내가 아주 꽉 잡고 있지.”

드론이라는 말을 들으니 나서스 가가 떠올랐다.

오카리타를 무수한 드론으로 감시하는 가문.

"저 영감이 나서스 가문이랑 왕래가 잦거든. 그게 드론 때문이라는 걸 다들 아는데, 혼자만 아니라고 우긴다는 게 문제지.”

데드릭 벨크리스가 인상을 팍 썼다.

"아니라니까 그러네. 난 그런 마음을 먹은 적이 없네. 그저 호의를 주고받는 것뿐이지.”

그럴 리가. 반태수는 데드릭 벨크리스의 말을 조금도 믿지 않았다.

저 근육 너구리같은 영감이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나서스 가와 교류를 할 거라는 생각은 요만큼도 안 들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때? 내가 드론 좀 지원해줄까? 원한다면 몇 가지 드론의 설계도도 줄 수 있는데.”

반태수가 빙긋 웃었다.

"설마 그걸로 이번 보상을 퉁 치려는 건 아니죠? 솔직히 드론, 저한테는 별로 필요가 없는지라.”

데드릭 벨크리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하여간 까다로운 놈 같으니.”

반태수는 그 말을 들으며 기분 좋게 미소 지었다.

어딜 대충 넘어가려고.

***

반태수는 슬슬 떠날 준비를 했다.

이제 나머지 일은 데드릭 벨크리스가 알아서 처리하기로 했다.

연구소를 만들고, 타노로스의 비행선과 로봇 옷으로 변하는 저격총을 가져가 연구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도맡기로 했다.

나머지 자잘한 일들도 전부 데드릭 벨크리스가 처리하기로 했다.

어차피 직접 일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잔뜩 모아 부려먹을 테니 크게 힘들 일도 없었다.

그런 상황이니 굳이 반태수가 여기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반태수의 비행선도 다필드에 도착해서 대기 중이고.

그래서 일단 돌아가기로 했다.

반태수가 떠난다는 말에 살라자 샤마쉬와 데드릭 벨크리스가 비행선까지 찾아왔다.

"인사도 안 하고 떠나려고 했나? 이거 서운하군.”

살라자 샤마쉬의 말에 반태수가 당치 않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요. 안 그래도 찾아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 거짓말 믿어주지.”

데드릭 벨크리스가 놀리듯 말하자 반태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살라자 샤마쉬는 그 모습에 가볍게 웃었다.

"그나저나 돌아가면 뭘 할 계획인가? 별로 할 일 없으면 내 밑으로 오는 거,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당분간은 좀 쉴 생각입니다. 그동안 너무 무리하게 움직인 것 같아서 피로가 쌓였습니다.”

"하긴.”

살라자 샤마쉬와 데드릭 벨크리스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이 보기에도 확실히 반태수가 최근 격렬한 나날들을 보내긴 했다.

아마 웬만한 사람이라면 벌써 힘들어서 나가 떨어졌으리라.

"좀 쉬는 것도 나쁘지 않지.”

"이번 기회에 경치 좋은 곳에 다녀오는 건 어떤가.”

경치 좋은 곳이라는 건 동굴폭포나 벼락숲 같은 장소를 말하는 것이다.

좋은 경치 속에서 지내다보면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물론 그건 살라자 샤마쉬의 생각이고 데드릭 벨크리스는 생각이 좀 달랐다.

"쉬려면 무조건 휴양 도시로 가야지.”

데드릭 벨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살라자 샤마쉬를 바라봤다.

"저 여행광은 특이한 놈이라서 그게 좋은 거고, 나처럼 평범한 사람은 휴양 도시처럼 인프라가 잘 갖춰져서 편리한 곳이 훨씬 좋은 법이지. 게다가 휴양 도시는 경치도 아주 괜찮지.”

살라자 샤마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건 영감님만의 편협한 주장이죠. 진짜 경치 좋은 곳은 휴양 도시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함을 선물해준다니까요?”

"그러니까 그런 선물은 피곤하지 않을 때나 찾아가는 거고. 피곤할 때는 휴양 도시지.”

두 사람은 그걸로 티격태격 제법 오랫동안 싸웠다.

반태수는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문득 린치필드 가문이 있는 도시, 듀스트론이 떠올랐다.

린치필드는 듀스트론에 언제든 방문해 달라고 했다. 그곳은 아주 유명한 휴양 도시였다.

그쪽으로 살짝 마음이 흘렀는데, 반태수는 결국 고개를 저었다.

이번엔 지구에 다녀올 계획이다.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이면세계에 머물렀다.

여기서 시간을 오래 보내다보니, 어느새 지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마치 이곳이 자신의 고향이고 지구가 이면세계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반태수가 판단하기에 이건 좋은 현상이 아니다.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두 분의 의견은 충분히 고민해 보겠습니다.”

그 말에 두 사람이 더 이상 티격 대지 않고 반태수를 바라봤다.

"나중에 의뢰할 일 생기면 또 연락하마.”

데드릭 벨크리스의 말에 반태수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죠.”

다음에는 데드릭 벨크리스가 싸우는 모습도 좀 보고 싶었다. 그렇게 자랑하는 유물들을 어떻게 쓰는지도 구경하고.

이번엔 살라자 샤마쉬가 나섰다.

"조만간 크랙톤에 방문하겠네. 의뢰할 것도 하나 있고.”

의뢰라는 말에 반태수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의뢰입니까?”

"일단 푹 쉬고 나면 얘기해주지. 어차피 당장 할 것도 아니고, 나도 나름 뭔가 시도할 만한 것들이 있어서.”

반태수는 더 이상 궁금해 하지 않고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편할 대로 하시죠.”

그렇게 생각보다 긴 인사를 나눈 다음, 반태수가 비행선에 탔다.

잠시 후, 비행선이 떠올랐고,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데드릭 벨크리스와 살라자 샤마쉬는 살짝 아쉬움이 깃든 눈으로 비행선이 날아간 방향을 한동안 바라봤다.

***

포탈이 있는 상가 2층의 연구실에 반태수가 나타났다.

반태수는 살짝 아련해진 눈으로 연구실 안을 찬찬히 둘러봤다.

마법을 잘 걸어놔서 먼지도 거의 없었다. 연구실은 아주 깔끔했다.

이렇게 지구로 돌아오니 왠지 마음이 편안해졌다.

역시 여기가 진짜 고향이다. 그러니 이렇게 마음이 안정되는 것 아니겠는가.

반태수는 일단 영역화부터 펼쳤다.

혹시 뭔가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응?’

원래는 아무 변화가 없었어야 하는데, 변화가 있다.

반태수가 설치한 적 없는 전자장비들이 있었다.

물론 연구실 내부에 설치된 건 아니었다.

이곳은 마법의 보호를 받는 장소다. 아무나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장치들이 전부 연구실 밖에 있었다.

예를 들어 두꺼운 유리로 된 문에 초소형 카메라가 달려 있었고, 창문에 도청장치가 붙어 있었다.

카메라는 각도 때문에 반태수가 있는 곳을 찍지 못하지만, 방심했다면 바로 걸렸으리라.

‘뭔가 일이 생기긴 했는데…….'

과연 어떤 놈들이 이런 짓을 했는지 궁금했다.

아마 이면세계와 관계된 자들이리라.

반태수는 일단 왜곡부터 걸었다. 그리고 초소형 카메라 앞에 환영 마법을 펼친 다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아마 저걸 설치한 자들은 누군가 이곳에 나타나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는 사실을 결코 모를 것이다.

반태수는 빠르게 집으로 갔다.

집에도 도청장치와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중요한 물건은 전부 아공간에 보관했기에 집에는 별 신경을 안 썼더니 집안 곳곳에 도청장치와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저런 집에 어떻게 들어가겠는가.

반태수는 일단 발길을 돌렸다.

영역화를 최대한으로 펼쳐서 혹시라도 주변에서 뭔가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없는지 찾았다.

반태수는 호텔로 향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호텔에서 잘 운명인가보다.

***

다음 날, 반태수는 최대한 깔끔하게 단장을 하고 카페 위자드로 향했다.

카페 위자드는 여전했다.

손님이 바글바글했고, 손님 중 능력자의 비율이 높았다.

반태수는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 와중에도 영역화를 통해 혹시 도청장치나 카메라가 없는지 확인했다, 카페는 깨끗했다.

"어서 오세요! 어? 사장님!”

이서영은 카페에 손님이 들어와서 반사적으로 인사를 했는데, 그 손님이 반태수라는 걸 확인하고 눈을 크게 떴다.

반태수는 반가운 얼굴로 이서영에게 다가갔다.

이서영은 반가움 반, 서운함 반이 섞인 눈빛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너무하셨어요. 몇 달 동안 한 번도 안 찾아오시기 있어요?”

“미안. 좀 바쁜 일이 있었어. 별 일은 없지?”

"별다른 일은 없어요. 사장님 찾는 분이 굉장히 많았다는 것 빼고는요.”

"날 찾는 사람이 많았다고?”

"네. 근데 찾는 분들 분위기가……."

"분위기가?”

"좀 무서웠어요.”

반태수는 어떤 상황인지 대충 이해했다.

‘의심하고 있네.’

자신을 능력자라고 의심하는 것이다.

반태수는 카페 안을 슥 둘러봤다. 어쩌면 저 중에도 자신과 접촉하려는 자가 섞여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뭘 의심하는 거지?’

반태수는 자신이 지구에서 저들과 엮일 만한 일이 뭐가 있을지 잠시 생각해봤다.

백진희 말고는 없었다.

한데 백진희 때문에 의심하는 거라면 진작 했어야 한다.

백진희와 안 만난 지가 얼마나 오래 됐는데 이제 와서 이런단 말인가.

"사람들, 언제부터 찾아왔어?”

"며칠 안 됐어요. 한…… 사흘 전쯤?”

반태수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 말을 돌렸다.

"그나저나 2호점 준비는 슬슬 하고 있어?”

카페 위자드의 모든 일을 이서영에게 맡겼기에 그녀가 2호점 준비를 할 때까지 일절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벌써 준비는 끝났어요. 저거 두 개 빼고는요.”

이서영이 손가락을 들어 가리킨 곳이 쿠키 제조기와 드립커피 머신이 있었다.

반태수는 그걸 보며 이번 기회에 마법을 좀 더 철저히 감추기로 했다.

안 그래도 카페에 부여한 마법은 최대한 감춰 놨다. 하지만 이제 반태수의 실력이 더 올랐으니 그걸 더 철저히 감출 수 있게 되었다.

반태수는 즉시 마력의 실을 뽑아 카페의 마법과 드립커피머신, 쿠키 제조기의 마법을 손봤다.

지구에서 코어의 마력으로 마법을 쓰니 마치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물 밖으로 나온 느낌이었다.

마법으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고양감이 들었다.

아무튼 마법을 완성한 다음 이서영에게 말했다.

"시간 낼 수 있지? 바로 가서 준비하자. 거긴 누구한테 맡기기로 했어?”

"서현 언니요. 지금 사장님 언제 오시나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어요.”

반태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서현 정도면 2호점을 맡기기에 충분하다.

"그래. 눈 빠지면 안 되지. 얼른 가자.”

반태수는 이서영과 함께 2호점이 준비된 곳으로 향했다.

2호점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있었다.

상권 역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곳이었다.

위치가 애매하긴 하지만, 애초에 카페 위자드는 위치로 승부하는 커피숍이 아니다.

2호점의 인테리어는 1호점과 판박이였다.

내부 구조가 아주 똑같았다.

반태수는 들어감과 동시에 곳곳에 마법을 걸었다. 마법 역시 1호점과 똑같이 걸었다.

내부를 둘러본 반태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고생 많았다. 드립커피머신이랑 쿠키 제조기는 내일 가져다 놓을게. 저기에 놓으면 되지?”

그 두 가지 장비의 위치도 1호점과 똑같은 자리에 마련되어 있었다.

"사장님, 또 멀리 가세요?”

반태수는 이서영의 물음에 그녀를 쳐다봤다.

복잡한 감정으로 일렁이는 눈빛이 보였다.

"당분간은 계속 바쁠 거야. 멀리 안 가더라도 카페에 자주 들르기 힘들어.”

이서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몸조심하셔야 돼요.”

뭔가 느껴지는 게 있는 모양이다.

반태수는 최대한 환하게 웃어주었다.

"내가 제일 잘하는 게 그거야. 몸조심하는 거. 그러니 걱정 하지 마.”

그렇게 2호점을 확인한 다음 이서영을 1호점에 데려다준 후, 집으로 돌아가려고 길을 나섰다.

절반쯤 갔을 때, 자신을 목표로 다가오는 자들을 확인했다.

영역화 안에서 움직이는 놈들인지라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알 수 있었다.

근처에서 꿈지럭대다가 딱 절반쯤 왔을 때 후다닥 움직인 것이다.

그들은 길의 앞뒤에 나타나 반태수가 다른 곳으로 새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반태수 씨?”

다들 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능력자들이었다.

반태수는 걸음을 멈추고 앞에서 다가오는 자들을 똑바로 쳐다봤다.

"잠시 시간 좀 내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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