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마법사다-266화 (262/351)

266화.  < 패트릭의 마력회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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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은 반태수로부터 증거를 받아 곧장 국장에게 보고했고, 국장은 바로 조치를 했다.

이런 일은 미루면 안 된다.

패트릭은 국장이 신경 써서 붙여준 특수이능관리국의 요원 네 명과 함께 제닉스 테크놀로지로 향했다.

네 명의 요원 중 한 명은 국장이 가장 신임하는 능력 있는 요원이었다.

국장을 암중 경호하는 요원이었는데, 특수이능관리국 내에서도 몇 안 되는 기공술사 중 한 명이었다.

기공술을 통해 강력한 체술과 방어막을 쓰는데, 웬만한 총탄은 거뜬히 막아낼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

소문에는 전장에서 포탄을 막아냈다고도 하는데, 확인된 바는 없지만, 그가 힘을 쓰는 걸 보고 있으면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튼 국장이 패트릭의 안전을 정말 신경 썼기에 그를 붙여준 것이다.

국장에게는 다른 모든 전투요원보다 패트릭이 더 중요했다.

아무튼 나머지 세 명의 요원도 기공술사는 아니지만, 뛰어난 장비로 무장한 능력자들이었다.

패트릭은 그들을 데리고 제닉스 테크놀로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곧장 알바레즈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따로 통보하고 오진 않았지만 알바레즈는 그들이 올 줄 알았다는 듯이 맞이했다.

"이거 특수이능국에서 또 뭘 얻어먹으려고 여기까지 오셨나? 전에 그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나보지?”

패트릭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전에 그것? 설마 포션에서 다들 모였을 때를 말하는 겁니까?”

"그때 포션으로부터 뭘 받았을까? 그렇게 도움을 주고도 아무것도 안 받았으면 그건 그것대로 호구 짓인데.”

“난 아무 도움도 주지 않았습니다만.”

"웃기고 있네. 그때 분위기를 포션 쪽으로 몰아줬잖아. 그래서 우리가 다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불합리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지. 이래도 아무 도움도 안 줬다고 할 텐가?”

알바레즈는 흰자가 잔뜩 드러난 눈으로 패트릭을 노려봤다.

마치 싸움이라도 거는 듯한 모습이었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냉각되었다. 하지만 패트릭은 처음 여기 올 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표정과 태도로 입을 열었다.

“전혀 의도치 않았지만, 그렇게 받아들이셨다면 어쩔 수 없죠. 그 부분은 알아서 판단하시면 됩니다.”

알바레즈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패트릭을 노려봤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오금이라도 저릴 법 한데, 패트릭은 담담히 자신이 할 말을 했다.

"제가 여기 온 것은 얼마 전 포션에서 있었던 도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함입니다.”

알바레즈가 피식 웃었다.

"네가 무슨 권리로? 특수이능관리국이 경찰이라도 되나? 도난 사건을 수사하게?”

"혐의를 인정하시는 겁니까?”

“당치 않은 소리! 내가 왜 혐의를 인정해! 난 전혀 모르는 일인데!”

"정말로 모르십니까?”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페트릭은 미리 준비한 태블릿을 꺼내 알바레즈가 잘 볼 수 있도록 각도를 맞춘 다음 영상을 실행시켰다.

제닉스 테크놀로지에서 줄줄이 나온 차량들이 빠르게 이동해 포션 빌딩 앞에 멈추고, 그 안에서 복면인들이 우르르 나와 포션의 장비를 탈취하는 장면이 빠르게 이어졌다.

알바레즈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모르고 있었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 아닙니까?”

패트릭이 알바레즈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알바레즈의 표정이 살짝 구겨졌다.

설마 이런 영상이 찍혔을 줄은 몰랐다.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었다. 저런 영상이 찍히려면 따라다니면서 찍어야 한다.

그 얘기는 저 영상을 찍는 존재가 바로 옆에 있었다는 뜻이다.

한데 저 탈취 전문 요원들이 그걸 발견하지 못했다고? 그럴 리 없다.

설사 아주 먼 곳에서 망원렌즈를 이용해 찍었다고 해도 뭔가 낌새를 느꼈을 것이다.

저 요원들 중 몇몇은 그 정도 육감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데 저렇게 찍혔다? 분명 내부자의 짓이다.

“아무튼 이렇게 혐의가 입증되었으니, 탈취해 간 장비를 내놓으셔야겠습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벌도 받으셔야 할 겁니다. 설마 저 도둑들을 감싸지는 않을 거라 믿습니다.”

“후우우.”

알바레즈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번득이는 눈으로 패트릭을 보고는 말했다.

"일단 저 도둑들은 다 죽었다. 나도 뒤늦게 안 거라서 저들이 움직이는 걸 미처 막지 못했어. 장비는 12연합 놈들이 저 도둑들을 다 죽이고 빼앗아갔어.”

"말을 번복하시는군요. 그럼 그걸 제가 어떻게 믿겠습니까? 일단 수사는 진행하겠습니다. 이건 특수이능관리국의 정당한 권한입니다.”

알바레즈가 어금니를 꽉 물었다.

"진짜 그렇게까지 해야겠나?”

"네."

패트릭은 단호히 말한 다음 돌아섰다.

"일단 회사를 좀 둘러보겠습니다. 모든 걸 찬찬히 살피면서 데이터를 쌓는 게 제 방식인지라.”

패트릭은 알바레즈의 대답도 듣지 않고 휙 나가 버렸다.

네 명의 전투요원이 얼른 따라 나가서 패트릭을 감싸듯 진형을 짜고 경계심을 끌어올렸다.

알바레즈는 그 뒷모습을 보며 이를 갈았다.

“진짜…… 모기 같은 놈이야. 정말 귀찮군.”

***

패트릭은 제닉스 테크놀로지를 한바탕 발칵 뒤집다시피 했다.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자신의 능력인 통찰력을 써서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패트릭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데이터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면 완벽한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

제닉스 테크놀로지 본사에서는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없었다.

하지만 패트릭 특유의 인지영역 너머에서 작용하는 통찰력은 그 적은 데이터만으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장비를 보관한, 그러니까 장비를 설치해서 포션을 제조하려는 공장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략적인 방향은 특정해냈다.

그거면 충분하다. 나머지는 움직이면서 지속적으로 능력을 쓰면 되니까.

패트릭이 자신만만하게 제닉스 테크놀로지를 나서서 어딘가로 이동했다.

그리고 알바레즈가 자신의 방 창가에서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패트릭의 뒤통수를 노려보는 알바레즈의 눈에서 새파란 살기가 번들거렸다.

***

패트릭은 네 요원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운전은 요원 중 한 명이 하고, 패트릭은 조수석에 앉아 방향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이동하는 내내 능력을 이용해 흔적을 살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가면서 지속적으로 능력을 사용하니 조금씩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면 정확한 공장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창 이동하고 있을 때, 갑자기 마력회로를 따라 흐르는 마력이 탁탁 튀었다.

"다들 내려!”

패트릭은 그렇게 외치며 안전벨트를 푼 다음, 차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나머지 요원들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차문을 열고 몸을 날렸다.

꽈앙!

무언가가 차에 떨어졌고, 차가 그대로 폭발했다.

다행히 적절한 시점에 차에서 뛰어내렸기에 다들 무사했다.

패트릭은 도로를 데굴데굴 구른 다음 얼른 균형을 잡고 냅다 달렸다. 그리고 적절한 엄폐물을 찾았다.

건물과 건물 사이 골목이 보여 그리로 얼른 뛰어 들어갔다.

나머지 요원들은 빠르게 패트릭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쪽으로 달렸다.

어쨌든 지금은 패트릭을 보호해야 한다.

골목으로 들어갔던 패트릭이 곧장 다시 도로변으로 튀어나왔다.

골목 안쪽에서 총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한 것이다.

그들은 패트릭을 발견하자마자 총을 쐈다.

타타탕!

패트릭은 반사적으로 엎드리듯 몸을 낮추며 앞으로 쭉 점프했다.

도로에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아니었으면 사고가 났을지도 모른다.

“하! 이거 아주 작정을 했구나.”

패트릭은 주위를 둘러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사방에서 무기를 든 자들이 속속 등장했다. 얼핏 보이는 사람만 해도 서른 명이 넘었다.

다들 손에 자동소총을 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여길 빠져나가는 건 쉽지 않을 듯했다.

패트릭은 능력을 맹렬히 사용해서 돌파구를 찾았다.

한데 정말 신기하게도 큰 위기감이 들지 않았다. 위기감이 최고조로 올랐을 때는 아까 차에 있을 때였다.

그때는 정말 생과사의 경계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한데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아니, 솔직히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 그저 약간의 긴장감이 다였으니까.

어느새 요원들이 패트릭 옆으로 다가왔다.

방어 능력을 가진 기공술사가 능력을 썼는지 어금니를 꽉 물고 있었다.

주변에 약간의 위화감이 드는 걸로 봐서 투명한 막이 주위를 빈틈없이 감싸고 있는 듯했다.

포위하고 있는 적들이 얼른 총을 쏘지 않는 건, 이 방어막의 존재를 알기 때문이리라.

‘생각보다 준비를 철저히 했는데?’

방어막이 강력하긴 하지만 엄연히 한계가 있었다. 아마 그 한계를 박살 낼 무언가를 가져올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거대한 발리스타처럼 생긴 무언가를 가져왔다.

트럭을 개조한 차량에 싣고 왔는데, 발리스타 끝이 천천히 움직여 이쪽을 조준했다.

꽈르릉!

발리스타에서 벼락이 튀어나왔다.

빠지지지지직!

투명한 방어막을 타고 전격의 파도가 물결쳤다.

방어막을 유지 중인 요원의 입가에 피가 흘렀다.

아무래도 저 발리스타는 이런 식의 방어막을 공격하기 위해 특별 제작한 무기인 모양이었다.

"크윽. 더 버티기 어렵습니다.”

요원의 말에 패트릭은 고개를 끄덕이고 여전히 주위를 유심히 살폈다.

진짜 위기 상황이었다. 한데 왜 이렇게 위기감이 들지 않을까?

심지어 처음 모습을 드러낸 서른 명이 다가 아니었다.

그 뒤로 수십 명이 더 나타났고, 근처 건물 옥상에는 저격수까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패트릭은 그 모든 것을 한눈에 담으며 마력회로를 열심히 돌렸다.

도망칠 빈틈은 아예 없었다. 준비를 해도 너무 과하게 했다.

고작 통찰력이나 쓰는 자신을 죽이려고 이렇게나 잔뜩 몰려오다니. 이건 명백한 낭비 아닌가.

'아무튼 딱 그 정도군.’

패트릭이 적의 전력을 파악했을 때, 방어막이 사라졌다.

"방어막 사라졌습니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요원이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니 다들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는지 표정이 살짝 풀어졌다.

적들도 방어막이 사라지자마자 각각의 무기를 겨눴다.

그 순간, 하늘에서 무수한 벼락이 쏟아졌다.

꽈과과과과과과과과광 !

정확히 사람 수에 맞춘 벼락이었다.

또 벼락은 정확히 모두의 정수리에 꽂혔다.

그야 말로 찰나의 순간 벌어진 일이었다.

사람이 벼락을 맞았는데 어떻게 버티겠는가. 물론 출력을 조절해서 죽이지는 않았지만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전부 기절해 버렸다.

아마 쉽게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패트릭은 전화기를 꺼내 911에 연락했다.

여기 수십 명의 사람들이 쓰러져 있으니 구급차 좀 넉넉하게 보내 달라고.

"이제 어떻게 할까요?”

요원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패트릭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일단 여기를 정리하고 오늘은 마무리 하죠. 장비는 내일 찾는 걸로 합시다.”

오늘 더 움직이는 건 아무래도 위험했다.

여기 있는 적들이 전부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야 타이밍 좋게 벼락의 비가 내렸지만, 다시 이런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 않나.

패트릭은 구급차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요원들에게 뒷일을 맡기고 혼자서 돌아갔다.

요원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몇 번이나 같이 가겠다고 했지만 패트릭은 가문의 사람을 만나야 할 일이 있다고 하면서 단호히 거절했다.

그리고 벼락의 비를 내린 장본인인 반태수는 왜곡으로 모습을 감춘 채 옥상에서 패트릭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혼자서 또 어딜 가는 거야? 위험하게.’

반태수는 허공으로 훌쩍 날아 패트릭의 뒤를 하늘 높은 곳에서 조용히 따라갔다.

역시 오늘도 패트릭의 마력회로에서 무언가를 하나 찾아냈다.

마력회로가 저렇게 변형된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변형 패턴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은 더 놀라웠다.

그리고 반태수는 패트릭을 따라간 결과, 같은 계열의 마력회로인데 다른 결과를 가진 기공술사를 볼 수 있었다.

***

패트릭이 가는 곳은 그의 가문에서 운영하는 스포츠센터였다.

만나고자 하는 사람이 지금쯤 거기 있을 것이다. 항상 규칙적으로 생활하니까.

아니나 다를까, 스포츠센터에 들어가자마자 땀을 흘리며 러닝머신을 뛰고 있는 여자를 볼 수 있었다.

패트릭은 성큼성큼 걸어 여자 옆으로 다가갔다.

여자는 패트릭을 힐끗 쳐다보고는 여전히 달리는 채로 귀에 꽂은 이어폰을 뺐다.

"여긴 웬일이야? 날 다 보러오고 이거 영광인데?”

페트릭은 쓸데없는 말에 대꾸하지 않고 러닝머신의 멈춤 스위치를 눌렀다.

"어어? 야, 나 운동하는 거 안 보여?”

패트릭은 여전히 담담하기만 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인, 네 도움이 필요하다.”

제인은 패트릭의 진지한 표정에 한숨을 푹 내쉬더니 물었다.

“뭔데?”

"능력 좀 빌리자.”

"야, 내 능력 정확히 스케줄에 따라 쓰고 있는 거 몰라?”

"마력포션을 쓰면 한 번 정도 더 돌릴 수 있잖아.”

제인의 인상이 확 구겨졌다.

“야! 그게 그렇게 쉬운 줄 알아? 중간에 능력 한 번 더 쓸려면 내가 날 얼마나 쥐어짜야 하는지 몰라?”

“알지. 아마 본인인 널 제외하면 내가 제일 잘 알걸?”

"아는 놈이 그따위 소리야?”

패트릭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서 안 도와준다고?”

"그럼 너 같으면 도와주겠어?”

페트릭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뭐?”

"안 도와주면 네가 능력을 중간에 한 번씩 더 쓸 수 있다는 걸 네 윗사람이 알게 될 텐데 당연히 도와줘야지."

제인이 황당한 눈으로 멍하니 패트릭을 바라봤다.

지금 치졸한 협박을 받았다. 하지만 협박에 굴할 수밖에 없었다.

"야, 농담이라도 그따위 소리 하지 마. 내가 이 시스템을 만드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도와줄 거지?”

제인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 가자, 가. 그래서 뭘 알고 싶은 건데?”

"따라와.”

패트릭은 제인을 데리고 아까 자신이 습격당했던 장소로 향했다.

제인은 목적지에 도착해서 주위를 슥 둘러보고는 인상을 썼다.

"뭐야, 난장판이네?”

곳곳에 그을음이 있고 총탄이 튄 자국이 있었다. 심지어 폭발의 흔적까지 있었다.

"내가 기습을 당한 장소다.”

"뭐? 기습? 너 괜찮아?”

이런 난장판이 되었는데 별다른 능력도 없는 패트릭이 멀쩡하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몸을 아래위로 몇 번이나 훑어봤다. 하지만 진짜 멀쩡했다.

"도와준 사람이 있었다.”

"도와준 사람?”

"그래. 그 사람을 찾는 게 목적이다. 아무래도…… 아는 사람 같아서.”

제인이 미심쩍은 눈으로 패트릭을 바라봤다.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만…… 그런데 왜 내 능력까지 동원해야 되는데?”

"확실히 하려고.”

제인은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게 해. 그래서 어딜 봐주면 돼?”

패트릭이 근처 빌딩의 옥상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 옥상을 몇 가지 각도로 찍어주면 된다. 시간은……."

패트릭은 아까 습격을 당한 시간을 떠올렸다. 그리고 정확히 벼락의 비가 쏟아진 순간이 언제인지도 계산해서 제인에게 말해줬다.

"좋아. 마력포션은?”

패트릭이 품에서 마력포션을 하나 꺼내 휙 던졌다.

제인은 그것을 받아 꿀꺽꿀꺽 마시더니 오만상을 쓰며 온몸에 힘을 주었다.

쥐어짠다는 게 어떤 건지 몸과 표정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는 열심히 마력회로를 돌렸다. 마력포션이 충분한 마력을 공급했지만, 회색으로 죽어 있던 마력회로가 다시 활성화되는 데에는 제법 많은 공이 들어갔다.

이내 마력회로가 활성화되었고, 제인의 뇌리에 목표 지점과 시각이 꽂히면서 장면이 확 펼쳐졌다.

그녀는 기계적으로 그것을 데이터화해서 태블릿에 담았다.

능력을 다 쓴 제인의 표정은 초췌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녀는 품에 넣었던 태블릿을 패트릭에게 건넸다.

"자, 확인 해. 그런데 좀 이상하네. 위치랑 시간, 확실해?”

“확실하다.”

패트릭은 얼른 영상을 확인했다.

옥상을 여러 각도로 빙글빙글 돌리면서 찍은 영상이었다.

한데 아무도 없었다.

영상 중간에 벼락의 비가 쏟아지는 장면이 끼어 있었다.

그러니 시간과 장소는 정확하다.

패트릭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여기…… 분명히 있어.”

제인이 미친 놈 보듯 패트릭을 바라보다가 슬그머니 뒤로 물러났다.

자고로 미친놈이랑은 엮이면 안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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