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화. < 의심스러운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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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레즈는 파이안 제약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이번에 파이안 제약과 함께 하는 포션 제조 사업에 관한 논의를 하기 위함이었다.
제닉스 테크놀로지에서는 당연히 알바레즈가 책임자로 나섰고, 파이안 제약에서는 에이든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사가 책임자로 나섰다.
제닉스와 파이안이 손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해결한 건 12연합을 박살 낸 것, 딱 하나뿐이었다.
물론 그건 상당히 중요하고 대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진짜 일의 시작 단계에 불과했다.
진짜는 포션 제조다.
한데 그게 아주 꽉 막혀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는 상황이었다.
무려 제닉스와 파이안이 손잡았는데도 해결의 실마리가 아예 보이지 않았다.
속을 끓이고 있으니 어느새 목적지인 파이안 제약에 도착했다.
알바레즈는 답답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려 에이든이 기다리고 있는 포션 제조 연구실로 향했다.
에이든은 알바레즈와 비슷한 또래였다.
그리고 사실 예전에 서로 어울려 놀기도 했다.
쾌락과 자극으로 점철된 삶을 2년 정도 함께 했었다.
당시 형성된 친밀함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어서 제법 분위기가 좋았다.
아직까지는.
아마 앞으로 실패가 계속 이어진다면 아무리 두 사람 사이가 좋아도 분위기는 나빠질 것이다.
연구실에 들어가니 에이든이 심각한 표정으로 장비들이 한눈에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에이든.”
알바레즈가 에이든을 부르며 다가갔다.
에이든이 알바레즈를 보고는 슬쩍 손을 들어 인사했다.
"표정 좀 풀어. 조만간 백진희를 잡아오면 해결될 테니까.”
"그 여자를 잡는 것도 문제지만, 잡아와도 해결이 안 되면 그 뒤로는 정말 난감해져.”
"해결 될 거야.”
에이든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걸 본 알바레즈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왠지 백진희가 아닌 다른 문제가 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무슨 일이야?”
에이든이 피식 웃었다.
"역시 바로 알아차리네.”
"당연하지.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얼마인데.”
고작 2년이지만, 그 밀도는 평범한 사람이 20년을 함께 한 것보다 조밀하고 끈끈하다.
"우리가 좀 질질 끌긴 했지?”
에이든의 물음에 알바레즈가 고개를 저었다.
"그걸 질질 끌었다고 하면 안 되지. 시도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 포션 제조가 그렇게 쉬우면 개나 소나 다 만들고 있지 않겠어?”
"내 말이 바로 그거야. 그런데 아버지나 형들은 생각이 다른 모양이야.”
알바레즈의 표정이 확 굳었다.
"그분들이 개입하시려는 건가? 함부로 그럴 수는 없을 텐데? 이건 파이안 제약에서만 하는 프로젝트가 아니야. 우리 제닉스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지. 내 파트너를 함부로 바꾸는 건 계약 위반이야.”
"그거야 다들 잘 알지. 파트너를 바꿀 생각 같은 건 없으니까 걱정 말라고. 문제는 조력자 한 명을 끼워야 한다는 거지.”
"조력자? 굳이 필요 없지 않을까?”
에이든이 고개를 저었다.
"계약 위반도 아니니까 어쩔 수 없어. 그리고 아버지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간신히 모신 분이라고 하니 그냥 취소할 수도 없고.”
에이든의 아버지가 가진 영향력은 굉장하다. 그런 사람이 인맥을 총동원해서 모신 자가 보통 사람일 리 없다.
그런 사람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만나서 인연을 맺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테니까.
"그런 대단한 분을 만날 수 있다면 오히려 좋아해야 하는 일 아냐? 뭐가 그리 걱정이야?”
"난 외부의 도움 없이 우리 둘이서 모든 걸 해결하고 싶었어. 인정받을 좋은 기회잖아. 이걸 혼자 해냈으면 내가 제일 앞에 설 수 있을 텐데.”
알바레즈가 씨익 웃었다.
"고작 조력자의 도움 좀 받는다고 우리가 한 일이 평가절하 될 일은 없으니 걱정 마. 포션 제조가 어디 보통 일이야? 그냥 프로젝트의 성공에만 집중해.”
에이든이 힘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맞겠지."
"그나저나 그 대단한 인맥을 총동원해서 모신 분이라니 누군지 정말 궁금한데?”
"나도 잘 몰라. 제대로 얘기를 안 해주셔서. 오늘이나 내일쯤 방문할 거라고 했는데……."
에이든이 그렇게 말했을 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직원 한 명이 헐레벌떡 뛰어와 보고했다.
"손님이 오셨습니다. 말씀하셨던 그분입니다.”
드디어 조력자가 도착했다.
***
알바레즈와 에이든은 묘한 시선으로 손님을 바라봤다.
찾아온 손님과 두 사람은 연구실 한쪽에 마련된 소파에 앉아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뭐가 저리 잘 생겼어?’
‘나이는 우리 또래인 것 같은데? 아니, 더 어린가?’
손님으로 온 사람은 많아봐야 30대 초반 정도로 보였다. 아니,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20대 중반일 수도 있다.
얼굴은 어찌나 잘 생겼는지 길거리에 나가면 모든 시선을 다 빨아들일 것 같았다.
물론 평생 본 사람들 중 가장 잘생겼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얼마 전에 진짜 말도 안 될 정도로 잘생긴 놈을 봤으니까.
손님으로 온 사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두 분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이쪽 분이 알바레즈, 그리고 이분이 에이든이죠? 전 에트리안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자기소개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두 사람은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먼저 에이든이 말했다.
"아버지께 미리 말씀을 듣긴 했습니다만, 너무 간략해서 솔직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가 전혀 파악을 못 했습니다.”
에트리안이 빙긋 웃었다.
"제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하신 거로군요. 전 그냥 기공술사입니다.”
에이든도 알바레즈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냥 기공술사를 에이든의 아버지가 인맥을 총동원해서 모실 리 없으니까.
"그럼 기공술로 저희를 도와주시는 겁니까?”
"결과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에트리안은 고개를 돌려 포션 제작 장비를 바라봤다.
"저것들이 포션 제작 장비입니까?”
"네. 맞습니다.”
"작동이 원활하지 않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네. 다각도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백진희를 잡아올 계획이었지만, 굳이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았다.
"제가 잠시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에이든이 장비 쪽으로 손을 펼치며 대답했다.
"얼마든지요. 부수지만 말아 주십시오. 하하하.”
에트리안이 빙긋 웃었다.
"제 능력은 무언가를 부술 정도로 강력하거나 과격하지 않습니다.”
에트리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장비에 바짝 다가갔다.
능력을 쓰는 것 같은데, 솔직히 알바레즈도 에이든도 에트리안이 뭘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기공술사가 능력을 쓰는 사실을 확인하는 건, 능력이 눈에 확 띌 정도로 화려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에트리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군요."
"뭐가 말입니까?”
"이 장비들, 뭔가 특별한 힘을 이용해서 만든 것 같은데, 그걸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알바레즈와 에이든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가 다시 시선을 에트리안에게로 돌렸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에트리안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전 이런 장비의 구조를 꿰뚫어볼 수 있습니다. 그걸 분석해서 설계도를 그릴 수도 있고요. 그리고 그 안에 어떤 특별한 힘이 개입되었는지도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특별한 힘이라는 말에서 두 사람이 떠올린 건 하나였다.
‘마도구!’
저 에트리안이라는 자는 마도구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그것도 보통 능력이 아니라 그 힘을 확실히 포착해서 설계도를 뽑아낼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다.
‘왜 아버지가 모든 인맥을 총동원했는지 확실히 알겠어.’
저런 사람의 존재를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걸 아는 것이 어쩌면 상류사회의 무수한 경계 중 하나인지도 모른다.
상류사회에 포함되었다고 해서 다 같은 상류층이 아니다.
그 안에도 무수히 많은 격이 나뉜다.
에이든은 자신의 위상이 이 순간 조금 더 위로 올라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 사람, 에트리안을 알게 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럼 뭐가 문제인지도 금방 파악하실 수 있겠군요.”
에트리안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 이 장비를 실제로 확인해보기 전까지는요.”
두 사람이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으로 에트리안을 바라봤다.
에트리안은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뭔가 묘한 느낌이 듭니다. 솔직히 말하면 특별한 힘이 여기에 사용되었는지 아닌지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설명을 듣던 두 사람의 표정이 묘해졌다. 갑자기 신뢰가 확 떨어지는 기분이다.
"내부 구조는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굳이 설계도를 그릴 필요도 없을 정도로 단순합니다. 그저 들어온 재료를 섞고 내보내는 기능이 전부입니다. 다섯 개 모두 구조가 똑같습니다. 왜 다섯 개로 나눴는지도 모르겠군요. 그래서 특별한 힘이 들어갔다고 판단한 겁니다. 다섯 개의 장비에 각각 다른 힘이 부여되었을 겁니다.”
그의 설명을 들은 알바레즈와 에이든이 또 한 번 서로를 바라봤다가 다시 시선을 에트리안에게 돌렸다.
"그럼…… 포션에서 마도구를 제작했다는 뜻입니까?”
"일단 전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제작했는지, 아니면 어딘가에서 가져왔는지는 더 확인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알바레즈와 에이든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맞다.
어쩌면 이면세계에서 저 장비들을 가져왔을 수도 있다. 아니, 그게 더 말이 된다.
규격까지 똑같은 장비가 또 있으니까.
직접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너무 빨리 대체가 되었다.
도난당할 걸 대비해 미리 하나 더 만들었을 수도 있지만, 그건 가능성이 너무 낮다.
척 보기에도 핸드메이드로 만들려면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할 텐데, 그걸 일어날지 아닐지도 모를 상황에 대비해 하나를 더 만든다고?
에트리안이 생각에 잠긴 두 사람에게 말했다.
"일단 장비를 작동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혹시 특별한 힘을 감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아, 그럴 수도 있겠군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에이든이 직접 움직여서 장비를 작동했다.
어차피 자동화 설비가 되어 있기에 그냥 작동만 하면 된다.
자동으로 재료를 넣고 다섯 개의 장비를 통과해 작은 병에 쪼르르 액체가 담기는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에트리안은 집중해서 능력을 발휘했지만, 결국 헛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분명히 안에서 무언가 특별한 힘이 작용하고 있는데, 그걸 감지할 수가 없었다.
그저 뭔가 있을 것 같은 묘한 느낌만 감질나게 남아서 에트리안의 능력을 슬쩍슬쩍 건드리고 사라졌다.
"모르겠군요. 솔직히 이런 건 처음입니다.”
에트리안은 포션 한 병을 집어 내용을 확인했다.
그냥 맹물이었다.
"신기하군요. 재료에는 분명히 물이 없는데, 이런 맹물이 결과로 나오다니.”
들어간 재료가 어디로 사라졌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완벽하게 꿰뚫어보고 있는데도 못 알아냈다.
그냥 사라졌다. 아니, 사라졌는지 아닌지조차 알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건 처음이라고 말한 것이다.
무언가 특별한 힘이 자신의 감각을 교란했다고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에트리안은 두 손을 살짝 들었다. 깔끔하게 포기한 것이다.
"전 더 이상 해볼 게 없군요. 혹시 두 분이 생각하신 다른 방도는 없습니까?"
알바레즈와 에이든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서로에게 눈짓을 했다.
그들은 눈짓만으로 약간의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한창 놀 때, 그렇게 말없이 간단한 의사소통이 필요한 일이 자주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눈짓으로 의논한 두 사람은 결정을 내렸다.
이번엔 알바레즈가 에트리안에게 말했다.
"시도할 만한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
"오, 기대 되는군요. 어떤 방법입니까? 제가 어떤 식으로든 돕겠습니다.”
솔직히 에트리안은 큰 기대 없이 여기에 왔다. 한데 기대 이상의 것을 봤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은 보답을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알바레즈는 그런 에트리안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비밀을 꼭 지켜주셔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에트리안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비밀을 엄수하겠습니다. 설사 누군가를 죽이는 일이라고 해도 기꺼이 도울 테니 너무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그렇게까지 말하니 두 사람도 제법 안심이 됐다.
알바레즈는 백진희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설명을 모두 들은 에트리안이 눈을 번득이며 말했다.
"그러면 그 백진회라는 여자 분을 이리로 데려와야겠군요. 당연히 그 여자 분은 오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고.”
"맞습니다.”
"그 백진희라는 분은 혹시 기공술사입니까?”
"아뇨. 하지만 상당한 능력자입니다.”
두 사람은 열심히 백진희에 대한 정보를 쏟아냈다.
그 얘기를 모두 들은 에트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설픈 사람을 여럿 쓰기보다는 확실한 실력자를 쓰는 게 낫겠군요.”
"네. 맞습니다. 어설픈 자들은 오히려 방해가 될 겁니다.”
두 사람은 에트리안과 그런 대화를 하며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에트리안은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제가 사람을 소개해도 될까요? 전투 쪽으로는 제법 괜찮은 기공술사입니다. 솔직히 제가 직접 참여하고 싶지만 전 전투 쪽으로는 젬병인지라.”
알바레즈가 얼른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그래 주신다면 저희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다행이군요. 그럼 그 친구에게 연락을 하겠습니다. 언제 할지 정하면 그날 약속장소에 바로 나갈 수 있도록 조치하죠.”
"감사합니다.”
두 사람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리 백진희가 뛰어난 능력자라고 해도 에트리안이 보장하는 실력을 가진 기공술사가 나선다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는 에트리안의 눈이 몇 차례 날카롭게 번득였다.
***
반태수는 제인과 마주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제인은 커피와 마력회로의 상관관계를, 직접 몸으로 경험하면서 찾아냈다.
능력을 쓰고 마력회로가 완벽하게 비활성화 되었을 때, 정확히 커피 다섯 잔을 마시면 다시 능력을 쓸 수 있었다.
하지 만 그건 처음에만 그렇고 두 번째는 좀 달랐다.
두 번째 능력을 쓰고 다시 활성화 시키는 데 여덟 잔의 커피가 필요했으니까.
세 번째는 열다섯 잔, 그리고 네 번째는 테스트 해보지 못했다.
커피가 다 떨어져서.
하지만 그 뒤는 굳이 테스트 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커피를 통해 쓸 수 있는 능력의 한계는 열다섯 잔까지로 정했으니까.
물론 매일 그럴 생각은 아니다. 보통은 하루에 두 번 정도 쓰면 딱 적당할 것 같다.
아무리 맛있는 커피라지만 다섯 잔을 마시고 다시 여덟 잔을 마시려니 배가 너무 빵빵해져서 토할 것 같았으니까.
"그래서 앞으로는 하루에 두 번씩 능력을 쓸 생각입니까?”
"네. 커피를 연달아 마시는 것보다는 띄엄띄엄 마시고 싶어서요.”
반태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죠, 뭐.”
원래는 보름에 한 번 쓸 수 있는 능력이다. 한데 그걸 하루에 두 번으로 바꿨으니 그 정도면 충분하다.
그렇게 제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여러 개로 쪼개진 반태수의 두뇌들이 각각의 활동을 하는 중이었다.
그 중 하나가 제닉스에서 훔쳐간 장비들에 붙여 놓은 마킹이었다.
그걸 통해 꽤 재미있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슬슬 그쪽도 정리할 때가 되긴 했지.’
반태수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